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2. 12. 선고 2017고정272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C빌딩 602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 대표이사로, 상시근로자 1명을 사용하여 무역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6. 1. 1.부터 2016. 9. 3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가 퇴사한 근로자 E의 2016년 1월 임금 50만 원, 2월 임금 50만 원, 3월 임금 150만 원, 4월 임금 50만 원, 5월 임금 50만 원, 6월 임금 30만 원, 7월 임금 50만 원, 8월 임금 100만 원 합계 530만 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지인의 아들인 E을 월 급여 150만 원으로 하여 고용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일을 도와주기로 하고 용돈 명목으로 월 100만 원을 주기로 하였을 뿐이고, 월 급여 150만 원으로 기재된 근로계약서는 E의 비자발급을 위하여 필요한 서류로서 형식적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E은 2016. 7. 15. 이후에는 D에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3.

판단

가.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도8675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E과 급여 월 150만 원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전제로 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E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에 출석하여 "2016. 1. 1.부터 2016. 10월 말까지 D에서 근무하였고, 근로조건은 월 15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 법정에서는 "피고인을 만나서 2016. 1. 1.부터 D에 출근하기로 했는데 당시 급여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고, 최저임금인 150만 원 정도는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긴 하였다. 취업비자를 받기 위하여 근로계약서를 쓸 때 본인이 최저 150만 원은 받아야 한다고 말해서 계약서에 급여 150만 원으로 기재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2)

그러나 E이 근무를 시작한 2016. 1.경에는 이미 D는 폐업상태였고, 당시 근무하던 직원 5명 중 3명이 이미 퇴사하였고, 1명은 퇴사 예정이었으며, 기존의 직원들도 수개월간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는바, 이러한 상황에서 월 15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E의 진술을 선뜻 믿기 어렵다.

3)

실제로 법무부 출입국 · 외국인정책본부가 발간한 외국인체류 안내매뉴얼에 의하면 근로계약금액이 월 150만 원 미만일 경우에는 특정활동(E-7) 비자의 발급을 제한하도록 되어 있다.

4)

E을 피고인에게 소개한 F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에게 E을 소개할 당시 피고인은 월 100만 원의 용돈과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E도 승낙하였다. 이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E이 100만 원을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근로계약서에 대하여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였다.

5)

또한 E과 직접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D의 직원 G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E이 출근할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월급이 100만 원이라고 들었고, 취업비자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서에 임금을 150만 원으로 기재하였다. E은 2016. 6.까지만 출근하였다"고 진술하였다.

6)

G을 비롯한 D의 직원들의 급여는 법인 명의의 계좌에서 지급되었으나, E의 급여는 피고인의 계좌에서 지급되었다. 그 지급내역은 아래 표와 같은데, E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매월 150만 원 미만의 급여가 지급되었음에도 이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항의를 한 적이 없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E의 비자신청시 첨부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월 급여 150만 원으로 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7)

한편 증인 G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E은 2016. 6.까지 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E에게 670만 원을 지급한 이상 피고인은 E에게 월 100만 원으로 산정한 2016. 6.내지 피고인이 E이 근무한 기간으로 자인하고 있는 2016. 7. 15.까지의 급여를 모두 지급한 것이 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무죄판결의 공시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는 아니한다.

판사 이혜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