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변경 전 상호:주식회사 AJ)는 스키웨어, 테니스웨어, 골프웨어, 그 외 활동성 스포츠웨어의 한국 내 제조, 수입, 판매 등을 목적으로 한 회사로, ‘AK’, ‘AL’ 등의 상호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들은 각 2005년 내지 2014년 사이에 피고와 피고 생산 의류(브랜드명:AK)의 백화점 내 판매에 관하여 별지2 중간관리계약서 기재와 같은 내용의 중간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원고들 명의로 각 사업자등록을 한 후 별지1 청구금액표 중 ‘퇴직일’란 기재 각 해당 일까지 각 전국 소재 백화점 지점 내 담당 매장에서 피고가 제조한 ‘AK’ 물품을 판매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제96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ㆍ감독 아래 백화점 내 매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하고, 2) 근로기준법상 위약금 및 손해배상액의 예정은 금지되므로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한 보증금에 대하여 재직기간 동안 연 5%의 비율에 해당하는 이자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
원고들은 독립적인 사업자에 해당하고,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代償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4 내지 95, 97호증(가지번호 모두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34호증의 각 기재, 증인 AM, AN의 각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원고들 중 일부는 각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 체결 전까지 피고의 정규직 영업직원으로 고용되어 직영매장에서 근무하다가, 피고가 2003년경부터 중간관리계약 체결을 통한 매장 위탁운영 방식을 도입함에 따라 2004년 내지 2006년경에 피고를 퇴사하면서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에 따르면, 거래상품과 영업장소가 정해져 있고(제3조), 영업장 내 시설 및 비품은 피고가 설치하여 그 소유권을 가지며(제7조), 원고는 제품을 피고가 지정한 가격으로 판매하여야 하고(제10조 제1항), 판매 당일의 매출 현황을 피고의 전산 시스템에 전송하여야 하며(제10조 제4항), 피고의 연 2회 정기 재고조사에도 임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피고는 정기 또는 수시로 매장 환경 상태 및 고객 접객태도, 제반 영업활동에 관한 관리사항 등에 관하여 지도 및 감사를 할 수 있고(제11조), 매월 1회 피고의 주관 하에 재고조사를 시행하여야 하며(제13조 제2항 8목), 개별적으로 행하는 광고, 선전 및 판촉활동에 필요한 내용을 사전에 피고에게 서면으로 통보하여 피고의 승인을 득한 후 시행하여야 한다(제13조 제2항 1목). 또한 그 부속합의사항에는 매장 판매사원의 인원이 정해져 있고, 그 직원은 피고의 면접 후 채용하여야 하며, 매장재고조사 등을 위하여 피고가 지정하는 PDA 제품을 구매하도록 되어 있다.
피고는 1년 단위로 중간관리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고, 계약 갱신 시에는 매출실적에 따라 수수료율을 달리 정하여졌는데, 정해진 수수료율은 1년 동안 유지되었다. 수수료율은 원고별로 다르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는 원고들 상호 간은 물론 해당 월의 매출실적에 따라 매월 차이가 있었으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 또는 고정수수료 등은 존재하지 않았다.
피고는 매장별 매출실적 목표량을 설정하고 원고들에게 공지하였고, 원고들은 판매일보를 정리하여 보고하였으나 보고가 일별로 이루어지지는 않았고, 매출실적 목표량 달성 시 인센티브를 지급받았다.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행사기간 및 할인율을 정하여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하였으며, 원고들이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여 판매하거나 할인율을 정할 수는 없었다. 피고는 휴대전화기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기도 하였는데, 구체적으로는 할인상품 목록 전달, 온라인몰 할인쿠폰 적용 지시 위반 지적, 지침 위반에 따른 온라인몰 관련 패널티 사항 등이다.
피고는 원고들이 매장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에 관하여 가이드라인을 작성하여 제공하였고, 피고의 본사 직원이 매장에 방문하여 직접 매장 배치와 상품 진열을 수행하기도 하였다. 매장 내 복장에 관하여 피고의 자사 제품을 착용하도록 지시하였다. 또한 피고가 개최하는 회의, 워크숍 등에 참석을 독려하였다. 회의 주제는 대부분 판매실적 재고에 관한 것이었다.
