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지능지수 43, 사회성숙지수 45의 지적장애인이다. 원고는 2001. 1.경부터 2014. 2. 6.까지 전남 신안군 소재 B의 염전에서 일을 하였다.
B은 원고의 지적장애를 이용하여 염전에서 일을 시키고도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영리유인, 준사기, 감금,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어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4고합57호로 제1심 형사재판을 받았다.
B의 변호인은 제1심 판결선고 사흘 전인 2014. 10. 13. 참고자료로 형사합의금 공탁서와 함께 원고 명의의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다. 위 처벌불원서의 내용은 인쇄되어 있었고, 하단의 '피해자 A'이라는 인쇄된 글자 옆에 원고 명의의 자필 서명과 무인이 있었으며, 인감증명서 등은 첨부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데 원고는 이름만 쓸 수 있고 한글을 읽지는 못하였다. 또한, 원고에 대해서는 위 처벌불원서 제출 이전에 광주가정법원 목포지원 2014드단354호로 특정후견심판이 청구되어 임시후견인이 선임되어 있었는데, 임시후견인은 B과의 합의에 응하지 않고 있었고, 제1심 재판부도 2014. 9. 18. 공판기일에 변호인으로부터 그와 같은 취지를 전해 들어 이를 알고 있었다(원고의 특정후견인을 선정한 심판은 2014. 10. 21. 확정되었다. 특정후견인은 위 범죄로 인한 원고의 피해 구제에 관한 사무 등을 후원하고, '강제노역 및 명의도용 피해 관련 형사절차 진행 및 관련 민사소송 등의 사무를 지원할 변호사 선임계약 체결' 등을 대리할 권한이 있었으나, 성년후견이나 한정후견의 경우와 달리 원고의 법률행위를 취소하거나 이에 대해 동의를 할 권한은 없었다).
위 형사사건의 제1심 재판부는 2014. 10. 16. 임금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원고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를 하였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위하여 8,000만 원을 공탁하여 피해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였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6개월간의 구금생활을 통하여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는 점"(여기서 피고인은 B을, 피해자는 원고를 의미한다) 등을 이유로 B에 대하여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등의 형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 대해서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광주고등법원 2014나36호로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B이 '당심에 이르도록 피해자(원고)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판단하면서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원고의 주장
위 형사사건의 제1심 재판부 법관들은 지적장애가 있고, 한글을 읽지도 못하는 원고 명의 처벌불원서에 인감증명서도 첨부되어 있지 않고, 후견인의 관여도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검사나 후견인 등을 통하여 문서에 기재된 내용이 피해자의 진의인지 여부를 확인하지도 않고, 만연히 원고가 B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사실을 인정하였다. 이와 같은 법관의 위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장애인 학대범죄의 피해자로서 재판 과정에서 인격적 가치를 실현할 기회를 잃어버렸고, 왜곡된 원고의 의사가 임금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기각 사유 및 나머지 범죄에 대한 부당한 양형이유로 반영되어 헌법 제27조 제5항의 '형사피해자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당하였으며, 자신의 의사가 왜곡되어 반영된 것을 알게 되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겪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항소심 재판정에 출석하여 증언해야 하는 등의 추가적인 고통도 겪어야 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정신적 손해배상으로 1억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법관의 재판에 법령의 규정을 따르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이로써 바로 그 재판상 직무행위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위법한 행위로 되어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그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당해 법관이 위 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을 하였다거나 법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등 법관이 그에게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99다2421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위 형사사건의 제1심 재판부 법관들이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재판을 하였다거나 법이 법관의 직무수행상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기준을 현저하게 위반하는 등 자신들에게 부여된 권한의 취지에 명백히 어긋나게 이를 행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송인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