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2. 5. 선고 2014고합29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F, ㈜G, ㈜H에 대한 각 업무상배임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I은 1991년경 건물 종합 관리업 및 위생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J(이하 'J')을 설립하여 운영하다가, 근로자를 파견하는 상대방 회사의 소재지에 맞춰 ㈜F(이하 'F'), ㈜G(이하 'G'), ㈜H(이하 'H') 등을 순차 설립한 후, 연매출 600억원 이상을 달성하는 등 성황리에 기업을 운영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위 I의 처이었던 K의 동생으로서, J에는 2001. 1. 10.경부터 2009. 12. 7.경까지 대표이사로, F에는 2004. 12. 13.경부터 2009. 12. 7.경까지 대표이사로, G에는 2004년경부터 2009. 12. 7.경까지 대표이사로, H에는 2003. 1. 30.경 전무로 입사하여 2008. 3. 27.경부터 2009. 11. 30.경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J의 각종 업무 총괄 및 운영을 하는 한편, 명목상으로 F, G, H의 업무를 총괄하는 대표이사로 등재된 사람이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본인의 능력보다는 위 I과의 인적 특수관계에 의해 단기간에 위 4개 회사의 경영권을 장악하게 되자, 이미 원 소속 회사인 J으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었고, J과 F, G, H는 임직원 및 사업장이 동일하여, J을 제외한 나머지 3개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을 이유가 전혀 없으며, 나머지 3개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을 경우 회사에 손해가 됨이 명백함에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위 나머지 3개 회사의 업무를 총괄·운영하여 그 각 재산을 보전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2006. 1.경부터 F, G, H로부터 추가로 자신의 급여를 책정하여 이를 수령하기로 마음먹었다.

1)

피해자 F 부분

피고인은 2006. 1.경 서울 서초구 L빌딩 6층에 있는 J 사무실에서, 피해자 F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지급할 월 급여를 임의로 1,000만원으로 책정하게 한 후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8,674,570원을 수령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2006. 1.경부터 2009. 8.경<1>까지 급여 및 상여금 명목으로 470,045,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M)로 지급하도록 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F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피해자 G 부분

피고인은 2006. 1.경 위 J 사무실에서, 피해자 G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지급할 월 급여를 임의로 1,000만원으로 책정하게 한 후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8,674,570원을 수령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2006. 1.경부터 2009. 8.경까지 급여 및 상여금 명목으로 470,045,000원<2>을 피고인 명의의 위 우리은행 계좌로 지급하도록 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G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3)

피해자 H 부분

피고인은 2007. 1.경 위 J 사무실에서, 피해자 H로 하여금 피고인에게 지급할 월 급여를 임의로 1,000만원으로 책정하게 한 후,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7,746,240원을 수령하는 등 별지 범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2007. 1.경부터 2009. 6.경<3>까지 급여 및 상여금 명목으로 3억 2,400만원을 피고인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N)로 지급하도록 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H에 같은 금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나.

판단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회사들로부터 각 급여 및 상여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들의 대표이사 등 임원으로서 실제 업무를 수행한 데 따른 정당한 대가이었을 뿐이므로, 위 각 금원을 수령한 것이 배임행위가 될 수는 없다고 다투고 있다.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이하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들로부터 각 급여 및 상여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아무런 근거가 없었음을 전제로, 피고인의 위 급여 및 상여금의 수령행위가 곧바로 피해자회사들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배임행위가 된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I은 1990. 12. 13. J을 설립하여 운영하다가, 지역별 법인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각 본점 소재지를 서울로 한 피해자 F, 수원시로 한 피해자 G, 부산으로 한 피해자 H 등 별도의 회사들을 순차로 설립한 후, 각 회사별로 별개의 거래처들로부터 건물 관리 및 청소 등 용역을 수주하는 영업활동을 계속해 왔다. 위와 같이 J과 피해자 회사들의 각 영업 지역과 거래업체들이 엄연히 구분되는 이상, 피해자 회사들에 대한 각 업무 총괄 및 운영 업무는 J에 대한 그것과는 별도로 평가되어야 한다. 따라서 비록 J과 피해자 회사들이 모두 실질적으로 I의 지배하에 있고, 그 영업의 내용이 대동소이하며, 임직원들이 4개 회사의 업무를 함께 처리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만으로 피고인이 J 외에, 피해자 회사들로부터 각 급여 및 상여금을 수령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2)

또한, I은 2005. 1.경부터 건축자재 제조 및 판매업체인 (주)O(이하 'O')을 새로 운영하게 되면서, 더 이상 피해자 회사들을 직접 경영하기 어렵게 되자, 피고인을 피해자 회사들의 각 대표이사 등으로 선임하여 전반적인 경영을 피고인에게 맡긴 채, 이후 피해자 회사들의 운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이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들을 운영하던 기간 동안 피해자 회사들 모두 정상적인 영업활동과 함께, 상당한 매출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4>.

