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8. 22. 선고 2015가단5398936 판결

주문

1.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주식회사 상산이엔씨(이하 '상산이엔씨'라 한다)와 사이에, 피보험자상산이엔씨, 보험기간 2011. 4. 13.부터 2012. 4. 13.까지 등으로 정한 국내근로자재해보장책임보험계약(이하 '재해보장책임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2)

피고는 A 주식회사(이하 'A'라 한다)와 사이에, A 소유의 B 크레인 화물차량(이하 '피고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자기신체사고 담보를 포함한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3)

손해사정보고서에 의하면, 상산이엔씨의 경영 악화로 인하여 피고 차량은 직원 대표인 C 등이 대표자로 있는 A에게 양도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 차량을 포함한 상산이엔씨의 작업 차량 등에 대한 유지, 보수 업무는 상산이엔씨 관리부에서 담당해왔다.

나.

사고의 발생

상산이엔씨의 피용자인 D는 2011. 7. 8. 10:30경 혼자서 피고 차량을 운전하여 천안시 동남구 청수동 노상에 이르러 통신장비를 설치하기 위해 그 차량에 있는 고소작업용 버킷에 올라탄 다음 무선 리모콘으로 버킷을 올리던 중, 버킷과 붐대의 이음판이 부러지면서 바닥에 추락하여 제2요추 분쇄 압박골절 등을 입는 사고를 당하였다.

다.

원고의 보험금 지급

원고는 상산이엔씨와 사이에 체결한 재해보장책임보험계약의 사용자배상책임담보 특약에 따라 2012. 5. 4.경 D에게 손해배상금 7,34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13호증, 을1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D의 A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보험자대위

(1)

원고의 주장

기명피보험자인 A는 D에 대하여 피고 차량의 운행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고, 민법 제758조에 따라 피고 차량의 소유자로서 피고 차량의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며, 승낙피보험자인 상산이엔씨는 D의 사용자로서 근로기준법 내지 민법 제750조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는 피고 차량의 보험자로서 상법 제682조, 제724조 제2항에 따라 피보험자의 권리를 취득한 원고에게 대인배상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살피건대, 갑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자동차보험 약관 중 대인배상에 관한 배상책임의 보상내용은 '피고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때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한편, 이 사건에서 A와 상산이엔씨 사이의 피고 차량에 대한 법률관계가 명확하지는 아니하지만, D가 승낙피보험자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서 말하는 '다른 사람'이란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 및 당해 자동차의 운전자를 제외한 그 이외의 자'를 지칭하는 것이므로(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다51654 판결,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3다10544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517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에 피고 차량을 운전한 D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에서 정한 '다른 사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D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 중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의 소유, 사용, 관리로 인하여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하여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짐으로써 입은 손해를 약관에 따라 보상'하는 대인보험에 기한 보험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중복보험에 의한 구상권 행사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승낙피보험자인 D에게 자기신체사고 담보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위 자기신체사고 보험은 상해로 인한 손해를 평가하여 그 상해에 따른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는 손해보험적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는 원고의 재해보장책임보험과 중복보험 관계에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중복보험에 의한 구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중복보험이라 함은 동일한 보험계약의 목적과 동일한 사고에 관하여 수개의 보험계약이 동시에 또는 순차로 체결되고 그 보험금액의 총액이 보험가액을 초과하는 경우를 말하므로 보험계약의 목적 즉 피보험이익이 다르면 중복보험으로 되지 않으며, 한편 수개의 보험계약의 보험계약자가 동일할 필요는 없으나 피보험자가 동일인일 것이 요구되고, 각 보험계약의 보험기간은 전부 공통될 필요는 없고 중복되는 기간에 한하여 중복보험으로 보면 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다57687 판결 등 참조).

갑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자동차보험 약관 중 자기신체사고의 보상 내용은 '피고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 사용, 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죽거나 다친 때 그로 인한 손해를 보상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살피건대, 피고의 약관에서 자기신체사고 담보는 '손해'를 보상한다고 명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에 생긴 피보험자동차의 사고로 인하여 죽거나 다친 때에 약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험자가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는 것으로서 그 성질상 인보험의 일종인 상해보험(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8다8430 판결 등 참조)이므로, 사용자가 피재근로자에게 부담하는 손해배상책임 등을 담보하기 위한 원고의 재해보장책임보험과는 피보험이익이 다르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중복보험 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대인배상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는 원고의 재해보장책임보험과 중복보험 관계에 있으므로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한다고도 주장하지만, 위 가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가 대인배상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자기신체사고 보험금 대위 청구

(1)

원고는 D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면서 D의 A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 일체를 양도받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D의 A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약관에서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여야 할 것인데, 위 가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D가 보험약관에서 정한 '남을 죽게 하거나 다치게 한 때'의 "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아래에서는 위 항목과 관련한 원고의 주장을 승낙피보험자인 D의 피고에 대한 자기신체사고 보험금 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한다는 주장으로 선해하여 살펴본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자기신체사고 보험은 인보험의 일종으로 상해보험에 속하므로 보험자대위의 대상이 되지 않고, 또한 위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먼저 원고가 자기신체사고 보험에 따른 D의 보험금 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인보험에 관한 보험자 대위를 금지하는 상법 제729조는 인보험의 보험자가 보험사고로 인하여 생긴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제3자에 대한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일 뿐이고, 다른 책임보험의 보험자가 보험자로서 피해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그 변제에 대한 정당한 이익을 갖는 자로서 피해자가 그 인보험의 보험자에 대하여 가지는 보험금 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까지 금지하는 취지는 아니라 할 것이므로, 원고는 D의 자기 신체사고 보험금 청구권을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소멸시효 완성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구 상법(2014. 3. 11. 법률 제1239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62조는 보험금액의 청구권은 2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정하고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부터 진행한다. 이 사건의 경우 D의 보험사고는 2011. 7. 8. 발생하였고, 원고는 2012. 5. 4.경 D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였으며, 2015. 12. 31.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D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