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4. 선고 2018가합263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 지위

피고는 B종교단체의 최상위규범인 'D교헌'에 따라 설립한 종교단체로서 대표자로 E을, 내부기관으로 F, G, 종무원, 종의원, 감사원을 두고 있다. D교헌에 따르면, 종무원은 교회의 종무행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종무위원으로 구성하고, 종무원장이 교회 전반적인 행정을 총괄하여 조정·집행한다. 피고의 구체적인 조직구성은 별지 1 조직도 기재와 같고,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내부규정은 별지 2 관계 규정 기재와 같다.

원고는 B종교단체 교인으로 2016. 5. 16. 임기가 2019. 3. 31.까지인 종무위원 겸 교무관장에 임명되었다.

나.

합동회의 개최

2014. 7. 3. B종교단체 제37차 임시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참석 대의원 138명은 전원 동의로 'H재단 설립에 따른 재산출연'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I재단은 재산출연을 통해 2015. 6. 3. 'H재단'을 설립했다.

피고 J는 2016년 12월경부터 H재단 설립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출연재산을 다시 I재단으로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고는 이 문제를 논의하고자 2017. 3. 9. E, 종무원장, B종교단체 I재단 이사장, H재단의 상임이사, J장 등 관련 기관이 모두 참석한 1차 합동회의를, 2017. 4. 18. 2차 합동회의를 개최했다. 원고도 1, 2차 합동회의에 참석하였고, 2차 합동회의에서 아래와 같이 발언하였다.

다.

감사원의 해명 요구

피고 감사원은 2017. 4. 26. 원고에게 '합동회의가 교헌이 정하는 어떤 종류의 회의에 속하는 것인지, H재단 앞으로 등기된 기초재산이 공중에 뜬 것 같다고 발언한 근거 등 총 7개의 해명 요구사항을 해명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원고가 이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하지 않자, 감사원은 2017. 5. 15. 재차 해명서 제출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2017. 5. 17. 감사원에 '1, 2차 합동회의 발언 내용의 확인을 요청하는 것이 공문이 필요한 실체적 규정 위반의 사안인지 불명확하고, 만약 확인이 필요하다면 교헌이나 어떤 규정을 위반한 것인지를 명시하면서 요청해 달라'는 취지로 답했다.

감사원은 2017. 8. 8.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 12개 항목의 소명요구사항에 대한 소명서를 제출하고, 2017. 8. 11. 감사원에 출석하여 소명할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라.

원고에 대한 징계와 해고통지

원고는 2017. 8. 11. 감사원에 출석하여 위 소명 요구사항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감사원은 2017. 8. 12. 제5차 정기감사회의에서 아래와 같은 사유로 D교헌 제76조, 감사원 규정 제8조 제2항에 근거하여 원고에 대한 '정권 3년'의 징계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피고의 E은 2017. 8. 30. 감사원에 위 징계에 관한 재심의를 요구했으나, 감사원은 2017. 9. 3. 제6차 임시감사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위 징계를 재의결했고, 기관장회의에서 2017. 9. 18. 2/3의 찬성으로 정권 3년의 징계('이 사건 징계')가 최종 확정되었다. 같은 날 감사원은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결의를 통보하였다.

피고는 2017. 9. 25. 원고에게 인사관리 및 복무규정 제32조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은 해고통지서를 보냈다('이 사건 해고통지').

이후 피고는 2017. 10. 16.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2,049,910원을 지급했다.

마.