3)

나아가 피고인은 2005. 2.경부터 피해자 F, G로부터 별도의 급여 및 상여금을 수령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지출 내역이 기재된 현금출납장 또는 일일자금계획서(증 제4호증) 등이 회계 담당자인 P, Q를 통하여 I에게 정기적으로 보고되었던 것으로 보임<5>에도 불구하고, 정작 I은 이 사건 고소에 이르기까지 그에 대하여 어떠한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피해자 G는 2009. 12. 14. 피고인에게 1,500만원 남짓의 급여를 추가로 지급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이 적어도 실질 사주인 I의 묵시적인 승인 하에 피해자 회사들로부터 각 급여 및 상여금을 수령하였던 것이라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4)

더욱이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들의 각 대표이사로서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회사의 업무를 총괄, 집행하는 등 광범위한 권한을 가지게 됨과 동시에, 그에 상응하는 책임 또한 부여받게 되었고, 이에 따라 실제 대표이사로서 피해자 회사들의 채무를 연대보증 하는가 하면, 피해자 F의 대표이사로서 근로자 불법파견에 따른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벌금 300만원까지 납부한 바 있다.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들의 대표이사로 등재되기 전과 그 이후로 그 업무의 내용과 권한 및 책임의 측면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생겼다고 보아야 한다.

5)

한편, I의 처이자 피해자 회사들에서 경리이사 내지 대표이사의 직함을 갖고 있던 K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고합676 등 사건(이하 '관련 사건')에서, 피해자 회사들을 포함한 5개 회사로부터 급여를 과다하게 수령한 부분에 대하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 등으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아, 2013. 11. 9. 위 판결이 확정된 바 있기는 하다. 그러나 관련 사건에서 K는 이미 위 5개의 회사로부터 급여를 수령하던 중, 위 5개 회사 내에서 그 업무나 책임의 범위가 확대되었다는 등의 사정이 엿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이유 없이 자신의 급여를 임의로 증액시켜 이를 수령하였던 것이어서, 피해자 회사들의 대표이사로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면서 급여 및 상여금을 수령하였던 피고인의 경우와는 사안 자체를 달리한다.

6)

무엇보다 피고인은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I을 대신하여 대표이사로서 실제 피해자 회사들의 업무를 총괄 및 운영하였으며, 피해자 회사들의 거래처 관계자들도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들의 대표이사로서 업무협의 및 현장 노무관리 등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뛰어난 영업능력을 보인 바 있다고 확인해주고 있기도 하다. 이에 반하여 피고인은 단지 명목상 대표이사에 불과하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지급된 급여 및 상여금이 피고인이 수행한 직무에 대한 반대급부로서의 적정성을 상실하였다거나, 위 급여 및 상여금의 지급으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들에 일방적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만한 별다른 자료를 찾아 볼 수 없다. 또한, 설령 피해자 회사들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위 급여 및 상여금 중에 일부 과한 부분이 있었다 하여도, 이를 금액이나 일정 비율로 특정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이고, 과연 그것이 적정한지도 의문이다.

2.

피해자 G에 대한 W 명의의 허위 차입금 관련 이자 3억원 지급 및 액면금 3억원의 당좌수표 지급제시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사실은 피해자 G의 경우 재무상태가 양호하여 장기간 고이율의 사채를 조달할 이유가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피해자 회사의 사내이사이었던 K가 2004. 8. 12. 피해자 회사에 W 명의로 3억원의 가수금을 입금하지 않았고, 피해자 회사의 법인 계좌 및 현금출납장에도 3억원이 입금된 사실이 기재되어 있지 아니함에도, 위 K가 피해자 회사에 가수금 3억원을 입금하였다는 명목으로, 같은 날 수표금액 3억원인 피해자 회사 명의의 우리은행 당좌수표(X, 이하 'X 당좌수표') 1매를 발행하여 가지고 있던 중, 'K가 피해자 회사에 입금한 위 3억원은 사실 친동생 Y로부터 차용한 것인데, Y가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위 3억원을 상환해 달라고 재촉하므로, 그 상환을 미루는 대신 담보로 Y에게 X 당좌수표를 교부하고, 위 3억원에 대한 이자도 지급해야 한다'는 등의 명목으로 다음과 같이 피해자 회사의 자금 합계 6억원을 횡령하였다.

