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9. 26. 선고 2017가합53837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윤활기유, 윤활유, 기타 석유 및 화학제품과 그 부산물 및 첨가제의 제조, 저장, 수송, 판매, 수입, 수출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원고는 1996. 1. 5. 주식회사 C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7. 1. 1.부터 피고의 윤활유사업본부 B2B마케팅팀의 팀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의 비위행위

1)

원고가 속한 B2B마케팅팀은 2017. 3. 30. 신입사원인 D을 위한 환영회를 가졌는데, E은 피고의 윤활유운영그룹 소속 직원으로서 위 환영회에 참석하였다.

2)

원고는 2017. 3. 30. 18:40경부터 20:30경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F'이라는 식당에서 E 등 7명의 직원들과 1차 회식을 하고, 같은 날 20:50경부터 22:30경까지 서울 종로구에 있는 'G'이라는 술집에서 E 등 5명의 직원과 함께 2차 회식을 하였는데, D이 회식 중 술에 만취하여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원고는 D을 다른 직원들과 함께 병원으로 보냈다.

3)

이후 원고는 E을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2017. 3. 30. 23:20경부터 23:40경까지 사이에 위 'G' 앞 도로에서부터 서울 성북구 안암동5가에 있는 안암오거리에 이르기까지 택시를 타고 갔는데, 택시 안에서 술에 만취한 E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계속 옆으로 쓰러지자 손으로 E의 어깨를 감싸 안고 일으켜 세우는 것처럼 하면서 E에게 여러 차례 키스하였다.

4)

원고는 E과 함께 2017. 3. 30. 23:40경 위 택시에서 내려 안암오거리 인근에 있는 'H모텔'이라는 숙박업소의 방에 들어갔는데, 잠시 후 E은 위 모텔방에 자신의 핸드백을 둔 채 혼자 밖으로 나왔다(이하 위 3), 4)항 기재와 같은 원고의 행위를 통틀어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

다.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 및 해고처분의 경과

1)

E은 2017. 3. 31. 피고의 상담센터에 '2017. 3. 30. 신입사원 환영회 회식 이후 원고와 택시에 동승하여 귀가하던 중 원고로부터 일방적으로 입맞춤을 당하거나 신체를 만지는 등의 신체적 성희롱 행위를 당하였고, 원고가 자신을 모텔에 데려갔다'는 취지의 성희롱고충신고를 하였다.

2)

위 상담센터의 I 상담사는 2017. 3. 31. 및 2017. 4. 3. E을 면담하여 위 신고내용과 관련한 조사를 하였고, 피고는 2017. 4. 1. 위 신고내용을 조사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하였다.

3)

위 조사위원회는 2017. 4. 4. 원고를 상대로 위 신고내용과 관련한 조사를 하고, 2017. 4. 5. '원고가 E에게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하였고, 원고가 E을 모텔로 데려간 행위는 성희롱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4)

피고는 위 조사결과를 토대로 2017. 4. 6.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인사위원회를 실시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5)

피고는 2017. 4. 1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심의를 한 후 징계처분으로서 원고를 면직할 것을 의결하였다.

6)

피고는 2017. 4. 17.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인사위원회 의결사항을 통보하였다.

포상·징계관리규정 3. 2. 2에 의거, 귀하에 대한 인사위원회 징계심의 결과 아래와 같이 의결

되었음을 통보합니다.

7)

피고는 2017. 4. 24.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통보서를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라.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의 경과

1)

E은 2017. 4. 7. 서울종암경찰서에 '원고가 2017. 3. 30. 술에 취하여 항거불능 상태인 E을 택시 안에서 수차례 입을 맞추고 몸을 밀착하여 더듬는 등의 방법으로 강제로 추행하였습니다.'라는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하였다.

2)

원고에 대하여 2018. 7. 4. '원고가 2017. 3. 30. 23:20경부터 23:40경까지 사이에 택시를 타고 가던 중 E이 술에 만취하여 몸을 가누지 못하고 계속 옆으로 쓰러지자 손으로 E의 어깨를 감싸 안고 일으켜 세우는 것처럼 하면서 E에게 수 회 키스를 함으로써 E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하였다(준강제추행)'는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6월의 형이 선고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단8789 판결).

3)

위 제1심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2019. 7. 26. 원고의 위 항소가 기각되었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2118 판결), 이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하여 현재 상고심에 사건이 계속 중이다.

마.

관계 규정

1)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2)

피고의 포상·징계관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3)

피고의 인사위원회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4)

피고의 사내 성희롱 예방 및 관리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1 내지 15, 18, 19, 20, 23 내지 26, 30, 33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갑 제9, 17호증의 각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절차상·실체상 하자가 있어 무효이다.

1)

피고의 인사위원회 규정에서 인사위원회의 임무로 정하고 있는 '팀장 이상 임직원의 직접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 사항 심의·의결'은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하여 팀장 이상의 임직원이 회사 자금을 횡령하는 등으로 피고에게 직접 피해를 끼친 경우 등에 한정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본사 상벌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원고에게 인사위원회의 재심을 거칠 기회를 부여하여야 했음에도,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를 진행하고, 원고에게 재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2)

피고는 2017. 4. 6.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개최 사실을 통보하면서 그 사유로 '포상·징계관리규정 3.2.2. 징계사유 중 22항'이라고만 기재하였음에도, 이 사건 해고사유에는 '팀원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후송된 상황에서, 직책자로서 후속조치 등을 위해 병원으로 바로 가지 않고, 상기의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부분' 및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위신을 추락시키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포상·징계관리 규정 3.2.2. 중 19항)'를 적시하였는데, 원고는 위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별도로 소명할 기회를 얻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3)

원고는 E을 성희롱하거나 성추행한 사실이 없고,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피고의 위신을 추락시키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가 없다.

