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4. 7. 선고 2016가단508753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무 등을 영위하는 법인인 사실,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의 초일에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각 근무기간 말일에 퇴사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2.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 기재 '법정퇴직금'란의 각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등 참조).

나.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① 피고는 원고들에게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발급해 준 사실, ② 원고들은 자신들의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채무자 신상과 관련된 정보 및 법적 조치 내역, 상담내용 등이 기재된 재산조사비, 실태조사서, 민원발생예상보고서, 채무감면 승인신청서, 법적절차 신청서 등을 피고에게 보고한 사실, ③ 피고는 "E"이라는 사내 자체 전산시스템(이하 '이 사건 전산시스템'이라고 한다)을 통하여 채무자별로 채권금액, 회수금액, 잔액 등이 기재된 자료를 관리하였고, 원고들은 이 사건 전산시스템에 로그인하여 자신들이 관리하는 채권에 대한 회수 진행과정을 입력해 온 점, ④ 피고가 원고들에게 회사 사무실 내 자리를 마련해주고,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비품을 제공하였으며, 채권추심업무에 드는 우편비용, 전화요금도 지원해준 사실, ⑤ 원고들이 추심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채무자의 인적사항이나 추심 관련 정보 등은 오로지 피고가 제공한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던 사실, ⑥ 피고가 마련한 '업무지침 및 필수규정'에 의하면, E 업무등록은 성실하게 등록하고, 외근업무는 반드시 해당 팀장에게 보고하고 다녀온 후에는 전산입력을 바라고, 출근은 8시 40분, 퇴근은 19시로 정해져 있으며, 3개월 연속 목표 미달성시에는 부장 개별 면담 후 계약 해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는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 제8호증, 제10 내지 19호증, 제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다.

그러나 한편으로 앞서 본 각 증거와 을 제1 내지 3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나.항에서 인정된 사실이나 원고들이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계약은 '위임계약' 으로 명시되어 있다.

2)

원고들은 피고의 인사규정이나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기는 하였으나 비교적 자율적으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업무의 수행방법이나 시기, 장소 등에 관하여 지시·감독을 받은 사실도 없다.

3)

피고는 원고들의 근무태도, 근무성적 등을 반영하여 평가한 사실도 없고, 그에 따라 보수나 처우에 이를 반영한 사실이 없다.

4)

피고는 원고들의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의 사회보험료를 납부해 주지 않았고, 원고들에게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5)

원고들은 기본급 또는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고 근무내용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오로지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성과수수료만을 지급받았는데, 여기에서 성과수수료의 지급 기준이 되는 채권회수 실적은 오로지 채권회수의 결과에 따라 측정되는 것일 뿐 원고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이나 시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에 따라 원고 A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성과수수료 중적게는 2014. 12.경 94,800원을, 많게는 2013. 6.경 21,769,380원을, 원고 B는 적게는 2013. 7.경 570,000원을, 많게는 2014. 2.경 38,909,420원을, 원고 C은 적게는 2006. 5.경 115,900원을, 많게는 2010. 8.경 40,269,710원을 각 지급받았는데, 만일 근로의 내용이나 시간이 고려된 것이라면 위와 같은 금액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성과수수료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라 보기는 어렵다.

6)

위임의 경우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보고하고 위임이 종료한 때에는 지체없이 그 전말을 보고할 의무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민법 제683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전산시스템을 통하여 채무자별 채권회수 내역 등이 기재된 자료를 제출토록 한 것은, 원고들로 하여금 수임사무 처리 현황의 보고의무를 이행하도록 한 것으로서 위임사무에 대한 관리조치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7)

또한 수임인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위임사무를 처리하여야 하고(민법 제681조), 위임인의 승낙이나 부득이한 사유 없이 제3자로 하여금 위임사무를 처리하게 하지 못하며(민법 제682조),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는 점(민법 제689조 제1항)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살펴본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상 정해진 사유들은 통상적인 위임계약의 징표로 이해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8)

피고가 원고들에게 사무실, 컴퓨터, 전화기 등을 제공하고 우편 비용, 전화요금을 지원해주거나 회사 내 컴퓨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를 통해서만 채무자의 인적사항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은 원고들의 채권추심업무 수행에 편의를 제공하려는 은혜적인 배려이거나, 업무상 알게 된 타인의 신용정보 및 사생활 등 개인적 비밀을 누설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피고와 원고들 사이의 위임계약서 작성 당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법령상 의무나 제한에 기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라.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다른 점에 관하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대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