1)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위 3억원에 대하여 2004. 9. 13.부터 2008. 2. 18.까지는 월 2%에 해당하는 이자 600만원씩을, 2008. 3. 14.부터 2009. 9. 15.까지는 월 1%에 해당하는 이자 300만원씩을 매월 피고인이 관리하던 차명계좌인 위 W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Z)로 각 송금하도록 함으로써,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총 59회에 걸쳐 합계 3억원을 업무상횡령하였다.

2)

피고인은 2010. 10. 11. X 당좌수표를 지급제시하여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결제하도록 하여 위 W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로 3억원이 입금되도록 한 다음, 10. 13. 1,000만원권 자기앞수표 10매, 10. 14. 1,000만원권 자기앞수표 20매로 각 인출하여 그 중 1억 3,000만원을 피고인이 근무하는 ㈜AA(이하 'AA') 명의의 계좌에 입금하여 사용하는 등으로 위 3억원을 업무상횡령하였다.

나.

판단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위 W 명의의 차명계좌로 합계 6억원을 송금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는 당시 피해자 회사의 이사이었던 K가 동생인 Y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합계 3억원을 실제 차용한 후, Y에게 위 3억원에 대한 이자를 송금한 것이거나, 그 담보로 교부된 X 당좌수표가 지급제시됨에 따라 그 수표금을 결제한 것이어서 횡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K가 Y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금 3억원을 실제 차용한 사실이 없음에도, 피고인이 위 3억원에 대한 담보로 X 당좌수표를 발행한 다음, 위 W 명의의 차명계좌로 합계 6억원을 이자 및 수표금 명목으로 입금받아 이를 횡령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만큼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1)

즉, I은 2005. 1.경 자신이 운영하던 피해자 회사를 비롯한 기존의 4개 회사들 외에, 건축자재 제조 및 판매업체인 O을 새롭게 인수하여 경영하기 시작하면서, 그 무렵부터 2009년경까지 피해자 회사를 비롯한 4개 회사들로부터 100억원 상당의 자금을 차입하였는데, 2009. 말경을 기준으로 위 4개 회사들의 연간 순이익이 30~35억원에 불과하였던 반면, O의 누적손실액은 81억원에 이르는 등 I의 무리한 자금 차입으로 인하여 위 4개 회사들의 재무상태가 상당히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사정은 I이 그 밖에도 출판사인 AB, 고압호스 제조업체인 ㈜AC, 아이스크림 제조업체 ㈜AD, 천안 소재 제약회사인 ㈜AE, 건축자재 생산업체인 ㈜AF 등 여러 회사를 새롭게 인수, 운영하는 등 방만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더욱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2)

실제 피해자 회사를 비롯한 위 4개 회사들의 2004. 10. 31.자 차입금이 32억원, 2006. 1. 31.자 차입금이 75억 6,000만원 상당으로 기재된『차입금현황』(증 제15호증) 및 임직원 AG, P 등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한 후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한 내역이 확인되는 각『지출결의서』내지『일일자금계획서』(증 제16, 17호증)와 매월 말 자금이 부족하여 피고인 등이 외부에서 자금을 차입해 오는 일이 빈번하였다는 취지의 경리직원 U 등의 관련 사건에서의 법정 진술 역시, 당시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의 지인들로부터 월 1.5% 내지 2%의 비교적 높은 이자를 지급하고서라도 금원을 차용할 동기가 충분하였음을 확인시켜 준다.

