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6. 25. 선고 2018가합57646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의류제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O' 상호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중간관리자용 판매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별지 목록 '개업일'란 기재 각 해당 일부터 '영업종료일'란 기재 각 해 당일까지 백화점 또는 대형 아울렛 내 'O' 매장에서 피고가 생산한 의류를 판매하여 온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가지번호 모두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의 지휘·감독을 아래 백화점 또는 대형 아울렛 내 매장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계약은 실질적으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원고들은 독립적인 사업자의 지위에서 피고와 근로계약이 아닌 판매위탁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代價的)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 내지 39호증, 을 제1, 3 내지 11호증 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 양식이 일부 다른 경우도 있으나, 내용상 큰 차이는 없다. 아래 계약서는 원고 G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위탁자는 피고, 수탁자는 원고 G를 지칭한다).

2)

피고는 피고의 브랜드 매장이 백화점에 입점하게 되면 원고들과 같이 해당 매장의 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중간관리자를 모집하였고, 원고들은 자의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3)

피고의 O 영업 담당직원은 개별 문자메세지 또는 'Q'를 통해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는데, 구체적으로는 주 단위로 매장 현황 및 경쟁 브랜드의 동향 보고, 일일 마감 매출 보고 등을 요청하였고, 할인상품 목록 전달, 할인쿠폰 배포, 매장별 월 매출액 순위 고지, 매출 목표 달성 독려 등의 내용을 전달하였다. 한편, 'Q'는 매장 점주들과 피고의 직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SNS로(피고의 직원들만 이용하는 공식 게시판이 별도로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O 영업 담당 직원은 원고들에 대한 효율적인 공지사항 전달을 위해 이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공식적이거나 상시적인 것은 아니었다.

4)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행사기간 및 할인율을 정하여 할인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했으며, 원고들이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여 판매하거나 할인율을 정할 수는 없었다. 원고들은 피고가 반품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지정한 기한까지 지정장소로 재고의류를 반품하여야 하였으며, 정기적으로 재고조사를 받았다. 한편, 원고들은 피고가 진행하는 행사와 별도로 스스로 매장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하기도 하였다.

5)

피고는 약 1년 단위로 이 사건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고, 계약 갱신 시에는 매출실적에 따라 수수료율을 달리 정하여졌는데, 정해진 수수료율은 계약기간 동안 유지되었다. 수수료율은 원고별로 다르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는 원고들 상호 간은 물론 해당 월의 매출실적에 따라 매월 차이가 있었으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상한이나 하한 또는 고정수수료 등은 존재하지 않았다.

6)

원고들은 통상적으로 백화점 또는 아울렛 영업시간 동안 매장에서 근무하였는데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백화점 또는 아울렛의 운영시간에 따라 정해졌다. 피고는 원고들의 출퇴근이나 단기 휴가 사용 등에 관한 사전 보고 내지 피고의 허가를 받도록 하지 않았고, 장기 하계휴가의 경우에는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사전에 휴가일정을 보고할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7)

피고는 원고들이 매장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에 관하여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였고, 피고는 매장 상품 진열을 도와주는 코디를 매장에 방문하게 하여 매장 배치와 상품 진열을 수행하게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을 대상으로 간담회 또는 품평회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8)

원고들은 직접 자신의 명의로 판매사원을 채용하고 자신의 계산으로 위 판매직원들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였고, 위와 같은 판매사원의 채용 여부, 채용 인원, 채용 조건 등은 모두 피고의 관여 없이 원고들이 독자적으로 결정하였으며, 위와 같이 채용한 직원의 인적사항, 채용조건 등을 피고에게 알릴 의무가 없었다. 또한 원고들은 판매사원들의 휴가 사용, 출퇴근도 직접 관리하였다.

9)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각종 비품을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원고들이 피고와 이 사건 계약 종료 후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위 비품은 원고들이 근무한 매장의 후임자에게 인계되었다. 한편, 매장운영과 관련된 인터넷 사용료, 통신비, 사무용품 및 청소용품 구입비, 택배비 등은 모두 원고들 스스로 부담하였다.

10)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11)

원고들은 모두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지 아니하였다.

다.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과 위 인정사실 및 각 그 인정근거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1)

피고는 피고의 O 매장이 백화점 등에 입점하게 되면 해당 매장의 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중간관리자를 모집하고, 위 모집에 응한 원고들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으며, 피고가 중간관리자들을 일괄적으로 채용하여 피고의 일방적인 인사명령에 따라 각 매장에 배치한 것은 아니다. 또한 원고들이 피고의 정규직 영업직원으로 고용되어 매장에서 근무하다가 강제적 내지 일방적으로 중간관리자로 전환되었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

2)

이 사건 계약에는 매장 운영과 관련하여 피고가 관리 및 지시, 감독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① 피고가 영업장 내 시설 및 비품을 설치하고, 판매사원이 일정 인원 이상 되도록 하는 등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매장 내 서비스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이 유지되도록 하기 위하여 상호간 계약한 내용이고, ② 또한, 제품 가격을 통일하도록 하고, 광고, 선전 및 판촉활동도 사전에 통보하고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은,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며, ③ 원고들이 매출 현황을 피고에게 보고하여야 하고, 피고의 재고조사에 응하도록 되어 있는 부분도 피고가 매출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기로 되어 있고, 해당 제품의 소유권을 피고가 보유하기 때문에 관리할 필요가 있어 마련된 내용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는 피고가 제조하고 소유하는 제품의 판매 및 재고관리를 원고들에게 위임하는 데 있어 필요한 최소한의 관여 정도에 불과할 뿐, 원고들에게 업무에 관한 상당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3)

피고가 원고들을 대상으로 간담회 또는 품평회를 실시한 것은 원고들이 판매하는 제품이 피고가 제조·판매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통일성 확보, 원고들의 판매 제품에 대한 이해 및 품질 개선 등의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고, 출석이 강제되었다거나 불참시 불이익을 받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4)

원고들이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해진 매장으로 출근하는 것은 그 계약내용에 따른 당연한 사항이고, 근무시간은 백화점 또는 아울렛 운영시간 동안 매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그 시간 동안으로 정해진 것으로 이는 백화점 또는 아울렛의 운영과 관련된 사항이며, 원고들은 판매사원 내지 아르바이트생으로 하여금 매장을 운영하게 하고 재량으로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직원이 정기적으로 원고들의 출근 등 근태관리를 한 것도 아니다.

5)

하계휴가 일정을 사전에 피고에게 알리도록 한 것은 하계휴가기간 중 매장 운영의 적정을 기하기 위한 목적에 불과해 보이고, 원고들이 휴가 사용을 피고 본사에 통지한 것도 휴가에 대한 사전 허가를 받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업무협조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6)

피고는 원고들에게 정해진 수수료율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하였을 뿐 고정급 내지 기본수수료를 지급한 경우는 없었고, 원고들은 자신들의 능력과 재량에 따라 이윤을 창출하고 손실 위험을 부담하는 지위에 있었다(원고들은 매출실적을 올리기 위하여 피고가 지정한 할인행사 외에도 스스로 매장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이 받은 수수료를 근로기준법상 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7)

피고가 원고들에게 징계권을 행사한 적은 없었고, 원고들의 매출실적이 부진하다거나 원고들이 영업회의에 참석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하거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다.

8)

원고들 스스로의 비용으로 판매사원을 직접 채용하였고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로서 책임을 졌으며, 피고는 원고들이나 그 판매사원들에 대하여 인사권이나 징계권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

라.

소결론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신동주 이효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