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9. 26. 선고 2014노136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고, 피고인에게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기일 내 지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고의도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겁다.

2.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중구 C 소재 D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0명을 고용하여 서비스업(대중탕)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1. 4. 25. 입사하여 근로하다 2012. 12. 5. 퇴직한 근로자 E의 퇴직금 2,717,740원을 당사자 사이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당심 법정에서의 M, N의 각 진술을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서울 중구 C건물 지하 1, 2층을 임차한 후 지하 1층에는 'D'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대중탕 영업을, 지하 2층에는 'I'이라는 상호로 피부관리 영업을 시작하였다. 피고인은 그 후인 2011. 4. 1. 지하 2층 피부관리실을 G에게 전대를 하여 그에게 I의 운영을 맡겼고, D 내 세신 영업은 남녀 각 N과 O에게 양도하였다.

2)

피고인, G, N, O는 해당 영업장별로 독립된 사업을 영위하였고, 그 무렵 각 영업장 직원들의 식사를 제공하는 직원식당을 마련하기로 합의하여 지하 2층 피부관리실이 위치한 곳에 직원식당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였다. 직원식당의 운영방식은 각 사업자가 일정기간(6개월 정도) 번갈아 책임자가 되어 매달 각 사업장 직원들이 직원식당에서 식사를 하면, 그 해당 책임자가 식사대금을 모은 다음 식재료비, 수도 및 가스비 등의 각종 제세공과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그대로 직원식당의 조리와 판매를 맡게 되는 사람에게 지급하는 것이었다.

3)

E은 O의 소개로 위 피부관리실에 마련된 직원식당에서 2011. 4. 25.부터 2012. 12. 5.까지 조리를 하여 위 각 영업장 직원들에 대한 점심 및 저녁 식사를 제공하였다.

E은 식사 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시간 활용을 할 수 있었다. E은 위 기간 동안 매달 150만 원에서 170만 원 정도의 금원을 수령하였다. 피고인도 위 운영방식과 같이 8개월 정도 책임자가 되어 위 각 사업장 대표로부터 해당 직원의 식사대금을 전달받아 거기서 식재료비, 수도 및 가스비 등 각종 제세공과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을 그대로 월급여라는 이름으로 E의 통장에 입금하였다.

4)

E이 위와 같이 일한 동안 D에서 근무한 다른 직원과 달리 피고인과 E 사이에 근로계약서는 작성되지 않았고, E이 피고인 등 위 사업자에 대하여 그 근로계약서 작성과 4대보험의 가입 등 복지 혜택에 대하여도 문의하지 않았다. 다만 E은 개인사업자등록이 마쳐졌고, 피고인은 그가 책임을 맡고 있는 동안 매월 정산금 명목의 돈을 '월급여'라는 이름으로 E의 통장에 입금하여 지급하면서 사업소득으로 원천징수하고 원천징수영수증을 발행하였다. E은 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근거로 연말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였다.

나.

판단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입증이 위와 같은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충분히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비록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면이 있는 등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487 판결 등 참조).

위 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정, 즉 E이 일한 직원식당은 피고인이 운영한 사업장 근로자들만 이용한 것이 아니라 독립된 사업장을 운영하는 피부관리실, 각 세 신팀의 직원들이 모두 이용하였고, 직원식당의 운영방식도 위와 같이 위 개별 사업자들이 돌아가며 기간별 책임을 지고 각 사업장의 식사대금을 모아 거기서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를 그대로 E에게 지급하므로, 피고인이 단독으로 E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관계에 있다고는 볼 수 없는 점, E은 식당 운영을 함에 있어 메뉴 선정, 조리 과정에 피고인의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할 수 없고, 식사시간대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자율권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E이 직원식당에서 일하는 동안 피고인의 모 M가 직원식당의 식재료를 구입해 주기도 하였으나, 그것이 E에 대한 지휘, 감독의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 각 사업자가 기간별 책임자가 되어 그 정산금을 E에게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이 단독으로 E을 지휘, 감독하는 관계에 있다고도 볼 수 없다), 피고인과 E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오히려 사업소득 명목의 돈이 원천징수된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자 여부를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검사 제출 증거들만으로는 E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 말고 다른 사업자들도 일정기간 전속적인 책임으로 각 사업장 식대를 모아 정산한 금원을 매달 E에게 지급해야 하는 관계에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그 책임으로 E에게 월급여 명목으로 입금한 기간이 퇴직금 지급을 위한 1년 이상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으로서는 퇴직금 지급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생각할 여지도 충분히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달리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다른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바, 이와 달리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이는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성수제(재판장) 정봉기 조정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