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합1151
판결선고
2020. 1. 10.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3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1996. 2. 1.부터 2016. 9. 27.까지 서울 시내버스 등 여객운수업을 영위하는 피해자 주식회사 B(이하 '피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였고 2003. 6. 25.부터 2011. 4. 12.까지 관광숙박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의 대표이사였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피고인은 피해 회사 회장인 부친 D과 함께 대표이사 및 주요주주로 있는 C를 설립하면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워터파크 및 온천시설 건축에 필요한 자금을 특별한 자기 자본 없이 금융권의 대출만으로 충당하는 등 설립 초기부터 자금난에 봉착하였다. C는 2005. 12. 31. 기준 부채가 약 297억 원에 이르고, 누적 순손실로 결손 처리해야 할 금액도 21억 원을 초과하여 14억 6,000만 원에 불과한 자본도 완전 잠식된 상태에 처하는 등 특별한 자금 수혈 없이는 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피고인과 D은 피해 회사 자금을 지원하여 C의 자금난을 해소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D과 2006. 7. 5. 서울 송파구 E에 있는 피해 회사 사무실에서 피해 회사 대표이사로서 다른 회사에 회사 자금을 대여하는 경우에 그 회사의 채무상환능력 등을 면밀히 검토함은 물론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합리적인 채권 회수를 위한 조치를취하고 실질적인 이사회 결의를 거치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극심한 자금부족 현상을 겪고 있어 자금회수가 불투명한 C에 피해 회사 자금 5억 원을 대여하였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06. 1. 18.부터 2011. 1. 4.까지 총 60회에 걸쳐 피해 회사 자금 합계 6,324,863,795원을 C에 대여함으로써 C에 같은 액수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 회사에 같은 액수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D과 공모하여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C로 하여금 재산상의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 회사에 손해를 가하였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고인은 피해 회사 회장 D과 함께 피해 회사 자금으로 C의 대출금 채무를 변제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11. 4. 1.경 피해 회사 사무실에서 F으로부터 9억 4,000만 원을, G은행으로부터 42억 5,000만 원을 대출받아 이를 피해 회사 명의 G은행 계좌(H)로 입금 받아 피해 회사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D과 함께 2011. 4. 1. 함부로 위 돈으로 C의 I에 대한 대출금 4,833,515,035원을 대신 변제하여 이를 소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D과 공모하여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 회사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J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및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J에 대한 검찰 및 경찰 진술조서
각 판결문(증거목록 순번 3, 4)
서울시 감사위원회 수사협조요청, 여신거래약정서(F), 입금증, 피고소인이 결제한 자금결제내역서, 이사회의사록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2. 2. 10. 법률 제11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 제30조(업무상 배임의 점, 포괄하여, 유기징역형 선택), 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제30조(업무상 횡령의 점)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제42조 단서[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위와 같은 이유)
사회봉사
형법 제62조의2 제1항, 제3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의 대표이사 지위는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의사결정은 모두 피해 회사 회장 D이 독단적으로 하였다. 피고인은 2005년 말경부터 2011년까지는 C에서 주로 업무를 하였고, 피해 회사에서는 사후 결재도 하지 않는 등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
피해 회사를 2016. 8. 10. 인수한 K은 피고인과 D 등 기존 이사들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를 면제하였다.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한 이 사건 범행은 성립할 수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에 관하여
1998년경부터 피해 회사에서 자금 관리 및 회계 업무를 담당하였던 J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피고인의 역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경찰: 피고인이 자금 출입에 대한 결재 및 은행 대출실행에 개입하였다.