3)

나아가 Y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2001년경 미국으로 이민가면서 그 소유의 서울 서초구 AH아파트 108동 301호(이하 '이 사건 아파트')의 세입자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 1억 5,000만원과 2003년경 이 사건 아파트를 3억 2,000만원에 매도하고 그 대금 중 1억 5,000만원 등 합계 3억원을 K에게 빌려주었다가 2004년경 그 상환을 요청하였으나, 다시 피고인으로부터 회사 운영자금으로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자, K로부터 위 3억원을 변제받는 대신, 이를 피해자 회사에 다시 빌려준 것으로 하되, 그 담보로 X 당좌수표를 교부받아 어머니인 AI으로 하여금 보관하게 한 다음, 2004. 9. 13.부터 2009. 9. 15.까지 매달 600만원 또는 300만원의 이자를 송금 받았는데, 그 이후 이자를 송금 받지 못하게 되자 2010. 10. 11.경 AI을 통하여 X 당좌수표를 지급제시하여 위 W 명의의 계좌를 통하여 3억원을 수령하였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4)

또한, AI도 이 법정에서, 2001년경 및 2003년경 K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매매대금 등으로 마련한 3억원을 빌려 준 Y의 요청에 따라, 위 3억원에 대한 담보로 발급된 X 당좌수표를 보관하게 되었고, Y의 처인 AJ 명의의 계좌로 위 3억원에 대한 이자를 송금 받았으며, 2010. 10.경에는 3억원이 입금된 W 명의의 통장을 피고인으로부터 전달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함으로써, Y의 위 각 진술을 뒷받침하고 있다.

5)

더욱이 Y는 실제 2003. 6. 12. AK에게 당시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한 사실이 확인될 뿐만 아니라<6>, 피해자 회사가 X 당좌수표의 수표금 3억원에 대하여 2010. 11. 20.부터 2011. 4. 20.까지 6회에 걸쳐 5,000만원씩 상환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피해자 회사 대표이사 K 명의의 2010. 6. 16.자『당좌수표 발행 차입금 상환 계획서』및 위 이자 지급내역이 기재되어 있는『금전출납부』등 객관적인 자료 역시 Y의 위 각 진술에 신빙성을 보태어 주고 있다.

6)

한편, 위 W 명의의 계좌에 입금된 수표금 3억원이 2010. 10. 13. 및 10. 14. 액면금 1,000만원의 자기앞수표 30장으로 인출되었다가, 그 중 1억 3,000만원 상당의 수표가 10. 18.부터 10. 27.까지 피고인이 근무하는 AA 명의의 계좌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되기는 한다. 그러나 피해자 회사는 그 전부터 AA와 빈번한 금융거래를 해왔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 K가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Y로부터 위 3억원을 다시 차용한 후, 현재까지 1억 9,000만원은 변제하지 못하여 형사고소까지 한 바 있다는 Y의 검찰 및 법정 진술과 위 각 진술에 부합하는 K 명의의 2011. 2. 23.자 차용증 및 피해자 회사 명의의 우리은행 당좌수표(AM) 1매<7> 등에 비추어 보면, K가 Y로부터 위 3억원을 다시 차용한 후, 기존의 거래관계에 따라 위 AA의 계좌에 1억 3,000만원 상당의 수표를 입금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또한 피고인의 업무상횡령 범행을 인정하기 위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3.

피해자 F에 대한 AN 명의의 허위 차입금 관련 이자 1억 6,500만원의 지급으로 인한 업무상횡령의 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 F가 2005. 3. 29.경 AN로부터 운영자금 2억원을 차용하였다고 가장하여, 이에 대한 담보로 액면금 2억원인 피해자 회사 명의의 우리은행 당좌수표(AO, 이하 'AO 당좌수표'<8>) 1매를 발행하였으나, 사실 피해자 회사가 위 AN로부터 2억원을 차용한 일은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5. 5. 2. 서울 서초구 AY빌딩 6층에 있는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위 2억원에 대한 이자 명목으로 300만원을 피고인이 관리하던 차명계좌인 위 AN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AR)로 송금하도록 하는 등 그 무렵부터 2009. 11. 3.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총 55회<9>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합계 1억 6,500만원을 위 AN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로 송금하도록 함으로써 이를 업무상횡령하였다.

나.

