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경영의 특수성
피고는, 미국 코네티컷주에 본사를 두고 IT분야 시장 조사와 분석 등을 목적으로 1979년 설립된 다국적 기업인, 'C'(C. 이하 'C'라 한다)의 한국 자회사로서, 2003. 6. 27. 설립되었다. 피고를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소재 자회사들에 대한 총괄본부에 해당하는 법인은 호주에 소재하고 있다.
피고는 28명 정도의 한국 직원들을 두고 있다. 피고의 국내 영업활동은 주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및 세일즈 활동이고, 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각각 해외에 소재하고 있는 각 상급자들에게 직접 유선 또는 이메일 등을 통하여 보고를 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면 족하다. 그리고 피고의 국내 영업활동 직원 수가 많지 않아 행정적인 업무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는 국내에 경영진 내지 임원진을 별도로 상주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 아래, 국내에 피고가 설립된 이래로 현재까지 국내에는 별도로 경영진을 상주시키지 않고 있다. 피고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이사들과 경영진 및 관리자들은 한국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으로 해외에 소재하고 있다.
피고의 사업장 여건상 피고의 행정적인 업무(회계, 법무, 인사 등)는 해외 소재 경영진이 국내 직원을 통해 보고를 받아 검토, 승인 및 결정을 하고, 그들의 지시에 따라 국내 직원이 실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원고의 업무 처리 방식
원고는 1998. 1. 피고에 입사한 이래 15년 동안 회계부서에 소속되어 회계업무 및 기타 행정적인 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피고에서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은 원고뿐이다.
원고의 상급자로는 직속 상급자(D)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회계부서의 최고책임자(E), 법무부서의 책임자(F) 및 인사부서의 책임자(G와 H)가 있다. 원고는 통상 피고의 업무용 이메일(아웃룩, outlook) 및 유선으로 직속상급자를 비롯하여 원고의 상급자들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지시를 받아왔다.
원고의 해고 사유
피고는 원고에게 2013. 11. 8.자로 같은 달 11.부터 대기발령을 명하고, 다음과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에게 2013. 12. 17.자로 해고를 통지하였다.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취업규칙의 내용은 별지2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징계사유1에 관하여
을 제1 내지 9호증, 갑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취업규칙 제13조, 제27조 제7항을 위반한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원고는 2013. 5. 3. 노동부 수탁노무사의 회사방문 예정사실에 관한 전화 및 팩스를 받은 사실을 피고 경영진에게 보고하지 아니한 채 같은 달 7. 노동부 수탁노무사의 회사 방문 및 조사를 허용하였고, 같은 달 8. 그 조사결과에 관한 통지를 받았으나 그 보고를 지연하다가 이를 같은 달 13.에야 상급자에게 보고하였다.
원고는 2013. 6. 14. 피고의 법무책임자로부터 "다음부터는 관공서로부터 전화, 이메일, 팩스 등으로 연락이 오거나 법규준수와 관련된 부분에서 다른 기관에서 정보 요청이 들어오면 E에게 즉시 전화로 보고하거나 나에게 직접 전화로 보고하라…(이하 중략) 외부의 위와 같은 요청에 대응하기 전에 반드시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원고는 피고에게 노동부 수탁노무사로부터 받은 공문을 상급자에게 전달함에 있어 공문 내용을 이메일에 영문으로 설명하면서, 개선조치 기한을 공문에 명확하게 기재된 날짜(5. 30.)와 달리 '6. 30.'로 잘못 기재하였다. 원고가 기재한 날짜를 개선조치 기한으로 믿은 피고는 2013. 5. 31. 개선조치에 관한 사항을 국내 자문 법무법인에 의뢰하였고, 결과적으로 위 개선조치 기한을 준수하지 못하게 되었다.
C 태평양 지역 총괄 회계부문 최고 책임자는 2013. 8. 9.경 원고를 포함한 아시아 회계팀 직원들 모두에게 "규제당국으로부터 어떤 통지를 수신하거나, 감사 또는 점검이 계획되거나 자료요청을 받으면 그에 대응하기 전에 상부에 보고하여 검토를받으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면서 상부에 보고하는 방법(① 이메일로 직속상관, F와 E에게 보고하고, ② F나 E에게 메시지가 수신되었는지 전화로 확인하고, ③ F나E 어느 쪽도 가능하지 않을 경우, 해당지역의 외부 자문기관에게 알리고 조언을 구할 것)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하였다.
