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5. 26. 선고 2014고단255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개인건설업자이고, C, D, E(이하 C 등 3명)는 피고인에게 소속되어 일한 건설현장 일용근로자이며, F는 (주)G(대표이사 H)로부터 용접부분을 하도급 받아 피고인에게 재하도급을 준 사람이고, I은 피고인의 의뢰를 받아 체당금수급 절차를 대리한 노무사이다.

피고인은 H, I과 공모하여 사실은 피고인은 F로부터 (주)G 공사현장의 용접부문 일부를 재하도급 받은 개인건설업자이고, C 등 3명은 피고인 소속 근로자이며, 피고인은 C 등 3명에게 (주)G의 공사현장에서 일한 것에 대한 임금을 이미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과 C 등 3명은 (주)G의 도산으로 인한 체당금을 수급할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주)G가 직접 고용한 일용근로자로서 임금을 받지 못한 것처럼 서류를 제출하는 등 방법으로 체당금을 수급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0. 12. 27.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서 C, D, E의 위임장을 첨부하여 피고인과 C 등 3명이 2009. 9.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주)G 소속 일용근로자로 일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위 H를 임금체불로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의 허위 진정서를 접수하고, H는 2011. 3. 31. 위 서울동부지청에서 위 임금체불 진정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여 피고인과 C 등 3명이 (주)G 소속 일용근로자로 일한 것이 맞고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허위로 진술하고,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사건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로 허위로 진술하고, 피고인은 2011. 4. 22.경부터 같은 해 6. 3.경 사이에 위 서울동부지청에서 C 등 3명으로 하여금 체불임금내역을 정리한 확인서 등 체당금지급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담당 공무원에게 접수하게 하고, 피고인과 C 등 3명의 통장사본을 I에게 주고, I으로 하여금 피고인과 C 등 3명 명의의 체당금지급 신청서 등 서류를 접수하도록 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당금 명목으로 피고인은 2011. 5. 19. 7,800,000원을 받고, C에게 2011. 5. 4. 7,156,830원, E에게 2011. 5. 4. 7,158,770원, D에게 2011. 6. 13. 7,200,000원이 각각 지급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H, I과 공모하여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피고인, C 등 3명이 체당금 합계 29,315,600원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거짓의 보고·증명 또는 서류제출을 하였다.

2.

판단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입증이 이러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도1341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C 등 3명에 대한 고용주로서 개인건설업자이고, 자신이 C 등 3명에게 임금을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피고인 자신과 C 등 3명이 주식회사 G(이하, 'G'라고 한다)가 직접 고용한 일용근로자로서 임금을 받지 못한 것처럼 서류를 제출하여 부정하게 체당금을 수급하였다는 것이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이 사건 공소사실이 법관의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만큼 입증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대법원 2008. 10. 23.선고 2007다7973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인은 G의 근로자로서 자신과 함께 하는 C 등 3명의 대표로서 작업반장 정도의 지위에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작업반장이 대표로 G로부터 노무제공 대가를 지급받은 다음에 이를 팀원들에게 분배해주었다는 사정만으로 작업반장이 독립적인 사업주에 해당한다거나 G와 사이의 근로관계가 당연히 부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작업반장이 G의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라면, G가 작업반장을 통하여 그가 모집한 근로자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면서 노무를 제공받는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증인 J(G의 이사)의 증언 및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증인 C, E의 각 증언에 의하면, G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를 진행하는 하도급업체의 경우에도 품질향상을 위해 필요한 경우, 철야작업이 필요한 경우, 하도급업체들과 하도급관계 유지가 어려운 사정변경이 생긴 경우, 공사기간 단축이 필요하거나 하도급업체를 교체한 후 잔여 공사를 맡기는 경우, G 또는 하도급업체의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작업을 거부하는 경우 등 다양한 필요에 따라 이른바 직영공사방식(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여전히 G의 공사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하지만,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은 하도급업체가 아닌 G가 직접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경우가 있었을 뿐 아니라, J이나 현장소장 등이 각 공사현장 상황과 인력수요에 따라 개별적으로 작업반장들에게 연락하여 G에서 직영처리를 해줄 것이니 작업반장 및 그 팀원들에게 노무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여 공사를 진행하기도 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C 등 3명을 포함하여 G 공사현장에서 노무를 제공한 다수의 근로자들 역시 각 공사현장이 G가 직영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현장으로 인식하고 노무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보인다(G가 하도급업체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를 진행하던 중 2009. 9. 내지 10.경부터 자금사정이 악화되어 도급공사대금의 지급이 지체되어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작업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자, 상당수의 공사현장을 직영공사로 전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4)

또한 대부분의 공사현장을 G의 직원이 직접 관리하고 공사에 필요한 자재도 G에서 직접 공급하였다.

(5)

피고인이 자신과 C 등 3명의 임금(이 사건 체당금에 해당하는 임금)을 G 또는 하도급업체로부터 이미 지급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확실한 증거가 없고,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고인이 C 등 3명에게 일부 임금을 가불해 주었을 개연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종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