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의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18. 5. 1. 주식회사 G을 흡수합병하였고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18. 8. 20.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이하 주식회사 G과 피고를 구별하지 않고 '피고'라 한다).
원고들은 백화점 또는 아울렛 내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면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매출실적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중간관리계약, 판매도급(위탁)계약을 체결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던 사람들이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중간관리계약 및 판매도급(위탁) 계약 등은 최초 체결된 이래 여러 차례 갱신되었는데 그 내용은 대체로 동일하고, 그 주요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86,849,244원 및 이에 대한 2016. 6. 15.부터, 원고 B에게 49,902,431원 및 이에 대한 2016. 8. 1.부터, 원고 C에게 41,662,912원 및 이에 대한 2017. 6. 15.부터, 원고 D에게 68,428,380원 및 이에 대한 2015. 2. 15.부터, 원고 E에게 123,618,868원 및 이에 대한 2016. 4. 7.부터, 원고 F에게 37,478,531원 및 이에 대한 2018. 5. 3.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중간관리계약 등을 체결하고 백화점 또는 아울렛 내 피고의 매장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매니저로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는데,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근속연수에 상응하는 법정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중간관리계약을 체결하고 특정 매장을 자율적으로 운영하여 온 독립된 사업자로서 상법상 위탁판매인이나 민법상 수임인에 해당할 뿐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는 부당하다.
판단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7호증, 을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I의 증언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의 매장 운영방식
피고는 백화점 또는 아울렛 운영회사들과 사이에 특정매입거래계약(운영 회사가 피고로부터 물건을 외상 매입하여 판매하고 그 판매수입에서 마진율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피고에게 판매대금으로 지급하고 재고품은 반품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직영점 또는 중간관리점을 두어 각 점주들로 하여금 백화점 등에서 피고의 의류제품 판매 및 매장관리, 재고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다.
피고는 백화점 직영점에 대하여 매장 직원, 경비 등을 본사에서 모두 지원하되 수수료율을 3~5% 정도로 하여 직영점주들에게 지급하였던 반면, 백화점 중간관리점에 대하여는 수수료율을 12~15% 정도로 하여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되 중간관리점주가 그 수수료 안에서 매장의 경비를 충당하거나 판매원의 급여 등을 부담하도록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중간관리점주들로 하여금 피고가 공급하는 피고의 상품만을 취급하도록 하고 구체적인 취급 품목의 선정을 피고와 사전 협의하도록 하였으며, 피고가 지정하는 규격과 색상의 매장시설을 갖추도록 하였다(중간관리계약 제2조 제1항, 제4조 제1항).
피고는 판매를 수행함에 있어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항에 대하여 원고들을 지도할 수 있고 원고들로 하여금 피고가 실시하는 판촉교육에 매장 판매원을 참가시키도록 하기도 하였다(중간관리계약 제4조 제1항).
매장의 영업에 필요한 매장시설 관련 비용(인테리어, 집기, 디스플레이 등) 및 피고가 원고들에게 공급하는 상품의 운송비는 예외적인 경우(철도화물, 고속버스 등에 의해 상품을 발송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고가 부담하였다(중간관리계약 제5조 제1항, 판매도급계약 제8조 제1항).
원고들의 업무형태 및 매장 운영방식
원고들은 영업장소를 변경하려면 사전에 피고의 동의를 얻어야 했고,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다(중간관리 계약 제2조 제2항, 제8조 제1항).
원고들은 피고가 정하는 상품관리 시스템을 설치하여 피고 상품의 재고관리를 하였고, 필요한 경우 피고의 양식에 의거하여 판매일보 및 재고명세서 등 피고가 요구하는 서류를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했으며, 피고는 정기 또는 비정기적으로 원고들의 매장에 대한 재고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다(중간관리계약 제9조 제2항, 제3항).
원고들은 매장 운영에 필요한 판매원을 직접 고용하여 판매원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였고, 상품 판매에 관련된 비용, 즉 수선비, 소모품비, 통신비, 창고사용료, POS사용료, 행랑사용료, 반품택배비 등을 자신의 비용으로 부담하였으며 다만 예외적으로 품질의 불량 등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반품되는 경우에만 그 운송비를 피고가 부담하였다(중간관리계약 제5조 제1, 2항, 판매도급계약 제7조, 제8조 제2항).
원고들은 피고의 동의 없이는 중간관리계약에 관한 권리 일체를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었다(중간관리계약 제14조).
