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 17. 선고 2017가단5118219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4. 21.부터 2020. 1. 17.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의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학교법인 C 사이에 생긴 부분의 9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학교법인 C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2007. 8. 9.부터 피고 학교법인 C(이하 '피고 C'라 한다) 병원에 간호사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7. 6. 12. 사직한 사람이고, 피고 B은 피고 C 병원에 재직 중인 외과 의사이다.

나.

원고는 2013년 5월경부터 2016년 6월경까지 사이에(피고 B이 1년간 해외연수를 간 2015년은 제외) 외과전담간호사로서 피고 B과 같은 부서인 위암 파트에서 함께 근무하였다.

다.

피고 B은 복강경하 위절제 수술을 집도하였고, 원고는 외과전담간호사로 발령받은 이후부터 피고 B이 집도하는 수술의 스코피스트(수술 중 복부 내부의 상태를 촬영하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조수) 업무를 수행하였다. 실제 수술시 집도의(피고 B)와 스코피스트(원고)가 서게 되는 위치 및 손의 위치는 별지 그림과 같다. 피고 B이 복강경하 위절제 수술을 집도하게 되면 양 손에 복강경기구를 들고 스코피스트가 촬영하는화면을 보면서 수술을 진행하게 되는데, 피고 B의 팔꿈치가 피고 B의 바로 옆 또는 뒤에 서 있는 원고의 신체에 접촉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 바 있고, 피고 B의 팔꿈치가 원고의 가슴에 닿기도 하였다.

라.

원고와 피고 B은 2016. 4. 21. D호텔에서 개최된 E학회 국제학술대회에 함께 참가하였다. 같은 날 학술대회가 종료한 뒤 원고와 피고 B은 함흥냉면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고, 2차로 F이라는 호프집에서 함께 술을 마셨다. 위 호프집에서 피고 B은 원고에게 함께 수술하는 도중에 발생한 신체접촉과 관련하여 "그 정도는 괜찮지?"라고 말하였고, "가족처럼 편한데 가족끼리 키스하는 것 아닌가?", "우리 집 안 갈래?"(이하 포괄하여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라고 말하였다.

마.

피고 B이 2016. 6. 15. 복강경하 위절제 수술을 집도하는 도중 피고 B의 팔꿈치가 위 수술의 스코피스트였던 원고의 가슴에 닿은 일이 발생하였다.

바.

원고는 위 다.항 기재 신체접촉(원고의 가슴에 피고 B의 팔꿈치가 닿은 일) 및 위 마.항 기재 신체접촉(이하 통틀어 '이 사건 신체접촉'이라 한다)과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껴 피고 B으로부터 성추행과 성희롱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수술실 간호사에게 이러한 사정을 얘기하였고, 위 수술실 간호사를 통해 이를 전해들은 외래간호팀장 G은 원고를 피고 B과 마주치지 않도록 분리조치하여 원고를 입원생활안내 부서로 이동시켰다. 원고는 2016. 6. 22.부터 2016. 11. 8.까지 입원 생활안내 부서에서 근무하다가 2016. 11. 8.부터 2017. 2. 1.까지는 외래관찰실에서 근무하였고, 2017. 2. 1.부터 2017. 2. 6.까지는 H 4층 병동에서 근무하다가 2017. 2. 6.부터 2017. 6. 12.까지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근무(2017. 3. 6.부터 2017. 6. 2.까지는 휴직)하였다.

사.

원고로부터 이 사건 신체접촉 및 이 사건 발언에 대해 전해 들은 피고 C 소속 노조(I지부)는 2017년 1월경과 2월경에 걸쳐 피고 B이 스스로 퇴직하고, 피고 C가 피고 B의 이 사건 신체접촉 및 이 사건 발언에 대해 처벌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게시하였다.

아.

