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 23.부터 2020. 8. 1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2. 4. 1. 서울시와 계약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8급 계약직 공무원 채용계약을 체결한 후 C미술관에서 근무하였고, 2014. 5. 1. 서울시와 근무기간을 2년으로 정하여 일반임기제 6급 공무원 임용약정을 체결한 후 C미술관 전시과에서 임기제지방학예연구사로 근무하다가, 2016. 5. 1. 근무기간을 1년 연장하였고, 2017. 5. 1. 다시 근무기간을 1년 연장하였다가, 재연장되지 아니하여 2018. 4. 30. 근무기간이 만료되었다.
피고는 2017. 2. 9. C미술관장으로 부임하였고, 2019. 2. 8. 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
피고는 2017. 2. 21. 저녁에 미술작품 전시 개막식 행사에 참석하였다가 행사장에서 C미술관 소속 D 부장이 원고의 목을 주물러주는 것을 보았고, 그 이후 원고의 직속 상관(E, F), G 홍보과장 등에게 자신이 이러한 장면을 목격하였음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원고는 자신의 임용약정상 근무기간 연장이 더 이상 되지 아니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피고와 면담을 신청하여 2018. 1. 22. 피고와 근무기간 연장 문제 등으로 면담하게 되었다. 피고는 원고와의 면담과정에서 자신이 2017. 2. 21. 목격하였던 장면에 대해 언급하면서 ‘D 부장이 목덜미를 만지는 것이 애무하는 것처럼 보였다. 서양여자처럼 개방적이라는 표현이 있으니 말이 돌지 않게 조심해라’는 취지로 말하였다.<1>
원고는 2018. 7. 18.경 피고를 상대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인권침해 내용에 대하여 서울시인권침해구제위원회에 직장 내 성희롱 등에 대하여 신고하였다.
서울시인권침해구제위원회에서는 관련자 조사를 거쳐 2018. 8. 17.경 피고가 라.항 기재와 같은 표현을 한 것은 보통의 합리적인 여성이나 원고의 관점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불쾌한 느낌을 주는 표현으로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피고가 다.항과 같이 원고와 무관한 직원에까지 그런 내용을 전달한 것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서 제시하는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의 예시’ 중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며, 이에 서울시장에게 피고에 대하여 ‘서울특별시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에 따라 인사조치 및 재발 방지 교육을 실시할 것 등을 권고하였다. 이후 서울시는 2019. 2. 8.경 피고에 대하여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한편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① ‘원고와 D이 내연관계에 있다’는 허위사실을 피고가 적시하였거나 ‘원고와 D의 관계가 의심스럽다’는 허위사실을 피고가 적시하였다는 등의 명예훼손혐의, ②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의 혐의, ③ 지방공무원법위반의 혐의 등으로 형사고소를 하였으나, 수사기관에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불기소결정에 대하여 항고, 재정신청 및 재정신청기각에 대한 재항고를 하였으나 모두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호증, 을 제2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불특정 다수의 미술관 직원들에게 ‘D이 원고에게 스킨쉽을 하였다’고 말하고 다녀 원고와 D의 관계에 대한 성적 소문이 퍼지게 하였고, ② 피고는 2018. 1. 22.경 직접 원고에게 ‘D 부장이 원고의 어깨를 주무르는 것을 보았는데 마치 애무하는 거 같았다. 원고가 서양여자 같다는 얘기가 있고 개방적인 태도가 보이니 조심해라’고 하였는바, 피고의 위와 같은 언행들은 원고에 대한 성희롱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2>
판단
관련 법리
성적 표현행위의 위법성 여부는, 쌍방 당사자의 연령이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성적 동기나 의도의 유무,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그것이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인지 여부 즉 선량한 풍속 또는 사회질서에 위반되는 것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 상대방의 위법한 성적 표현행위로 인하여 인격권의 침해를 당한 자가 정신적 고통을 입는다는 것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이러한 성적 표현행위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8. 2. 10. 선고 95다39533 판결 등 참조).
한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2조<3>, 제2조 제2호<4>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경우 이는 위법한 성적 표현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위에서 말하는 ‘성적인 언동 등’이라 함은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70,000,000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가, 위 ①, ③ 부분의 청구는 철회하는 것으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을 변경하였음.
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 내지 혐오감을 느낄 정도로, 상대방이 원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성적인 접근을 하는 것 등 외에도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거나 성적인 사실 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의 정보를 의도적으로 유호하는 행위, 그 밖에 상대방을 성적인 대상으로 삼거나 성적인 차별의 대상으로 삼아 말과 행동을 하는 것 일체를 가리킨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서울고등법원 2015. 12. 18. 선고 2015나2003264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위 인정사실 다.항 내지 라.항 기재와 같이 원고에 대하여 한 언동은, 사회통념상 일상생활에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 또는 호의적이고 권유적인 언동을 넘어, 피고가 직장 내 상급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를 위반한 같은 법 제2조 제2호 소정의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할 것이므로, 이는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피고는 조직 내 수장으로 임용직 직원인 원고를 지도·감독할 뿐 아니라 임용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지위에 있는 관계이고, 원고는 2018. 4.말경 임용약정이 종료되는 상황에 있었다.
피고는 D이 원고의 목을 주무르는 모습을 목격한 후 이와 관련한 내용을 원고의 직속상사들 뿐 아니라 원고와 업무적으로 직접 관련이 없는 자들에게도 여러 차례 이야기하였다.<5>
이후 직장 내에서 ‘원고와 D이 내연관계에 있는 것 같다’는 성적인 내용의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그 소문에는 ‘원고의 행동이 나쁘고 문란하다’는 뉘앙스가 있었다. 또한, 원고의 임용기간 만료 무렵 ‘원고의 행실이 나빠 근무기간이 연장되지 않는다’는 뉘앙스의 소문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성적 소문의 유포는 원고의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굴욕감 내지 혐오감을 느낄 정도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근무기간 연장 여부와 관련하여 면담을 요청한 원고와 대면한 자리에서 피고가 목격한 내용을 언급하며 ‘애무’라는 성적인 표현을 사용하였고, 또한 원고가 ‘서양여자처럼 개방적이다. 조심해라’라고 표현・지적하였다. 원고를 대면한 자리에서의 피고의 위 발언은 비록 일회적이기는 하나, 원고의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낄 정도의 표현이라고 보인다.
피고가 위와 같은 언동을 한 데에는 사적인 목적이나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고, 직장 내 남녀관계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조직 내의 갈등 등을 예방하려는 차원의 공적인 동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피고가 직장 내 상급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다만, 위와 같은 표현의 경위 등은 위자료를 정함에 있어서 참작함).
한편, 위자료의 액수와 관련하여서는 앞서 본 증거 및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 이 사건의 경위 및 경과, 피고의 발언의 내용과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를 2,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소결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후로 원고가 구하는 2018. 1. 2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와 존부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8. 1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신영
각주1) 피고는 위와 같은 취지로 원고에게 직접 말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나, 갑 제2, 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이러한 취지로 원고에게 직접 말한 사실은 인정됨.
각주2) 원고는 당초에는, ① 피고가 D과 원고가 내연관계에 있다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고, ② 피고가 원고를 성희롱하였고, ③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직권을 남용하여 원고의 임용의 갱신을 거부하는 등의 불
각주3)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주4)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각주5) 피고로부터 해당 이야기를 직접 들은 자는 원고의 직속상사임에도 불구하고 ‘관장인 피고가 굳이 왜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는 것인지’ 다소 의문스러웠다고 진술하기도 하였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