판매대금의 결제 및 수수료 지급 방식
피고는 원고들이 판매한 피고 상품에 대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한 대금에서 백화점 등 유통점과 별도 합의한 판매M/G율의 금원을 수금하여 정산한 후, 원고와 피고들이 사전에 약정한 수수료를 2개월 후 원고들에게 현금으로 입금하였다(중간관리계약 제8조 제2항).
피고는 원고들에게 매출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중간관리계약 체결 당시 정하는 수수료율을 매장별로 다르게 설정할 수 있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기본급이나 고정급, 상한이나 하한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을 제2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I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갑 제7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여 온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들이 판매할 상품의 가격을 정하고 원고들에게 취급 품목을 선정함에 있어 피고와 사전 협의하도록 하였으며 매장시설의 규격, 색상 등을 구체적으로 지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는 피고가 가진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함으로써 피고의 가격정책을 견지하고 매장 간의 불필요한 가격경쟁을 방지할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보이고, 이로써 피고가 원고들의 업무 내용을 정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소속 직원들에 대하여는 근로조건, 복무규정 등을 정한 취업규칙을 적용하여 일정한 근무시간을 정하고 근태를 관리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반면, 원고들에 대하여는 피고의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가 원고들의 근태를 관리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의 본사 임직원이 매장 매니저 및 판매원의 여름 휴가일정을 조사한 적도 있지만, 이는 백화점 등 운영회사와의 특약매입거래계약으로 인하여 피고가 매장별로 최소 판매인원을 상주하게 할 필요가 있었던 점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로서는 중간관리 점주로부터 매장별 휴가인원 현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상시적이고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특약매입거래계약에 따른 중간관리 계약에 의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중간관리점주와 그가 채용한 매장 판매원 등은 백화점 운영회사의 매장관리 및 근무시간을 준수할 수 밖에 없었으나 이는 피고의 구체적인 업무지시 등의 결과가 아니라 단지 원고들이 근무하는 장소의 특징에 기인한 결과로 보인다.
원고들은 피고가 정하는 상품관리 시스템을 설치하여 피고 상품의 재고관리를 하였고, 피고는 필요한 경우 원고들을 비롯한 중간관리점주들에게 재고명세서의 제출을 요청하거나 매장에 대한 재고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는데, 이는 피고가 백화점 등 운영회사와 체결한 특정매입거래계약으로 인하여 재고를 관리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고,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상시적이고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중간관리점주들에 대하여 판촉 지도를 하거나 중간관리점주들로 하여금 피고가 실시하는 판촉교육에 매장 판매원을 참가시키도록 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위와 같은 지도 내지 교육이 어느 정도의 빈도와 강도로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고, 설령 그러한 교육 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중간관리점주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와 매출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가 그러한 교육에 불참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비롯한 중간관리 점주들에게 어떠한 불이익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아니한다.
원고 A는 2013. 7. 8. 피고로부터 9,024,820원의 수수료를 지급 받아 같은 날 매장 판매원으로 보이는 J에게 2,100,000원, K에게 1,600,000원을 각 지급하였고, 나머지 원고들도 마찬가지로 피고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은 날 매장 판매원으로 보이는 L, M 등에게 일정한 금원을 송금하였는데, 이는 중간관리점주인 원고들이 매장 판매원을 직접 고용하여 피고로부터 지급 받은 수수료에서 매장 판매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본사 임직원이 백화점 내 피고 매장들에 대하여 급여이체내역의 송부를 요청한 사실도 있기는 하나 이는 직영점을 상대로 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가 중간관리점주들에 대하여 매장 판매원 또는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지급한 급여의 이체내역의 송부를 요청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급받는 수수료는 원고들이 제공한 업무의 내용이나 시간에 관계없이 오로지 매출실적에 비례하여 그 지급 여부 및 지급액이 결정되었고,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수수료로 판매사원들에 대한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매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제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보이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수수료가 그대로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중간관리계약은 원고들에 대하여 위 계약과 관련하여 발생되는 모든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거래보증금으로 현금 1,000만 원을 예치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상품을 인도한 후에 상품에 대하여 생긴 손해 등 일체의 위험과 반품 시 피고의 영업부에 도달하기 전에 발생하는 일체의 위험을 원고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이 원고들이 중간관리점주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종속적인 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원고들의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아니한 점, 원고들이 세무서에 개별적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점, 원고들이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중간관리계약 또는 중간관리점주의 업무 본질과 무관하게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의 노무제공의 실질을 반영한 것일 여지가 크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김근홍 송현정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가합544251
판결선고
2019. 9. 19.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8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