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피혁제품(구두, 핸드백, 액세서리) 제조 및 도·소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회사이고, 원고들은 구두의 저부작업을 하는 자들이다.
구두 제조 과정
구두의 제조 과정은 ① 제품 기획, 작업지시서 작성, ② 견본 제작, ③ 재단작업 ④ 제갑작업(제단된 가죽을 구두의 형태로 접착 및 봉제하는 작업), ⑤ 저부작업(골에 봉제된 가죽을 씌우고 창을 붙이고 건조하는 작업), ⑥ 검품 및 출고 순서로 이루어진다.
이 사건 제작물공급계약 및 부속계약 체결
원고들은 피고와 제작물공급계약(이하 '이 사건 제작물 공급계약'이라 한다) 및 원재료·제작설비·제작장소에 관한 계약(이하 '부속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피고로부터 의뢰받은 구두의 저부작업을 수행하였는데, 그 중 원고 A이 2010. 9. 17. 피고와 체결한 제작물공급계약 및 부속계약의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원고들마다 체결된 각 계약의 주요한 내용은 동일하다).
* 제작물 공급 계약서
본 계약서는 갑(도급인 : 피고)과 을(수급인 : 원고 A)간의 제작물 공급의 계약조건을 정함을 목적으로 하여 양 당사자간 상호 평등한 입장에서 체결하여, 양 당사자간 계약조건은 민법 제664조 이하를 적용하기로 한다(을이 사업자등록이 된 상태이면 그대로 따르되, 만약 사업자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이면 을은 사업자등록을 하고 본 계약 내용을 체결한다).
계약내용
을은 갑과의 계약에 의하여 갑이 제작을 요구한 물품에 대해 제작을 완료하고 제작물을 갑에게 공급한다. 본 제작물 공급계약의 기간은 1년으로 하고 기간 만료 시 계약해지의 의사표시가 없으면 1년간 갱신된 것으로 본다. 본 제작물 공급계약은 민법상 도급으로 보며 도급에 관한 민법 제규정을 적용하기로 하며 이에 대해 어떠한 이의도 제기치 않는다.
계약수행방법
을은 갑이 제시한 시방서 및 검사기준에 따라 제작물을 제작하여 갑에게 공급한다.
공급가액
갑과 을은 자유의사로 서로 합의하여 아래와 같은 구분으로 계약금액을 정하기로 하며 제품구분상 어려움을 감안, 쌍방협의 시행한다.
보수의 지급시기
갑은 을이 제작한 제품을 공급받은 후 보수를 지급하기로 하며 지급시기는 쌍방합의하여 정한다.
전속성 배제
을이 갑의 장소를 사용한다고 하여 을이 갑에게 전속되는 것이 아니다.
상호 대등한 입장에서 본 계약을 체결하며 본 계약불이행 책임은 불이행한 측에서 진다.
* 제작물 공급계약에 따른 원재료, 제작설비, 제작장소에 관한 계약서
본 계약서는 제작물 공급계약(당사자 : 갑 피고, 을 원고 A)에 따른 특별 계약서로서 을의 제작물 공급에 관련된 원재료, 제작설비, 제작장소 등에 관한 계약의 내용을 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계약내용
갑은 을에게 제작물 공급에 필요한 원재료를 제공한다. 또한 제작설비, 제작장소 등을 대여한다.
을은 갑에게 이와 관련된 사용료(이하 사용료)를 매월 지급한다.
그 비용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작설비 사용료 : 월 만 오천 원(₩ 15,000), VAT 별도
장소대여료 : 월 삼만 원(₩ 30,000), VAT 별도
임대장소 : 경기도 광주시 R
사용료 등은 제작물 공급가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
제작장소 환경 등을 위한 작업복 공동구매시 갑은 구매알선하고 대금은 을이 부담한다.
계약기간은 체결일로부터 1년으로 한다.
갑의 의무
갑은 양질의 원재료를 제공하여야 하며, 만약 원재료의 결함으로 인해 을에게 피해를 입힐 시에는 그 배상을 하여야 한다.
갑은 제작설비가 노후되지 않도록 보수에 만전을 기해야 하며 제작설비의 노후로 인해 발생한 을의 손해에 대해 배상한다.
갑은 을의 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장소를 제공하여야 하며 을이 장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을의 의무
을은 제공된 원재료가 파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파손으로 인한 책임은 갑이 지지않는다.
을은 제작설비가 파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 파손으로 인해 갑에게 손해가 있을 시 이를 배상해야 한다.