노조의 대자보 등을 통해 이 사건을 인지하게 된 피고 C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징계의결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2017. 2. 2., 같은 달 9., 같은 달 16. 3회에 걸쳐 인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였다. 피고 C는 위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와 피고 B 등 관계자의 진술을 청취하는 등의 방법으로 진상을 조사하였고, 피고 C 병원의 의료원장 J은 2017. 2. 17. 피고 C에 이 사건 신체접촉 및 이 사건 발언에 대하여 피해자인 원고의 진술에 근거하여 피고 B이 C대 인사규정 제46조 3호 "학내, 외를 막론하고 성추행·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로 교원/직원인사위원회에서 인정된 때 등 본 대학교의 위신을 손상시킨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자.

피고 C는 2017. 4. 1. 피고 B에 대하여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고, 피고 B은 이에 따른 조치사항으로 징계기간 만료 후 1년간 연구활동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으며, 2017년도 교원업적평가가 평가 후 1등급 강등 적용되게 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8, 9, 10호증, 을 제1, 5, 6, 8, 9, 10, 12, 13, 14,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성추행 및 성희롱과 관련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 B은 원고에게 이 사건 신체접촉 및 이 사건 발언을 하여 성추행 및 성희롱을 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되었으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B은 업무수행 도중인 수술 중 이 사건 신체접촉을 하여 원고를 성추행하였고,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는 E학회 국제학술대회 후 회식자리에서 원고에게 이 사건 발언을 하여 성희롱을 하였으므로, 사무집행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를 가하였다. 따라서 피고 C는 피고 B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라 피고 B과 공동하여<1> 원고에게 위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한다)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2조에서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의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나)

먼저 이 사건 신체접촉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K, E학회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과 원고 사이에 발생한 이 사건 신체접촉이 객관적으로 원고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도록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신체접촉이 성추행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가 성추행을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이 사건 신체접촉은 모두 수술실 내에서 수술 도중 발생한 것으로서 당시 수술실은 집도의인 피고 B과 스코피스트인 원고뿐만 아니라 레지던트와 다른 간호사 등 여러 명이 함께 있는 장소이고, 피고 B이 양 손에 복강경기구를 들고 수술을 하고 있는 상황이며, 수술에 참여한 모든 인원의 주의가 집도의의 말과 행동에 집중되어 있는 상태이므로, 피고 B이 쉽게 고의적인 성추행을 자행할 만한 여건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②

복강경하 위절제 수술은 집도의가 복강경기구를 양 손에 들고 투관침을 통해 배 안에 기구를 집어넣어 수술부위를 따라 가며 절제하는 등 수술하는 것으로서 손과 팔의 위치는 수술부위 위치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원고의 가슴을 의도적으로 건드리기 위해 팔꿈치를 움직이면 수술부위가 아닌 부위로 기구가 움직이게 될 우려가 있고 환자의 다른 장기를 손상시킬 우려도 있다. 환자의 생명이 달려 있는 수술 도중에 그러한 위험을 무릅쓰고도 피고 B이 원고를 성추행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팔꿈치로 원고의 가슴을 건드렸을 것이라고는 쉽게 생각하기 어렵다.

③

복강경하 위절제 수술은 스코피스트가 통상 집도의의 수술진행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스코프를 위치시켜 화면을 촬영하므로, 그러한 경우 집도의의 옆이나 뒤에 상당히 밀착된 위치에 설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집도의가 수술을 위해서 손을 움직이거나 다른 종류의 기구를 사용하기 위해 기구를 빼다 보면 의도치 않게 불가피하게 스코피스트와 신체접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집도의와 스코피스트 사이의 호흡의 정도, 스코피스트의 숙련도, 환자의 조건, 수술의 난이도, 출혈 또는 응급상황의 발생 등 제반 조건에 따라서도 신체접촉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원고와 피고 B 사 이에 발생한 이 사건 신체접촉은 수술진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피고 B이 원고를 성추행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원고는 피고 B이 성적인 의도로 위 기초 사실 마.항 기재와 같은 신체접촉을 하였고 그 후 약 10초간 원고를 빤히 쳐다봐 원고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주장하나, 설령 피고 B이 위와 같은 신체접촉 후 원고를 쳐다본 적이 있다 하더라도 수술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지시하거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원고를 쳐다봤을 가능성도 있고, 종전부터 수술 도중 발생한 신체접촉에 관하여 원고가 예민하게 반응한 바 있고 이를 피고 B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신체접촉이 일어나게 되자 원고의 기분이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원고를 쳐다봤을 수도 있는 등 원고의 주장만으로는 당시 수술을 집도하고 있었던 피고 B이 성적인 의도로 그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

