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8. 14. 선고 2018가합522411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1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6. 12. 1.부터 2025. 5.2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

피고 B는 원고에게 준강제추행, 유사강간, 준강간의 범행을 하였고, 피고 B는 피고 사단법인 C(이하 '피고 C'라 한다)의 대표자로서 직무에 관하여 위 범행을 하였으므로, 피고 B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피고 C는 민법 제35조에 따라 공동하여 원고에게 청구취지 기재 상당의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B

피고 B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다.

피고 C

피고 B가 원고에 대해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 B를 피고 C의 대표자라고 인식하지 아니하였고, 피고 B의 행위를 피고 C의 대표자로서 직무에 관한 행위라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 C는 피고 B의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이 없다.

2.

기초사실

가.

피고 B는 D종교단체 소속으로 천안시 E을 근거지로 'F'라는 단체를 조성하여 종교활동을 하다가 2002년경 D종교단체에서 이탈하여 그 무렵부터 아산시 G를 근거지로 'H'를 결성하고, 'H'의 교주로서 독자적인 종교활동을 영위하기 시작하였다.

나.

피고 B는 2009. 7. 1. 피고 C를 설립하여 종교법인설립허가를 받아 2013. 7. 3.경까지 피고 C의 대표이사로 재직하였다. 피고 B를 대신하여 I가 2013. 7. 3. 피고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으나, I의 대표이사 취임 후에도 피고 C의 운영과 관련한 실질적인 의사결정은 대부분 피고 B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다.

피고 B는 'H'의 결성 이후 계속해서 'H'의 교주로 활동하다가, 2017. 2.경 10대여성 신도들에 대한 성범죄 문제가 불거지면서 'H'에서 탈퇴하였다.

라.

피고 B는 아동 · 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추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준유사강간, 준강간, 절도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2025. 4. 17. 피고 B의 업무상 횡령과 준강제추행, 준강간 등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2년 등을 선고하였고[2018고합161,2018고합183(병합), 2018고합327(병합), 2019고합127(병합), 2019고합265(병합), 2019고합355(병합)호], 이에 대하여 피고 B와 검사가 모두 항소하여 위 사건의 항소심이 계속중인데(서울고등법원 2025노1886호, 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위 제1심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준강제추행, 준유사강간, 준강간, 피고 C에 대한 업무상횡령의 범죄사실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피고 B의 손해배상책임

위 인정사실과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비교적 일관되게 피고 B로부터 2012. 8. 6.경부터 2012. 8. 23.경까지 사이에 2회에 걸쳐 강제추행(별지 표 중 범죄일람표 4-1 순번 1, 2), 2015. 8.경부터 2016.11.경까지 사이에 4회에 걸쳐 유사강간, 2014. 11. 6.경부터 2015. 10. 말경 사이에 3회에 걸쳐 준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하였고, 관련 형사사건 제1심에서 위 범죄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 점, ② 피고 B는 원고에게 목욕을 준비하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한 점, ③ 원고가 피고 B에게 위 피고의 위 ①항과 같은 행위와 헌금강요 행위에 대해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자, 피고 B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헌금 50억 원을 원고에게 반환하겠다는 취지의 이행각서 초안(갑 12-3)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한 점(갑 12-1)이 인정된다.

이를 종합하면, 피고 B가 원고에게 별지 표 중 별죄일람표 4-1, 2 기재와 같이 강제추행, 유사강간, 준강간(이하 '이 사건 불법행위'라 한다)을 하였음이 인정되므로, 피고 B는 원고에게 위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피고 C의 손해배상책임

가)

관련 법리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사단은 민법 제35조 제1항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비법인사단의 대표자의 행위가 대표자 개인의 사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거나 혹은 법령의 규정에 위배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외관상, 객관적으로 직무에 관한 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다면 민법 제35조 제1항의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한편 그 대표자의 행위가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함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에는 비법인사단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거래의 상대방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대표자의 행위가 그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믿음으로써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의 주의를 결여하고, 공평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말한다(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5다34711 판결 등 참조).

민법 제35조 제1항은 "법인은 이사 기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한다. 여기서 '법인의 대표자'에는 그 명칭이나 직위 여하, 또는 대표자로 등기되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당해 법인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법인을 사실상 대표하여 법인의 사무를 집행하는 사람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구체적인 사안에서 이러한 사람에 해당하는지는 법인과의 관계에서 그 지위와 역할, 법인의 사무 집행 절차와 방법, 대내적 · 대외적 명칭을 비롯하여 법인 내부자와 거래 상대방에게 법인의 대표행위로 인식되는지 여부, 공부상 대표자와의 관계 및 공부상 대표자가 법인의 사무를 집행하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비법인사단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8다15438 판결 참조).

