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주식회사 C에게 원고 명의로 된 개인형퇴직연금계좌(계좌번호: D)에 관하여 퇴직급여 지급신청의 의사표시를 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예비적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29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인정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등
피고는 산업기계류 장비 설비, 임대 및 판매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2008. 6. 3.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피고의 설립 무렵부터 피고에서 등기이사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7년경 퇴직한 사람이다.
피고의 주주는 대표이사인 E과 그의 배우자인 F, 그리고 원고로 구성되어 있는데, E과 F이 합계 8,000주, 원고가 2,000주를 각 보유하고 있다.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의 내용
피고 설립 당시의 정관 제49조 제2항은 '이사의 퇴직금의 지급은 주주총회 결의를 거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별도로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이후 피고는 2011. 12. 15. 임시주주총회를 개최(참석자: 대표이사 겸 주주 E, 이사 겸 주주 F, 이사 겸 주주 원고)하여 정관 제49조에 따른 임원퇴직금 지급규정(이하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이라고만 한다)을 제정하였다. 이 사건 퇴직금 규정의 내용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퇴직금 적립 등
피고는 원고가 입사한 이후 매년 원고에게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해 왔다.
그런데 피고는 2013. 2.경 원고와의 합의에 따라 퇴직금 지급방식을 변경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개인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는 방법으로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에 개인형퇴직연금계좌(계좌번호: D, 이하 '이 사건 계좌'라고 한다)를 개설하였고, 피고는 원고와의 위와 같은 합의에 따라 2013. 2. 8.부터 2017. 10. 10.까지 사이에 이 사건 계좌에 매월 5,000,000원의 퇴직금을 납입하였다(다만 2013. 7. 10.에는 합계 10,000,000원을 납입하였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 합의에 따라 현재까지 이 사건 계좌에 납입된 퇴직금은 합계 290,000,000원[= 5,000,000원 × 57개월(2013. 2.분부터 2017. 10.분까지) + 5,000,000원(2013. 7. 10. 추가로 납입된 5,000,000원)]이다.
이 사건 사임서의 제출 등
원고는 2017. 10. 17. 피고에 '퇴직일: 2017. 10. 20., 퇴직사유: 개인적인 사유'로 기재한 퇴직원(이하 '이 사건 퇴직원'이라고 한다)을 제출하였으나, 피고는 2017. 10. 19. '시일이 촉박하고 정리되지 않은 사항이 많다'는 이유로 퇴직원을 반려하였다.
이후 원고는 2017. 10. 30. 피고에 '본인은 귀 회사의 사내이사인바 이번에 일신상의 형편에 의하여 그 직을 사임합니다'라는 내용의 사임서(이하 '이 사건 사임서'라고 한다)와 '원고가 보유한 피고의 보통주식 2,000주의 소유권에 관한 관리를 2017. 10. 30.부로 포기한다'는 내용의 주식포기각서(이하 '이 사건 주식포기각서'라고 한다)를 각 제출하였고, 이에 피고는 원고에 대한 사내이사 사임등기 절차를 진행하여 같은 날 원고에 대한 사내이사 사임등기가 마쳐졌다.
피고 임시주주총회의 원고에 대한 해임결의 등
피고는 2017. 11. 14. 임시주주총회를 개최(참석자: 대표이사 겸 주주 E, 이사 겸 주주 F)하여 원고가 피고의 이익에 현저히 반하는 행위를 시도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임하고,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안건을 승인하였다.
원고의 퇴직급여 지급신청 요청 및 피고의 거부
원고가 이 사건 계좌에서 퇴직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C에 급여지급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여야 하는데, 위 신청서에는 '원고가 피고에서 퇴직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의 날인이 필요하다.
원고는 이 사건 계좌에서 퇴직금을 인출하기 위하여 피고에게 위 신청서에 날인을 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4,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 종료일
법인의 이사를 사임하는 행위는 상대방 있는 단독행위라 할 것이어서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함과 동시에 그 효력이 발생함이 원칙이나, 사임서 제시 당시 즉각적인 철회권유로 사임서 제출을 미루거나, 대표자에게 사표의 처리를 일임하거나, 사임서의 작성일자를 제출일 이후로 기재한 경우 등 사임의사가 즉각적이라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별도의 사임서 제출이나 대표자의 수리행위 등이 있어야 사임의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1998. 4. 28. 선고 98다8615 판결, 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10909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에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한 2017. 10. 30.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이 종료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의 등기이사 겸 주주의 지위에 있었던 사람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피고의 수임인의 지위에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 역시 이 부분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사임의 의사표시가 피고에 도달하면 즉시 그 효과가 발생한다.
원고는 2017. 10. 17. 피고에 퇴직예정일을 '2017. 10. 20.'로 기재한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하였는데, 피고는 위 퇴직예정일보다 앞선 2017. 10. 19. 이 사건 퇴직원을 반려하였으므로, 이 사건 퇴직원의 제출에 따른 사임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이후 원고는 2017. 10. 30. 피고에 '본인은 귀 회사의 사내이사인바 이번에 일신상의 형편에 의하여 그 직을 사임합니다'라는 내용의 이 사건 사임서를 다시 제출하였다. 이 사건 사임서의 내용이나 원고가 같은 날 피고에 이 사건 주식포기각서를 제출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사임서의 제출로써 피고에서 즉시 사임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피고는 이 사건 사임서의 제출에도 불구하고 '사임의사가 즉각적이라고 볼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와 같은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가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한 2017. 10. 30. 원고에 대한 사임등기절차를 진행하여 같은 날 원고에 대한 사내이사 사임등기가 마쳐졌다. 따라서 피고 역시 원고가 이 사건 사임서의 제출로써 피고에서 사임하는 것을 수용하였다고 보인다.