을은 제공된 장소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나 장소가 파손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을의 과실에 의한 장소의 파손 시 이를 배상해야 한다.
원재료 및 제작설비, 제작장소 등에 관한 특칙
본 계약에서 원재료는 갑이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을은 자기소유 제작설비 등을 사용함을 원칙으로 하고 제작장소는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을의 영세성을 감안, 갑이 제작설비, 장소 등을 제공할 수도 있다.
갑의 지휘감독 및 규정 적용의 배제
을은 제작물을 공급함에 있어 갑의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여 갑의 취업규칙 및 제규정을 적용받지 아니한다.
을의 재도급행위 등
을은 본 계약상의 제작물에 관해 을의 책임 하에 재도급을 줄 수도 있으며 피고용인을 사용하여 제작함은 무방하다. 다만, 이로 인해 갑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을이 배상하여야 한다.
을의 책임
완성된 제작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갑의 요청에 의해 을은 그 하자를 보수하여야 한다.
하자의 보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공급가액에서 공제할 수 있다.
피고의 대표이사에 대한 불기소처분
원고들과 같은 저부작업을 하는 자들이 피고의 대표이사 S을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진정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2004. 4. 29. 진정인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보기보다 도급계약의 수급인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보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4, 7 내지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내용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표 중 '재직기간 수정'란 기재와 같은 재직기간 동안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서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갑 제7, 13호증, 을 제1, 4, 7 내지 3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이 사건 제작물공급계약에 따라 저부작업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가 제공한 작업지시서에 따라 작업이 이루어지는 등으로 원고들의 작업을 관리하였음이 인정되나, 한편, 위 같은 증거들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을 상대로 한 피고의 위와 같은 사실상 관리 행위가 대등한 계약 주체들 사이에 약정된 업무수행의 일환에 머물지 않고, 나아가 근로자성인정의 근거, 즉 원고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징표에까지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들은 피고 소속 정규직원들과 달리 피고의 인사규정, 취업규칙 등을 별도로 적용받지 않았으며,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이에 원고들은 배정받은 업무의 작업을 마치면 바로 퇴근하기도 하였다.
저부작업은 원고들 개인의 역량이나 작업방식에 의존하여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피고가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지시·감독한 것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가 제공한 작업지시서 및 견본에 따라 저부작업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원고들에게 제작의뢰를 넘어서서 원고들의 업무에 구체적으로 개입하면서 원고들의 업무를 통제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피고가 매일 원고들에게 업무량을 할당 · 분배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고객의 요구, 수요 등에 따라 원고들이 수행하여야 할 작업의 내용, 수량이 결정될 수밖에 없는 업무의 특성상 이 사건 제작물공급계약 체결 당시 구체적인 업무량을 특정하는 것이 불가능하였고, 이에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일 업무량을 할당·분배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피고의 업무량 배정이 도급인이 통상적으로 행사하는 지시권의 범위를 넘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상 지휘·명령과 같은 실질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다.
저부작업에 있어서는 운반대차, 카운터몰딩기, 선심압착기, 할라스타, 건조기, 굽파운딩기, 굽못방기(보루박빙기), 에어(콤퓨레샤), 탈골기 등 설비가 필요한데, 위 설비들의 가격, 무게, 크기 등으로 인해 저부공들이 이를 개별 구입하는 게 아니라, 제화업체에서 구입한 후 저부공들에게 차임을 받고 사용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에 피고도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설비와 장소를 제공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과 부속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원고들에게 매달 지급하는 제작물 공급가액에서제작설비 사용료 명목으로 월 15,000원(부가가치세 별도)과 장소대여료 명목으로 월 3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을 별도로 공제하였다.
원고들에게는 피고 소속 정규직원들과 달리 식사 및 작업복이 제공되지 않아 원고들의 비용으로 식사비를 지급하고, 작업복도 구입하여 사용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다른 사업장에서 저부작업을 수행하고 수입을 얻거나 재하도급 또는 동업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았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의뢰받은 저부작업 외에도 주식회사 T로부터도 저부작업을 의뢰받아 수행하였고, 제3자를 고용하거나 동업의 형식으로 저부작업을 수행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작업 중 발생한 재료 손상 등으로 인한 손해를 부담하기도 하였는데, 원고 B이 '굽못안박음'으로 인해 10만 원의 손해가 발생하자 2012. 2. 제작물 공급가액에서 이를 공제하였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전제하에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혁중(재판장) 박현숙 이진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