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 은행은 1977. 7. 14. C국법에 따라 설립되어 1986. 9. 15. 대한민국에 영업소를 설치하고, 일반 은행법에 의거한 일반 은행업무를 영위하고 있다.
원고는 2015. 9. 14. 피고 은행에 입사하여 등기된 서울영업소 대표자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고용계약 체결
원고는 2015. 6.경 피고 은행과 서울영업소 대표자로 근무하기로 하는 고용계약(Employment Contract, 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위 계약 중 부속합의서의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해고처분
피고 은행은 2015. 12. 18. 원고에게 징계혐의를 통지하면서 그에 관한 회의를 2015. 12. 22. 개최한다고 알렸다. 원고는 2015. 12. 22. 진행된 회의에서 자신의 징계혐의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가졌다. 이후 피고 은행은 2015. 12. 28.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로 즉시 해고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관련규정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 강령 등 이 사건 해고처분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8, 3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내용
주위적 청구(해고무효확인)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는 모두 사실이 아니거나 가벌성이 없는 것으로 중대한 비위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또한 피고 은행은 원고에게 징계사유에 대한 소명기회를 제대로 부여하지 아니하였던바,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절차적으로도 정당성을 결여하여 무효이다.
예비적 청구(해고예고수당청구)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을 정당화할 만한 중대한 비위행위를 범한 사실이 없는 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의 부속합의에 따라 해고예고수당으로 2억 5,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은행의 주장 내용
원고는 피고 은행의 대한민국 대표자로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 은행의 각종 규정을 고의적으로 위반하고, 부하직원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하는 등 중대한 비위행위를 저질러 즉시해고 되었고, 즉시해고의 경우 피고은행이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
판단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또는 도급계약이든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그가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과 을 제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 은행 서울영업소의 대표자로서 은행과의 신임관계 하에서 일정한 자율성을 갖고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 달리 원고의 지위나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거나, 실제 피고은행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등 종속성의 징표를 발견하기 어렵다.
피고 은행의 서울영업소는 독립적인 조직 및 자본력을 가지고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사업 활동의 주체가 되었고, 원고와 같은 외국은행의 국내 대표자는 은행법 제59조 제1항에 따라 은행의 임원으로 간주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고 은행의 대민국 대표자로서 모든 대내외적인 업무에 대한 총괄적인 권한 및 책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은행의 임원으로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 피고 은행의 지휘·명령하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은 당해 임원의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측에서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
그러나 ㉮ 원고는 여신 승인, 예산 승인 및 집행, 직원의 채용 및 승진, 해임, 출장 승인 등 피고 은행의 모든 업무에 대한 포괄적인 책임과 권한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원고의 보수 수준(연봉 5억 원), 골프회원권, 비서, 수행기사 및 차량제공 등 일반 근로자들과 대비되는 원고에 대한 처우의 수준이나 내용은 피고 은행과 원고와의 신임관계 및 그에 따른 업무권한 등을 반영한 결과로 이해되는 점, ㉰ 원고에게 일반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상 규정들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 은행의 조직도상 대한민국에서 원고보다 상위의 직위를 보유한 자는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원고가 보유한 임원으로서의 지위가 단지 형식적이거나 명목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에 반해 원고는, 자신이 피고 은행의 정책결정 및 구체적인 업무 지휘·감독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면서도, 일반적인 위임이나 도급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지시나 보고를 넘어 상급자들에게 업무보고 등을 함으로써 사용종속성의 징표인 지휘·명령 관계하에 들어서게 되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들에 대해서는 밝히고 있지 못한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피고 은행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주위적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갑 제6, 7, 10호증, 을 제16 내지 27, 29 내지 33, 35, 3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고의 피고 은행 내 대한민국에서의 지위, 신뢰위반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 은행이 용납하기 어려운 중대한 비위행위를 범하였다고 할 것인바, 이 사건 해고처분은 이 사건 고용계약의 부속합의에서 정한 적법한 즉시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2015. 10. 8. E 대사관 행사에 피고 은행의 대표자로 갔다가 대사관의 실수로 인해 참석을 거부당하자 부인과 식사를 하고 피고 은행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의 이러한 행위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1조, 제2조, 비용규정 위반에 위반된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 은행의 대한민국 대표자로서 해당 내용을 철저히 준수하여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법인카드를 임의로 사용한 것을 관리·감독하여야 하는 총괄책임까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다.
