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6. 11. 선고 2017가단515968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은 'F' 의류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이고, 피고는 2018. 11. 1. D의 분할로 설립된 신설회사로서 분할계획서가 정하는 바에 따라 D의 의류 등 섬유제품의 제조·판매에 관한 자산 및 부채를 승계하여 이 사건 소송을 수계한 회사이다(이하 분할 전후에 관계없이 '피고'라고만 한다).

나.

피고는 G 주식회사, 주식회사 H 등의 백화점 운영회사들과 사이에, 피고가 생산한 의류제품을 백화점에 공급하여 위 운영회사들이 이를 판매한 후 그 판매수익에서 일정액의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판매대금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백화점 내에서 판매업무를 수행할 인력은 피고가 파견하기로 하는 내용의 백화점 특약매입 거래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위 특약매입 거래계약에 따라 백화점에 제품을 공급하고 판매하기 위하여 원고들과 사이에, 원고들이 백화점 내 지정된 매장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재고를 관리하며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판매대행 수수료로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판매대행계약(이하 '이 사건 판매대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와 위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고 사업자등록을 한 후 위 계약에 따른 매장관리자로서 근무하였고, 그 근무기간 및 근무한 매장은 아래와 같다.

라.

이 사건 판매대행계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기재와 같다(영업장소, 계약기간, 수수료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내용은 원고들에게 공통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인데, 피고가 원고들이 퇴사한 후 지금까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들은 피고와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여 스스로 근로자를 고용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한 독립된 사업자일 뿐 피고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4, 5, 6, 10 내지 18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백화점에 입점한 피고의 매장에서 상품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매장관리자를 모집하여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고,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으며, 매장관리자와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경우 그 매장을 운영할 매장관리자를 다시 모집하여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백화점 내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여 왔다.

나)

원고 A은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를 시작하였다가 퇴사한 후 2003. 8. 14. 피고와 이 사건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 B, C는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한 바 없이 피고와 이 사건 각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들이 판매대행업무를 하는 영업장소는 특정 백화점의 매장으로 지정되어 있고, 근무시간은 백화점의 영업시간과 동일하다.

라)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행사기간 및 할인율을 정하여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하였으며, 원고들이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여 판매하거나 할인율을 정할 수는 없었다.

마)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에 따른 정률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판매대행계약 체결 시 정하는 수수료율은 원고별로 같지 아니하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는 원고들 상호 간은 물론 매출실적에 따라 매월 차이가 있었으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또한 원고들이 상여금이나 정기금을 지급받은 일도 없었다.

바)

원고들 매장의 인테리어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였고, 매장의 광고비, POS 사용요금, 전화·인터넷 등 통신요금, 의류 수선비, 고객에 대한 택배비 등은 원고들이 부담하였다.

사)

원고들은 이 사건 각 판매대행계약에 따라 일정수의 판매보조사원을 채용하여 매장에서 근무하도록 하여야 했고, 피고는 원고에게 보조사원 1인당 월 1,200,000원씩 정액수수료를 지급하는 등으로 보조사원에 대한 인건비를 부담하였다.

아)

원고들이 판매내역을 내부전산망에 매일 등록함에 따라 피고는 각 점포의 재고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피고는 반기별 또는 계절별로 직원을 파견하여 재고 조사를 실시하였다.

자)

피고는 내부전산망, 휴대전화 메시지, 메신저 등을 이용하여 원고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보고를 받거나 매출을 독려하기도 하였다. 또한 피고는 주기적으로 원고들의 매장에 직원을 파견하여 운영실태를 점검하였고, 원고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상품설명회를 실시하였다.

차)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고, 원고들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있으며,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2)

위 1)항의 인정사실, 앞서든 각 증거들, 갑 제10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원고 A은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 근무하다 퇴사하고 피고와 이 사건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정규직 근로자의 월 급여와 판매대행수수료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비교하면 위 원고에게 피고와 판매대행계약을 체결할 유인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과의 관계에서 준수되어야 하는 시간일 뿐, 피고가 원고들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각을 통제하거나 휴게시간을 정하지는 않았고, 원고들의 출근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근태관리를 하지는 않았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로부터 휴가 사용을 통보받기는 하나 휴가 사용에 관하여 직접 관여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원고들로서는 항상 직접 매장에 상주할 필요 없이 원고들이 고용한 판매보조사원에게 매장 업무를 맡기고 매장을 이탈하여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것도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들은 정해진 가격으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의 결정에 따라 할 인행사를 진행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전국적으로 유사한 조건에서 매장이 운영되도록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라)

원고들이 매월 지급받은 정률수수료는 원고들의 직접 근로 여부나 근로시간, 근로내용과 무관하게 각 매장에서 해당 월에 총 판매한 금액에 따라 달라지고 상한선이나 하한선이 없는 점, 원고별로 수수료율이 같지 않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는 매출실적에 따라 매월 차이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받은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마)

피고는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부담하였으나 이는 매장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들은 위 인테리어 비용을 제외한 매장의 관리, 운영, 판매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상당 부분 부담하였다.

바)

피고가 원고들에게 정액수수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판매보조사원에 대한 인건비를 부담하기는 하였으나, 근로조건 등 고용과 관련된 사항은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정하고 채용 과정에 있어서도 피고가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며 출퇴근, 휴가 사용 등도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관리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위 판매보조사원은 피고가 아니라 원고들이 고용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사)이 사건 판매대행계약에 따르면, 원고들은 피고에게 매일 판매실적을 보고하도록 되어 있고 재고 조사에 응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각 매장별 재고량, 수요현황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제품을 공급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를 들어 원고들이 업무수행 과정에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

피고의 직원이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에 방문하여 매장 운영실태를 확인한 것은 매장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피고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을 요구하는 것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매출을 독려받기도 하였으나 매출 목표 달성 여부에 따른 실질적인 보상이나 불이익이 있지는 않았고, 계약 내용에 비추어 피고에게 그러한 권한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차)

피고가 원고들을 대상으로 교육 및 상품설명회 등을 실시한 것은 원고들이 판매하는 상품이 피고가 제조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원고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와 매출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피고가 진행하는 위 행사에 원고들의 참여가 강제되었다거나 불참 시 이에 대한 제재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