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청구에 따라, 원고에게, 피고 B은 15,000,000원, 피고 C는 12,680,000원, 피고 D은 10,000,000원, 피고 E는 9,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4. 12. 4.부터 2015. 12. 24.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 사실
넥타이, 스카프(머플러), 가방 등 수입·판매업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 백화점을 운영하는 회사들과 사이에, 각 백화점 운영회사들이 원고 회사가 수입한 물품을 외상으로 매입하여, 운영하는 백화점에서 판매한 후 그 판매수익에서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원고 회사에 지급하기로 하는 '백화점 특약 매입거래계약'을 체결하면서 각 백화점 내에서 판매 업무를 수행할 인력은 원고 회사가 파견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 B은 2004. 9. 1.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위 가.항 기재와 같은 약정에 따라 백화점에 파견된 판매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5. 9. 1. 원고 회사와 사이에서 피고 B이 원고 회사의 제품을 판매하고 월 판매액의 일정 비율로 판매용역 수수료를 받기로 하는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였으며, 백화점에서 판매원으로 계속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3. 3. 31. 판매 업무를 종료하였다.
피고 C, D은 각 2005. 9. 1., 피고 E는 2006. 9. 1. 원고 회사와 위와 같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백화점에서 판매원으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피고 C는 2012. 8. 31., 피고 D은 2009. 12. 31., 피고 E는 2010. 9. 30. 각 판매업무를 종료하였다.
피고 B은 2012. 4.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피고 C는 2012. 10.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 피고 D과 E는 각 2012. 10. 26.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각 원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F을 상대로 원고 회사의 퇴직금 미지급에 대하여 진정하였고, 원고 회사는 위 각 노동청의 시정지시에 따라 2012. 6. 15. 피고 B에게 퇴직금(소득세 등을 공제한 금액, 이하 같다) 15,000,000원, 피고 C에게 2012. 11. 15. 퇴직금 12,680,000원, 피고 D에게 2012. 12. 14. 퇴직금 10,000,000원, 피고 E에게 2012. 12. 14. 퇴직금 9,000,000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2호증, 을나 제2 내지 6,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 회사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 회사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용역을 제공한 후 수수료를 받아 왔을 뿐, 원고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원고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없다. 피고들은 이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1의 라.항 기재와 같은 노동청 진정을 통하여 원고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들은 악의의 수익자로서 원고 회사에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금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판단
피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代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와 갑 제2, 4, 8, 11, 16, 17, 18, 21 내지 30호증, 을나 제8 내지 11, 13,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판매용역계약의 체결 등
의류업계가 판매원들과 기존의 근로계약을 해지하고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등으로 판매용역 제도를 도입하게 되자(이하 '판매용역 제도'라 한다), 원고 회사도 2004년경 판매용역 제도의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일부 매장(갤러리아 백화점 타임월드점 등)에서 위 제도를 시범적으로 실시하였다.
시범 운영 결과 매장 관리가 수월해 지고, 매출액도 늘어남에 따라 원고 회사는 위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고 2005. 8. 초순경 각 매장의 매니저급 판매원들과 간담회를 개최한 다음 2005. 8. 31. 판매원들로부터 일괄적으로 사직서를 받고는 2005. 9. 1.부터 판매원들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판매용역계약서
계약 기간: ( )년( )월( ) 일부터( )년( )월( ) 일
근무처(판매장소): ( ) 백화점( ) 점
판매 브랜드: ( )
판매용역 수수료: 월 판매액의( )%
지급방법: 월 판매수수료에서 단기사원 급여 부담분을 차감한 후 그 차액분에 적립금을 차감한 후 지급한다.
지급시기: 월 마감 후 15일 일정금액 선지급 후 2개월 마감 익월 15일 정산
적립금(판매보증금): 기준연봉의 5%를 판매보증금으로 적립하며 계약해지 시 반환한다.
계약 기간 중 신분상의 변동이나 기타 사유로 인하여 판매 용역수수료의 조정이 필요할 때에는 계약을 변경할 수 있다.
