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0. 17. 선고 2016나12532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위임계약의 체결

(1)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 및 신용조사업무 등을 영위하는 회사다.

(2)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근무기간'란 각 근무기간 초일에 피고와 채권추심에 관한 업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이라 한다)을 각 체결한 후 피고가 채권자로부터 의뢰받은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 각 위 '근무기간'란 근무기간 말일에 퇴사하였다.

(3)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채권관리사 업무위임계약서는 원고들을 위임계약의 당사자로서, 노동관계법령이 정하는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아니함을 확인한다고 규정하면서도(제2조) 대체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갑"은 피고를, "을"은 원고들을 지칭한다).

나.

원고들의 근무형태

(1)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출퇴근 시각에 따라 통상 09:00경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업무를 수행하다가 18:00 이후에 퇴근하였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부여받은 전산아이디 등을 이용하여 피고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2)

원고들은 추심하려는 채권과 관련하여 법적절차를 진행하고자 할 때에는 '법적 절차 진행의뢰서'를 작성한 후 관련 서류를 첨부하여 팀장, 대리/과장, 부문장 등의 결재를 받아야 했으며, 이후 배당금수령 예상현황과 같은 진행상황 및 결과를 피고에 보고하였다.

(3)

피고는 업무수행을 위하여 원고들에게 사무실 내의 책상, 컴퓨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우편발송요금, 등기부등본 및 주민등록초본 등 각종 서류의 발급비용 등 채권회수와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도 지원하여 주었다. 모든 우편물 양식 및 발송은 회사의 승인절차를 필요로 하였으며, 발송수량 등도 피고가 정한 기준에 의하였다.

다.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관리 · 평가

(1)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매일 당일의 수행업무 및 실적을 피고의 전산망에 입력·등록하게 하였으며, '일일업무마감' 및 '일일활동내역'이라는 문서를 통하여 원고들에게 채권회수실적, 매일의 활동내역 및 입금내역 등을 보고하게 하였다. 피고는 이를 통해 매일의 업무수행상황을 점검 · 확인하였다.

(2)

피고는 원고들이 입력한 업무수행상황 등을 토대로 관리금액 등에 따른 순위와 회수실적이 저조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배정하는 채권의 수를 줄이거나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었다. 특히 실적부진자(하위 10%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경고'를 하였고, 2회 이상 연속으로 경고를 받게 되면 강제 계약해지 대상이 되었다.

(3)

피고는 매주·월 단위로 원고들의 실적을 분석, 관리하였을 뿐만 아니라 분석된 실적을 기초로 다음 달의 실행목표를 설정하여 주기도 하였고, 개인별 목표 달성시 상금을 지급하거나 표창장을 수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채권추심을 독려하였다.

(4)

피고는 원고들에 대한 '근태기록부'를 만들어 매일의 근무사항을 기록하도록 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의 관리자가 확인토록 한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들은 채권추심업무의 특성 상 외근의 경우가 많았는데, 피고는 이러한 외근 시에 '외근기록부'에 외근목적지, 활동내역 등을 기록하도록 하여 관리자에게 보고하였다.

(6)

피고는 채권추심업무 실적이 저조한 자들에게는 사후관리로서 부서장 교육을 실시하였으며, 각 부서장은 구체적 실적향상 방안 수립 후 본부장에게 제출하고 매주주간본부 회의 시 대상자에 대한 주간실적을 보고하였다.

라.

원고들의 보수 등

(1)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매월 고정급을 지급받지는 않았고, 매월 25일에 '급여'라는 내용으로 전월의 추심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합한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았다.

(2)

한편 원고들은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피고는 원고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7 내지 19, 21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가 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한편 위 증거들 중 일부는 원고들 과 직접 관련된 문서가 아닌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그 내용에 비추어 보 았을 때 그 문서들은 최소한 원고들과 같은 지위에서 동일 ·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던 피고 소속 채권추심원에 대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만이 다른 형 태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업무수행 형태를 판단하기 위한 증거로서의 증명력을 갖는다), 을 제27 내 지 2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각 업무위임계약 형식의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피고는 원고들의 채권추심 과정에서 구체적인 업무를 지휘·감독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들을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퇴직금 청구는 이유 없다.

또한 설령 원고들을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 스스로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 등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을 전제로 높은 위임수수료율을 책정하였으므로,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

나.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각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代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0. 4. 15.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갑 제27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의 형식은 위임계약처럼 되어 있지만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계약관계라고 봄이 옳다. 따라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①

원고들은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와 6개월의 기간을 약정하였으나 재계약 형식을 통하여 2년, 6년, 1년의 기간 동안 동종업체에 대한 겸직 없이 피고에게 전속되어 업무의 계속성이 있었다.

②

원고들은 그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배정 채권의 수 축소, 위임계약 해지 등과 같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출퇴근 시간 준수, 연장 · 휴일근무, 업무수행상황 입력, 업무관련 교육 등 피고가 업무실적향상을 위해 동참을 요구하는 각종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③

원고들이 받은 보수는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성과급의 형태로만 지급되었지만 이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의한 것일 뿐이고, 원고가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의 임금의 성격을 지닌다.

④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 내용에는 업무수행방법, 비밀유지의무, 채권회수요원 관리규정, 성과급지급 기준과 같이 취업규칙을 갈음할 만한 사항이 다수 포함되어 있고, 실적부진, 업무처리능력 부족, 업무수행 부적격, 피고 규정의 미준수 등의 징계해고나 정리해고 사유에 상응하는 사유들이 계약 해지사유로 규정되어 있다.

⑤

더구나 피고는 원고들에게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매월 개인별 채권회수 예상명세서를 작성 · 제출하게 하는 한편 회수실적 관리 및 교섭현황, 현장실사, 등기발송, 법조치 진행, 채무감면 신청 등 모든 업무수행상황을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 · 등록하게 하였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의 근무상황을 관리 · 감독하였다.

⑥

피고는 원고들에게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하지는 않았으나,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에 차등을 두고, 상벌제 등을 운영하는 등 실질적으로 원고들의 채권추심실적을 관리하여 왔다.

⑦

원고들에게 지급될 성과급의 지급시기, 지급방법, 수수료 지급률은 피고가 정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피고는 원고들에게 개개의 추심업무에 대한 실적이 발생할 때마다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당해 기간 동안 이루어진 실적을 모두 합산하여 월 급여를 지급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매월 25일 원고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였다. ⑧ 원고들은 피고와의 계약시에 피고에게 이행보증서가 아니라 신용보증서를 입보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이 맡은 업무를 대행케 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⑨

피고가 주장하고 있는 근로소득세 적용 및 4대 보험 가입 여부 등의 문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약정에 의해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한 것들이어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위한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없다.

3.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청구권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1년 이상 피고의 근로자로 종사하다가 퇴사한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원고들의 평균임금은 갑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7, 1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들이 퇴직하기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 즉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퇴직전 3개월의 1일 평균임금'란 기재 해당 금원과 같다.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계산한 1일 평균임금에 원고들의 계속근로년수와 법정퇴직금 지급률을 곱하여 계산한 원고들의 퇴직금(= 1일 평균임금 × 30일 × 계속근로년수, 원 미만 버림)은 같은 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해당 금원과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같은 표 중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과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근무기간 말일부터 14일이 되는 날의 다음날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신의칙 위반 여부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하는 것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18401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사용자의 구체적인 감독과 지휘를 받지 않는 등 스스로 업무의 편의성을 위하여 또는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업무위임계약의 내용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하였을 여지가 크다. 비록 피고가 위와 같은 신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피고의 신의에 반하여 원고들이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른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심규홍(재판장) 이성은 김지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