퇴직금 채권의 발생 및 퇴직금의 액수
원고가 피고의 설립일인 2008. 6. 3.무렵부터 피고에서 등기이사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7. 10. 30. 피고에서 퇴직한 사실, 피고는 원고가 입사한 이후 매년 퇴직금을 중간 정산해오다가, 2013. 2.경부터는 원고와의 합의에 따라 퇴직금 지급방식을 변경하여 원고 명의의 이 사건 계좌에 매월 퇴직금을 납입해 왔고, 위와 같은 합의에 따라 2013. 2. 8.부터 2017. 10. 10.까지 사이에 이 사건 계좌에 납입된 퇴직금 합계액이 290,000,000원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29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계좌에서 퇴직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C에 급여 지급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여야 하고, 위 신청서에는 '원고가 피고에서 퇴직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의 날인이 필요한데 피고가 이를 거부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앞서 본 퇴직금 지급의무의 이행으로써 C에게 원고 명의로 된 이 사건 계좌에 관하여 퇴직급여 지급신청의 의사표시를 할 의무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원고는, 피고가 2017. 11. 10. 이 사건 계좌에 퇴직금 5,000,000원을 납입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납입하지 않았으므로, C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의사표시를 구함과 더불어 원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추가로 구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이 종료된 날이 2017. 10. 30.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이 2017. 11. 경에도 계속 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퇴직금 규정 제5항은 '임원이 본인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주주총회에서 해임되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결의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피고의 영업망을 이용하여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려고 하였고, 피고의 영업 정보가 모두 담긴 컴퓨터를 무단 반출하려는 시도를 하다가 제지를 당하는 등 피고의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피고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다가 적발되었다. 이에 피고는 2017. 11. 14.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피고의 이익에 현저히 반하는 행위를 시도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임하고,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의하였다. 이처럼 원고는 이 사건 퇴직금 규정 제5항의 지급제한대상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피고의 2017. 11. 14.자 임시주주총회 결의 이전인 2017. 10. 30. 피고에게 이 사건 사임서를 제출함으로써 같은 날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이 종료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임시주주총회의 결의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이 종료된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원고에 대하여 아무런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나아가,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이 위 임시주주총회 결의 이후에 종료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이 사건 퇴직금 규정 제5항에 따라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주주총회에서 해임'되었다는 사정이 입증되어야 하는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그 귀책사유로 인하여 주주총회에서 해임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이 위 임시주주총회 결의 이후에 종료되었고, 위 임시주주총회 결의가 이 사건 퇴직금 지급규정 제5항의 요건을 구비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인정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의 대표이사인 E은 원고가 2017. 10. 17. 이 사건 퇴직원을 제출하자 2017. 10. 19. '시일이 촉박하고 정리되지 않은 사항이 많다'는 이유로 이를 반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인 2017. 11. 14. 자신의 배우자이자 피고의 주주인 F과 함께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해임하고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의한 점, ② 피고의 이사인 원고로서는 언제든지 피고에서 사임할 수 있고, 사임의 의사표시가 피고에 도달하면 그 효과가 발생함이 원칙이며, 이 사건 퇴직원 제출 당시 원고로서는 피고의 의사와 무관하게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피고와의 위임계약을 종료시킬 수도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위와 같은 임시주주총회의 결의를 이유로 원고에게 퇴직금의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봄이 마땅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단한다.
판사 박성인(재판장) 이종훈 정승호
각주1)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 중 5,000,000원 청구부분은 이 사건 예비적 청구 중 5,000,000원 청구부분과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이 모두 동일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되, 이와 동시에 피고에게 주위적으로 '피고는 주식회사 C에 원고 명의로 된 기업개인형퇴직연금신탁상품(계좌번호: D)에 관하여 퇴직급여지급신청의 의사표시를 하라'는 청구를,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290,000,000원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청구를 하는 것으로 선해하여 판단한다.
각주2) 다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는 2017. 10. 30. 피고에 대하여 원고가 보유한 주식의 소유권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주식포기각서를 제출하였다.
각주3) 제25조(10명 미만을 사용하는 사업에 대한 특례)
상시 1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의 경우 제4조 제1항 및 제5조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받거나 근로자의 요구에 따라 개인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에 대하여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한 것으로 본다.
제1항에 따라 개인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사항은 준수되어야 한다.
각주4) 1. 사용자가 퇴직연금사업자를 선정하는 경우에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받을 것. 다만,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스스로 퇴직연금사업자를 선정할 수 있다.
각주5) 2. 사용자는 가입자별로 연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현금으로 가입자의 개인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할 것
각주6) 3. 사용자가 부담하는 부담금 외에 가입자의 부담으로 추가 부담금을 납입할 수 있을 것
각주7) 4. 사용자는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제2호에 따른 부담금을 가입자의 개인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할 것. 이 경우 납입이 지연된 부담금에 대한 지연이자의 납입에 관하여는 제20조 제3항 후단 및 제4항을 준용한다.
각주8) 5. 그 밖에 근로자의 급여 수급권의 안정적인 보호를 위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각주9) 실무상 이와 같은 방식의 퇴직급여제도를 '기업형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라고 부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갑 제3호증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