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검침원 지위의 변경
정부는 1994. 10.경 실시한 '통합공과금제 분리시행 정책'에 따라 전기계기 검침, 요금청구서 송달 및 체납요금 수금업무 등을 피고 한국전력공사(이하 '피고 공사'라 한다)로 이관하였고, 피고 공사는 피고 한전산업개발 주식회사(피고 공사가 지분을 전액 출자하여 설립한 자회사로서, 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와 수의계약 형식의 업무용역계약을 체결하여 그 중 검침업무를 위탁하였다.
정부는 위 통합공과금제 정책의 시행에 즈음하여 1994. 9.경 종래 공무원 신분인 검침원들의 피고 회사로의 소속 변경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전이관검침원처우대책'(이하 '이 사건 처우대책'이라 한다)을 마련하여, 정년, 승진제도 및 퇴직금 등에 있어 이관으로 인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고자 하였다. 이에 위 통합공과금 정책의 시행 시점을 기준으로, 당시 공무원이던 약 7,000여 명의 전체 검침원들 중 약 2,100여명이 피고 공사로의 이관을 신청하여 소속이 변경되었다(원고들은 위 시점을 전후해 피고 회사에 채용되어 검침업무를 담당하였던 근로자들이다).
제한경쟁입찰의 실시와 근로조건 보장의 합의
이후 정부는 경쟁을 통한 검침업무의 효율성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국회 및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공기업 · 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을 통해 '제한경쟁입찰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11년경 실시한 제한경쟁입찰(이하 '이 사건 입찰'이라 한다)의 결과, 피고 회사가 위 입찰에서 탈락하는 대신 피고 대한민국상이군경회(이하 '피고 군경회'라 한다)가 피고 공사로부터 기존의 검침업무를 수주하였다.
이 사건 입찰 당시 피고 공사가 작성한 '제안요청서'에는 입찰업체가 제출하는 제안서의 평가기준으로 '현장원 고용승계' 항목을 두어, '기존 검침회사 현장원의 고용승계 방법과 임금보전 방안 등의 계획에 대한' 평가 결과에 따라 최대 10점(위 점수를 포함한 '기술능력평가' 항목에는 80점이, 나머지 '입찰가격평가' 항목에는 20점이 각각 배정되었다)을 부여토록 하였다.
한편 피고 공사는 이 사건 입찰과 관련하여 아래 내용과 같은 '계약특수조건'을 정하기도 하였다.
피고 군경회는 이 사건 입찰에 참여한 후 피고 공사의 위와 같은 지침 등에 따라 '검침용역계약 기간 동안 현장원 개인별 월평균 1,774,210원(장려금 제외) 이상을 임금으로 지급할 것'과 '기존 회사와 비교하여 업무량 대비 급여수준을 보장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조건 이행확약서'를 제출하였으며, 2011. 7. 28. 피고 회사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사항을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피고 군경회가 이 사건 입찰을 통해 피고 한전으로부터 검침업무를 위탁받은 이후, 원고들은 피고 회사를 퇴사하여 피고 군경회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임금의 경우 피고 군경회의 '보수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내용이 명시되었다.
배전상여금 등 미지급을 둘러싼 분쟁의 발생
원고들은 포함한 검침원들은 종래 '직원연봉규정' 제12조 제2항 등이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 회사로부터 반기별로 배전상여금을 지급받았으나, 피고 군경회로 소속을 옮긴 이후부터는 동일한 명목의 급여를 지급받은 바 없다.
또한 원고들은 '직원연봉규정' 제12조 제1항 및 '직원연봉규정 시행세칙' 제15조 등에 따라 피고 회사로부터 '기본상여금'(이하 '상여금')을 지급받아 왔으나, 피고 군경 회로의 전적 당시 전적일까지의 근무일수를 반영한 상여금은 별도로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 회사는 2011. 9. 20. 피고 군경회에 공문을 발송하여 '배전상여금' 등 일부 급여항목을 전적한 검침원들의 보수에 반영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같은 해 10. 6.에도 공문을 통해 같은 취지의 요청을 하였다.
