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과 각 이에 대 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2017. 2. 8.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 A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2/5는 원고 A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B, C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들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영위하는 피고와 아래와 같이 업무대행계약 또는 위임계약(원고 B은 아래 주요내용과 유사한 을 제1호증의 기재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였다)을 체결하고, 별지 퇴직금 산정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 동안 채권관리 및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 채권추심원들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30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업무대행계약 또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업무대행계약 또는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다툰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삼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代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2, 4 내지 6, 9 내지 28호증, 을 제33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채권추심업무 수행계약의 실질적 내용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원고들에 대한 좌석배치표가 작성되어 지정된 자리에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였다. ② 피고는 원고들에게 보고의무, 비밀유지의무 등을 부과하였다. ③ 피고는 원고들에게 제3자로 하여금 추심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행위를 금지하여 계약 당사자 본인의 노무 제공을 요구하였다. ④ 피고는 계약위반 외에도 피고 규정의 미준수, 실적 부진, 업무처리능력 부족, 민원 발생 등으로 인한 업무수행 부적격 등의 계약해지사유를 두고 있었다. ⑤ 채권추심업무 대행계약은 11개월의 계약 기간 경과 후 반복 · 갱신되었다.
원고들의 업무수행 방식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컴퓨터, 책상, 의자, 전화기 등의 집기와 사원증, 전산망아이디를 제공받아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② 채권추심업무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중 사무실 전화비용은 피고가 부담하였고, 휴대전화 요금, 교통비, 주유비, 차량감가상각비, 식대, 법적 조치비용 등은 원고가 부담하였다. ③ 원고들이 행한 업무의 주된 내용은 피고가 의뢰한 채무자들에 대한 채권추심이며, 채권추심업무의 결과물만이 아니라 그 수행과정을 전산입력의 방법으로 피고에 보고하였다. ④ 원고들은 피고의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고, 채권의 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받았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통제와 관리
피고는 채권추심의뢰인 및 채무자의 인적사항과 신용정보 등을 피고가 별도 관리하는 서버에 저장해 놓은 다음 원고들이 위 서버에 접속하여야만 이들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통제하였다. ② 피고는 본사 금융채권부 산하에 3개의 채권센터와 채권별 · 지역별로 16개의 금융채권부를 운영하였는데, 금융채권부별로 원고들에 대한 출근시간과 퇴근 시간을 정하여 각 금융채권부장 및 관리직원이 출 · 퇴근 시간을 관리하고 2012년경부터는 매일 출 · 퇴근 시 지문인식기에 지문을 인식하게 하는 등 출 · 퇴근관리를 하였으며, 외출 시 해당 팀장에게 보고한 뒤 외출장부에 기재하게 하였다. ③ 피고의 강북팀에서는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에게 "근무시간(출퇴근시간) 철저히 지켜주시고 인터넷이나 게임 등은 자제 바랍니다.", "이번 주 금요일 저녁 회식 예정이오니 특별한 일 없는 분은 빠지지 않도록 해주세요.", "출퇴근 시간 지켜달라는 당부가 있었으니 지각하지 않도록 해주시고 이번 주 화, 목 야근은 야간 실사를 제외하고 근무토록 해주세요.", "마지막 주 토요일 근무는 실사 없이 출근토록 해주세요.", "매일 9시에 전달사항 있을 예정이오니 자리 이석 없도록 해주세요.", "각자 맡은 구간에 대해 노력을 기울여주세요. 현재 서울팀 전체 8개팀 중 8위를 하고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사내 메신저를 보내는 등 실적보고 마감일이 가까워져 올 때는 야근과 주말근무를 지시하고 실적 독려를 하였다. ④ 피고는 원고들이 맡은 사건에 대하여 피고의 내부 전산망에 매일 진행사항 및 계획을 입력하도록 하고, 입력된 내용을 바탕으로 지사별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점검하는 등 관리하였다. ⑤ 피고는 원고들의 개인별 회수실적을 근거로 등급을 나누어 분기별 채권을 차등배정하였고, 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 산정시에도 위 등급에 따라 수수료율을 달리 적용하였다. ⑥ 피고는 실적우수자를 선정하여 포상금을 지급하였고 실적이 하위 10%에 해당하는 실적 부진자에게는 '경고' 조치를 하고 연속으로 경고를 받으면 계약해지가 가능하도록 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을 관리해 왔다.