다음으로 이 사건 발언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는 피고 B과 함께 술을 마신 호프집에서 피고 B으로부터 "가족처럼 편한데 가족끼리 키스하는 것 아닌가?", "우리 집 안 갈래?"라는 말을 들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발언은 일반적인 미혼 여성이 서로 사귀는 사이도 아니고 유부남인 남자로부터 들을 경우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표현에 해당하고, 원고 또한 상당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 B은 위 발언으로 인하여 정신적 충격을 받은 원고에게 그 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배상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원고와 피고 B 사이의 관계, 위 발언이 행해진 시간과 장소, 경위 등 당시 상황, 위 발언의 내용, 성희롱 횟수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위자료 액수는 5,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2)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 함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이다. 피용자가 고의로 다른 사람에게 성희롱 등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외형적·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89712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의 이 사건 신체접촉이 성추행에 해당한다는 등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아니하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 C에 대한 사용자책임 부분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앞서 성희롱으로 인정되는 "가족처럼 편한데 가족끼리 키스하는 것 아닌 가?", "우리 집 안 갈래?"라는 발언에 관하여 피고 C에게 사용자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발언은 피고 C의 병원 업무의 연장선상에 있는 E학회 국제학술대회를 마친 직후 원고와 피고 B이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있었던 일인 점, 비록 위 술자리가 공식적인 회식자리는 아니었다 하더라도 피고 B이 원고에 대한 상급자의 지위에 있어 쉽사리 거절하기는 어려운 자리이므로 어느 정도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B의 위 성희롱은 피고 C의 사무집행과 관련성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 C는 피고 B의 사용자로서 피고 B과 공동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성희롱과 관련한 위자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6. 4. 21. 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1.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송촉진법'이라 한다)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에 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소송촉진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시행령)이 2019. 5. 21. 개정 공포되어 2019. 6. 1.부터 시행됨에 따라 2019. 6. 1.부터는 소송촉진법 상의 법정이율이 연 12%가 되었으므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만 인정하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피고 C의 불법행위에 관한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C가 원고에게 이 사건 신체접촉 및 이 사건 발언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①

원고는 2016. 6. 15. 원고의 직속 관리자였던 간호부 외래간호팀장 G에 피고 B에 의한 직장 내 성희롱을 고지하였음에도 임의적인 부서이동 외에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②

원고는 G에게 보호조치를 요구하였음에도 G으로부터 피고 B에게 불상의 경로로 원고의 성희롱 고지 사실이 알려지게 되고, 이후 임의적 부서이동을 겪은 원고에게 구설수가 뒤따르게 되었다.

③

원고가 2017년 1월 중순경 노동조합에 도움을 청하여 문제제기 한 이후인 2017. 2. 2. 뒤늦게 인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고 사건을 조사하였으나, 그 조사가 미진하였다.

④

피고 C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피고 B에게 경미한 징계처분을 하고, 원고를 신생아실로 부서이동시키는 불이익한 조치를 하였다.

⑤

피고 C는 위 인사위원회를 통한 조사과정에서 피고 C의 실책 내지 대처의 미비한 점들을 파악하였음에도 시정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책임을 전가하였다.

⑥

피고 C의 주먹구구식 부서이동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이 개입하게 된 이후 대자보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이 공론화되며 원고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이 돌게 되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그러나 사업주의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제기와 무관하다면 위 제14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또한 사업주의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과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위 조항 위반으로 볼 수 없다.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불리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 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피해근로자 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 등이 입은 불이익 정도,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 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기초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2 내지 4,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C가 원고에게 이 사건 신체접촉 및 이 사건 발언과 관련하여 불리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피고 C의 조치가 늦고 미흡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에게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원고는 이 사건 신체접촉 및 이 사건 발언이 있은 후 수술실 간호사에게 이러한 사정을 얘기하였고, 위 수술실 간호사를 통해 이를 전해 들은 외래간호팀장 G은 원고를 피고 B과 마주치지 않도록 즉시 분리조치하여 원고를 입원생활안내 부서로 이동시켜 주었다.

