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7. 19. 선고 2017가단520738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주식회사 C(2016. 6. 1. 원고로 합병되었음, 이하 '원고'라 함)와 피고는 2013. 5. 1. 다음과 같이 각 연봉계약 및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가 위 연봉계약에서 정한 월 급여를 제대로 지급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원고에 대한 임금체불 관련 진정을 제기하였고, 위 진정사건 조사 과정에서 원고와 피고는 2016. 12. 26. 다음과 같이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다.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서 정한대로 2016. 12. 30. 18,665,261원을, 2017. 4. 19. 13,998,938원을 각 지급하였다.

라.

원고가 2017. 6. 30. 이 사건 합의에서 정한 나머지 13,998,938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자, 피고는 2017. 10. 17. 다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에 원고에 대한 진정을 제기하였다.

마.

원고는 2017. 11. 6.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청구원인으로 피고가 이 사건 합의에서 정한 미수금 회수 협조의무를 불이행함을 이유로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하고 위 다.항과 같이 지급된 돈의 반환을 구하였는데, 다시 이 사건 소송이 계속 중인 2017. 12. 13. 피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서 정한 나머지 합의금 13,998,938원을 지급한 후, 2017. 12. 29.자로 2017. 12. 13.자로 지급한 돈의 반환까지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확장하였다.

[인정근거 : 갑 제1, 4, 5, 12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미수금협조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한 이 사건 합의의 해제 주장

(1)

원고의 주장

①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서 "원고의 E 미수금 회수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한다"고 약속하였다. 이는 원고와 피고, E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원고가 E로부터 잔금을 모두 수취할 가능성이 침해될 위험성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최대한의 노력을 하며, 나아가 E가 잔금지급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의 중개자로서 이를 책임질 의무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여야 한다.

②

피고는 이러한 이 사건 합의에서 인정되는 자신의 의무 내지는 비등기이사, 해외영업·중앙아시아 지사장 직책 등을 고려하여 신의칙상 인정되는 보호의무를 해태하여 E가 잔금지급을 이행하지 않도록 방치하였다.

③

위와 같은 피고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이 사건 소장 부본의 송달로써 이 사건 합의를 해제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가 지급한 합의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법률행위의 해석은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인 의미를 명백하게 확정하는 것으로서,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의 내심적 의사의 여하에 관계없이 그 서면의 기재 내용에 의하여 당사자가 그 표시행위에 부여한 객관적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일반적으로 어떠한 의무를 부담하는 내용의 기재가 있는 문면에 "최대한 협조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사자가 그와 같은 문구를 기재한 객관적인 의미는 문면 그 자체로 볼 때 그러한 의무를 법적으로 부담할 수는 없지만 사정이 허락하는 한 그 이행을 사실상 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6. 10. 25. 선고 96다16049 판결 참조). 왜냐하면 그러한 의무를 법률상 부담하겠다는 의사였다고 한다면 굳이 "최대한 협조한다"라는 문구를 사용할 필요가 없이 구체적인 의무 부담을 기재하면 되기 때문이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이 사건 합의의 작성경위, 이 사건 합의의 문구의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합의 중 "피고는 원고의 미수금 회수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한다"는 문구의 의미는 "법적인 의무가 아니라 도의적 차원에서 사정이 허락하는 한 사실상 미수금 회수에 협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합의금 지급과 대가적 관계가 있는 "원고의 미수금에 대한 손해전보책임을 부담한다"는 법적 의무가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합의에서 원고 주장과 같은 신의칙상 부수의무로서 보호의무가 도출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에서 피고가 미수금 회수 협조에 관한 어떤 법적 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기망·강박에 의한 이 사건 합의의 취소 주장

(1)

원고의 주장

①

원고가 피고와 체결한 고용계약 및 연봉계약의 실질은 원고와 E 사이의 거래 중개에 대한 수수료 지급약정에 불과하다.

②

원고는 피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으나, 피고가 체불임금으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는 바람에 조사를 피하기 위하여 이 사건 합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③

피고는 원고가 E로부터 입은 미수금 상당의 손해를 전보해 줄 의도가 없음에도 이를 전보해 줄 것처럼 원고 대표이사를 기망하여 이 사건 합의를 하게 하였다.

④

피고는 미지급된 것이 임금이 아니라 수수료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청에 체불임금으로 진정을 제기하고, 노동청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할 수 있다는 명백한 해약을 고지하여 원고 대표이사를 강박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대가없는 수수료의 지급을 강요하였다.

⑤

따라서 이 사건 합의는 피고의 기망 및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110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합의를 취소한다.

(2)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합의 당시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E로부터 입은 손해를 전보해 줄 것처럼 기망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와 피고가 근로기준법이 적용됨을 전제한 고용계약서와 연봉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및 원고가 위 연봉계약서에서 정한 대로 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임금체불로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한 것 자체가 원고에 대한 강박행위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원고는 위 진정사건에서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를 "문제가 더 복잡해지지 않게 하기 위하여(2018. 5. 2.자 준비서면 7쪽 1~2줄 기재)", "일단 진정을 하게 되면 임금지급의무 유무를 판단하기 이전부터 계속하여 조사를 받으러 다니면서 이에 대응 준비를 해야하는 등 업무에 지장이 적지 않으며 조사에 시달려 시간적·경제적·정신적 손실이 막대할 것이 예상되어 피고와의 합의 끝에(2018. 5. 24.자 준비서면 2쪽 밑에서 8줄 이하 기재)" 등으로 기재하고 있는바, 이는 원고가 위 진정사건 조사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름 경영상 판단을 한 결과라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의 강박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가 피고의 기망 및 강박행위에 의한 것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수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