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인정 사실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서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고 있는데, 원고 A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I 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위원장이다. 피고는 제조담배 수입,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24조<각주1>는 노사 간에 단체협약 등으로 합의한 경우 소정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 내에서 조합간부가 일정 범위의 노동조합 업무를 하는 시간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한 것처럼 임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로시간 면제(time off)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과 피고는 2013. 11. 5. 근로시간면제자를 총 1명으로 하고, 2013. 11. 18. 부터 연간 2,000시간의 근로시간을 면제하기로 하는 '근로시간면제자 등 관련 단체협약 부속 합의서'를 체결하였다. 그 당시 노동조합과 피고는 아래 별첨 기재와 같이 ① 사용자와의 협의·교섭업무 및 ②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 유지·관리업무를 근로시간 면제자의 유급인정 범위로 정하되, '쟁의행위, 공직선거 출마 등 사업장 내 노사공동의 이해관계에 속하는 업무로 볼 수 없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근로시간면제 대상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노동조합과 피고는 2016. 1. 15. 근로시간면제자를 총 6명(풀타임 1명, 파트타임 5명)으로 하고, 근로시간면제자 이외의 인원이 '단체교섭'에 참석할 경우, 연간 400시간 내에서 유급으로 인정하기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및 단체협약 부속합의서를 체결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단체협약
제13조(근로시간 면제 활동)
연간 근로시간 면제 한도는 총 4,000시간으로 한다.
노동조합 위원장은 2,000시간 풀타임으로 사용하고, 위원장이 지명한 자는 2,000시간을 파트타임(5명)으로 사용한다.
파트타임 근로시간면제 시간은 노사가 성실한 협의로 탄력적으로 조정 될 수 있다.
(이하 생략)
단체협약 부속 합의서
제1조(근로시간 면제 활동)
근로시간면제자의 연간 근로시간면제 한도는 총 4,000시간으로 한다.
근로시간 면제 시간은 노동조합 위원장은 2,000시간 풀타임으로 사용하고, 위원장이 지명한자는 2,000시간을 파트타임(5명)으로 사용한다.
조합은 근로시간 면제자를 변경하는 경우에 사전에 회사와 협의하여 결정한다.
근로시간 면제자는 근로시간 면제한도 내에서 임금의 손실 없이 별첨<각주2>과 같은 노동조합의 유지, 관리업무를 수행한다.
조합 또는 근로시간 면제자는 근로시간면제 대상 업무 수행을 위하여 근로시간면제활동 월간 사용계획서를 회사에 제출하여야 한다.
조합 또는 근로시간면제자가 불가피하게 제4항의 활동계획서와 달리 근로시간면제활동을 하게 된 경우에는 이를 지체 없이 회사에 통보하여야 한다.
회사는 제4항에서 제출한 실제 활동 내역이 노동관계법령 및 단체협약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위반사항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이를 유급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노동조합의 위원장인 원고 A(풀타임 근로시간면제자)은 위 합의에 근거하여 원고 B, C, D, E, F을 파트타임 근로시간면제자로 지명하여 피고에게 통보하였다. 한편 위 단체협약에 따라 근로시간면제자들 이외의 노동조합 조합원의 경우도 단체교섭에 참석할 경우 합계 연간 400시간에 대한 근로제공 의무를 피고로부터 면제받았다.
위 합의서에 따라, 원고 G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에서 '원고들'이란 별도의언급이 없는 한 원고 G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만을 의미한다)은 피고에게 매월 근로 시간면제 활동내역 및 다음 달의 근로시간면제 활동계획서를 제출하였는데, 그 내용은 대체적으로 '○○지점 고충처리 및 산업안전 보건법 기준 조사'와 같은 내용이었다.
한편, 노동조합은 2017. 4. 28. 피고를 상대로 쟁의행위를 시작하였고, 2017. 5. 19. 전면파업을 실시하였으며, 지금까지 집단연차휴가 투쟁, 주기적인 전면파업 등 쟁의행위를 하여 오고 있다.
