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1,343,408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4. 15.부터 제1심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 이르러 위와 같이 청구를 감축하였다).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피고 병원에서 전공의로 근무한 3년 동안의 당직 근무에 대한 가산수당 전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제1심 법원으로부터 청구 전부에 대하여 기각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중 전공의 1년차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중 별지 [표2] 기재 기간 동안 당직 근무로 인한 가산수당 청구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위와 같이 항소된 부분에 한정된다.
기초사실
이 부분에 관하여 이 법원이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문 이유 중 해당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병원의 지휘·감독 하에 진료업무를 담당했던 전공의로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다.
원고가 피고 병원에서 1년차 전공의로 근무하는 동안 맡았던 평일 내지 휴일당직근무는 소위 "1년차 독박시스템"이라고 불릴 만큼 다른 2, 3년차 전공의들에 비해 그 업무강도 및 근로의 밀도가 통상의 근로와 같다고 할 만큼 과중하였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원고가 1년차 전공의로 근무하였던 2010. 5.부터 2010. 12.까지 하루 응급실 내원환자가 7.2명에 이르렀다. ㉯ 2012년 피고 병원에 지원한 1년차 전공의 4명이 과중한 당직근무로 인해 입사를 취소함에 따라, 한동안 피고 병원에 1년차 전공의가 없었던 기간이 존재하기도 했다. ㉰ 원고가 전공의 1년차로 근무할 당시 피고 병원에는 응급실을 담당하는 전문의가 없었기 때문에 전공의 중 특히 1년차들이 응급실 전문의 부재를 메우기 위해 매달 병동과 응급실에서 각각 열흘씩 총 20일의 당직근무를 수행해야 했다. ㉱ 피고 병원은 중환자실이 있어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환자들의 내원이 잦았다. ㉲ 일반적인 대형종합병원이 1,000병상 기준으로 150명 이상의 전공의를 채용하는데 비해 피고 병원은 200병상에 9명의 전공의를 채용하는데 그쳤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병원의 1년차 전공의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평일 내지 휴일 당직근무에 대하여는 단순한 '대기적 단속 업무'가 아니라 통상적인 근로의 연장으로 보아 근로기준법상의 가산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 그 경우 원고가 2010. 9.부터 2011. 2.까지 피고 병원에서 전공의로서 수행한 당직근무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가산수당은 별지 [표2] 기재와 같이 산정된 47,940,408원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에 지급받아야 할 가산수당 47,940,408원에서 같은 기간 당직근무에 대하여 이미 지급받은 당직비 6,605,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미지급 가산수당 41,343,308원 및 1년차 전공의에 대한 최종 수당지급일 이후로서 원고가 주장하는 2012. 4. 11.부터 가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관련 판례
일반적으로 당직이라 함은 정기적 순찰, 전화와 문서의 수수, 기타 비상사태 발생 등에 대비하여 시설 내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서 그 자체의 노동의 밀도가 낮고 감시·단속적 노동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러한 업무는 관행적으로 정상적인 업무로 취급되지 아니하여 별도의 근로계약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며 원래의 계약에 부수되는 의무로 이행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정상근무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고, 야간·연장·휴일근로수당 등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1995. 1. 20. 선고 93다46254 판결 등 참조).
통상의 당직근무와 마찬가지로 대기성의 단속적 업무로 평가되는 당직근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 소정의 가산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으나, 다만 이때에도 실제의 당직근무 중 본래의 업무가 연장되었다거나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로 평가될 수 있는 진료업무 등을 수행한 시간에 대해서는 가산임금이 지급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 20. 선고 93다46254 판결, 1996. 6. 28. 선고 94다14742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의 법리에다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갑 제12호증, 을 제3, 7 내지 9, 11, 12, 14 내지 18, 20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B과 당심 증인 C의 각 증언, 원고 당사자 본인신문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전공의 1년차였던 원고가 평일 내지 휴일 당직근무 중에 본래의 업무가 연장되었다거나 그 내용과 질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라고 평가할 수 있는 업무를 일부 수행한 적도 있으나, 그 당시 원고가 수행한 당직근무는 전체적으로 보면 근로의 밀도가 낮은 대기성의 단속적 업무에 해당된다고 봄이 옳다. 한편 위와 같이 통상의 근로와 마찬가지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일부 당직근무 등과 관련하여서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 시간과 내역을 구체적으로 확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업무수행 결과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기준법 소정의 가산임금이 이미 지급된 당직비의 합계액을 초과하는지 여부 또한 확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 병원은 18개 진료과와 200병상을 둔 종합병원이기는 하지만, 그 이용자는 대부분 노숙자, 행려자, 무의탁 노인, 독거노인 등 만성복합 질환 때문에 입퇴원을 반복하거나 호스피스병동(20병상)에 입원해서 요양하고 있는 무상 진료대상자이다. 이들 환자는 대부분 의사의 일반적인 지시를 받은 간호사가 돌보고 있고, 일반 급성 환자는 평균 30명 이하로 대부분 경증환자다.