나)

원고는 피고 C가 임의적인 부서이동 외에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피해를 입도록 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 스스로 G 등과 이 문제를 놓고 면담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을 공개하기를 원하지 아니하였고, 아무도 모르게 부서만 옮겼으면 좋겠다고 요구하였다(사건을 확대하고 싶어하지는 아니하였다). 그로 인해 위 G 등 간호부 내에서만 이 문제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근무부서 이동을 위한 조치 등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으며, 의료원장과 같이 징계 등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람에게 이 사건이 전달되지 못하였다.

다)

원고는 외과에서 부서를 이동하여 2016. 6. 22.부터 2016. 11. 8.까지 입원생활안내 부서에서 근무하였다. 입원생활안내 부서는 간호사가 고정적으로 근무하는 곳이 아니라 간호사 중 힘들거나 사직을 원하는 경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자리이고, 근무기간은 1개월 단위로 근무하는 곳임에도 약 4개월 2주간 위 부서에서 근무하여 피고 C측으로부터 충분한 편의를 제공받았다.

라)

입원생활안내 부서는 다른 간호사에게도 혜택이 필요한 자리여서 원고의 부서이동이 필요하자 G은 원고의 동의하에 외래관찰실로 부서이동을 하였고, 원고는 그곳에서 2016. 11. 8. 부터 2017. 2. 1. 까지 근무하였다. 원고는 외래관찰실에서 피고 B과 마주칠 우려가 있음에도 자신을 그곳으로 배치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 주장하나, 원고의 동의하에 외래관찰실로 이동한 점, 피고 B과 마주칠 우려가 있다는 점에 관하여 G 등에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그러한 점에 관하여 특별히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마)

피고 C측은 외래관찰실이 활성화되지 못하여 간호사를 한 명 잉여로 두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자 원고를 H 4층 병동으로 배치하게 되었다. 원고는 그 곳에서 2017. 2. 1. 부터 2017. 2. 6. 까지 근무하였는데, 원고가 G 등에게 피고 B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고 얘기하자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져 2017. 2. 6. 신생아 중환자실로 배치되었다. 비록 신생아 중환자실이 3교대 근무라고는 하나, 많은 수의 간호사들이 필요에 의하여 3교대 근무를 할 수 밖에 없는 점, 원고도 그러한 점을 인식하고 3교대 근무를 한 바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신생아 중환자실이 특별히 원고에게 불리한 조치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과정을 살펴보면, 원고를 부서이동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의사를 고려하여 충분히 원고에게 배려한 것으로 판단되고, 원고에게 불리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특별히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바)

원고는 피고 B에게 불상의 경로로 원고의 성희롱 고지 사실이 알려지게 되고, 이후 임의적 부서이동을 겪은 원고에게 구설수가 뒤따르게 되었으므로 피고 C의 불법행위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에 대한 소문이 어떠한 경위로 전파되게 되었는지, 이에 관하여 피고 C에게 어떠한 책임이 있는지 모두 불분명하고, 피고 C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책임이 성립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사)

원고는 피고 C가 뒤늦게 인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였고 그 조사가 미진하였으며 피고 B에 대한 징계처분이 경미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애초에 원고가 이 사건을 공개하기를 원하지 아니하였던 관계로 피고 C의 의료원장 등이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그로부터 오래 지나지 않아 3차례에 걸쳐 인사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는 등 충분한 조사 및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피고 B에 대한 징계처분이 경미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고, 그로 인해 원고가 어떠한 피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아)

원고는 피고 C의 주먹구구식 부서이동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이 개입하게 된 이후 대자보 등을 통해 피해 사실이 공론화되며 원고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이 돌게 되었으므로 피고에게 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대한 부서이동 조치가 특별히 불리한 조치라거나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없고, 노동조합이 이 사건에 관한 대자보를 게시하게 된 것에 관하여 피고 C측에게 어떠한 불법행위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4.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각 일부 인용한다.

판사 박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