판 단
앞서 든 증거와 위 인정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업무를 취급하는 법인으로서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신용정보의 누출 방지를 목적으로 신용정보법이 설정한 각종 규제를 받아야 하는데, 그 업무담당자에 대한 강력한 통제 없이 위임계약만으로는 그 규제를 준수하기 어려운 점, ②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에 의해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소속 채권추심회사 외의자를 위하여 채권추심업무를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에 전속되어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고, 각 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년 자동적으로 갱신됨으로써 계속성을 가졌던 점, ③ 이 사건 위임계약 내용에는 업무수행방법, 금지사항, 보수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상응하는 사유들이 해지사유로 되어 있으며, 최초 계약 시에는 피고의 손해를 배상할 담보로 신용보증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는 점, ④ 피고는 원고들에게 사무실과 함께 각종 사무집기 비품, 각종 보고서 및 의뢰서 양식, 전산망 접속용 아이디 등을 제공한 점, ⑤ 원고들이 채권추심업무 수행과정에서 발생한 휴대전화 요금, 교통비, 식대 등의 비용을 스스로 부담한 것은 사실이나, 한편 피고는 개별 품의에 따라 원고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하였던 점, ⑥ 피고는 보수(수수료)를 원고들의 채권추심실적이라는 근로의 결과물에 따라 비례하여 지급하였는바, 수수료의 지급이 업무량이나 업무시간과 무관하지 않은 점, ⑦ 통합전산시스템을 통해 피고는 원고들의 매월 실적, 구체적인 업무내용 등을 파악할 수 있었던 점, ⑧ 채권회수실적이 평균에 현저히 미달하여 업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피고가 위임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고, 원고들로서는 채권배정 또는 위임계약 해지와 같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지시를 거절하기가 사실상 곤란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은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고, 비록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위임 업무대행 계약서'나 '위임계약서'가 작성되어 원고들에게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였고 직장의료보험 적용 등의 각종 사회보장혜택을 받지 아니하였으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예측하기 어려운 추심업무량에 대응하여 신용정보회사가 탄력적인 인력수급을 위하여 채권추심원들을 채용하면서 그 외관만을 독립한 개인사업자인 채권추심원들에게 채권추심업무 용역을 주는 형태를 취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퇴직금청구에 관한 판단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수행하다가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원고들이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고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자신의 선택에 의해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근무하는 동안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고 피고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하고, 계약의 해지도 자유로이 하는 등 그 이익을 향유하여 왔음에도 불구하고, 퇴사 후 근로자라고 주장하면서 퇴직금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5. 15. 선고 99다53490 판결, 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이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긴 하였으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지 않는 등 업무의 편의성을 위하여 또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스스로의 선택으로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 · 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피고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계약의 해지가 자유로운 것은 근로계약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므로 원고들이 특별히 위임계약의 이익을 향유하여 왔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을 뿐 아니라, 비록 피고가 위와 같은 신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피고의 신의에 반하여 근로자인 원고들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기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금 액수의 산정
원고들이 별지 퇴직금 산정표 '근로기간'란의 각 해당 '초일'부터 '말일'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들이 퇴직하기 전 3개월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의 합계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은 같은 표 '법정퇴직금'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원고 A는 퇴직 전 3개월간의 급여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경우 통상적인 생활임금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퇴직 전 1년간의 급여를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A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다거나, 근로기준법의 원칙에 따라 산정된 원고 A의 평균임금이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게 산정된 것인지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 A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 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과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피고가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17. 2. 8.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란의 마지막 날 다음날부터 지연손해금을 구하나, 퇴직금 지급 채무는 근로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발생하고 14일이 경과하기 전에는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무에 해당하는데, 원고들이 그 기간 중에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이 부분 지연손해금 지급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영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