판단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부터 위 AN 명의의 차명계좌로 합계 1억 6,500만원을 송금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는 피고인이 이모인 AP으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2억원을 실제 차용한 후, AP에게 AN 명의의 계좌로 그 이자를 송금한 것이어서 횡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다투고 있다.<10>

그런데 이 사건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AP으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금 2억원을 실제 차용한 사실이 없음에도, AN 명의의 차명계좌로 위 2억원에 대한 이자 명목의 금원을 송금 받아 이를 횡령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 또한,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먼저 피고인의 이모 AP은 경찰에서, 2005년경 피고인의 모친 AI을 통하여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 F의 운영자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자신이 소유한 주택을 매도한 후, 그 대금 중 2억원을 피고인의 처인 AS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는 한편, 그에 대한 차용증을 작성받는 대신, AS를 통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액면금 2억원인 피해자 회사 명의의 우리은행 당좌수표 1매를 교부받았고, 매월 200만원 정도를 이자로 송금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위와 같은 AP의 진술은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객관적 상당성과 합리성을 갖추고 있어서, 그 신빙성을 쉽사리 배척할 수 없다.

2)

또한, AI은 이 법정에서, 2005. 5.경 아들인 피고인으로부터 회사 운영자금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고, 동생인 AP에게 2억원을 차용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그 후 AP이 피해자 회사로부터 이자 명목으로 매월 300만원을 받아서 그 중 100만원을 자신에게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위 진술 역시 AP의 위 진술과 부합하여 그 진술에 신빙성을 보태어 주고 있다. 나아가 AP이 2005. 4. 16.경 AT에게 자신이 소유한 서울 용산구 AU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을 3억 800만원에 매도하였다는 내용의 부동산매매계약서와 그가 AS를 통하여 담보 목적으로 교부받았다는 액면금 2억원인 피해자 회사 명의의 우리은행 당좌수표(AQ, 이하 'AQ 당죄수표') 1매의 존재 역시 AP의 위 진술을 객관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3)

더욱이 피고인은 2005. 3. 30. AV로부터 2억원을 차용하여 피고인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로 송금 받은 후, 3. 31. 위 2억원을 피해자 회사의 우리은행 계좌로 송금하였는데, AV로부터 채무 변제를 독촉 받게 되자 6. 30. 위 AP으로부터 당시 피고인의 처인 AS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로 2억원을, AS의 형부인 AW으로부터 4,000만원을 각 송금 받아, 같은 날 AS로 하여금 위 2억 4,000만원을 J의 계좌로 송금한 다음, 7. 4. 경리직원인 T를 통하여 AV에게 2억 100만원을 송금하여 AV에 대한 위 차용금 채무를 변제한 바 있다. 그러나 AP에 대한 위 2억원 차용금 채무의 경우, 피고인은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AN 명의의 계좌로 300만원씩을 각 송금 받아, 그 중 200만원씩을 AP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외에 위 2억원의 원금 채무를 변제하였다는 자료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위 각 계좌거래내역 역시 피고인에게 피해자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2억원을 빌려주었다는 AP의 위 진술과 부합한다.

4)

무엇보다 관련 사건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3노2565 판결)은 2013. 11. 1.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한 제1심 판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피고인이 2005. 3. 30. AV로부터 2억원을 차용하였다가, 7. 4. AP으로부터 2억원을 차용하여 AV에 대한 위 2억원의 채무를 변제하였으나, AP에게는 원금 2억원을 전혀 변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 피고인이 AP으로부터 실제 2억원을 차용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인이 그 담보 목적으로 발행한 AQ 당좌수표를 횡령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한 바 있으며, 2013. 11. 9. 위 제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바도 있다.

5)

한편, 피고인의 처 AS 명의의 위 계좌거래내역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는 2005. 7. 6. AS의 계좌로 2억 4,360만원을 입금해 준 바 있고, 이에 대하여 AS는 관련 사건의 제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 2억 4,360만원 중에는 AP에게 변제하는 원금 2억원이 포함되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거래내역 및 AX 명의의 한국투자신탁증권 통장 사본의 각 기재 등에 의하면, 피고인은 2005. 3. 31. AX으로부터도 2억원을 차용하였는데, 위 2억 4,360만원 중 2억 300만원이 같은 날 피고인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로 송금된 후, 같은 금액이 AX 명의의 계좌로 송금된 사실이 확인되는 이상, 위 AS의 법정 진술과 달리, 위 2억 4,360만원 중 2억 300만원은 AP에 대한 채무 변제에 사용된 것이 아니라, AX에 대한 2억원의 차용금 채무의 변제에 사용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여전히 피해자 회사의 AP에 대한 2억원의 채무가 변제로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그 이자의 지급 역시 정당한 것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석(재판장) 손영언 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