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지상파 방송사인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 계열의 지역 방송사로서 여수시를 시청권역으로 방송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C는 피고의 발행주식 51%를 보유한 주주이다.
원고는 2017. 3. 3. 임기 3년의 피고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선임되었다.
C는 2018. 1. 16. 원고에게, 주주 전원의 동의 및 위임을 받아 주주총회 소집절차를 생략하고 2018. 1. 19. 피고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 해임 결의를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통보하였다.
피고가 2018. 1. 19. 개최한 임시주주총회(이하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라 한다)에서 주주 전원의 출석 및 찬성으로 원고를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에서 해임하는 결의가 이루어졌다(이하 '이 사건 해임 결의'라 한다).
원고에 대한 해임 사유는 '장기간 방송파행의 책임 등 조직통할능력의 부족, 경영능력의 부재, 회사의 명예와 국민 신뢰 실추'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을 제8호증과 같다)호증, 을 제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주위적으로, 이 사건 해임 결의는 C 외 다른 주주 4명이 출석하거나 의결권을 위임하지 않았음에도 주주 전원출석 주주총회임을 전제로 소집절차를 생략한 채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이므로,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피고에 대하여 보수, 퇴직연금 및 특별공로금 등 합계 609,692,25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예비적으로,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로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였음에도, 사실과 다른 비방과 C 계열 지역 방송사 경영진에 대한 정파적인 일괄 해임 조치로 인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 만료 전 해임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에 따라 부당해임으로 인하여 원고가 남은 임기 동안 받을 수 있었던 보수 등 합계609,692,256원 상당의 손해와 지연손해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해임 결의는 C 외 나머지 주주 4명의 의결권 행사 위임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졌으므로, 이 사건 해임 결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원고는 ① 방송의 공정성을 훼손한 과거 전력, 대표이사 재임 중 D 미화 발언등으로 인하여 피고 구성원들과 갈등을 겪고, 피고 노동조합이 원고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방송 파행이 장기화 되는 등 조직통할능력을 상실하였고, ② 원고의 재임 중 피고의 경영실적이 현저히 악화되었으며, ③ 원고의 부적절한 언행과 방송 파행으로 인하여 피고의 명예와 호남 지역민들의 신뢰가 실추되었고, ④ 원고의 재직 중 법인카드사적 사용으로 인하여 업무상 배임죄로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해임되었다고 볼 수 없다.
주위적 청구(해임 결의 무효에 따른 보수 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지분 합계 49%를 보유한 주주인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 주식회사 G 및 H 주식회사(이하 '주식회사' 기재를 생략한다)가 의결권을 위임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해임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9, 5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E, F, G 및 H가 2018. 1. 16.부터 2018. 1. 18.까지 C 또는 C가 정한 대리인에게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 의안을 모두 원안대로 승인하는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는 위임장 및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 소집 관련 절차의 생략에 동의하는 동의서를 각 작성하여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해임 결의가 무효임을 이유로 대표이사 보수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상법 제385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은 '이사의 임기를 정한 경우에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임기 만료 전에 이를 해임한 때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해임으로 인한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정당한 이유'란 주주와 이사 사이에 불화 등 단순히 주관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된 행위를 하였거나 정신적 · 육체적으로 경영자로서의 직무를 감당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경우, 회사의 중요한 사업계획 수립이나 그 추진에 실패함으로써 경영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관계가 상실된 경우 등과 같이 당해 이사가 경영자로서 업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 상황이 발생한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4. 10.15. 선고 2004다25611 판결 등 참조). '정당한 이유'의 존부는 해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그 입증책임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사가 부담한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7529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원고의 대표이사 취임에 따른 노사갈등 발생
I노동조합 J 본부(이하 '본부노조'라 한다)는 C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I노동조합 산하의 노동조합이다. 본부노조는 피고를 포함한 C 계열 지역 방송사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각 노동조합(이하 각 '지부노조'라고 하고, 그 중 피고의 노동조합을 '피고지부노조'라고 한다)을 지부로 두어 단일 노동조합을 이루고 있다.