한편 원고 A 등 검침원들 일부가 2013. 4. 10. 피고 군경회를 상대로 '체불된 배전상여금을 지급하여 달라'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해당 지청은 2013. 11. 11. 피고 군경회에 근로기준법 위반사항을 시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 13,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다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미지급 임금 등의 범위
원고들은 피고 군경회로 전적한 이후부터는 피고 회사에서와 달리 '배전상여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 회사로부터 매년의 연봉월액 인상분을 반영한 전력수당 증가분을 지급받아 왔는데, 전적 이후인 2013년부터 기본 연봉월액이 4만 원 인상되었음에도 그에 따른 추가 '전력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 군경회를 퇴직한 일부 원고들의 경우, 위 미지급 배전상여금 및 전력수당을 누락한 채 평균임금을 산정한 결과 해당 급여항목 부분에 대한 퇴직금 상당액을 지급받지 못한 셈이 된다.
한편 원고들은 피고 군경회로부터 전적일 이후의 근무기간에 대해 일할 계산한 상여금만을 지급받았을 뿐, 전적일까지의 근무기간에 대해서는 해당 근무일수에 비례한 액수의 상여금을 별도로 지급받은 바 없다.
피고들의 연대책임
피고 공사는 이 사건 입찰 당시 '계약특수조건' 등을 통해 피고 회사 소속 검침원들의 고용승계 및 임금수준 보전 등을 입찰의 필수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고, 검침사업의 낙찰자인 피고 군경회는 이러한 취지를 반영하여 피고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합의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 군경회는 원고들에게 배전상여금 및 전력수당 추가 인상분을 지급함으로써 원고들이 피고 회사로부터 보장받았던 종전 임금 수준을 유지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는 피고 군경회에 대해서는 물론, '전적 이후에도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당시의 소속 직원들인 원고들에 대해서도 기존 임금 수준을 보장할 것을 약속하였다. 결국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은 약정에 따라, 피고 군경회가 소속 근로자들인 원고들에게 배전상여금 등을 지급하지 않아 발생한 해당 급여액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공사는 도급계약의 형식을 빌어 피고 군경회에게 검침업무를 위탁하였으나, 실제로는 원고들에게 직접 업무지시 및 감독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의 근로조건 또한 직접 결정하는 등 원고들과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를 형성하여 왔다. 따라서 피고 공사는 원고들의 사용자로서 배전상여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으로 피고 공사는 1994. 9.경 이 사건 처우대책을 통해 원고들의 근로조건 및 임금수준 등을 보장하기로 약속한 바 있음에도 원고들에 대한 배전상여금 등의 미지급상태를 방치하고 있는바, 이것은 위 처우대책상의 임금보장의무를 불이행한 것에 다름 아니므로, 그에 따른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결국 피고들은 모두 원고들에게 체불된 배전상여금과 전력수당 등을 지급하거나 해당 급여 상당액을 배상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는 상호 (부진정) 연대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각자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다만 원고들 중 B, C, D, E, F, G은 이 사건 변론종결일을 전후하여 피고 회사에 대한 소를 취하하였다).
판단
피고 공사에 대한 청구
원고들이 이 사건에서 피고 공사와의 직접적인 고용관계를 추단할 수 있는 징표로 주장하는 사정들, 즉 피고 공사가, ① 원고들을 포함한 검침원들에 대한 기존 임금수준의 보장 등을 이 사건 입찰의 조건으로 내세운 점, ② 검침원들의 수를 기준으로 피고 군경회에 지급할 장려금의 액수를 산정하는 등 원고들의 임금수준 결정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점, ③ 원고들이 사용하는 사무실이나 사무집기 등 비품을 직접 제공한 점, ④ 피고 공사를 상대로 한 검침원들의 집단행동시 위탁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은, 설령 그러한 사정이 인정되더라도, 피고 군경회와 체결한 도급계약의 이행과정에 당연히 뒤따르거나 해당 계약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할 목적에서 취한 조치들에 불과한 것으로 보일 뿐, 갑 제13, 15, 18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 공사가 실질적인 지휘 · 감독권을 행사하며 원고들로부터 직접 노무를 수령하여 왔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원고들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이 사건 처우대책은 피고 공사가 아닌 정부가 마련한 근로조건 보장 대책의 일환으로서, 당시 검침사업 이관으로 공무원 신분을 상실하게 된 검침원들의 신분상 불이익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의 정책적 지침에 불과하여, 이로써 피고 공사가 원고들에 대해 임금수준을 보장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고는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들은 '피고 공사는 도급인으로서, 수급인인 피고 군경회가 배전상여금 등을 원고들에게 제대로 지급하고 있는지를 감사 등을 통해 파악했어야 함에도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피고 군경회의 임금 미지급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여 원고들에게 손해를 끼쳤다. 