판매원들의 근무 태양 등
판매원들은 계약 체결의 선·후, 나이 등에 따라 '매니저(또는 첫째), 시니어(또는 둘째), 사원(또는 셋째)' 등으로 불리는데, 각 매장에서 판매원들의 결원이 발생하는 경우 각 매장에서 인터넷에 구인광고를 올리는 등으로 판매원들을 모집하여 판매원 후보자를 결정하면, 판매원 후보자는 원고 회사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판매원들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근무처에서 근무하면서 원고 회사 소유의 집기, 비품 등을 이용하여 영업활동을 하여 왔는데, 임신·출산 등에 따른 휴가사용, 백화점 판촉행사 시행 등으로 각 매장의 일손이 부족한 경우에는 각 매장에서 단기 판매원 또는 아르바이트 판매원들을 직접 채용하였다.
원고 회사는 판매원들에게, 2005. 9.경부터 2007. 2.경까지는 각 매장에서 단기 판매원 또는 아르바이트 판매원을 고용하는 경우 인건비를 직접 단기 판매원 등에게 지급해 오다가, 2007. 2.경부터 2009. 10.경까지는 위 인건비를 수수료에 포함하여 판매원들에게 지급하였다. 그러나 이후 판매원들이 단기 판매원 등에게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자 2009. 11.경부터는 원고 회사가 직접 판매원들에게 단기 판매원 등의 인건비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돌아갔다.
판매용역 제도가 도입되기 전에는, 판매원들이 정기적으로 각 매장에서 근무하는 판매원들의 근무현황 등을 기재한 '장기사원 현황표, 단기사원 현황표, 장기 사원 휴무계획서' 등을 작성하여 원고 회사에 제출하고, 원고 회사는 이를 확인하고 결재를 하는 등으로 판매원들의 근태 현황을 관리하였다. 판매용역 제도 도입 후에도 일부 매장에서 위와 같은 양식에 의한 근무현황표 등을 작성하여 원고 회사에 통보한 적이 있으나, 위 근무현황표에는 원고 회사의 결재 체계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원고 회사가 2012. 11.경부터 2013. 3.경까지 판매원들에 대하여 출근 시간을 전산 등록할 것을 요구한 적이 있으나, 위와 같은 지침은 일시적으로 시행되다가 중단되었다.
판매원들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 회사에 물건의 멸실·훼손, 도난 등에 대한 손해배상의 담보 목적으로 일정한 적립금(판매보증금)을 지급하였고, 원고 회사는 이에 따라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금액을 위 적립금에서 충당하고 남은 금액은 추석 등 명절에 판매원들에게 반환하였다.
판매원들은 원고 회사로부터 1년에 두 차례 정도 신상품의 소개와 상품의 기본적인 정보 등을 교육받아 왔다.
판매원들은 추석, 설날 등 명절 및 근로자의 날에 원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금원을 받아 왔다.
수수료의 지급
판매원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각 매장의 '매출액'에 '점(매장) 수수료율' 및 '개인 수수료율’을 곱한 금액에 따라 산출되는데, 판매용역 제도 도입 당시 원고 회사는 판매원들의 기존 연봉에서 약 24.45%(= 연봉 인상분 8% + 4대 보험 등 비용 상당 16.45%) 정도 인상된 금액을 기준으로 '개인 수수료율' 등을 산정하여 판매원들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회사가 제조·수입하여 판매하는 핸드백, 넥타이 등 상품의 판매량이 월별로 차이가 나서 원고 회사는 수수료의 상한선(기존 연봉의 130%, 2006년 이후 120%)과 하한선(기존 연봉의 85%) 제도를 도입하여 판매원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였다.