C 대표이사로 2017. 2. 23. L이 취임한 후 피고 등 11개 지역 방송사에 원고를 비롯한 각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 알려지자, 피고 지부노조는 본부노조 및 각 지부노조와 함께 2017. 2. 28. 'K 부역언론인 L 등은 공영방송을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이들을 지역 C 사장에 선임하였다.'라면서 신임 대표이사 거부 의사를 밝히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였다.
피고 지부노조는 2017. 3. 6. 원고의 첫 출근길에 도열하여 원고의 취임에 반대하는 피케팅 시위를 하였고, 피고 구성원들이 원고의 대표이사 취임을 거부한다는 언론 보도가 뒤따랐다.
위와 같이 원고의 취임 전부터 원고의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노사갈등이 발생한 배경은 다음과 같다.
본부노조는 2012. 1.경부터 2012. 7.경까지 'C는 M 정권에 편향된 불공정방송을 중단하고 공영방송을 정상화하며, N 당시 C 사장은 퇴진하라'고 요구하면서 장기 파업을 하였다.
N 사장이 2012. 7.경부터 2013년경까지 위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구성원들을 O에서 교육을 받으라며 부당하게 전보하거나 근무평정에서 최하등급(R등급)을 부여하는 등 불이익을 주었다는 이유로 C 내 노사갈등이 일어났는데, N 사장은 이후 관련 형사 사건에서 위 인사조치와 관련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사실을 자백하였다.
원고는 이와 같은 갈등이 격화된 2012. 7.경부터 2013년경까지 N 사장의 인사발령에 따라 C 보도본부 시사제작국 P장, Q장 등으로 재임하면서 다음과 같은 논란을 겪었다.
원고가 2012. 8.경 C 기자들에게 '본부노조는 모두 친북 종북 좌파가 아니냐'라는 등의 발언을 하여 물의를 빚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C 소속 일부 기자는 2012. 9.경 방송에서 '공정방송' 배지를 달고 보도를 하였는데, 원고는 위 배지를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화면에서 삭제하여 방송을 송출한 후 기자들에게 '앞으로 공정방송이라는 배지를 다는 기자는 불순한 의도를 노출하려는 정치지향형 기자로 간주하겠다.'라는 공지문을 회람하여 갈등을 빚었다.
본부노조는 2012. 10. 31. '민실위 보고서'를 발간하여 L 당시 보도국장을 비판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고는 소속 기자들에게 'L 국장을 비난하는 민실위 보고서는 신뢰성이 없다.'라는 취지의 공지문을 세 차례에 걸쳐 회람하였다.
C 소속 R, T 기자는 2012. 11.경 외부 언론사와 '원고가 S 사건, 영화와 관련된 고문 사건 등을 보도하지 못하게 하였다.'는 등의 내용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원고를 비판하였고, 이를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어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2013. 5.경 소속 기자들이 제안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관련 방송아이템에 대하여 '미혼모라는 이유로 취업에서 차별받는 것은 당연하다. 행실이 나쁘기 때문에 내가 고용주라도 고용하지 않는다. 부정한 일을 저질렀으니 감수해야 한다.'라는 발언으로 구성원들과 갈등을 겪었다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C의 'V' 취재기자들은 2013. 7. 18. 원고가 국정원에 비판적인 보도를 불방시키고, 이를 취재한 기자를 업무에서 배제한 후 근무평정에서 R등급을 부여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원고는 위 성명에 대하여 '부서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노조와 좌편향 매체를 동원하여 임원을 비난한 기자에게 R등급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공지문을 회람하였다.
본부노조는 2013. 7. 23. '사적 감정 실린 R등급 부여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C에서 원고의 퇴진을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C 소속 W 기자는 2013. 8. 8. 원고에게 항의하면서 '당신은 V 부장 자격이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한 후 원고의 요청에 따라 2013. 9.경 O로 전보되었다. 이후 원고가 위 인사발령 사유를 묻는 언론 취재에서 '성격이 맞지 않는다.'라고 답한 사실이 보도되었다.
원고가 2012. 7.경부터 2013. 7.경까지 자신의 취재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V' 소속 기자 총 6명을 업무에서 배제하였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 되었다.