원고는 2013. 8. 30.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피고를 상대로 진정이 제기되었다는 전화를 받았음에도, 이를 즉시 보고하지 않고 같은 해 9. 3. 퇴근시간 무렵에 상급자에게 보고하였다.
원고가 대기발령 기간 중이던 2013. 11. 18.경 관할 세무관련 기관의 연락을 받았으나, 이를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고, 해당 세무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법인과는 무관한 충정회계법인에 알렸다. 이로 인해 해당 세무관련 업무 처리에 있어 혼란이 생겼고, 부득이하게 피고는 충정회계법인에게도 업무 처리 비용을 지불하게 되었다.
C는 전세계적 기준에 부합하는 구매주문서 작성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절차를 정하고 있고, 원고는 상급자로부터 여러번 위 절차를 준수하여 구매주문서를 작성할 것을 지시받았다. 그럼에도 원고는 반복적으로 위 절차에 따르지 않은 구매주문서를 작성하고, 오히려 위 절차에 반하여 고객에게 유리한 구매주문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또 고객의 대금지급이 연체된 사실을 제때 보고하지 않았고, 대금지급이 지체되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대금지급 기한을 임의로 연장시키려고 한 바 있다. 그로 인해 고객들에 대한 대금청구 절차가 지연되었다.
이에 대해 원고는, '① 수탁노무사 방문 및 조사는 피고가 허용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방문 및 조사예정사실을 사전보고 하였는지는 조사결과 및 피고의 근로기준법(이하 '법'이라 한다) 위반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것으로, 이를 들어 보고 의무 위반이라 할 수 없다. ② 노무사의 질문에 답하고 조사를 허용한 것을 들어 징계대상으로 삼는 것은 법 제104조(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 또는 그 시행령을 위반한 사실이 있으면 근로자는 그 사실을 고용노동부장관이나 근로감독관에게 통보할 수 있고, 사용자는 통보를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할 수 없다)에 반한다. ③ 노동부가 원고에게 진정이 제기되었다는 통보를 하면서 곧 그에 대한 공문 및 진정서류를 보내주겠다고 하여, 그 공문을 첨부하여 피고에 보고하려고 하였는데, 노동부가 공문발송을 지연하여 원고도 보고를 지연한 것이고, 그 전에 피고측 변호사에게 우선 보고하였다. ④ 개선조치 기한 날짜를 잘못 기재하였으나 첨부파일로 공문을 보냈으므로 피고가 제대로 확인하였다면 오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으므로 피고측 담당자의 책임이 있고, 이는 경미한 실수이므로 징계사유로 삼기에 부당하다. 위 실수로 피고에게 어떠한 혼란을 초래한 바도 없다. ⑤ 대기발령기간에 원고는 업무에서 배제되어 있었고, 아무런 업무도 수행할 수 없었음에도, 이러한 경우에 보고를 하지 않은 것까지 징계사유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징계사유1은 피고가 법 위반 사항을 조사받고 개선조치 요구 등을 받게 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과정에서 원고가 상급자에게 사전보고 등의 정해진 중요한 절차들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이고, 이를 '근로자가 법 위반 사항을 근로감독관에게 통보한 것을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①, ② 주장은 이유 없다. 또 ③과 같은 사유는 보고를 지연시킬만한 정당한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피고측 담당변호사에게 보고한 시점도 이미 통보받은 날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로서 적시에 보고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면이 있고, 또 변호사에 대한 보고만으로 경영진에게의 보고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④는 징계양정에서 고려할 수 있을 뿐,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것과는 무관하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대기발령기간이라 하더라도 원고가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상 근로자로서 성실의무를 부담하고, 부득이하게 원고가 업무 관련 연락을 받게 된 경우(더구나 위 연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원고밖에 없었다), 피고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로서 상급자에게 보고를 하였어야 하므로, 위 ⑤ 주장도 이유 없다.