한편 새로운 판매용역 제도 도입에 따른 전산체계가 불안정하여 원고 회사는, 2006년 무렵(2006. 11.경까지) 짝수 달과 홀수 달로 나누어 2개월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통산하여 지급하였는데, 홀수 달에 수수료로 일정한 금액(판매용역 제도가 도입되기 전 받았던 급여를 기준으로 그 금액에 8%를 인상한 금액)을 일단 지급한 후 짝수 달에 그 전달과의 수수료를 통산하여 계산한 후 매출액에 따른 금액을 산정하여 부족한 금액이 있으면 사후에 수수료를 추가 지급하였다.
또한 2008. 9.경 금융위기 발생 등으로 인해 원고 회사의 매출액이 하락하여 판매원들의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원고 회사는 2011년 하반기까지 고정수수료 제도를 도입하였다가 이후 기존의 수수료 제도로 복귀하였다.
사업소득세의 납부
원고 회사는 판매용역 제도의 도입 전에는 판매원들로부터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여 왔으나, 위 제도의 도입 후에는 판매원들이 사업소득세를 직접 납부하였다.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을 비롯한 판매원들이 단기 판매원 등을 고용한 경우, 지급주체만이 달라졌을 뿐 그 비용은 각 매장의 매출액에서 지급되므로 궁극적으로는 원고 회사가 비용을 부담한 사실, 일부 판매원들이 각 매장의 판매원들의 근무현황 등을 작성하여 원고 회사에 통보한 사실, 원고 회사가 2012. 11.경부터 2013. 3.경까지 내부 전산망을 통해 판매원들의 출근 시간 등 근태 현황을 보고할 것을 요구하고, 공지 사실을 통보한 사실, 판매원들이 추석, 설 등 명절 및 근로자의 날에 원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금원을 받은 사실, 판매원들은 판매율, 매장 및 개인 수수료율 등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를 받았는데 수수료율의 상·하한 제도에 따라 그 범위 내의 수수료를 받아 온 사실, 판매원들은 원고 회사가 제조·수입한 상품만을 판매하여야 했고, 매장의 집기, 비품 등은 원고 회사 소유인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든 증거, 당심 증인 G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피고들이 실질적으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계약에서는 판매원이 근무할 장소, 계약 기간, 지급 받을 수수료율 등에 관해서만 규정하고 있을 뿐 업무수행 방법,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 계약해지 사유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내용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실제 피고들을 비롯한 판매원들에게는 원고 회사의 정규직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적용된 적도 없다.
피고들을 비롯한 판매원들은 판매용역 제도의 도입에 따른 업무 내용의 변경, 수수료 제도의 도입, 변경에 따른 효과 등을 원고 회사로부터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며, 위 제도의 도입에 따라 기존의 근속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모두 받았다. 판매원들은 종전의 근로계약과 이 사건 계약의 차이를 잘 인식하면서 자율적인 업무 수행에 의한 소득 증대의 장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후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
피고들을 비롯한 판매원들이 근무할 장소는 원고 회사가 임의로 지정한 것이 아니고 판매원들의 출근 편의성, 해당 매장의 매출 등을 고려하여 판매원들과 원고 회사의 협의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매장이 결정된 경우 다른 매장으로의 이동 등은 잘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다른 매장의 이동이 있는 경우에도 판매원들과 원고 회사 사이의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위임계약에서도 특정한 시간과 장소가 정해진 업무를 위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므로, 피고들의 업무장소가 백화점 매장으로, 업무시간이 백화점 운영시간으로 정해진 것은 백화점 매장 판매업무의 특성상 시간과 장소가 정해진 업무를 위임한 데 따른 것일 뿐, 위임의 성질에 반하는 것이 아니다.
판매원들은 '매니저(또는 첫째), 시니어(또는 둘째), 사원(또는 셋째)' 등으로 그 직위가 분류되어 있었는데 이는 원고 회사가 분류한 것이 아니라 입사경력 등에 따라 판매원들이 자율적으로 부여한 호칭에 불과하고, 이 사건 계약 체결 전에는 판매원들은 원고 회사로부터 매장별로 매출목표를 설정받고 목표 달성률 등을 평가받아 인센티브 등을 지급 받아 왔으나 이 사건 계약 체결 후에는 판매 목표를 설정받는다거나 매출 증대를 위한 독려를 받은 적이 없고 각 매장의 수익률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아 왔다.