피고 지부노조에서 2017. 2.경부터 2019. 2.경까지 지부장을 역임한 X는 증인신문에서, '원고와 관련한 위 논란을 피고 구성원들도 언론 보도 및 C의 선후배들을 통하여 인지하고 있었고, 원고는 공영방송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사람으로서 자율성, 공영성과 동떨어진 방법으로 선임되었기 때문에 출근길 항의 피케팅 등 투쟁을 하기에 이르렀다.'라고 진술하였다.
이처럼 2012~2013년 당시 C N 사장, L 보도국장을 도와 불공정한 방송과 인사발령을 주도하였다는 논란으로 C 구성원들과 갈등을 겪었던 원고가 다시 C의 L신임 사장에 의하여 피고의 대표이사로 지명되었다는 것이 피고 지부노조와 갈등이 발생한 주된 배경이다.
원고의 대표이사 재임 중 논란
5 · 18민주화운동 펌훼 발언 논란
2017. 9. 말경부터 원고가 'D도 피해자이고, 5 · 18민주화운동에 대한 D의 입장도 인정받아야 하며, 북한군 개입설은 팩트다.'라는 D 미화 및 5 · 18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하였다는 내용이 언론에 광범위하게 보도되었다.
5 · 18민주화운동 관련 시민단체들은 2017. 9. 22. 'D의 대변인인 원고에게는 공영방송 사장 자격이 없다'라고 항의하면서 원고의 퇴진을 요구하였다.
원고는 2017. 9. 25. 피고 구성원들에게 'Y'이라는 제목으로, '피고 지부노조 X 지부장이 파업 상황에서 대표이사를 공격하기 위하여 넉 달 전 나누었던 사적인 대화 내용을 왜곡한 것으로, 당시 D 회고록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였을 뿐이다.'라면서, X 지부장을 '야비하고 비열하다, 노조 지부장의 천박한 사회의식을 보여준다, 이런 게 지부장 방식의 뒤통수 치기 전략인가, 유치하고 단세포적인 발상이다'라는 등으로 비판하는 공지문을 회람하였다.
피고와 계약직으로 일하는 프리랜서 방송작가 6명은 2017. 9. 25. '원고가 2017. 5. 23. 방송작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D을 미화하는 발언을 하였다'는 증언록을 작성하여 피고 지부노조에 전달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가 2019. 9. 28. '방송작가의 증언록은 실명이 아니어서 신뢰할 수 없고, D 미화 발언이 사실일 경우 사퇴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방송작가들은 2017. 9. 28. 실명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증언록은 사실대로 작성한 것이다. 원고가 방송작가들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몰아붙이고 당시의 상황을 왜곡하는 것을 보고 용기를 내어 기자회견에 나오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 지부노조 지부장 X는 증인신문에서, '당초 방송작가들은 프리랜서라는 불안정한 지위 때문에 증언록을 익명으로 작성하였는데, 원고가 사실관계를 부인하자 실명을 공개하고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한 것이다. 이후 Z 단체 등 시민단체들이 세 차례에 걸쳐 원고의 사장실까지 들어와서 거세게 항의하였다. 임원실이 있는 층에 항의 방문을 오는 일 자체가 사상 처음 보는 일이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총파업 출정식 직후 회식 논란
피고 지부노조는 2017. 9. 8. '총파업 출정식날 음주가무, 피고 간부들 제정신인가'라는 성명서를 내고, 피고 지부노조의 총파업 출정식이 열린 2017. 9. 5. 저녁 피고의 간부들이 회식을 열고, 신입사원과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을 밤늦은 시각 노래방에 호출하였다고 비판하였다.
원고는 2017. 9. 11. '도우미라니, 노조야말로 제정신인지 되묻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피고 성명서를 내고, 회식 당시 아나운서 두 명이 자리를 함께하였을 뿐 어떠한 신체접촉이나 성희롱이 없었으므로, 피고 지부노조 지부장은 아나운서들을 도우미라고 일컬은 것에 대하여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고는 2017. 9. 13. '회사의 공식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내어, '그저 노조의 위세만을 앞세워 허공에다 종주먹을 들이대며 거친 말을 마구 쏟아내는 수준',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도 마음껏 해소하고 다음날 맑은 정신으로 나와 파업 행사를 계속 진행하세요.'라는 등으로 피고 지부노조를 비판하였다.
