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2. 5. 선고 2018가합53583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자동차전용선박 등에 의한 차량 및 화물 운송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로부터 컴퓨터 유지·보수 등에 관한 용역을 제공받아 왔다.

나.

원고는 2013. 2. 1. C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사업장에서 컴퓨터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하다가, 2017. 12. 27. C에서 퇴사하였다.

다.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중 이 사건과 관련된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1>

1)

주위적 청구

원고는 형식적으로는 C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위 회사는 사업주로서의 독립성을 결한 피고의 노무대행기관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피고가 원고를 직접 사용·지휘하여 근로를 제공받았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인 직접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

2)

예비적 청구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피고와 C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자 파견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5호의 '제7조 제3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로서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으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① 원고가 C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은 기간에 대하여는 피고가 원고를 직접 고용하였더라면 지급하였을 임금에서 원고가 C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한 차액인 25,384,296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원고가 C에서 퇴사한 2017. 12. 27. 이후의 기간에 대하여는 피고가 원고를 직접 고용하였더라면 지급하였을 임금인 매월 4,571,667원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와 근로계약관계를 형성한 사실이 없다.

2)

C는 피고와 독립된 법인으로서, 원고에 대하여 업무상 지휘·감독을 하고, 근로조건, 작업내용의 결정, 근태관리 등 근로관계 전반에 걸쳐 사용자로서의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여 왔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고 할 수 없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갑 제1, 4 내지 12, 15, 16, 19, 21, 22호증, 을 제3 내지 29, 3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D, E의 각 증언, 이 법원의 C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는 2013. 1.경부터 C로부터 정보시스템 운영에 관한 용역을 제공받아 오던 중, 2013. 4. 5. C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C는 기업용 소프트웨어개발 및 정보시스템 운영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2018. 1. 기준 1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그 중 원고를 포함한 2명의 직원은 컴퓨터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하였고, 나머지 직원들은 C의 사무실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를 수행하였다.

3)

C는 자체적으로 원고를 채용하였고, 급여규정에 따라 매달 원고에게 기본급 이외에 상여금, 자기계발비 등을 지급하였으며, 복리후생규정에 따라 경조사비를 지급하기도 하였다.

4)

원고가 수행한 업무로는 구체적으로 피고의 직원들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피고 직원들의 요청을 받아 이를 해결하는 업무, 피고 IT팀 부서장의 확인을 거쳐 피고의 업무관련시스템에 컴퓨터 관련 장비 체크리스트를 업로드하는 업무, 피고 직원들의 컴퓨터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거나 기존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업무 등이 있었다. 피고 내부 회의가 있는 날은 원고가 늦게까지 남아서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컴퓨터에 발생한 문제가 해결되었는지를 체크하기 위한 테스트 계정을 사용하였는데, 위 테스트 계정으로는 피고 직원들이 사용하는 인사시스템이나 회계정보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 원고는 매주 주간업무보고 형식으로 C에 자신이 수행한 업무를 보고하였다.

5)

C는 원고를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C의 일정관리시스템인 'F'에 연차휴가를 등록하도록 하여 근태현황을 관리하였고, 매년 근로자 자기평가를 실시하여 다음 년도 인사사항에 반영하였으며,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다음 년도 업무수행계획을 작성하도록 하였다. 원고가 저녁 근무를 하는 경우 C는 원고에게 저녁 식대를 지급하였다.

C는 피고와는 별도의 인사관리규정, 급여규정, 복무규정 등 내부 규정을 보유하고 있어, 위 인사관리규정에 따라 자체적으로 원고를 채용하였고, 2016. 5. 1. 원고를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시켰으며, 2017. 12. 21. 원고에게 2017. 12. 26.자로 C의 사업장으로 복귀하라는 인사명령을 하였고, 2018. 3. 26.에는 원고의 업무태만과 무단결근을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하였다.