징계사유2에 관하여
원고는 2013. 8. 10. 내지 8. 15.경 관할 세무서로부터 감사보고서 및 세무조정계산서의 자료요청을 받았음에도 이에 관하여 피고의 상급자 어느 누구에게도 보고하지 않고, 임의로 자료를 관할 세무서에 제출하였고, 그로부터 1개월 후에 세무서로부터 검토의견을 요청받게 되자, 그때서야 비로소 검토의견 요청건과 함께 1개월 전의 자료제출건을 함께 상급자에게 보고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또 원고가 상급자에 사전 보고하거나 상급자들의 검토나 지시 없이 노동부 수탁노무사의 방문에 대응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원고의 행위는 취업규칙 제27조 제3, 9, 14항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원고는 '① 원고가 세무서에 제출한 자료는 이미 대외적으로 공시되어 있거나(감사보고서) 매년 회계업무대리인이 세무서에 보냈던 것(세무조정계산서)으로, 위와 같은 자료 제출은 업무담당자인 원고의 재량범위에 있다. 그리고 1개월 후 세무공무원의 검토 요청 질문이 들어와 이 부분은 즉시 보고를 하였다(자료제출에 관한 것은 보고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는 취지로 보인다). ② 위 자료제출로 피고에 불이익한 결과가 발생한 것 아니다. 따라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상급자에 사전 보고 및 상부의 검토, 지시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원고의 업무 전반이고, 특히 세무기관이나 노동부 등 감독기관으로부터의 연락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강조를 하여 왔으므로, 원고에게 사전 보고 및 검토, 지시의 대상 여부를 판단하여 임의로 그러한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는 재량권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세무서에서 요구한 자료가 이미 공개되어 있거나 세무서측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료라고 하더라도 당연히 사전 보고 및 검토, 지시 대상에 속한다. 따라서 위 ① 주장은 이유 없다. ② 사유는 징계양정에 고려할 수 있을 뿐, 징계사유의 인정과는 무관하다.
징계사유3, 4에 관하여
징계사유3은 '원고가 I에게 ① 피고측 담당변호사와 만난 것과 그 대화 내용을 누설한 행위 및 ② 피고의 재무정보 등에 관한 중요한 정보 내지 인사 및 노무 관련 중요정보를 누설한 행위'를 대상으로 하고, 징계사유4는 위 ①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중복되는 부분이 있으므로 함께 본다.
을 제22호증, 갑 제6, 11, 17,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08. 6. 12. 인사급여 시스템의 등록된 사용자로서 또는 인사급여 관련 정보를 접근할 수 있는 직원으로서, '자격이 부여되지 않은 직원, 매니저, 부서 혹은 외부 제3자에게 비밀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매니저의 직접지시와 감독을 받지 않는 직원이나 그룹원에게 어떠한 정보도 공개하지 않으며(제3항), 직원에 대한 기밀정보를 알아야 할 필요와 권한이 있는 사업상 관련된 사람을 제외하고 그 정보를 어느 누구와도 논의하고 발설하지 않을 것(제4항),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즉시 해고사유가 된다'는 내용의 정보보호정책을 준수할 것을 서약한 사실, 피고의 직원인 I는 2013. 여름 무렵 피고에게 '피고의 법 위반 사실을 가지고 다른 직원들에게 이야기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갈 수 있도록 할 테니 자신에게만 특별한 혜택을 달라.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노동부에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낸 사실, 이에 피고의 경영진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I의 주장 등을 자세히 알아보고, I가 회사 내에서 어떠한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원고와 면담을 갖게된 사실, 피고측 변호사는 2013. 7. 15. 원고를 만나 이러한 사정을 설명하면서, I가 요구하는 것에 관하여 여러가지 대화를 나누고, 이 사안이 중요한 사안으로 보안유지를 위해 '면담일 당일 면담에서 논의한 일'에 한정하여 비밀유지를 요청하여, 이에 원고가 동의한사실, 그러나 이후 원고는 I를 만나 피고측 변호사를 만난 사실을 비롯하여 면담 대화내용 중 일부도 말하였고, 연차수당의 미지급건에 관하여 피고와 대화한 내용 등을 말한 사실(이에 대해 원고는 I에게 "피고측 변호사와 만났고, 그가 당신의 개인적인 신상을 물었다"는 말만 하였을 뿐, 면담에서의 대화내용이나 회사의 중요정보에 대해 말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나, 갑 제11호증에 의하면, I가 피고에게 보낸 메일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있었던 구체적 사실에 관한 내용이 비교적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고, 면담 과정에서 있었던 질문의 내용까지도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으며, I가 위와 같은 내용을 원고 외에 다른 경로를 통해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면담과정에서의 대화 내용 및 비밀유지가 요청된 변호사와의 면담 사실 자체, 원고가 업무를 통해 알게 된 피고의 노무 인사관리에 관한 정보는 비밀유지의 대상이 되는 정보에 해당하고, 이러한 정보를 제3자게 누설한 원고의 행위는 취업규칙 제16조 제1, 2항 및 정보보호 정책을 위반한 것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원고는 '① 설령 원고가 면담과정에서의 대화내용을 누설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대화내용은 주로 I의 사생활에 관한 것으로 피고의 비밀이 아니고 비밀로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내용이 아니다. ② 위와 같은 내용까지 누설을 금지하는것은 근로자의 행동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면담과정에서 있었던 대화내용은 I의 사생활에 관한 것이 아니라 I가 피고에 금전을 요구하는 것과 관련된 것들로, I의 사생활에 관한 부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위 ①주장은 이유 없다. 