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피고인은 E을 고용한 사실이 없음에도 제1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제1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피고인이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단순히 근로기준법이나 다른 법률 등에 의하여 사용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제공하는 노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제1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E은 고용주인 G의 지시에 따라 피고인의 일을 도와준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E을 고용하여 E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인과 E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다. 또한, E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기간(2014. 9. 1.부터 2015. 2. 13.까지, 이하 '이 사건 근로기간'이라 한다)에 대하여 임금이 전혀 지급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직접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거나 임금 미지급을 항의한 사실이 없다. 또한, E은 위와 같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사무실 비품을 자신의 비용으로 부담하고 피고인에게 700만 원을 빌려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E은 2011년경부터 현재까지 G이 운영하는 R에 고용되어 있었고, 2014. 2.경까지는 G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았다. 또한, E은 이 사건 근로기간 무렵에도 R의 업무를 처리하였다.
피고인, 피고인이 추진하던 Q의 설계 담당자였던 F, G 및 E은 서울 서초구 C건물 2층(이하 '이 사건 사무실'이라 한다)을 함께 사용하였고, 위 사무실은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E은 G과 같은 공간을 사용하였다.
근로계약이 체결된 경위에 관하여 E과 G은 수사기관 및 제1심법정에서 "피고인이 F에게 직원을 구해달라고 요청했고, F이 자신의 조카인 G에게 말을 하여 E을 소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반면, F은 제1심법정에서 "2014년 추석 전후로 피고인이 직원이 필요하다고 말한 사실은 있으나 자신이 피고인에게 E을 직원으로 쓰라고 말한 적은 없었다"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F은 "E이 피고인의 직원이냐"는 질문에 대하여 "사무실을 합칠 때까지는 원래 G의 직원이었는데, 제가 알기로는 (피고인의) 직원이 아니고 작년 추석 전후로 해서 피고인의 일을 많이 도와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G의 지시에 따라 일을 하였고, 피고인과 직접적으로 연락한 것은 간단한 사무 및 피고인의 개인적인 사무에 관한 경우뿐이었다.
E은 2014. 9.경에는 사무실에 1주일에 3번 정도 나갔고, 2014. 12.경에 이르러서야 매일 출근하였다. 또한 E은 제1심법정에서 D의 회계관리 업무를 한 것은 아니고, 실제 담당한 업무는 등기부등본을 떼는 일, 서류 출력, 사람을 만나거나 심부름 등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E의 근로 형태 및 내용, 이 사건 전후의 제반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E이 피고인과 월 200만 원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E 및 G의 진술은 선뜻 믿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C건물 2층에서 주식회사 D라는 상호로 부동산개발업을 영위하는 사용자로, 2014. 9. 1.부터 2015. 2. 13.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E의 임금 10,928,57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위 제2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공시의 취지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성대(재판장) 이은상 현낙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