2017. 5. 19. 전면파업 등 쟁의행위 이후에도 원고들이 제출한 일부 활동계획서의 활동내역에는 정상 근무가 이루어짐을 전제로 한 '○○ 지점 고충처리 및 산업안전보건법 기준 조사'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고, 근로시간 면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전면파업', '전면투쟁' 등이 활동내역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이에 피고는 2017. 8. '향후 적법한 근로시간 면제제도 운영을 위하여 정확한 근로시간 면제 활동내역을 제출받고자 한다'는 취지를 노동조합에게 미리 알리고, 2017. 9. 25. 근로시간면제 활동내역 제출 시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 세부 이행내역 등을 기재하여 줄 것을 요청하며 관련 양식을 함께 발송하는 등 2018. 7.경까지 지속적으로 업무수행 내역과 소요시간을 통보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노동조합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사용계획서 양식을 따를 수 없다며 이를 모두 거부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기재, 제출한 2017년도 근로시간 면제활동을 모두 인정하되, 다만, 원고 B, C, D, E, F의 경우 합의한 2,000시간을 초과한 552시간 부분에 대하여는 일부 급여를 공제하였다(원고 A에 대하여는 2017년의 급여를 공제하지 않았다).
2018년에도 원고들은 여전히 종전과 동일한 형식의 근로시간면제 활동계획서 및 근로시간면제 활동내역만을 피고에게 제출한 채, 구체적인 활동내역과 소요시간을 기 재하여 달라는 피고의 거듭된 요청에 전혀 응하지 않자, 피고는 2018년부터는 확인되지 않은 근로시간 면제활동에 대하여는 임금지급을 일부 거절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13, 을1 내지 19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피고는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이 합법적 파업에 돌입한 이후 피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양식에 따라 근로시간면제자 활동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원고들에게 요구하고, 원고들이 이에 불응하자 원고들의 기본급, 인센티브 등을 삭감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임금 삭감 행위는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서 2016. 1. 15. 체결된 단체협약에 반하는 위법한 행위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이 미지급한 2017년도 및 2018년도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일부 원고들에 대한 2017년의 급여공제는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한 부분에 한하여 이루어졌으므로 피고가 이를 원고들에게 지급할 의무가 없다.
또한 2018년의 급여공제는 원고들이 근로시간면제 활동내역을 성실하게 제출하지 않은 데에서 비롯된 것이며, 피고는 원고들이 제출한 근로시간면제 활동내역만으로는 노동관계법령 및 단체협약 위반 여부를 알 수 없는 부분에 한하여 부속합의서에 따라 유급 인정을 거절한 것이므로 이는 정당하다.
그리고 원고 G의 경우,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는 유급시간 인정을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은 노조법에 반하여 효력이 없고, 가사 유효하다 하더라도 2017년의 급여공제는 유급인정 한도인 400시간을 초과한 부분에 한하여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2018년의 경우에는 단체협약에서 합의한 단체교섭 용도로 시간을 사용하지 않아 유급인정을 거절한 것이다.
판단
2017년의 급여 공제 부분
피고는 원고들이 기재하여 제출한 2017년도 근로시간면제 활동을 모두 인정하되, 다만, 원고 B, C, D, E, F의 경우 합의한 2,000시간을 초과한 부분에 대하여는 2017년의 일부 급여를 공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피고가 그동안 원고들의 단체교섭 참석을 위한 시간을 근로시간면제 시간과는 별도로 휴가의 한 종류인 '공가'로 처리해 왔고, 따라서 단체교섭 참여 시간을 제외하면 2017년에 2,000시간의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한 사실이 없어서 결국 피고의 급여공제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단체협약 제51조는 휴가의 종류로 리프레시휴가, 연차유급휴가, 병가, 생리휴가, 출산전후 휴가, 특별휴가(경조사휴가)의 여섯 가지 종류만을 규정하고 있을 뿐 휴가의 일종으로서의 공가를 규정하고 있지 않는 점, 피고 회사는 실무상의 편의를 위하여 '근로시간면제 활동시간(reasonable time off)'을 '공가'로 지칭하여 온 점, 노동조합과 피고는 단체교섭 참여시간을 근로시간면제 활동시간에 포함하기로 합의하였으며, 원고들 역시 단체교섭 참여 시간을 근로시간면제 활동시간으로 기재하여 제출한 점, 노조법 제24조는 근로시간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사용자와의 협의·교섭을 진행하는 것 외에는 근로자가 근무시간에 단체교섭에 참여하였음을 이유로 해당 시간만큼의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바, 단체교섭 참여 시간을 별도의 '공가'로 인정하는 것은 노조법 취지에 반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체교섭 참여 시간은 근로시간면제 활동 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결국 원고들 주장은 이유 없고,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한 부분의 급여를 공제한 피고의 조치는 정당하다.