원고는 전항과 같이 E 대사관 행사에 참석 거부당하자 업무지원 담당자(Executive Assistant) K에게 수차례 전화 및 문자를 보내어 짜증을 내었다. 이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3조에 위반된다.
피고 은행의 전세계 임직원들은 온라인 교육(Edge Program Course)을 독자적으로 이수하여야 하고, 만약 타인의 도움을 받거나 타인이 대신하는 경우 중대한 비위행위로 취급된다. 그럼에도 원고는 2015. 10. 21. K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온라인 교육을 이수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하였다. 이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2조, 제7조에 위반된다.
피고 은행의 출장규정(Travel Policy)에 의하면 아시아 지역 내 이동시에는 이코노미 클래스에 탑승하여야 하며, 이는 모든 임직원들이 준수하여야 할 사항이다. 원고는 K으로부터 이러한 출장규정의 내용을 들었음에도, 2015. 10. 25. 베트남 출장시 K으로 하여금 비즈니스 클래스를 예약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2조 및 출장규정에 위반된다. 원고는 피고 은행의 규정을 고의적으로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반행위의 책임을 부하 직원에게 전가하려고 하였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 은행의 출장규정이 변경되었음을 알지 못하였고, 종전 피고 은행 대표자들이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던 관행이 있었기 때문에 본인도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 은행의 출장규정은 원고의 대표자 임명 이전에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피고 은행의 종전 대표자들도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15. 10. 19. 다른 약속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E 대사가 주최하는 오찬에 불참하고, 두 명의 부하직원과 식사를 하였다. 이는 원고가 피고 은행 서울영업소의 대표자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를 저버린 것으로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1조에 위반된다.
원고는 2015. 10. 21. ~ 2015. 10. 22. 피고 은행의 최고위급 임원인 F, G이 한국 기업의 E 내 투자를 홍보하기 위한 마켓팅 행사에 참석하고자 한국을 방문하였을 당시 프리젠테이션이나 외부행사에 전혀 참석하지 않고, 30분 정도 미팅에만 참석하였으며 K이 해당 행사의 프로젝트 매니저였음에도 불구하고, 행사 참석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이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1조에 위반된다.
원고는 2015. 11. 27. 인사담당자인 I과 비즈니스 매니저인 L 본부장의 퇴사에 따른 신규인력채용에 대해 이야기하다 업무부 소속 M 대리를 후임자로 하는 것에 대하여 논의하는 중 'M가 잘 할 거 같아, 성격이 진중하잖아 몸매도 진중하고'라고 이야기하여 여성 직원의 신체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 이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3조와 기회균등, 괴롭힘 및 희롱규정에 위반된다.
원고는 2015. 11. 11. Relationship Manager 중 한 명에게 '당신 보너스가 다른 RM에 비해 가장 많아, 챙피한 줄 알아야지'라고 이야기 하였다. 이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5조에 위반된다. 나아가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었다.
원고는 2015. 12. 8. 영업부 회의에서 피고 은행 입사를 포기한 지원자들에 관하여 언급하면서 '그 두 명은 참 똑똑해, 우리가 오퍼를 했는데 그 사람들이 똑똑해서 미리 이 은행이 얼마나 후진지 알아보고 안온다고 하잖아, 여기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다 안 똑똑해서 잘 모르고 온거야, ***! 당신이 가장 최근에 온 사람이지? 우리 둘은 뭣 모르고 여기에 온 사람들이야'라고 이야기하였다. 이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1조에 위반된다. 나아가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직원들의 사기가 심각하게 저하되었다.
원고는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의 진술서(갑 제9호증)를 미리 작성하여 2015. 12. 18. K에게 서명할 것을 강요하였다. 이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3조와 기회균등, 괴롭힘 및 희롱규정에 위반된다.
원고는 2015. 12. 22. 진행된 회의에서 위 ①, ③, ④항의 비위행위와 관련하여 K이 이를 조작하였다는 취지로 이야기 하였다. 이는 피고 은행의 행동 및 윤리강령 제2조에 위반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혁중(재판장) 박현숙 김병만
각주1) 은행법 제59조 (외국은행에 대한 법 적용)
제58조 제1항에 따라 인가를 받은 외국은행의 지점 또는 대리점은 이 법에 따른 은행으로 보며, 외국은행의 국내 대표자는 이 법에 따른 은행의 임원으로 본다. 다만, 제4조, 제9조, 제15조, 제15조의3부터 제15조의5까지, 제16조, 제16조의2부터 제16조의5까지, 제48조의2 및 제53조의2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