원고들은 통상적으로 백화점 영업시간 동안 매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해졌다. 피고는 원고들의 출퇴근이나 단기휴가 사용 등에 관한 사전 보고 내지 피고의 허가를 받도록 하지 않았고, 다만 원고들은 사후에 피고가 제공한 출근부 양식에 월별 출근여부를 기록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그러나, 장기 하계휴가의 경우에는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사전에 원고들과 매장 내 판매사원들의 휴가일정을 미리 파악하고 취합하여 보고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비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원고들이 피고와 중간관리계약기간 종료 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위 비품은 원고들이 근무한 매장의 후임자에게 인계되었다.
원고들은 직접 자신들의 명의로 매장 내 판매사원을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판매사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장별로 적정 수의 판매사원을 채용할 것을 독려하고 판매사원 수가 적정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파악하였고, 원고들이 채용한 판매사원의 이력서를 발송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특정 판매사원에 대한 채용 여부, 채용조건, 휴가 사용, 출퇴근 등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이는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고 관리하였다. 판매사원 중 상급자에 대한 급여에 대하여는 피고가 그 기준이 되는 금액을 원고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보이나, 원고들이 반드시 그 기준과 동일한 금액을 판매사원에게 지급하지는 않았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중간관리계약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보증금(대체로 2,000만 원이었다)을 제공하였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원고들은 모두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들을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과 위 인정사실 및 각 그 인정근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 체결 전까지 피고의 정규직 영업직원으로 고용되어 직영매장에서 근무하다가, 2004년 내지 2006년경에 피고를 퇴사함과 동시에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을 체결하였던 일부 원고들의 경우에도, 피고의 제안에 따라 자의로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을 체결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강제적 내지 일방적으로 직영 근로자에서 위탁관리자로 전환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에는 매장 운영과 관련하여 피고가 관리 및 지시, 감독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① 피고가 영업장 내 시설 및 비품을 설치하고, 판매사원이 일정 인원 이상 되도록 하는 등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매장 내 서비스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하여 상호간 계약한 내용이고, ② 또한, 제품 가격을 통일하도록 하고, 광고, 선전 및 판촉활동도 사전에 통보하고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은,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며, ③ 원고들이 매출 현황을 피고의 전산 시스템에 전송하여야 하고, 피고의 재고조사에 응하도록 되어 있는 부분도 피고가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되어 있고, 해당 제품의 소유권을 피고가 보유하기 때문에 관리할 필요가 있어 마련된 내용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정해진 수수료율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였을 뿐 고정급 내지 기본수수료를 지급한 경우는 없었고, 원고들은 자신들의 능력과 재량에 따라 이윤을 창출하고 손실 위험을 부담하는 지위에 있었다. 따라서 원고들이 받은 수수료를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들이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에서 정해진 매장으로 출근하는 것은 그 계약내용에 따른 당연한 사항이고, 근무시간은 백화점 운영시간 동안 매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으로 정해진 것으로 이는 백화점의 운영과 관련된 사항이며, 원고들은 판매사원 내지 아르바이트생으로 하여금 매장을 운영하게 하고 재량으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하계휴가 일정을 사전에 피고에게 알리도록 한 것은 하계휴가기간 중 매장 운영의 적정을 기하기 위한 목적에 불과해 보이고, 월별 출근부를 제출받았다고 하여 피고가 원고들의 근태관리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징계권을 행사한 적은 없었고,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부진하다거나 원고들이 영업회의에 참석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중간관리계약을 해지하거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한편, 온라인몰 할인율 적용 지시를 위반한 경우 패널티를 적용한 것으로 보이나, 해당 패널티는 온라인몰 판매 중지 등 온라인몰에 한정되었고, 위와 같은 패널티는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를 방지하고, 온라인몰 내에서 원고들 상호간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보여,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피고가 원고들이 AK 의류를 착용하고 매장에서 근무하게 한 것은 의류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영업방침에 불과하고 이를 두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근무상 지시를 하거나 통제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피고의 본사 직원이 원고들에게 판매사원 적정 인원을 충족할 것을 요구한 경우도 있지만, 이는 피고가 각 매장에서 근무할 판매사원의 적정 인원을 산정하고 위와 같이 산정한 판매사원의 인원수를 감안하여 수수료율을 정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판매사원들은 원고가 스스로의 비용으로 직접 채용하였으며, 비록 위 부속합의사항에 판매사원을 피고의 면접 후 채용하도록 되어 있기는 하나, 실제 피고가 그 사원들을 면접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나 그 판매사원들에 대하여 인사권이나 징계권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소결론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신동주 이효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