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주차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2014. 6. 4. 원고와 사이에 호텔 발렛파킹 업무에 관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16. 11. 1. 까지 근로하였다.
원고는 2017. 4. 28. 퇴직금을 지급하여 달라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4,239,11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와 사이에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위와 같이 유효한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에 따라 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분할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금 명목의 4,239,110원을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5회에 걸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피고의 시급을 8,500 원 내지 10,500원으로 정한 다음 일률적으로 해당 금액에서 일정 비율의 금액을 퇴직금 명목의 돈으로 산정한 점, 원고는 자신의 편의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퇴직금 명목의 돈을 산정하여 지급하겠다고 고지하였고,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기를 희망하는 피고로서는 이러한 원고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분할지급 또는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는 사정이 보이지 아니하고, 피고에게 퇴직금을 분할하여 미리 지급받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도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갑 제1 내지 6, 8,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명목상 퇴직금을 추가하여 실질적인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려고 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황기선(재판장) 도정원 이효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