이 사건 계약 체결 전에는 판매원들은 매장별로 근무현황표를 작성하여 원고 회사에 정기적으로 보고하였고 원고 회사는 이에 대한 결재를 통해 판매원들의 근태 현황을 관리하였으나 이 사건 계약 체결 후에는 판매원들의 근태 현황을 관리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비록 이 사건 계약 체결 후에도 판매원들이 종전에 사용하던 근무현황표 양식을 통하여 원고 회사에 판매원들의 근무현황을 일부 통보하기는 하였으나 위 근무현황표에는 기존에 있던 원고 회사의 결재 체계의 기재가 없는 점, 판매원들은 근태 현황과 무관하게 각 매장의 수수료율과 개인별 수수료율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아왔던 점, 판매원들의 근태 현황이 불량하더라도 원고 회사가 이에 대하여 수수료율 인하, 타 매장으로의 전보 등을 통한 불이익을 줄 수단은 없었고 실제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각 매장과 원고 회사와의 연락의 편의 등을 통한 각 매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판매원들이 자신들의 근무현황을 기존의 방식에 따라 자율적으로 원고 회사에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 회사가 2012. 11.경부터 2013. 3.경까지 판매원들에게 내부 서버를 통해 출근 시간과 근무현황 등을 입력할 것을 요구하거나 공지사항을 알리기도 하였으며 판매원들이 백화점 영업시간(10:30부터 20:00까지)이 정해져 있어 일정 시간에 출·퇴근 등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원고 회사가 내부 서버를 통해 근태 현황 등의 보고를 요구한 것은 비교적 단기간에 그쳤고(이는 원고 회사가 정규직 직원들에 대하여는 지문 등록을 통하여 출·퇴근 현황을 관리하여 온 것과도 대비된다), 위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는 위와 같은 조처를 하지 않았으며 출·퇴근 시간의 사실적 제한은 근무장소인 백화점 등의 영업시간 제한에 따른 불가피한 제한으로 보이고 판매원들이 결근, 지각 등으로 인하여 원고 회사로부터 불이익을 부과받은 적도 없다.
원고 회사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판매원들로부터 물건의 멸실·훼손·도난 등에 따른 판매원들의 손해배상책임을 담보하기 위해 수수료 중 일정 금액을 판매보증금 명목으로 받아 왔는데, 판매를 제외한 물건의 위험은 기본적으로 판매원들에게 부과되어 있었다. 또한, 피고들은 신규상품 출시 등에 따른 상품설명 등을 듣기 위해 원고 회사로부터 연 2회 정도 교육을 받았으나 위와 같은 교육은 매출 이익 증대를 위해 신규상품 출시에 따라 단순히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 등을 전달받은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판매원들이 받는 위와 같은 교육은 정규직 직원들이 받는 직무교육 등과는 교육의 내용, 횟수 등에서 구별될 뿐만 아니라 교육 참석이 강제되지도 않았다(원고 회사의 정규직 직원들은 원고 회사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직무교육, 관리자교육, 정기안전 보건교육, 성희롱예방교육 등을 받는다). 판매원들은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어 임신, 출산 등에 따른 휴가사용이 빈번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단기 판매원 등의 고용 등 제3자에 의한 업무대행을 통해 원고 회사로부터 휴가 승인을 받는 등의 제한 없이 휴가사용이 자유롭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판매원들은 판매업무의 수행 방식, 매장 내 업무분담 등에 있어 원고 회사로부터 지시를 받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책임으로 자유롭게 영업을 수행하였으며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업체와 판매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데에도 별다른 제한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원고 회사 본사에서 백화점 매장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매장 진열업무 지원이나 위탁자의 지위에서 원고 회사가 행하는 최소한의 이행상황점검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들어 피고들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원고 회사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판매원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매출액에 따른 수수료만이 지급되어 점(매장) 수수료율, 개인 수수료율에 따라 판매원들 사이에 실제로 지급되는 수수료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비록 원고 회사가 한때 고정수수료 제도를 도입한 바 있고 수수료율의 상·하한 제도를 통해 판매원들이 일정한 범위 내의 수수료를 받기는 하지만, 이는 이 사건 계약 제8조에 근거한 것으로서 금융위기 발생 등으로 원고 회사의 매출이 감소하여 판매원들의 수입이 감소되거나 원고 회사가 제조·수입하여 판매하는 상품의 판매율이 월별로 편차가 있음을 고려하여 판매원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보일 뿐 이로 인하여 판매원들이 원고 회사로부터 고정적인 급여를 받았다거나 수수료 제도의 본질이 변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들을 비롯한 판매원들이 원고 회사가 제조·수입한 상품만을 각 해당 매장에서 판매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은 것은 이 사건 계약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그 자체만으로는 판매원들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삼기는 어렵다.