원고는 2017. 9. 14. '도우미 발언이 문제의 발단이다'라는 성명서를 내어, '피고 지부노조 지부장은 "도우미" 발언을 하였는지 해명하라. 노조는 성명서를 쓸 때좀 더 창의적이고 독자적으로 써보시라고 권고한다. 다른 노조 성명서를 베껴다 진부한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는 느낌이다.'라는 등으로 피고 지부노조를 비판하였다.
C 및 지역 방송사의 총파업에 따른 방송파행
C 대표이사로 2017. 2. 23. L이 취임하자, 본부노조는 'C 구성원들은 보도본부장 등 재임 당시 C 방송 강령을 위반하고 편파 보도를 이끈 L을 사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공영방송 종사자에게 부여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저항할 것이다.'라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L은 C 대표이사 취임 후 2017. 3. 10. 및 2017. 4. 6. 첫 인사발령에서 본부노조 일부 조합원을 AA, AB로 전보하였다. 이에 반발한 본부노조는 2017. 6.경 고용노동부에 부당노동행위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하였고, 고용노동부가 2017. 7.경 L의 노동조합원 부당전보 및 노조탈퇴 종용 등 부당노동행위 사실을 확인하고 L을 비롯한 전 · 현직 경영진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등 노사갈등이 격화되었다.
본부노조는 2017. 8. 24.부터 같은 달 29.까지 '블랙리스트 노조파괴 저지, 공정방송 단체협약 체결'을 구호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하였고, 본부노조 및 피고지부노조를 포함한 각 지부노조 조합원 1,758명 중 1,568명의 찬성(찬성률 93.2%)으로 총파업 안이 가결되었다.
본부노조 및 피고 지부노조를 포함한 각 지부노조는 2017. 8. 31. '지역사사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라'는 제목으로, '지역 방송사의 공영성과 지역성을 지키기 위해서는 낙하산 사장 선임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 C 사장 L, C 대주주 AC 이사장 AD퇴진으로 대표되는 C 쇄신의 기치에 지역 방송사 사장들의 이름이 포함될 것이다. 지역 방송사의 적폐를 인정하고 개혁 의지를 공개 천명하지 않을 경우 스스로 물러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본부노조는 2017. 9. 1. '9월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고, 이번 파업은 송출 등 방송 필수인력을 전혀 남기지 않기로 한 만큼 방송의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총파업 특보를 발행한 후 2017. 9. 4. 총파업을 실시하였고, 피고 지부노조를 포함한 각 지부노조도 총파업에 돌입하였다. 본부노조의 집계에 따르면 당시 피고의 직원 54명 중 피고 지부노조 노동조합원은 23명(42.5%)이다.
총파업 중 본부노조 및 각 지부노조는 다음과 같이 원고의 피고 대표이사직퇴진을 요구하였다.
본부노조 및 각 지부노조는 2017. 9. 14. 발행한 총파업특보 제7호에서 '부역 대가로 내리꽂힌 낙하산들 퇴진하라'라는 제목으로 지역 방송사 대표이사 중 4명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는데, 이 중 원고가 포함되었다.
본부노조 및 각 지부노조는 2017. 9. 20. 발행한 총파업특보 제9호에서 '함량미달 낙하산, 원고는 물러가라'라는 제목으로 앞서 본 원고의 재임 중 논란에 관하여 별도로 다루었다.
본부노조 및 각 지부노조는 2017. 9. 28. 총파업특보 제11호에서 'AE'이라는 제목으로 3면에 걸친 특집 기사로 원고와 관련한 논란을 조명하고, '언론의 흑역사,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한 C의 중심에 항상 원고가 있었다. 그의 독선과 무능, 뒤틀린이념과 가치관은 이제 피고와 지역 사회를 거센 분노와 반발로 내몰고 있다. 우리 조합원들과 시민사회는 원고에 대한 퇴진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본부노조 및 각 지부노조는 2017. 10. 11. 총파업특보 제12호에서 'AF'라는 제목으로 피고 지부노조 X 지부장의 인터뷰를 게재하였다.
