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2. 21. 선고 2015가단515780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1. 4. 25.부터 2013. 3. 4.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가천대학교 길병원(이하 '피고병원'이라 한다)에서 전공의로 근무하였는데, 인턴을 거쳐 B과 레지던트 2년차까지 근무하였다.

나.

피고병원의 전공의 수련내규(2014. 3. 1. 개정된 것) 중 당직과 관련한 조항은 다음과 같다.

다.

피고는 2012. 10.경부터 원고를 비롯한 전공의들에게 매월 당직수당으로 7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에 대한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경과하지 않은 2011. 11.부터 2013. 3. 3.까지 매월 평균 28일간 당일 17:00부터 다음날 08:00까지 당직근무를 하였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당직수당 명목으로 2012. 10.부터 2013. 3. 3.까지 매월 70만 원을 지급하였을 뿐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합당한 가산임금(시간외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그 차액이 116,988,794원에 이른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16,988,79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법리

일반적으로 숙·일직이라 함은 정기적 순찰, 전화와 문서의 수수, 기타 비상사태 발생 등에 대비하여 시설 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자체의 노동의 밀도가 낮고 감시·단속적 노동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러한 업무는 관행적으로 정상적인 업무로 취급되지 아니하여 별도의 근로계약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며 원래의 계약에 부수되는 의무로 이행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정상근무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고, 야간·연장·휴일근로수당 등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1995. 1. 20. 선고 93다46254 판결 참조). 다만 이때에도 실제의 당직근무 중 본래의 업무가 연장되었다거나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수 있는 진료업무 등을 수행한 시간에 대해서는 가산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1996. 6. 28. 선고 94다14742 판결 참조).

(2)

판단

(가)

갑 제14 내지 118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수련기간 중 상당한 일수의 당직근무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할 것인데(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참조), 앞서 본, 당직과 관련한 피고병원의 전공의 수련내규에, 부서장의 허가 없이 당직자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고, 당직전공의는 당직장소를 임의로 이탈할 수 없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던 점에 비추어, 당직근무시간 중 상당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 병원의 지휘·감독이 미치는 대기시간으로 평가할 여지도 없지 않다.

(나)

그러나, 원고가 수행한 당직근무가 통상근로의 연장이라거나 그 내용과 질에 있어서 통상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만한 정도에 이르렀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행한 당직근무는 전체적으로 노동의 밀도가 낮은 대기성의 단속적 업무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피고병원은 야간 내지 휴일에 응급환자의 진료 등에 대비하기 위하여 당직제도를 운영하여 왔는데, 야간이나 휴일 등 당직근무 중에 내원하는 응급환자는 평일 주간의 정상 근무시간 중에 내원하는 환자와 비교하여 그 수가 현저하게 적은 것으로 보이고, 당직근무 시간대에 이루어지는 수술이나 회진 등의 업무도 응급조치가 요구되는 특수한 상황에 한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병원의 당직근무를 통해 실시되는 응급환자 진료 등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단속적인 형태로 이루어지고 해당업무의 내용 또한 그 밀도 면에서 평일 주간의 통상의 업무수준보다 낮았을 것으로 보인다.

②

당직근무의 이러한 단속적 성격으로 인해, 당직전공의는 당직근무시간 중 병동이나 응급실에 상시 대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공의실 등 별도의 휴게공간에서 휴식 또는 수면을 취하거나 전문의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등 개인적으로 시간을 활용하다가, 피고병원으로부터 호출이 오면 간헐적, 단속적으로 병동이나 응급실에서 짧은 시간 당직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피고병원은 매일 17:00부터 다음날 08:00까지를 당직근무시간으로 정하고 있는바, 휴식 또는 수면시간도 없이 위 15시간 동안을 계속하여 평일 주간의 통상 근무와 동일한 밀도로 노무를 제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통상의 경험칙에 부합한다).

③

평일 주간의 통상 업무시간에 이루어지는 수술, 회진, 면담 등 진료업무와 비교할 때, 당직업무는 주로 응급환자(피고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도 포함)나 그 보호자에게 환자의 상태, 입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거나, 간호사에게 간단한 약물처방, 드레싱 또는 검사를 지시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보이고, 전공의 수준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진료는 당직전공의가 당직근무시간 중에 처리하지 않고, 평일 주간의 통상 업무시간에 상급자의 지시를 받아 처리하는 것으로, 당직근무 중의 진료는 보조적, 임시적 성격이 강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④

당직근무는 해당 과에서 자체적으로 작성된 당직근무일정표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해당 업무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응급환자 진료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당직시간에 있어서는 평일 주간의 통상 근무시간대에 비하여 피고병원의 전공의들에 대한 지휘·감독의 정도 또한 매우 낮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

나아가, 설령 원고가 수행한 당직근무 중 본래의 업무가 연장되었다거나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수 있는 진료업무 등이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수행한 시간을 특정하기 부족하고, 그리하여 그 시간부분에 대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근로기준법 소정의 가산임금이 이미 지급된 당직수당의 합계액을 초과하는지 여부 또한 확정할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원고가 수행한 당직근무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의무가 존재하고, 그에 따라 피고가 지급해야 할 가산임금의 액수가 이미 지급받은 당직수당의 합계액을 초과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류종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