관련 행정소송의 확정

원고는 2017. 9. 2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위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이유로 구제신청을 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 4. '원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해고통지는 이 사건 징계처분을 그 해고사유로 한다. 징계절차는 적법하나, 출장명령서 없는 출장에 관한 사유만이 정당한 징계사유이며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 피고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4. 10. '피고는 인사관리 및 복무규정 제12조, 제14조를 위반하여 인사위원회의 의결 없이 징계를 하였고, 감사원 규정 제9조에 따라 14일 전에 서면으로 징계를 통보하여야 함에도 이를 준수하지 않았으며, 이 사건 해고통지서에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적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해고일자가 이 사건 해고통지의 내용대로 2017. 9. 19.로 소급한다고 볼 수도 없다'면서 나머지에 관하여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이유를 들어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피고는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18. 12. 13.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하였다(2018구합64627). 이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는데, 서울고등법원은 2019. 8. 21. '종무위원과 교무관장은 종교단체에 봉사하는 명예․봉사직으로서,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징계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권징재판)에 해당하고,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어 당연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해고통지는 이 사건 징계에 의해 교인으로서의 권리가 일시 정지됨에 따라 원고의 교무관장 지위가 당연히 상실되었음을 알리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므로, 이를 해고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위 재심판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2019누31053). 이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20. 7. 23. 상고를 기각하였다(2019두59417).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5, 1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4, 6~10, 13,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다. 이 사건 해고는 인사관리 및 복무규정 제12조 내지 제14조에 따른 인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해고 과정에서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 또한 이 사건 징계사유 대부분은 사실이 아니고, 다만 출장명령서 없는 출장에 관한 사유만이 징계사유가 될 여지가 있으나 그에 대한 징계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의 임기 만료일인 2019. 3. 31.까지 원고가 일을 계속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40,638,000원 및 퇴직금 6,547,917원과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종교단체의 징계결의는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로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종교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므로 교인 개인의 특정한 권리의무에 관계되는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법원으로서는 그 효력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그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또한 그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판단의 내용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아니하는 한 법원으로서는 위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0388 판결 등 참조).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경우에도 그 처분이 교회헌법에 정한 적법한 재판기관에서 내려진 것이 아니라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회 헌법규정에 따라 다툴 수 없는 이른바 확정된 권징재판을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67658 판결 등 참조).

나.

해고처분이 존재하는지 여부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의하여 원고가 교인으로서 가지는 권리가 정지됨에 따라 교인만이 수행할 수 있는 종무위원 및 교무관장의 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통지를 하였다. 즉 원고가 교무관장의 직을 상실한 것은 이 사건 징계처분에 따른 결과이므로, 법원으로서는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 청구심리에 앞서 먼저 이 사건 징계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 징계는 D교헌 및 감사원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교인으로서의 비위가 있다고 보아 종교적인 방법으로 제재를 가한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권징재판)에 해당한다. 그런데 앞서 본 증거들에 을 제12호증의 기재를 더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이 인정된다. ① 피고 감사원은 B종교단체 내부에서 H재단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하던 중에 원고가 2차 합동회의에서 J를 지지한 행위와 감사원의 해명 요구에 대응한 방식이 D교헌을 위반하고 교단 내의 기강과 위계질서를 어지럽힌 행위라고 판단했다. ② 감사원은 2차 합동회의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원고에게 자신의 발언에 대하여 해명할 것을 서면으로 요구했고, 원고의 답변이 없자 다시 해명할 기회를 부여했다. ③ 원고는 해명 요구의 근거 규정을 제시하라는 취지의 답변을 하는 등 감사원의 소명 요구에 사실상 불응하다가 원고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로 한 감사회의에 출석하여 감사원의 요구사항에 대하여 소명했다. ④ 감사원은 E의 재심의 요구에 따라 이 사건 징계에 대하여 재의결 절차를 거쳤고, 이 사건 징계는 기관장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다. ⑤ 이러한 경위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 감사원의 일부 절차에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에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어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징계가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징계가 무효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는 이 사건 징계에 의하여 교인의 권리가 정지되어 종무위원의 지위를 상실하게 되고, D교헌 제43조에 따라 교무관장의 임명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되어 교무관장의 직위도 상실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 사건 해고통지는 종교단체인 피고가 소속 교인인 원고에게 교인으로서의 권리가 일시적으로 정지됨에 따라 교무관장 직위가 당연히 상실되었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그로써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

다.

정리

그렇다면 피고가 이 사건 해고통지를 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해고처분의 존재 및 그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박성인(재판장) 오승이 송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