한편, 피고도 원고가 연차휴가를 사용하고자 할 경우 피고 소속 부서장에게 이를 알리도록 하였다(다만, 원고가 피고의 연차관리시스템인 'G'에서 연차휴가를 신청하지는 않았다). 피고가 2015. 12.경 유연근무제를 실시함에 따라 원고의 근무시간도 1시간 늦게 출근하고 1시간 늦게 퇴근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6)

원고는 피고 IT팀 직원들과 동일한 업무공간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출입증을 발급하였으나, 개인 사진이 부착된 사원증을 발급하지는 않았다. 피고는 피고 소속 근로자와 C 소속 근로자를 구분하지 않고 워크숍을 실시하였으며, C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피고가 주최하는 선박명명식, 창립기념일 행사에 참석하도록 하였다.

나.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 묵시적인 직접 근로계약관계 성립 여부

1)

관련 법리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사이에 계약당사자로서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용주는 C이지 피고가 아닌 점, ② 피고와 C는 이 사건 도급계약을 기초로 그 관계가 정해져 있고, 서로 회계나 재산관계가 혼동되지 않는 별개의 회사인 점, ③ C는 피고에 대한 용역 제공 이외에도 소프트웨어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독자적인 인적 조직과 물적 설비를 확보하고 있는 점, ④ C가 원고에 대한 채용, 근로조건의 결정, 승진 및 전보, 해고의 권한을 실질적으로 보유하고 있고, 그 이름으로 원고에게 급여를 지급해 왔던 점, ⑤ C가 피고와는 별도의 인사관리규정, 급여규정, 복무규정 등을 가지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C가 단지 형식적, 명목적 존재여서 원고가 피고에 종속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묵시적으로 직접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고용의사표시 청구에 관한 판단 - 근로자 파견관계 성립 여부

1)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C는 피고와 도급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거래하여 왔고, 원고도 C로부터 급여를 지급받고 스스로를 C의 창립멤버라고 지칭하는 등 C를 사용자로 인식하였으며, 피고를 사용자로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도급계약서는 C가 수행할 업무를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고, 피고의 직원 중에는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었으며, 원고가 수행한 컴퓨터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요구되는데, C는 원고 이외에도 컴퓨터 유지보수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③ 컴퓨터 유지·보수업무의 본질적 특성상 C의 용역업무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에 연동되어 피고 소속 근로자들의 요청에 맞추어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제출한 피고의 업무지시 또는 근태관리에 관한 증거들은 피고 측에서 도급계약의 목적달성을 위하여 업무와 관련한 요구를 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C는 원고로부터 원고가 수행한 업무에 관한 주간보고를 받았고, 피고와는 별도의 인사관리규정, 급여규정, 복무규정 등을 가지고 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채용, 급여지급, 인사평가, 근태관리, 인사발령 등을 직접 결정하였는바, 위와 같은 C의 지휘·명령이 원고에게 직접적이고 실질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는 C 소속 근로자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에 접속하여 복무등록을 하였고, 피고의 전산시스템은 컴퓨터 유지·보수업무를 처리하는 목적으로만 이용하였던 점, ⑥ 피고로서는 컴퓨터 유지·보수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C 직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있었고, 이를 위하여 피고가 주관하는 행사에 C의 직원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실질적으로 피고의 직원으로 편입되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⑦ C는 피고에 대한 용역 제공 이외에 소프트웨어 개발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독자적인 인적 조직과 물적 설비를 확보하고 있는 점, ⑧ 원고는 2019. 7. 26.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에 C의 대표이사와 피고의 대표이사가 파견법 제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위 진정사건은 '위반 없음' 의견으로 종결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감독을 받아 피고와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이효은 정지원

각주1) 원고는 소장에서 주위적으로 파견법에 따른 고용의사표시청구를, 예비적으로 묵시적 근로관계 성립에 따른 근로자지위확인청구를 하였으나, 2019. 9. 16.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는 주위적으로 근로자지위확인청구를, 예비적으로 고용의사표시청구 및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는바, 이하 위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기재에 따라 원고의 주장을 정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