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중구 E빌딩 B112호에 있는 주식회사 F(이하 1 이 사건 회사'라 한다)실경영자로서 상시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유통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 소속으로 서울 강남구 G에 있는 H면세접내매장 등에서 2014. 9. 1.부터 2015. 4. 30.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 I의 2014. 12. 월 임금잔액 50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내역과 같이 퇴직근로자 5명의 임금합계 14,388,82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무릇,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를 토대로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인지의 점에 관하여 본다. 기록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J, K, I, L의 각 증언은 믿기 어렵고, 한편, 검찰에서 제출한 나머지 각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며(특히 피고인이 2014. 10.경 이후부터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증인 M은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 투자할 당시에 L이 "대표이사를 맡기로 하되, 자신이 호서대 교수이니 고문 직함을 사용하고, 아버지로 하여금 대표이사직에 취임하도록 하겠다. 법인카드와 법인차량도 계속 사용하겠다."는 말을 하였다', '피고인 측은 투자를 하고 운영은 L이 계속하는 것으로 애기가 되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명백히 하고 있다.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인 N이 최초로 노동청에 L을 상대로 진정하였는데, 그 당시까지도 N은 이 사건 회사의 실경영자를 피고인이 아니라 L으로 알고 있었다. N은 이 사건 수사가 진행되어서야 L으로부터 이 사건 회사의 실질 대표가 피고인이라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다. N은 L의 면접을 통하여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였고, 근로조건 역시 L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N은 피고인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고, 피고인을 단지 이 사건 회사의 전무로 알고 있었다.
증인 I, K의 각 증언은 그 증인들과 L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신빙성이 떨어진다. 다만, 증인 I의 증언 중 "실질적인 영업은 L이 뛰어 주었다. 피고인이 면세유통업에 대하여 잘 모른다. 자신도 피고인을 전무님이라고 불렀다."라는 부분은 신빙성이 있어 보이고, 증인 K의 증언 중 "L이 자신에게 피고인을 투자자라고 소개하였다.", "L이 2014. 10.경에 피고인에게 '법인통장 등을 돌려 달라. 내가 관리하겠다'라는 말을 하였다", "자신 역시 피고인이 L에게 투자금을 돌려달라는 애기를 들은 사실이 있다. "2014. 10. 초경 이 사건 회사에 부가가치세 1,300만 원이 부과되자, 피고인이 납부한 유상증자대금을 L의 지시로 인하여 세금 및 직원들의 급여로 지급하였다." "적어도 2014. 11. 이후부터는 L이 이 사건 회사의 모든 업무처리를 지시 결정하였다"라는 부분 역시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위 각 증언 부분은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투자자에 불과하다는 피고인의 주장과 부합한다.
면세점상품위탁계약서(수사기록 92면), 특약매입표준거래계약서(수사기록 101면)에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가 피고인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위 각 계약서에 대표이사로 피고인이 기재된 경위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증인 L은 위 각 계약서에 관하여 "피고인이 위 각 계약서에 날인하였고, 자신이 한 역할은 전혀 없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증인 K은 "위 각 계약서를 본 적도 없고, 이에 관하여 들어본 적도 없다."고 증언하였다. 또한 주식회사 롯데디에프리테일 주식회사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따르면, 특약매입표준거래계약서에 관한 이 사건 회사의 진행담당자는 L인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증인 L의 위 증언은 신빙성이 없다.
피고인이 2014. 7. 22.부터 2014. 9. 11.까지 이 사건 회사의 지출결의서에 결제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회사의 아르바이트생들이 영수증이나 근거자료가 없이 비용을 청구하고, 경리담당 직원이 아무런 확인도 없이 돈을 지급하는 등의 이 사건 회사의 무분별한 지출을 방지하기 위하여,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 대한 투자자로서 사후에 지출내역에 관한 영수증 등의 감독한 것으로 보이고, 별도로 이 사건 회사의 경영에 관한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기재된 O에 대한 근로계약서(수사기록 117면)는 계약일자가 2014. 8. 1.자로 되어 있으나, 위 근로계약서의 대표이사 인감의 날인은 그 계약일이 아니라 2014. 10.경 이후에야 이루어 진 것으로 보이고, 또한 O에 대한 근로계약서는 위 근로계약서 이외에도 대표이사가 P으로 기재된 별도의 근로계약서(작성일 2014. 10. 23.자)가 존재한다(수사기록 182면). 한편, N에 대한 근로계약서(수사기록 132면)과 K에 대한 근로계약서(수사기록 189면)에서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자가 P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회사가 2014. 10.경 주식회사 누보리노와 체결한 면세점 상품위탁서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 명의가 P으로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184면).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로부터 별도의 보수를 받거나, 이 사건 회사의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을 사용한 사실이 없다. 이에 반하여 L이 이 사건 회사의 법인카드 3개 중 1개를 전적으로 사용하였고(나머지 2개는 직원 사용용), 법인차량 역시 전적으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2014. 10. 23.경 이후 이 사건 회사에 관하여 일체의 관여를 하지 아니하였고(그 이전에는 투자자로서 이 사건 회사에 관하여 지출의 감독 역할을 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이후 L은 2015. 1.경 이 사건 회사의 임대차보증금 450만 원을 받고, 2015. 2. 9. 이 사건 회사의 매장 Q을 주식회사 연우에게 양도하였으며, 2015. 3. 12. 이 사건 회사를 폐업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L은 2015. 4. 4.경 N에게 임금조로 120만 원을 개인적으로 보낸 사실도 있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