나.

따라서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한다.

3.

판단

가.

상벌위원회의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원고에게 재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

1)

피고의 인사위원회 규정에 의하면, 팀장 직급 이상의 임직원이 직접 비위행위를 한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결정하게 되고, 팀장 직급 이상의 임직원이 하급자에 대한 지휘·감독책임을 부담하는 경우 피고 본사의 상벌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징계처분을 결정하되, 징계대상자는 상벌위원회의 징계의결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할 수 있다.

2)

이에 따르면, 피고가 팀장인 원고가 직접 이 사건 비위행위를 하였다는 징계혐의에 대하여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면직의결을 하고 이 사건 해고를 결정한 것은 정당하다 할 것이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인사위원회 규정 2.1 중 5항에서 정한 '직접 비위행위'는 직원이 피고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끼친 경우로 한정하여 해석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직접 비위행위'는 위 규정 2.3.1 중 1항 등에서 정한 '지휘·감독책임'과 구별되는 용어로서, 하급자에 대한 지휘·감독책임에 기한 징계혐의와 달리 본인의 잘못에 대한 징계혐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이와 달리 원고의 주장과 같이 해석하여야 할 만한 별다른 근거는 없다.

4)

나아가 피고가 팀장 직급 이상의 임직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재심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된다거나 위법하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다.

5)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가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위법한지 여부

1)

징계위원회는 징계의결이 요구된 징계사유를 근본적으로 수정하거나 징계의결 이후에 발생한 사정 등 그 밖의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징계의결을 할 수는 없지만, 징계의 결이 요구된 당초의 징계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는 징계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대법원 2012. 1. 27. 선고 2010다100919 판결 참조).

2)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2017. 4. 6. 원고에게 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징계심의 사유를 포상·징계관리 규정 3.2.2. 중 22 항(사내 성희롱예방 및 관리규정에서 정한 성희롱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만을 적시하였는데, 2017. 4. 14. 이 사건 해고통보를 하면서 해고 사유로 '2017. 3. 30. 팀 회식 중 팀원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후송된 상황에서, 직책자로서 후속조치 등을 위해 병원으로 바로 가지 않고, 상기의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부분' 및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위신을 추락시키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을 때(포상·징계관리규정 제3.2.2. 19항)'를 적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3)

그러나 ① 이 사건 비위행위는 D이 회식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간 이후에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해고통보서에 '직책자로서 후속조치 등을 위해 병원으로 가지 않고, 이 사건 비위행위에 연루된 부분'을 추가적으로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재가 이 사건 비위행위와 구별되는 별도의 징계사유라고 보이지는 않고, ② 설령 이를 별도의 징계사유로 보더라도 이 사건 비위행위와는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으며, ③ 피고가 이 사건 해고통보서에 징계사유로 포상·징계관리규정 제3.2.2. 중 19항의 사유를 적시하였더라도 이는 이 사건 비위행위라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한 평가 내지 징계의 근거가 되는 조항을 추가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가 당초 징계사유가 아니었던 징계사유를 추가하여 이 사건 해고가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4)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징계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를 함으로써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회사 위신을 추락시키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포상·징계관리규정 3.2.2. 중 19항), 피고의 사내 성희롱예방 및 관리규정에서 정한 성희롱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였다고(포상·징계관리규정 3.2.2. 중 22항)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E은 피고의 상담센터, 원고에 대한 수사절차 및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의 법정에서 대체로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에 대하여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E이 같은 회사 소속인 원고에 대하여 허위의 진술을 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2)

원고의 이 사건 비위행위 당시 E이 술에 취하기는 하였으나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는 아니었으므로, 중요한 순간에 대해 기억을 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즉, E이 모텔방에서 나올 당시에는 어느 정도 의식을 차린 상태였고, 모텔에서 나온 후 인근 빌딩 복도에서 재차 정신을 잃고 잠이 들었다가 다시 남편의 전화를 받고 인근에 보이는 교회 명칭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려주는 등 원고와 함께 택시를 탈 무렵부터 귀가할 때까지 의식을 거의 상실하거나 모든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E은 원고와 함께 모텔방에 들어간 것을 '꿈이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사실로 밝혀진 점에 비추어 볼 때 E이 택시 안에서 키스를 당했다는 기억도 왜곡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3)

E은 다른 회사에서 약 9년간 근무하다가 피고로 이직하여 2017. 2.경부터 근무하였고, 원고와는 소속 부서가 달라 서로 잘 알지도 못하였으므로, E이 허위사실을 꾸며내거나 원고를 무고할 만한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도 어렵다.

4)

원고는 이 사건 비위행위 당시 택시 운전기사였던 M의 진술서(갑 제16호증)를 근거로 들어 원고가 택시 안에서 E을 추행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M가 당시 택시를 운전하면서 뒷자리에 앉아있던 원고와 E을 유심히 주시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당시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었다'는 취지의 위 진술서만으로 E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에 절차상·실체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김근홍 송현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