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 기재 법정퇴직금란의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같은 표 근무기간란의 해당 각 근무기간의 마지막 날 14일 이후부터 2017. 10. 12.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7 내지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 초일에 피고와 사이에 위임 업무대행계약 또는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위 근무기간 동안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위 근무기간 말일에 퇴사한 사람들이다.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원고들은 비록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금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피고는 원고들의 근태를 관리하거나 채권추심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지 아니하였고, 단지 원고들이 위임사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근무장소와 비품 등을 제공하여 주었을 뿐이다.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채권추심 실적에 비례한 수수료를 지급받았는데, 그 액수가 원고별, 기간별로 편차가 크고 근로제공의 양과 질에 따라 결정되지도 아니하여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로서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10다12739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4 내지 17호증, 갑 제19호증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듯한 을 제1, 2호증의 일부 기재는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피고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위임 업무대행계약 또는 위임계약(위임 업무대행계약은 피고가 2011년 이전에 사용한 계약서 양식으로 보인다. 이하 통틀어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배분받은 채권에 관한 추심업무를 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사무실에 출근하여 부여받은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 채권 관련 신용정보를 조회한 다음 신용정보업 종사원증을 지참하고 채무자를 만나 변제를 독촉하는 등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매일 당일의 수행 업무 및 실적을 위 전산시스템에 입력하였다.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채권추심인들이 위와 같이 입력한 채권추심 실적 등은 피고에게 보고되었고, 피고는 이를 토대로 개인별 팀별 회수율, 목표달성율, 순위 등을 분석·관리하고, 실적을 독려하였다. 피고의 강북팀에서는 채권추심원들에게 "각자 맡은 구간에 대해 노력을 기울여주세요. 현재 서울팀 전체 8개팀 중 8위를 하고 있습니다."는 내용의 사내 메신저를 보내기도 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인들에게 적용하는 수수료율을 채권회수 금액에 비례하여 차등적으로 정하거나 일정 기준 이상의 회수 실적을 달성한 경우에는 인센티브 명목의 금원을 추가로 지급하는 한편, 회수 실적이 저조한 경우에는 패널티를 적용하여 수수료 중 일정 비율을 차감하여 지급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인들에게 사무실 및 개인별 책상, 컴퓨터, 유선전화 등의 사무용 가구와 비품을 제공하였고(피고는 좌석배치표로 원고들의 사무실 내 자리를 지정하였다),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하였으며, 신용정보업종사원증을 발급하여 주었다. 피고는 채권회수와 관련하여 채권추심인들이 지출한 우편요금, 주민등록 초본 발급비용 일부를 지원하여 주었다. 다만, 휴대전화 요금, 외근시 교통비, 주유비 등은 채권추심인들이 부담하였다.
피고는 채권별·지역별로 다수의 금융채권부를 운영하였는데, 대체로 금융채권부별로 출근시간을 08:40경으로, 퇴근시간을 19:00로 정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인들이 전산시스템에 로그인한 시각 등을 통하여 출·퇴근 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고, 2012년경부터는 매일 출·퇴근시 지문인식기에 지문을 인식하게 하였다.
피고의 강북팀에서는 채권추심인들에게 "근무시간(출퇴근시간) 철저히 지켜주시고 인터넷이나 게임 등은 자제하기 바랍니다.", "출퇴근 시간 지켜달라는 당부가 있었으니 지각하지 않도록 해주시고 이번 주 화, 목 야근은 야간 실사를 제외하고 근무토록 해주세요.", "마지막 주 토요일 근무는 실사 없이 출근토록 해주세요.", "매일 9시에 전달사항 있을 예정이오니 자리 이석 없도록 해주세요."라는 내용의 사내 메신저를 보내기도 하였다.
채권추심인들은 대체로 근무기간 동안 피고에 전속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와 계약기간을 11개월 또는 6개월로 약정하였으나 재계약의 형식을 통하여 수년간 동종업체에 대한 겸직 없이 피고에 전속되어 계속 근무하면서 회수된 채권액을 기준으로 피고가 정한 지급비율에 따른 수수료를 매월 25일 정기적으로 지급받아 왔다.
한편,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고,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의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에는 업무수행방법, 준수사항, 수수료 지급기준 등 취업규칙을 갈음할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징계해고 사유에 상응하는 사유들이 계약해지 사유로 되어 있으며,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의 담보로 신원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원고들이 추심할 채권은 피고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배분되었고, 다수의 채권을 관리하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상 피고가 원고들에게 배분한 개개의 채권에 대한 추심방법이나 순서 등을 일일이 지시하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채권추심의 기본 방향은 피고에 의하여 정하여졌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채권 배분에 있어 불이익을 주거나 이 사건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등 그 지휘·감독권을 관철할 수 있는 수단도 확보되어 있었다.
피고는 원고들의 채권추심 실적을 통하여 업무수행 내용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고들로 하여금 매일 당일의 업무수행 내용을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함으로써 업무수행 내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피고는 출·퇴근시간을 지정하고, 채권추심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연장근무, 토요일근무를 요구하는 등 상당한 감독과 통제를 하여왔다. 원고들로서는 채권배정, 수수료율 등에서의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사무실과 함께 각종 사무집기 비품, 각종 보고서 및 의뢰서 양식, 전산망 접속용 아이디 등을 제공하고, 우편료와 주민등록초본 발급비용을 지원하였다.
이 사건 위임계약상 원고들은 채무관련인 등에 관한 개인신용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지 아니하여야 할 기밀유지의무를 부담하므로 제3자에게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었고, 실제로도 피고에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만을 수행하여 왔다.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의 액수가 일정하지 아니하고, 채권회수에 따라 그 지급액 등이 결정되기는 하였으나, 매월 정기적으로 원고들의 채권추심 실적이라는 근로의 결과물에 따라 비례하여 지급되었는바, 수수료의 지급이 업무량이나 업무시간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인들의 업무는 피고의 사업에서 가장 필수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으로 피고의 적정한 업무수행은 결국 채권추심인들의 적정한 업무수행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채권추심인들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하고자 하는 유인이 더욱 컸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며, 원고들의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지 아니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 등을 수행하다가 퇴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의 구체적 액수
나아가 원고들의 퇴직금의 구체적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들이 퇴직 전 3개월 간 받은 임금액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 '산정기간 수령액'란 기재와 같고, 위 기간 원고들의 1일 평균임금은 같은 표 '1일 평균임금'란 기재와 같으며, 원고들의 계속근로연수는 같은 표 '근무기간'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이를 인정할 수 있는바, 이를 기초로 하여 계산한 원고별 퇴직금은 같은 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금액과 같다.
[퇴직금 산정 계산식 = 위 표의 1일 평균임금(= 수령액 ÷ 산정일) × 30일 × 근무일수 ÷ 365일, 원 미만 버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 기재 법정퇴직금란의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같은 표 근무기간란의 해당 각 근무기간의 마지막 날 14일 이후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10. 12.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상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