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0. 18. 선고 2017나68754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

피고 삼성물산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고만 한다)는 2010. 4. 27. 소외 주식회사 휴네스트로부터 강원 홍천군 D 일원의 E 골프리조트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2010. 5. 26. 그 중 벌목 및 임목폐기물처리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소외 주식회사 화인에코(이하 '화인에코'라고만 한다)에 공사대금 210,945,450원에 하도급하였다. 위 하도급계약에 첨부된 하도급계약일반조건에서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은 피고 회사가 가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해져 있었다(제27조).

○

원고는 2010. 6. 8.부터 이 사건 공사에 투입되어 일하였다. 원고는 2010. 6. 17. 11:00경 이 사건 공사 현장 8A하단부에서 벌목된 나무의 잔가지 정리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상부에서 동료 작업자가 자른 나무가 원고 쪽으로 떨어지면서 원고의 우측 머리 부위를 충격 당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었으나<1>, 사고 직후 팔다리의 감각이 이상해지고 다리를 움직일 수 없었다. 원고는 2010. 6. 18.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에서 경추 6, 7번 골절 및 탈구 등에 대하여 응급수술을 시행 받고 위 병원에서 입원하여 있다가 2010. 8. 24.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였다. 전원 당시인 2010. 8. 24. 원고에 대한 최종 진단명은 경추 6, 7, 8번 골절 및 탈구로 인한 하지마비(paraplegia), 신경인성 방광증(neurogenic bladder) 등이었다.

○

원고에 대한 2010. 8. 16.자 운동성 측정 시험<2>에 따르면, 원고는 걷기, 서기, 스스로 앉기, 바로 누운 자세에서 자력으로 옆으로 돌기 등 하반신과 관련한 운동이 불가능하였고, 팔을 기대어 앉은 자세를 유지할 수는 있고, 손과 팔의 움직임은 다소의 제한이 있는 정도였다. 원고에 대한 2011. 2. 7.자 운동성 측정 시험<3>에 따르면, 원고는 걷기, 서기가 불가능하였으나, 옆으로 돌아눕기,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침대 옆으로 스스로 걸쳐 앉는 동작은 가능하였고, 손과 팔의 움직임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원고에 대한 2012. 1. 20.자 운동성 측정 시험에 따르면, 원고는 여전히 걷기, 서기가 불가능하였으나 바로 누운 자세에서 침대 옆으로 스스로 걸쳐 앉는 동작이 가능해졌고, 손과 팔의 움직임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후 6개월간 배뇨장애로 도뇨관을 유치하였고, 2011. 2.경부터 2015. 5.경까지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비뇨기과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2011년경부터 현재까지 배뇨감각이 없어 배뇨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이다.

○

원고는 이 사건 사고 후부터 지금까지 발기에 대한 감각이 전혀 없고, 약물 투여 없이는 발기불능 상태이다.

○

원고는 2010. 7. 1. 근로복지공단에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경추 손상 등에 대하여 요양을 신청하여 2010. 7. 8. 요양승인결정을 받았고, 이후 현재까지 요양급여, 간병급여, 휴업급여, 상병보상연금, 장해보상급여 등을 받고 있다. 원고에 대해 승인된 상병은 '경추 6-8번간 탈구 및 골절, 경추 척수 부종 및 손상, 양측 하지마비, 신경인성 방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카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장에 대한 각 신체감정촉탁결과, 제1심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의 각 회신, 제1심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각 회신,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주장

○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최종적인 안전관리책임을, 피고 B는 자신이 관리하는 작업자들에 대하여 직접적인 안전관리책임을 각 지고 있음에도 벌목작업에 있어서 사고방지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 대하여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

○

피고 회사는 이 사건 공사의 진행 및 방법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피고 회사의 사실상 피용자인 화인에코 혹은 피고 B가 제3자인 원고에 대하여 저지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원고에게 사용자책임을 진다.