따라서 피고 공사는 민법 제757조에 따라 미지급 배전상여금 등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위와 같이 피고 군경회로부터 배전상여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피고 공사의 고의나 중과실이 개입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더욱이 민법 제757조에 규정된 '도급인의 책임'은 수급인이 업무와 관련하여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전제로 하는데, 이하에서 살펴 볼 바와 같이 수급인인 피고 군경회 또한 원고들에 대한 배전상여금 등의 지급의무나 해당 급여 상당액의 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 점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 공사에 대한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피고 회사에 대한 청구
먼저 '상여금'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회사는 배전상여금과는 별도로 상반기(지급기준일 3. 15., 근태 계산기간 전년도 9. 16.~3. 15.)와 하반기(지급기준일 9. 15., 근태 계산기간 3. 16.~9. 15.)로 구분하여 상여금을 연 2회 지급하는 한편, 상여금의 지급대상을 지급기준일 현재 재직 중인 자로 한정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직원연봉규정 시행세칙 제15조 제1항, 제2항). 그런데 원고들은 2011. 8. 1. 혹은 2012. 1. 1. 등 상여금 지급기준일과 무관한 일자에 피고 군경회로 소속을 옮긴 결과 전적 당시 상여금의 지급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았으므로, 피고 회사를 상대로 전적 이전의 지급기준일부터 전적일까지의 근무기간에 상응한 상여금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
다음으로 '배전상여금' 등 원고들이 그 지급을 구하는 나머지 급여항목에 대하여 본다.
앞서 본 사실과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합의의 내용이나 위 합의에 이르게 된 제반 경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합의는 피고 회사와 피고 군경회가 그 주체이긴 하나, 원고들을 포함한 검침원들의 고용을 승계하게 될 피고 군경회 측의 근로조건 보장의무를 주로 확인하는 내용으로 보일 뿐, 피고 군경회가 위 합의에 따른 임금수준 등을 보장하지 않을 경우 나아가 피고 회사까지도 연대하여 법적 책임을 부담하겠다는 취지로 이루어졌다고는 평가하기 어렵다(마찬가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가 피고 군경회에게 배전상여금 지급 등 전적 근로자들의 임금수준 보장을 촉구하였다는 사정만을 들어, 피고 회사가 이 사건 합의를 통해 스스로 전적 근로자인 원고들에 대한 임금지급 의무를 부담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한편 피고 회사가 전적 당시 원고들 내지 피고의 노동조합 측과 직접 원고들의 임금수준 보장에 대해 협의하거나 이를 약속하였다는 사정 또한 발견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 회사에 대한 위 주장도 이유 없다(특히 피고 회사가 전적 후 피고 군경회에서 퇴직한 일부 원고들의 퇴직금에 대해서까지 지급 책임을 부담하는가의 문제는, 이 사건 합의에서 언급된 기존의 임금수준 보장 문제와는 무관한 쟁점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피고 군경회에 대한 청구
원고들은 기본적으로 '피고 군경회 역시 피고 회사의 종전 임금액수 등에 준하여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피고 군경회에 대한 청구원인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피고 군경회는 이 사건 입찰을 통해 종래 피고 회사가 수행하던 검침업무를 피고 공사로부터 위탁받은 것에 불과하므로, 검침용역계약 당사자의 위와 같은 교체 · 변경을 그로 인해 근로관계가 일체로 승계되는 영업양도 등과 같이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원고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입찰 직후 피고 회사를 퇴사한 다음,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피고 군경회에 입사하였던바, 따라서 원고들로서는, 임금의 지급 등에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인 피고 군경회와 사이에 작성한 근로계약서 및 위 피고가 제정한 보수규정 등을 일차적으로 적용받게 될 것이다.
