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위임계약의 체결
피고는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거래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와의 거래로 구성되어 있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각자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근무기간'란 기재와 같이 ① 원고 A은 2009. 5. 25.부터 2012. 12. 31.까지, ② 원고 B은 2000. 2. 10.부터 2012. 11. 30.까지, ③ 원고 C은 2002. 7. 2.부터 2013. 7. 31.까지, ④ 원고 D은 2000. 6. 7.부터 2012. 11. 30.까지, ⑤ 원고 E은 2002. 5. 17.부터 2011. 4. 9.까지, ⑥ 원고 F은 2008. 8. 11.부터 2012. 4. 30.까지 피고 회사에서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각 근무기간 말일에 그 업무를 종료하였다.
이 사건 위임계약의 주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채권추심업무의 특성 및 추심원들의 근무형태
피고는 4부(경영관리부, 신용조사부, 채권관리부, 전략영업부), 2실(정보시스템실, 감사실)과 2개의 센터와 9개의 지점을 두고, 각 지점마다 지점장 및 관리직원들과 일정한 인원의 채권추심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진행하였다.
피고는 채권자로부터 추심을 위임받은 채권 중 일부를 이 사건 위임계약을 통해 다시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에게 배정하였다. 피고는 채권자로부터 수임채권회수금액에 대한 일정비율의 금액을 대가로 지급받게 되는데,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채권추심에 따른 수수료 명목으로 다시 위 대가 중 일정 비율의 금액을 채권추심원들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 내의 책상, 컴퓨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로부터 부여받은 전산 아이디 등으로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채권 관련 신용정보를 조회한 다음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채권회수를 위하여 채무자의 거주지를 방문하는 등 외근이나 출장이 없는 때에는 대체로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피고의 전산망에 로그인을 한 다음 배정된 업무를 수행하다가 퇴근하였다.
원고들은 근무기간 동안 대체로 피고에 전속하여 채권추심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다만,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채권추심원들 중 일부는 피고로부터 채권추심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는 외에 겸업을 하기도 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제정된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한편 피고는 채권추심원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한 바는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21,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8 내지 24, 29, 37, 3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내용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채권추심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등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내용
원고들은 피고와 근로계약이 아닌 채권추심을 위한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지 아니하는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자성 판단기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근로자성 인정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과 갑 제1 내지 4, 7 내지 14, 16 내지 19, 21, 22, 26, 27호증, 을 제7, 8, 11, 16, 18 내지 24, 28, 29, 34, 35, 37, 3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만으로 원고들이 대등한 계약 주체들 사이에 약정된 채권추심업무의 수행 및 그를 통한 실적증대라는 목표달성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넘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를 위하여 채권추심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징표에까지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해당 계약서의 내용과 세금납부, 보험가입 현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의 형식을 띄고 있다.
이 사건 위임계약에 따른 원고들의 채권추심업무는 그 자체의 특성상 피고 측이 해당 업무에 다양한 방식으로 개입 · 관여하고자 할 유인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즉, 피고로서는 채권자로부터 추심을 위임받은 채권에 관한 업무수행 대가의 수령이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의 개별 채권추심 실적에 직접 연동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불법적 추심행위의 시도 혹은 채무자의 개인정보 누설 등 채권추심업무의 수행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제반 법령의 위반 문제들과 관련하여 추심업무 담당자들의 적법한 업무수행을 독려하여야 할 지위에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포상을 하는 등 실적 증대를 사실상 독려하는 한편, 개인별 추심실적을 파악하고 집중근무시간을 설정하였던 정황이 보이기는 하나, 이는 그 자체로만 보면 종속성의 징표가 되는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 · 감독의 일환으로서보다는, 이들로 하여금 보수지급이라는 유인을 통해 스스로 채권추심 업무에 매진케 함으로써 업무의 실적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기술적 조치로 평가될 소지가 크다.
또한 개인별 업무실적의 보고 · 파악 행위는 위임계약이나 도급계약의 경우에 있어서도 사무의 원활한 처리나 업무의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해 위임인 내지 도급인 측에서 일반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로 평가되므로, 특정 노무제공자의 근로자성이 문제되는 상황이라면 이것이 근무태도에 대한 평가 · 제재 조치 등과 밀접하게 관련하여 이루어지는지 여부가 확인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이 사건 계약에 의해 정해진 수수료를 지급하였을 뿐 개인별 회수 목표 달성률에 따라 수수료를 달리 지급하지도 않았고, 이로 인하여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채권배정에 있어서 불이익을 가하지도 않았다.
피고 회사 일부 지점에서 한시적으로 채권추심원들이 외근을 하는 경우 '채무관계자 방문활동 기록부'라는 명칭의 대장에 출장지, 방문대상자, 예상시간 등을 기록 하도록 하고, 책임자가 결재하였으며, 외출에 대해서 '외출기록부'에 구체적인 용무 및 예상시간을 기재하도록 하고, 책임자가 결재하기도 하였으나, 이러한 정황만으로 피고 회사 모든 지점에서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근태관리가 엄격히 이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 A은 2013. 11. 7.부터 2013. 12. 11.까지 미국으로 여행을 갔으나, 이에 대하여 원고 A이 피고 회사에 보고하거나 승인을 얻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5)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추심대상 채권에 대한 추심순위를 지시하거나 채권추심업무의 내용이나 수행방법 및 업무수행 시간, 장소 등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시 ·감독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회사가 업무편의를 위하여 원고들에게 근무장소, 컴퓨터, 전화기 등을 제공한 사실은 있지만, 등 · 초본발급비용, 교통비, 식사비, 핸드폰 전화비용, 법적조치비용 등의 채권추심업무비용은 제공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들은 근무시간 동안 채권추심업무 수행을 위하여 자신이 제공한 근로의 내용이나 시간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채권회수 실적에 따른 위임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이고 고정급여를 지급받지 아니하였다.
피고 회사가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법령위반사례(금감원 공문 등)나 관련 법령의 변경 등 관련사항을 전달하였을 뿐 정기적으로 교육을 하거나 회의를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였다.
원고들이 피고 회사에서 채권추심업무를 하면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위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는 없었고, 다른 회사의 채권추심업무를 겸할 수도 없었으나, 이는 법령상 제한에 기인한 것일 뿐, 원고가 피고 회사에 종속된 근로자였기 때문은 아니다.
소결론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지급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혁중(재판장) 박현숙 정희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