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주장

피고들은 원고의 사용자로서 고용 내지 근로계약상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이러한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 판결 제2항 뒷부분에 "앞서 본 각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에 대한 운동성 능력 측정 결과는 사고 이후 별달리 악화된 바 없고 오히려 지속적으로 점차 나아진 점, 원고의 배뇨장애, 발기부전 등은 사고 이후부터 비슷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는바, 이 사건 사고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예상외로 손해가 확대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내용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제2항의 이유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채무불이행(계약상의 안전배려의무 위반)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

관련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또한 이러한 보호의무는 반드시 직접적인 고용계약 당사자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당해 피용자로부터 사실상 노무를 제공받는 자가 노무제공 장소를 지배하면서 실질적으로 위 피용자를 지휘·감독하는 계약관계 또는 이에 준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직접적인 고용계약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위와 같은 의무를 인정할 수 있다(대구고등법원 2011. 6. 29. 선고 2010나9475 판결). 따라서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받아 지휘·명령하며 자신을 위한 계속적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그 자신도 직접 파견근로자를 위한 계약상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재료·설비는 도급인이 공급하면서 노무 부분만 도급하는 경우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계약상 안전배려의무를 진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

판단

●

위와 같은 법리에 따르면, 피고들의 원고에 대한 계약상 안전배려의무 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고용관계, 계약상 사용종속의 관계 혹은 이에 유사한 법률관계가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

먼저 피고 회사와 원고 사이에 위와 같은 법률관계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이에 부합하는 듯한 원고 당사자본인신문결과는 이를 선뜻 믿기 어렵고, 또한, 을나 제 1호증의 기재, 제1심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한 근로복지공단의 각 회신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이후 원고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상(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에 가입한 사업주는 피고 회사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피고 회사는 건설공사의 원수급인으로서 관계법령상<4> 원고를 피보험자로 한 산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하여야 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고, 피고 회사와 화인에코 사이의 하도급계약상에서도 피고 회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약정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 회사가 관계법령 및 하도급계약상의 약정 등에 따라 원고에 대한 산재보험에 가입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고용계약이 존재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공사의 하수급인인 화인에코가 아니라 원수급인인 피고 회사로부터 직접 작업과 관련한 구체적 지휘·감독을 받았다거나<5>, 근무시간 및 근태 등에 있어서 피고 회사가 정한 규율을 적용받았다거나, 피고 회사로부터 작업에 필요한 도구나 재료를 제공받는 등<6>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고용관계내지 이와 유사한 사용종속적 법률관계(파견관계 내지 노무도급관계 등)가 존재한다는 점 등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다음으로 피고 B와 원고 사이에 고용관계 혹은 이와 유사한 법률관계가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 당사자본인신문결과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B로부터 보수를 받았다는 점을 알 수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고용관계 혹은 이와 유사한 사용종속적 법률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7>

○

소결

원고와 피고들 사이의 고용관계, 계약상 사용종속의 관계 혹은 이에 유사한 법률관계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은성(재판장) 박신영 김택성

각주1) 이 법원의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의 첫 번째 회신 참조(81면).

각주2)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의 첫 번째 회신 참조(106, 107면).

각주3)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의 첫 번째 회신 참조(179, 180면).

각주4)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각주5) 원고는 당사자본인신문 당시 피고 회사 직원이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작업을 빨리 해라. 오늘은 어느 부분 작업을 해야 한다'는 식의 작업지시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설령 이러한 작업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작업지시가 하수급인인 화인에코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원고에게 한 것인지 불분명함. 설령 이러한 지시가 원고의 작업과 관련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러한 개괄적 지시만으로는 구체적·개별적 지휘·감독이 수반되는 근로관계 유사 법률관계를 인정하기는 어려움. 원고는 구체적·개별적 작업지시를 '작업반장'으로부터 직접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작업반장(C으로 추정됨)이 어느 회사 소속이었는지 등에 관하여도 아무런 증거가 제출되지 아니함.

각주6) 원고는 당사자본인신문 당시 피고 회사로부터는 안전모, 신발 외 별다른 작업도구를 지급받은 것이 없다고 진술하였음.

각주7) 원고는 당사자본인신문 당시 '피고 B는 벌목된 나무를 가져다 파는 일을 하는 사람이었고, 이 사건 공사를 원고에게 소개하여 주기는 하였으나 다른 벌목 현장도 여러 군데 왔다 갔다 하여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상주하는 것도 아니었으며, 원고는 피고 B로부터 작업지시를 별달리 받은 바 없다'고 진술하였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