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D빌딩 2층에서 '주식회사 E'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45명을 고용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를 경영한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2. 11. 28.경부터 2013. 1. 12. 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F에 대한 2012. 12. 임금 6,0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총 5명의 임금 합계 28,045,161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은 인정된다.
주식회사 E는 2011. 8. 24. 디케이유엔씨 주식회사로부터 G대학교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용역 중 일부(이하 'G대 프로젝트'라 한다)를 하도급받은 다음, 2011. 9. 26.부터 2012. 2. 1.까지 사이에 F, 주식회사 예스정보기술, 주식회사 리퓨터, H, I과 G대 프로젝트에 관한 각 개발계약을 체결하였고, 주식회사 예스정보기술은 J 등 3인을, 주식회사 리퓨터는 K을 위 프로젝트에 각 투입하였다.
주식회사 E는 2012. 7. 2.부터 2012. 8. 1.까지 사이에 F, 주식회사 예스정보기술, H, I과 위 각 계약을 2012. 12. 31.까지로 연장하는 내용의 각 연장계약을 체결하였고, 2012. 7. 1. K과 계약기간을 2012. 12. 31.까지로 정하여 G대 프로젝트에 관한 개발계약(이하 위 계약들을 통틀어 '이 사건 각 계약'이라 한다)을 새로 체결하였다.
이후, G대 프로젝트 관련 하도급계약이 해지되자, 주식회사 E는 F, J, K, H, I(이하 'F 등 5인'이라 한다)에게 당시 주식회사 에스케이씨앤씨로부터 하도급받아 진행 중이던 L대학교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중 일부(이하 'L대 프로젝트'라고 한다)에 합류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F 등 5인은 별지 범죄일람표 입사일 란 각 기재일부터 L대학교 현장에 마련된 사무실에 출근하여 L대 프로젝트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다.
F 등 5인은 L대 프로젝트 진행 중 사무실에 비치된 출근부에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고, 외출·휴가 일정을 주식회사 E 측에 보고하였으며, 주식회사 E로부터 매월 일정한 금액을 월급 형식으로 지급받았고, 위 회사로부터 일부 식대 및 비품을 지원받기도 하였다.
한편, F은 2012. 11. 29. 주식회사 E로부터 L대 프로젝트 개발 업무 총괄 담당 현장관리자로 임명되어 위 업무를 총괄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증거들에 기록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F 등 5인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각 계약 일반조건 제1조 제1항에서 정한 계약의 목적, 위 각 계약에 계약이행보증, 지체상금 등 도급 관련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각 계약을 통상적인 근로계약으로 볼 수 없다.
F 등 5인이 L대학교 내 사무실로 출근하여 함께 근무하고, 외출·휴가 일정을 보고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L대 프로젝트의 업무 특성상 위 대학교 서버에의 접속이 가능한 위 대학교 내에서 업무가 진행될 것이 요구되고, 그 업무 진행에 협업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F 등 5인에게 출근부에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게 한 것은 프로그램 개발 업무의 전체적인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그 진행을 독려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주식회사 E가 F 등 5인에게 매월 일정액을 월급 형식으로 지급한 것은 이 사건 각 계약에서 용역대금의 지급시기를 매월 10일로 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고, 위 회사가 일부 식대 및 비품을 지원하였다는 것만으로 F 등 5인이 위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주식회사 E가 F을 L대 프로젝트 현장관리자로 임명하여 J, K, H, I의 업무진행 과정 일부를 지휘·감독하게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F을 위 회사의 직원으로 고용하여 J 등을 지휘·감독하게 한 것이 아니라 정보시스템 개발자들 중 F으로 하여금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는 위 회사가 F을 통해 개발자들에게 발주처인 L대학교나 원청업체인 주식회사 에스케이씨앤씨로부터 지시받은 개발일정 및 업무 내용을 전달하고 그 프로젝트 진행 경과 및 완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서, 시스템 개발 용역 수행에 있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할 것이다.
한편, 주식회사 E가 F 등 5인에게 위 회사의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을 적용하였다거나,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건강보험·국민연금·고용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시켜 주었다는 것에 대한 증거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어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 취지의 선고는 하지 아니한다.
판사 박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