다만 피고 군경회는 원고들을 포함한 검침원들의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임금은 불이익 없이 승계되며, 기존 회사의 임금수준을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이 사건 합의를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합의를 전후한 앞서 본 경위와 앞서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는 피고 회사와 피고 군경회가 주체가 되어 체결한 것으로 원칙적으로 위 피고들 사이에서만 효력을 미친다고 보아야 하고, 나아가 위 피고들이 제3자인 원고들에게 직접 임금지급과 관련한 권리를 취득하게 할 의사로써(즉, 일종의 '제3자를 위한 계약'을 체결할 의사로써) 이 사건 합의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 함은 통상의 계약이 그 효력을 당사자 사이에서만 발생시킬 의사로 체결되는 것과는 달리, 계약당사자가 자기 명의로 체결한 계약에 의하여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다. 일반적으로 위와 같은 계약은 계약당사자 사이에 존재하는 모종의 법률관계(기본관계)에 바탕하여, 위 법률관계에 따라 애초 일방 당사자가 상대 당사자에게 이행하여야 할 급부 등을 제3자에게 직접 이행하는 모습을 띠게 되는 데 반해, 이 사건의 경우 약정의 당사자인 피고 회사와 피고 군경회 사이에 이 사건 합의를 제외한 어떠한 내부적 법률관계가 존재하였다는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다.
제3자를 위한 계약과 이 사건 합의의 위와 같은 차이점은, 피고 공사가 주도한 이 사건 입찰의 특수성을 통해 이해될 수 있다. 즉, 피고 공사는 '제안요청서' 및 '계약특수조건' 등을 통해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승계와 근로조건 유지를 입찰 요건 중 하나로 설정하는가 하면, 피고 군경회가 승계한 근로자들에 대해 일정 수준의 임금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검침용역계약 해지나 위약금 부과 등의 불이익을 예고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같은 상황속에서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졌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결국 피고 군경회의 입장에서 이 사건 합의는 피고 회사 내지 원고들과의 법률관계나 이해관계를 염두에 두었다기보다는, 이 사건 입찰을 통해 일차적으로 검침업무를 위탁받음과 동시에 향후 검침용역계약의 해지 등 피고 공사로부터 취해질 불이익조치를 예방 · 회피하는 것을 일차적이고 직접적인 목적으로 하여 체결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리고 피고 회사 역시 '피고 공사의 권고에 따라 도의상 피고 군경회와 합의서를 작성하게 되었다'고 하여 그 입장이 다르지 않다(위 피고는 애초 2014. 4. 2.자 준비서면에서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는 개념을 언급한 바 있으나, 이후 2014. 12. 18.자 준비서면을 통해 이 사건 합의에 따른 법률상 효과가 원고들에게 미친다는 의미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 결과, 이 사건 합의는 원고들과의 새로운 법률관계 형성에 주된 목적이 있다기보다는, 피고 공사와 피고 군경회 사이의 검침용역계약의 체결 ·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지닌다고 평가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원고들이 이 사건 합의 내용을 원용하여 피고 군경회를 상대로 직접 법률상 급부를 청구할 여지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한편 피고 군경회로서는, 원고들이나 소속 노동조합과의 직접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해 원고들에 대한 전적 후 임금 등 근로조건의 내용을 보다 분명히 할 수 있었으며, 이와 같은 조치가 당시의 상황에서 특별히 곤란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원고들은 '피고 군경회가 원고들과도 직접 근로조건을 보장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과 직접 근로조건에 대해 합의하는 길을 마다한 채 굳이 피고 회사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한 피고 군경회와, 피고 공사와의 검침용역계약 내지 전적 후 원고들의 근로조건 등과는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는다고 평가되는 피고 회사가 각각 당사자가 되어 체결한 이 사건 합의에 있어서는, 피고 군경회 등이 제3자인 원고들에게까지 자신들을 상대로 직접 임금수준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취득케 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합의의 골자는 기존 회사의 임금 수준을 보장한다는 것으로,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내용 없이 선언적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다양한 임금체계 아래서 개별적인 임금 항목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고, 임금 수준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해석 여부에 따라 보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견해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 합의는 피고 군경회와 원고들 사이에 전적 후 임금 등 근로조건의 협상과 근로계약의 체결을 전제하고 있고, 나아가 근로계약을 통해 그러한 선언의 취지가 구체적으로 실현될 것을 예정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 군경회가 피고 회사의 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배전상여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피고 군경회에 대한 위 주장 또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