2018년의 급여 공제 부분
조합 또는 근로시간 면제자는 근로시간면제 대상 업무수행을 위해 근로시간면제 활동 월간 사용계획서를 회사에 제출하여야 하고, 피고는 제출된 실제 활동 내역이 노동관계법령 및 단체협약 등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위반사항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이를 유급으로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실, 피고가 근로시간 면제제도가 노조법 및 단체협약이 인정하지 않는 용도로 사용되는 사정을 발견하고 근로시간면제 활동계획서 및 활동내역을 종전에 비해 상세하게 작성·제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들이 이를 거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사실 관계 및 원고들은 노동조합의 조합 업무로 보기 어려운 순수 상급단체 활동에 참석하면서 이를 근로시간면제 활동내역으로 기재하기도 한 점, 대부분의 근로시간면제 활동내역이 '○○지점 고충처리 및 산업안전 보건법 기준 조사'로 기재되어 있고, 항상 1일의 소정 근로시간 전체를 근로시간면제 활동시간으로 기재하고 있어서 피고로서는 그 실질을 파악하기 어려운 점, 심지어 원고들 중 일부는 근로시간면제 활동이 불가능함이 명백한 전면파업일(2017. 5. 19. )에도 '○○지점 고충처리 및 산업안전보건법 기준 조사' 활동을 하였다고 기재하기도 하는 등 원고들이 활동내역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스스로 초래하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없는 점, 이에 피고가 계속하여 노동조합에 업무수행 내역과 소요시간은 급여 지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니 해당 사항만이라도 통보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하였음에도 별다른 상황 변화가 없는 점(피고가 그 과정에서 새로운 양식의 사용을 요청한 것은 위와 같은 내역의 파악을 위한 것일 뿐 그 양식 자체의 사용을 강제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임금 지급을 거절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근로시간면제 활동내역이 노동관계법령 및 단체협약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원고들에 대한 2018년도분 급여 지급을 거절한 피고의 조치는 정당하다.
원고 G 부분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노조법에 의하면,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이 인정받을 수 있는 근로시간면제 한도는 최대 4,000시간 이내로 제한되는데, 근로시간 면제자 이외의 인원이 단체교섭에 참석할 경우 위 4,000시간을 초과하여 추가로 400시간까지 유급으로 인정하기로 한 단체협약 부분은 노조법에 저촉될 여지가 있는 점, 노동조합은 원고 G 외에도 여러 조합원을 단체교섭에 참석시켜 왔으며, 이들이 사용한 유급인정 시간은 이미 2017. 7.경 400시간을 초과하였고, 이에 피고는 유급인정 한도를 초과한 부분의 급여만을 공제한 점, 원고 G은 2017년에도 '○○지점 고충처리 및 산업안전 보건법 기준 조사' 등 유급으로 인정하지 않는 활동을 위하여 유급인정 시간을 사용하여 왔고, 2018년에도 단체교섭 참석을 위해 유급인정 시간을 전혀 사용하지 아니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급여 공제 조치는 정당하다(원고들은, 원고 G의 단체교섭 참석을 위한 근로시간면제 합의는 피고의 묵시적 동의에 따라 인천지점 고충처리 및 산업안전보건법 기준 조사 등의 활동까지 허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현
각주1) 제24조(노동조합의 전임자)
근로자는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소정의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할 수 있다.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노동조합의 업무에만 종사하는 자(이하 "전임자"라 한다)는 그 전임기간동안 사용자로부터 어떠한 급여도 지급받아서는 아니 된다.
사용자는 전임자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제한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2항에도 불구하고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제24조의2에 따라 결정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이하 "근로시간 면제 한도"라 한다)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근로자는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
노동조합은 제2항과 제4항을 위반하는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주2) 앞서 본 별첨 내용과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