원고 회사는 피고들에 대하여 4대 보험에 가입신고를 하거나 보험료를 납부한 적이 없고, 피고들은 그 소득에 대하여 사업소득세만을 납부하여 왔다.
피고들의 부당이득 반환의무에 대한 판단
피고들은 원고 회사의 근로자가 아님에도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 회사로부터 제1의 라.항 기재와 같은 퇴직금을 지급받았다 할 것이므로,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원고 회사에, 피고 B은 위 15,000,000원, 피고 C는 위 12,680,000원, 피고 D은 위 10,000,000원, 피고 E는 위 9,0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들이 가산하여 지급할 지연손해금에 대하여 보건대, 피고들은 제1의 라.항 기재와 같이 피고들이 근로자라고 판단한 노동청의 시정지시에 따라 위 각 퇴직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퇴직금 지급 당시 근로자가 아님을 알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악의의 수익자라고 볼 수는 없고, 한편, 민법 제749조 제2항은 선의의 수익자가 패소한 때에는 그 소를 제기한 때부터 악의의 수익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 '그 소'라 함은 부당이득을 이유로 그 반환을 구하는 소를 가리키며(대법원 1987. 1. 20. 선고 86다카1372 판결 참조), 피고들이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에서 패소함으로써 악의의 수익자로 간주되는 시점은 퇴직 후 피고들에게 지급된 퇴직금에 대하여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하는 내용의 2014. 12. 2.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가 피고들에게 송달된 2014. 12. 4.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 회사에 위 각 금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4. 12. 4.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선고일인 2015. 12. 24.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 할 의무가 있다(원고 회사는 피고들이 위 퇴직금을 지급받은 다음날부터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위 인정 범위를 넘는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부분은 위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 회사의 퇴직금지급이 악의의 비채변제로서 민법 제742조에 따라 원고 회사의 반환청구권은 상실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민법 제742조의 비채변제는 지급자가 채무 없음을 알면서도 임의로 지급한 경우에만 성립하고, 채무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변제를 강제당한 경우나 변제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변제하게 된 경우, 반환청구권을 유보하고 변제한 경우 등 그 변제가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지급자가 그 반환청구권을 상실하지 않는바(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다219979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 회사가 위 퇴직금 지급 당시 피고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음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들은 원고 회사의 퇴직금지급을 강제할 목적으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진정에 따라 원고 회사의 퇴직금 지급 의무 등을 조사한 노동청은 원고 회사에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것을 지시하면서 만일 시정지시에 불응할 경우 추가 조사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경고한 사실, 이에 따라 원고 회사는 퇴직금의 지급거절로 인한 사실상의 손해를 피하기 위하여 부득이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와 같은 지급경위에 비추어 볼 때 원고 회사의 퇴직금지급은 그의 자유로운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 회사의 피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상실되지 않았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구소인 판매용역수수료 중 8.33%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는 당심에서 이루어진 소의 교환적 변경으로 취하되어 이에 대한 제1심판결은 실효되었다).
판사 박인식(재판장) 박평수 전상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