피고 병원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수의 가정의학과 전공의를 채용하고 있고, 2011년도 피고 병원에는 응급실 전문의가 없어서 전공의 1년차에게 응급실 당직근무가 추가되기도 하였는데, 이러한 점을 포함한 가정의학과 전공의 1년차의 구체적인 근무형태는 다음과 같다.
정상근무 시간에는 외과, 정형외과, 내과, 응급의학과에 파견되어 그곳 병동의 회진과 더불어 그때그때 증상을 호소하는 입원 환자에 대한 처방진료업무를 담당하였다.
당직근무 중 병동 당직의 경우 전체 입원 환자의 증상 호소시 처방진료업무, 심폐소생술 및 사망선고업무를 담당하였고, 응급실 당직의 경우 응급실 내원 환자의 진료업무를 담당하였다.
피고 병원의 구체적인 당직근무 내용과 형태는 다음과 같다.
원고는 피고 병원의 당직표에 따라 당직근무를 하였고, 당직근무를 한 익월 10일에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소정의 당직비를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의한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법정 가산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피고 병원의 야간 응급실 1일 평균 내원환자가 7.2명인데, 인턴이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업무를 주로 담당하였고, 애매하거나 경증이 아닌 경우 레지던트 1년차에게 보고하면 레지던트 1년차는 이를 확인하거나 추가 처방하는 형태로 인턴의 진료업무를 지도·감독하였다.
피고 병원의 병동(200병상 규모) 당직은 야간에 입원환자가 불편사항 등을 호소하는 경우 간호사가 이에 대처할 수 없어 호출(콜)을 하면 레지던트가 직접 처치하거나 전화로 해결하였는데 원고가 처방한 건수는 2010년 11월의 경우 총 16건으로 주로 간단한 처방(진통제, 수면제, 연고 등 처방, 외출허용, 뇌 CT 촬영처방 등) 등이었고, 원고가 중환자실에서 관여한 심폐소생술도 2010. 9.부터 2011. 2까지 총 10건 정도였다.
피고 병원은 토요일 오전에 외래진료가 없었고, 전문의가 정상근무하지 않아 정해진 회진도 없었다. 원고는 토요일 근무와 관련하여 피고 병원으로부터 근무지시나 미근무에 대한 불이익을 받지는 않았다.
피고 병원은 평일·휴일을 불문하고 병동 당직자와 응급실 당직자를 각각 지정하여 당직 근무를 명하는 식으로 당직제도를 운영하였는데, 그러한 상태에서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전공의들로 하여금 충분한 휴식과 수면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채 야간과 휴일에 계속해서 주간의 정상 근무시간과 동일한 수준의 노무를 제공하게 하였다는 것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피고 병원은 원고를 포함한 전공의들과 사이에 당직근무에 대해 별도의 약정을 체결하지 않았고, 다만 당직근무가 필요한 해당 과에서 자체적으로 당직표를 작성하여 그에 따라 자율적으로 당직 근무가 이루어졌다. 또한 당직 업무의 특성상 응급환자 발생 등 특수한 상황에 호출되기 전까지는 병원 내 일정한 장소에서 대기하면서 휴식이나 시험준비 등으로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하였다는 점에서, 당직 근무에 대한 피고 병원의 관리·감독이 정상 근무시간 중의 그것과 비슷한 수준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의료업무의 특성상 야간과 휴일에 당직근무가 불가피하고, 그러한 당직근무 중 응급환자가 얼마든지 내원할 수 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라고 할 것이며, 원고를 포함한 전공의들 역시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피고 병원에 지원하였다. 또한, 전공의의 경우 근로자로서의 지위뿐만 아니라 피교육자로서의 지위도 겸하고 있고, 원고도 피고 병원에서 당직근무에 대해 책정한 당직비를 전공의 과정을 마칠 때까지 이의 없이 지급받아 왔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전공의 1년차 기간 동안 수행한 업무 전부에 대하여 반드시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통상의 임금책정방식과 동일하게 책정한 대가가 지급되어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나8106
판결선고
2016. 11. 21.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민사부
판결
별지
판사 심규홍(재판장) 이성은 김지향
각주1) 평일당직: 45,000원, 주말당직: 50,000원, 휴일 당직: 90,000원을 기준으로 2010. 7. 부터 2012. 3.까지 합계 15,695,000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