한편, 피용자가 다른 피용자를 성추행 또는 간음하는 등 고의적인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등 그 가해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업무의 수행에 수반되거나 업무수행과 밀접한 관련 아래 이루어지는 경우뿐만 아니라, 피용자가 사용자로부터 채용, 계속고용, 승진, 근무평정과 같은 다른 근로자에 대한 고용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음을 이용하여 그 업무수행과 시간적, 장소적인 근접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등과 같이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사안에서도 사용자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89712 판결 참조). 위 법리는 민법상 대표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 B가 피고 C의 대표자인지 여부

위 인정사실과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이 인정되고 이를 종합하면, 피고 B는 이 사건 불법행위 당시 피고 C의 대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1)

피고 C의 2013. 7. 3.부터 2017. 4. 9.까지 대표자인 이사를 역임한I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2002.경부터 피고인(피고 B를 의미한다. 이하 이 항에서 같다)을 '아버지'로 섬기며 피고인이 지시하는 일을 수행해왔다. 2013. 7.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피해법인 대표이사로 취임했는데, 그때부터 약 1년간은 피고인이 피해법인 명의 계좌와 연결된 통장, OTP, 보안카드 등을 직접 보관하였고, 송금이 필요할 때는 통장등을 주면서 심부름을 시켰다. 약 1년 지난 후로는 피고인이 자신에게 통장 등을 맡겼으나, 여전히 피고인의 지시가 있는 경우에만 송금을 하였고, 송금 후에는 전표를 피고인에게 가져다주며 결과를 보고하였다. J와 K에 대한 생활비 지급, 원고에 대한 금전 지급도 모두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이루어졌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2)

피고 B는 H의 교주로서 I를 포함한 H 신도들에 대하여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위 피고는 또한 H 신도들에게 사단법인 설립을 제안하고 L에게 사단법인 설립 사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는 등 피고 C의 설립을 주도하였고, 2009. 7. 3. 피고 C의 설립과 동시에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 I는 2013. 7. 3. 피고 B를 대신하여 피고 C의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는데, 그 후에도 H 내 위 피고의 절대적 지위에는 전혀변동이 없었다. 관련 형사사건에서도 피고 B가 피고 C의 대표자의 지위에서 업무상횡령을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3)

피고 C는 H의 종교활동을 위하여 설립된 종교법인이고, 위와 같이 피고 B가 피고 C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상 피고 C의 대표자와 H 교주의 지위를 구분하여 판단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불법행위의 직무관련성 여부

위 인정사실과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이 인정되고 이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불법행위는 외형상 객관적으로 피고 C의 대표자로서의 직무와 관련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1)

원고와 피고 B는 H의 종교활동으로 알게 된 사이이고, 피고 C는 H의 운영을 위하여 설립된 단체이다.

(2)

피고 B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불법행위는 H의 교주라는 우월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행하여 진 것이다.

(3)

피고 B는 이 사건 불법행위 과정에서 원고로 하여금 "자신이 절대자와 같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영적인 존재"로 믿게 하고, 자신을 영적인 아버지로 칭하면서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하였다.

(4)

피고 B는 평소 스스로 메시아로 칭하며 평소 신도들에게 "타락한 인간들은 성령을 받아 하나님이 있는 곳으로 올라가고, 성령을 받기 위해서는 위 피고를 사랑하고 전도를 하여야 한다. 하나님을 만나서 개인 완성을 한 다음 남녀가 결혼을 해야 하고,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는 오직 위 피고만을 사랑하여야 한다."라는 말을 하며 설교하여 오고, 평소 마음에 들지 않거나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신도들에게 폭언 · 욕설을 하거나 신도들을 때렸으며 위 피고를 '아버지'로 부르게 하며 "하나님과 종적관계를 세우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일체된 나와 1대1 관계를 맺어야한다.", "나와의 관계를 발설하는 것도 사탄이며 지옥에 갈 것이다.", "나를 거역하면 큰일 난다."라는 등의 말을 하여 절대적으로 복종하도록 종용하는 등 신도들로 하여금 위 피고를 맹신적으로 복종하도록 강요하여 위 피고의 지시와 요구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불법행위는 원고가 피고 B의 설교를 따르거나, 피고 B의 영적인 능력으로 인하여 원고와 원고의 자녀, 친인척의 건강이나 안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어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상태에서, 즉 종교행위의 과정에서 또는 종교행위를 수단으로 하여 일어난 것이다.

(5)

I는 이 사건 불법행위 등 피고 B의 성범죄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 B는 민법 750조에 따라, 피고 C는 민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위 인정사실과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 B는 종교적 권위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는 원고를 보호하고 올바른 신앙생활의 길로 이끌어야할 책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신의 지시에 반항하거나 거부하지 못하는 원고의 상태를 악용하여 당시 이미 가정이 있던 원고를 장기간에 걸쳐 상습적으로 추행하거나 간음한 점, ② 원고는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헌신하였던 종교 지도자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배신감으로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 C의 형식적 대표자 등은 이 사건 불법행위 등 피고 B의 성범죄를 알았거나알 수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

여기에 피고 B의 범행의 기간, 횟수, 방법, 피고 B의 범행 당시 원고의 나이 등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를 2억 1,0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피고 C는 민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피고 B와 이 사건 불법행위에 관하여 공동불법행위의 책임을 지는 것이므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각 부담하는 손해배상채무는 부진정연대채무에 해당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억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최종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6. 12. 1.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된 2025. 5. 2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남인수(재판장) 김효희 장보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