본부노조 및 각 지부노조는 2017. 10. 17. 총파업특보 제14호에서 'AG'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역 방송사 대표이사 중 원고의 사진을 게재하였다.
총파업 중단 후 피고 지부노조의 제작거부와 원고의 해임
총파업으로 인한 방송파행 사태가 계속되던 중 2017. 11. 2. AC 이사장 AD가, 2017. 11. 13. C 대표이사 L이 각 해임되자, 본부노조는 2017. 11. 14. C 및 피고등 각 지역 방송사 대표이사들에게 총파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하였다.
총파업 중단 후로도 일부 지역 방송사 지부노조는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하면서 보도 부문에 국한하여 제작거부를 계속하였다. 반면, 피고 지부노조의 경우 '원고가 퇴진할 때까지 제작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2017. 11. 14. 이후로도 보도 부문과 일반 편성 부문, 제작 부문 등 전 부문에서 제작거부를 계속하였다.
피고의 평일 뉴스는 총파업이 시작된 2017. 9. 4.부터 2017. 12. 8.까지 비노동조합원 인력에 의하여 7분 분량 정도로 축소 방영되었는데, 총파업 종료 후 피고 전부문의 제작거부가 이어짐에 따라 2017. 12. 11.부터는 전면 결방되었다. 피고 제작 부문 중 'AH', 'AI' 등 주요 프로그램도 2018. 1. 9. 기준 전면 결방되고 있었다.
피고의 대주주인 C가 2017. 12.경 신임 대표이사로 AJ를 선임한 후 AC는 2017. 12. 21. 및 2017. 12. 28. 이사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포함한 지역 방송사 사장 19명을 전원 해임할 것을 논의 · 확정하였다.
C 계열 지역 방송사들은 2017. 12. 말경부터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순차적으로 대표이사 해임 결의를 진행하였고, 일부 대표이사는 스스로 사임하였다.
이 사건 임시주주총회에서 2018. 1. 19. 원고에 대한 해임 결의가 이루어지자, 피고 본부노조는 2018. 1. 20. 방송 정상화 계획을 밝히고 같은 달 23.경부터 정상적인 방송 제작을 재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10, 12, 14, 16, 18, 27, 30 내지 33호증, 을 제1,2, 4, 5, 10 내지 12, 16 내지 24, 26, 29 내지 34, 4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증인 X의 증언, 증인 AK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임기만료 전 이사에서 해임하였다고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업의 소유와 경영이 제도상 분리된 주식회사에서는 회사기업의 소유자인 주주에게 최종적인 기업지배권이 법률적으로 보장되어 있고, 경영상의 필요성에 의한 고도의 경영판단에 따라 이사에 대한 해임 결의를 종속적 지위의 근로자에 비하여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다47529 판결). 다만, 공영방송인 피고의 대주주는 C이고, 그 대주주인 AC의 이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하며,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따라서 정권 교체에 따라 공영방송사 임원의 지위가 불안정해지고 그로 인하여 공영방송사가 정권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이고 공정한 경영을 도모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C의 신임 경영진이 기존 경영진에 의하여 임명된 지역 방송사 임원진 전원에 대하여 일괄하여 내린 평가가 아니라, 피고 구성원들의 구체적인 의사와 행동에 의하여 추단되는 실체적 근거에 입각하여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임 당시 원고는 피고에 대한 조직통할능력을 상실하고 방송파행 사태의 장기화를 초래하였으며, 피고에 대한 지역 사회 시청자들의 신뢰를 저해하는 등 이사로서 직무를 집행하는 데 장해가 될 객관적인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사유만으로도 원고에 대한 해임에는 정당한 이유를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피고 대표이사로 취임이 결정된 당시부터 피고 구성원들과 갈등을겪었다. 비록 이러한 갈등이 원고가 C에 재직할 당시의 사건으로 인한 것이기는 하나, 공영방송 제도가 존재하고 방송의 자유와 독립이 보장되는 이유는 민주적 여론형성과 공익 향상 등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고(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08두13101 판결 참조), 원고가 일으킨 논란은 방송의 공정성, 국가폭력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영방송의 태도, 언론인의 자유롭고 독립적인 취재 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인 사상 불이익과 직접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피고 구성원들이 이를 이유로 제기한 의혹을 경청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공영방송사인 C 계열 지역 방송사의 대표이사로서 원고에게 요구되는 책무라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원고의 재임 중 원고와 피고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은 오히려 격화되었다. 