또 피고가 요구한 비밀유지의무가, 회사의 중요정보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들에 한정하여 근로자에게 비밀유지 의무를 부담하게 하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의 것들에 대하여까지 미친다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근로자의 행동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위 ②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절차상의 하자 및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징계절차상의 하자에 관하여
원고는 '불량한 업무습관과 자세 그리고 C 가이드라인의 미준수'에 해당하는 징계사실 및 그 규정에 대해 사전에 구체적으로 통보받은 바 없고, 이에 대해 충분한 소명기회도 부여받지 못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갑 제14, 15,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2013. 11. 19. 원고에게 같은 달 25.자로 징계위원회가 있을 것임을 알리면서 징계사유 중 하나로 '불량한 업무습관과 자세 그리고 C의 가이드라인 불이행 : 취업규칙 제13조와 제27조 제3항 위반'을 명시적으로 기재하여 통지한 사실, 이에 원고가 잘못한 사항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취지로 이메일을 보내자, 피고는 다시 위 부분에 대해 '습관적으로 Accounting Payable과 Accounting Receivable 프로세스에 관련하여 적시에 멜버른(호주 아시아 본부)의 회계팀의 지침/가이드 라인을 준수 처리하는 데 실패했다'고 기재한 사실, 원고는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을 진술하고 그러한 내용의 소명서를 피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인정될 뿐이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양정에 관하여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선택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7누2528 판결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에 비추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신뢰가 깨져 더 이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경영진이 모두 해외에 있는 피고로서는 국내 직원의 보고를 통해 국내의 회사 사정을 파악하고 지시할 수밖에 없어, 그러한 보고 및 사전 검토, 지시절차가 원활 하게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정부기관 등으로부터의 통지, 조사·감사 또는 자료요청에 대하여서는 경영진의 사전 승인이나 검토 없이 불완전·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정보가 제공될 경우,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상당한 행정적·경제적 비용 및 우발적인 위험이 야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가 정부기관 등으로부터 불필요하게 많은 조사·감사를 받게 될 우려도 있으므로, 피고의 경영진 및 그 자문사들이 사전에 충분하고 적절한 준비를 하여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보고 내지 사전검토'가 필요하다.
경영진이 모두 외국인으로 외국에 소재하고 있어, 경영진의 보고 내용 이해와 검토, 국내법 및 관련 사항의 파악 및 의사 결정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경 영진의 적절한 대응을 위하여 '조속한 보고'가 반드시 필요하고, 피고가 이를 강조하는 것은 합당하다. 이와 같은 피고 회사의 특수한 시스템을 원고 역시 잘 알고 있었으므로, 조속한 보고의 필요성과 중요성도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라 보인다.
원고는 피고에서 유일하게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행정업무에 관한 한 원고만이 피고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피고의 특수한 시스템상 피고는 원고의 보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피고와 원고와의 신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나 원고는 상급자로부터 수차례 지적을 받았음에도 지속적으로 보고 및 사전 검토, 지시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지연하여 업무를 처리하였다. 피고가 요구하는보고 및 사전 검토, 지시절차를 이행하는 데 있어 원고에게 많은 시간이 소요되거나 고도의 업무능력을 요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이고, 쉽고 간단히 시정이 될 수 있는 것임에도 유사한 잘못을 수차례 반복한 것은 원고의 15년 경력 및 원고가 맡은 업무의 성질상 단순한 과실로 보기는 어렵다.
피고를 상대로 금전을 요구하는 I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하여 원고의 비밀유지 협조를 받고 면담을 하였던 것인데, 원고가 그러한 내용을 I에게 누설함으로써, 원고에 대한 피고의 신뢰가 깨지게 되었음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