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05. 6.경 보험업을 영위하는 피고 회사에 구상전담직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09. 4. 30. 피고 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09. 5. 1.부터 2010. 4. 30.까지 1년으로 정한 전담직 연봉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매년 갱신되어 왔다.
원고는 2014. 12.경 피고 회사로부터 2014. 12. 31.자 정년퇴직 발령을 받았다.
피고 회사의 사업장에서 2007. 7. 1.부터 제정·시행 중인 전담직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4. 12. 3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5. 1. 1.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취업규칙 제36조는 정년이 경과한 자에 대해서도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다수의 전담직 근로자들이 정년 이후에도 계속하여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원고의 업무 성과가 뛰어났고, 원고가 수행한 구상전담직은 정년 이후에도 특별히 근로 능력의 저하가 예상되는 업종이 아니며, 피고 회사의 부서장, 송무부장 등도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재하고, 피고 회사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 회사를 상대로 2014. 12. 31.자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고, 나아가 그 부당해고 기간에 정상적으로 일을 계속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중 일부인 1억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하였는데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 위와 같은 당연퇴직사유를 규정한 취업규칙이 유효한 이상 그러한 사유의 발생만으로 그 사유발생일 또는 소정의 일자에 당연히 근로관계가 종료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4011 판결,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두2067 판결 등 참조), 정년 등과 같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인한 퇴직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누1686 판결,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대법원 1989. 3. 28. 선고 88누481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2009. 4. 30. 피고 회사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2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으므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할 것이고, 원고는 C 생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상 정년인 만 55세가 되는 달의 말일인 2014. 12. 31. 정년이 도래하므로, 원고와 피고 회사 간의 근로계약관계는 2014. 12. 31. 자동적으로 적법하게 종료되었다. 또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2014. 12. 31.자 정년퇴직 발령은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여 해고처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아가 갑 제7호증, 을 제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갑 제3, 4호증의 각 기재 및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정년 이후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아니하거나 원고를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지 아니한 피고 회사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원고에게 정년 후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취업규칙 제36조 단서는 '정년이 경과한 자에 대해서도 회사가 판단하여 기간을 정하여 고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규정의 형식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의 경우라도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 일정한 범위에서 기간을 정하여 재고용할 수 있다는 재량규정일 뿐이고, 이와 달리 정년에 도달한 해당 근로자가 회사에 대하여 정년연장 내지 재고용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거나 회사가 그와 같은 요구를 승낙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던 기간에 정년이 도과한 근로자가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정년 이후에도 계속하여 재직하였다거나 원고와 같은 구상전담직 직원이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자 등으로 재고용되어 재직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구상전담직 정년퇴직자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정년 이후에도 근로계약이 갱신되거나 재고용 계약을 체결하는 관행이 있었다거나 그와 같은 신뢰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비록 피고 회사의 보험조사부 사고전담직 직원 중 E, F, G 등이 정년 이후에도 재고용된 사실은 인정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년 이후의 재고용 여부는 피고 회사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 해당 업무의 내용 및 성격, 회사의 인력수급 현황 등을 고려하여 피고 회사가 결정하는 것이므로 원고와 같은 구상전담직이 아닌 사고전담직 직원 중 일부가 정년 이후에도 재고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정년 이후의 근로계약 갱신 내지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이 사건 취업규칙 제33조는 정년에 도달한 경우를 당연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달리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정년 이후의 근로계약 갱신 내지 재고용에 관한 개별적인 합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부서장 등이 원고에게 정년 이후에도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고 하면서 이를 문서로 만들어주겠다고 하였고, 실제로 자동차 송무부장 D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기 위한 품의서 등의 작성을 내부적으로 지시하고 결재상신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회사에서 2012. 8. 13. 기안된 보험조사부 사고전담직 조사실장 G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 품의서를 보면 정년 이후의 근로계약 갱신을 결정함에 있어 인사부의 협조를 받도록 게 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증인 D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원고가 정년 이후 재계약을 희망함에 따라 인사부에 원고의 재계약 가부를 알아보기는 하였으나 인사부에서 정년퇴직자에 대한 재계약이 불가하다고 통보하여 결국 원고가 정년퇴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므로,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내부적으로 품의서 등이 작성되었다고 하더라도 인사부의 협조 없이는 원고에 대한 정년 이후의 근로계약 갱신 또는 재고용 계약이 체결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 회사로서는 당시의 인력수급 현황 및 정년퇴직자에 대한 인사정책 등에 따라 원고에 대한 정년 이후의 근로계약 갱신 또는 재고용 여부를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와 같은 피고 회사 인사부의 조치가 부당하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2014. 12. 31. 정년이 도래함에 따라 확정적으로 종료되었고, 피고 회사가 원고의 정년 이후 근로계약의 갱신 또는 재고용을 거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2014. 12. 31.자 정년퇴직 발령이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 청구 부분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김근홍 송현정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가합543104
판결선고
2019. 6. 20.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