원고가 당초 피고 구성원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하여 대화를 시도하는 등 조직을 통할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나아가 원고가 재임 중 5 · 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였다거나 피고 간부진이 총파업 출정식 직후 아나운서를 소환하여 회식을 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지부노조가 문제를 제기하자, 원고는 노조지부장을 인격적으로 모독하거나 피고 지부노조를 강한 논조로 비하하는 내용이 담긴 공지문을 여러 차례 사내에 회람하는 방법으로 대응하였다. 원고가 대표이사로서 보인위와 같은 경영방식은 피고의 노사 간 신뢰 회복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갈등은 C 및 피고의 총파업과 방송파행 사태로 이어졌다. 2017년총파업의 주된 계기는 C 경영진이 촉발한 것으로 보이나, 그에만 국한되어 있지는 않다. 특히 일부 지역 방송사의 대표이사의 경우 전국적인 단위에서 퇴진 요구를 받으면서 총파업의 주요 동력이 된 것으로 보이고, 그 중에서도 원고의 퇴진 문제는 총파업기간 전반에 걸쳐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졌다. 이러한 점에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총파업 및 그에 따른 방송파행이 원고의 책임과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
총파업 종료 후에도 피고의 방송파행은 장기간 계속되었다. 본부노조가 총파업 중단을 선언한 후에도 피고 지부노조는 원고의 해임 결의가 있기까지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독자적으로 전 부문에서 제작거부를 계속하였다. 피고 구성원들의 지부노조 가입률은 전체 구성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총파업 이후 오히려 비노동조합원까지 제작을 중단함으로써 피고의 평일 뉴스와 주요 프로그램이 전면 결방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겪은 장기화된 방송파행의 원인을 원고의 주장과 같이 본부노조나 피고 지부노조의 정치적 편향성에 돌릴 수는 없다.
원고는 재임 중 피고 내부를 넘어 지역 사회 구성원들과도 갈등을 겪었다. 원고는 D을 미화하거나 5 · 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퇴진과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프리랜서 방송작가들이 직업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인 증언록을 작성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주장을 믿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의 발언 여부를 떠나, 원고가 위 논란에 대하여 적절한 방식으로 사과하거나 해명하는 등 제대로 된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음에 따라 호남 지역을 방송권역으로 하는 피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가 실추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보인다.
결국 원고의 취임 당시부터 시작된 노사 간 반목이 재임 기간 중 원고의 피고 지부노조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로 인하여 더욱 격화된 점, 이러한 갈등이 피고 내부에서 그치지 않고 원고의 5 · 18민주화운동 폄훼 발언 논란이나 그에 대한 대응 태도로 인하여 지역 사회의 신뢰마저 실추된 점, 전국적인 총파업 기간뿐 아니라 총파업이 종료된 후로도 피고는 구성원들의 전면적인 제작거부로 인하여 방송파행이 장기화된 점, 이로 인하여 피고의 주요사업은 2017. 9.경 이래 전혀 수행되지 못하다가 2018. 1. 19. 원고에 대한 해임 결의 후부터 비로소 정상화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회사의 정상화를 통한 주주 보호 및 시청자들의 신뢰 회복을 통한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수행등 경영상의 필요성에 의하여 원고를 피고의 이사에서 해임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따라서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임기만료 전에 원고를 해임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성관(재판장) 김용석 김승현
각주1) 원고는 2018. 1. 19.자 임시주주총회에 따른 원고에 대한 해임 결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보수 등 지급 청구와 위 해임 결의 가유효함을 전제로 한 상법 제385조 제1항 후문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선택적 청구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병합의 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가 아닌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각주2) 2014. 5. 29. 선고 2013다96868 판결 등 참조), 위 각 청구는 이 사건 해임 결의의 효력 유무와 관련하여 서로 양립할수 없 는 관계에 있으므로, 이를 주위적·예비적 청구로 선해하여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