검찰: D이 임원회의나 전화상으로 피해 회사 자금을 C에 대여하라는 지시를 하면 내가 피고인에게 D의 지시를 받았다고 보고를 한다. 출납 담당직원에게 자금지출서류를 작성하여 결재를 올리게 하고 내가 결재를 한 다음 다시 출납 담당 직원이 피고인에게 결재를 받는다. 법인 통장에 잔액이 부족할 때에는 신규 대출을 받아서 C에 대여해주기도 하였다. 내가 C에 대여할 자금이라고 사전에 보고하고 대출 결재를 요청하면 피고인이 금융기관에 찾아가 서명하고 연대보증까지 하였다. 당시 C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피고인은 그쪽에 많이 출근하였기 때문에 피해 회사 사무실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결재를 할 때마다 자금 사용처에 대해서 물어보기도 하였고, 나도 자금사용처에 대해서도 보고를 하였다. 대출하여 지원하는 경우에는 지원 명목 대출이라고도 보고하였다. 피고인이 대출서류에 서명하고 연대보증까지 섰으면서 결재를 하지 않았다거나 대여 사실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법정: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자주 오지 못하여 입출금전표에 사후 결재를 하였고, 상황에 따라 보고를 드렸다. 피고인은 일주일에 1~2회 피해 회사에 출근하였고, 정기적으로 출입금전표, 현금장, 은행통장에 사후 확인 결재를 하였다. 출금금액을 기재한 은행 출금전표와 일일지출결의서 등을 출납 담당 직원이 가지고 오면 내가 결재를 하고, 다시 출납 담당 직원이 피고인에게 보고를 하여 결재를 받는다. 피고인이 결재를 거부한 적은 없다. 피해 회사도 C와 연대보증 관계라 그쪽으로 지원이 안 되면 두 회사가 연쇄적으로 부도나는 상황이므로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피고인 스스로 검찰 1회 조사에서 "2005년경부터 C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바빠지게 되었고, 2005년 말경부터는 피해 회사 법인 통장에서 돈이 출금되는 것에 대해서만 법인 인감을 찍어주었다. D과 각자 대표이사이기 때문에 내게 승인을 받을 필요는 없지만 법인 통장으로 은행에서 돈을 출금할 때 출금증에 법인 인감을 찍은 것은 있다."고 진술하였고, 2009년 5월경부터 피해 회사 '외상매입지출계획서'에 결재한 사실도 확인된다(증거기록 164~172쪽). 여기에 J의 진술까지 종합하여 보면, '2005년 말경부터 2011년까지는 피해 회사 업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사후 결재도 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은 C에 회사 자금이 대여된다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자신이 부재중일 때 회사 자금 출금이 가능하도록 출금증에 미리 도장을 찍어 주었고 그 자금 대여를 위한 은행 대출에 관여하였으며, 자금과 관련된 내부 서류에 사후 결재를 하였다. 비록 피고인과 D이 각자 대표이사여서 피고인의 가담 없이도 범행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이와 같이 이 사건 범행 실행에 일정한 역할을 수행한 이상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된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에 관하여
이 부분 범행은 피해 회사가 2011. 4. 1. F에서 9억 4,000만 원, G은행에서 42억 5,000만 원 합계 51억 9,000만 원을 대출받은 다음 그 돈으로 C의 I에 대한 대출금 4,833,515,035원을 변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피고인은 관련 대출 서류에 직접 서명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J은 이 법정에서 "대출 서류에 서명할 때 어떤 상황인지 당연히 설명을 드린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도 검찰에서 "경리 상무(J을 가리킨다)로부터 대충 대출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듣고 금액을 확인한 다음 서명, 날인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대출 실행과 관련하여 피해 회사 '이사회 회의록'이 작성되었는데, 피해 회사 대표이사 및 참여 이사 부분에 피고인의 인장이 날인되어 있다. 이와 관련하여 J은 이 법정에서 '대출을 진행하기 전에 은행에 제출할 이사회 결의서가 필요하여 이를 작성하였다. 실제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은 아니지만 피고인에게 대출 실행에 필요하다는 내용을 보고한 다음 보관하고 있던 피고인의 도장을 날인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해 회사에서 사후적으로 피고인의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하였다는 사정은 업무상 배임죄 및 횡령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피해 회사에서 실제로 그 책임을 면제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 부분 주장은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22년 6개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4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실질적 1인 회사나 가족회사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2년 6개월~5년
제2범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3유형]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실질적 1인 회사나 가족회사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 6개월~3년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2년 6개월~6년 6개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선고형의 결정: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피고인이 가담한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 회사에 발생한 피해액이 110억 원을 넘고, 그 피해가 아직까지 상당 부분 회복되지 않았다.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다만 다음과 같은 사정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피고인은 회사 경영에 뜻이 없었음에도 피해 회사 명의로 대출을 받을 때 연대보증인으로 젊은 대표이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아버지 D의 지시에 따라 대표이사로 등재되었고 자금 관련 결재 등 일부 업무만 담당하였을 뿐 피해 회사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이 사건 범행을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한 사람은 D이고, 피고인은 C에 대한 자금 지원을 만류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범행에 가담한 정도는 매우 낮다.
D은 2017. 12. 15. 서울고등법원에서 이 사건 범행과 같은 범죄사실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2019. 9. 10. 대법원에서 그 형이 확정되었다. 2심 판결 당시 D이 87세의 고령인데다가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점이 참작되어 집행유예 판결이 선고되었음을 감안하더라도, 가담 정도가 낮은 피고인에게 그보다 무거운 책임을 묻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C는 2006. 1. 18.부터 2011. 1. 4.까지 피해 회사에 약 23억 원을 변제하여 피해가 일부 회복되었다. D은 2011년 C 주식을 매도하면서 매매대금 중 약 16억 원으로 피해 회사 대여금을 상환하기로 약정하였고, 2016년 피해 회사 지분 및 경영권을 매도하면서 피해 회사에 대한 약 13억 원 상당 채권을 포기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기도 하였다.
피해 회사는 이 사건 범행 당시 실질적으로 D의 1인 회사였다. 피해 회사 경영권을 2016년경 양수한 K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손해가 반영된 상태로 회사 가치를 평가하여 매매대금을 정하였을 것이므로 그가 입은 손해는 사실상 없다고 보아야 한다.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개인적 이익이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외에는 전과가 없다.
서울 시내버스 등 여객운수업을 목적으로 하는 피해 회사가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따라 서울특별시에서 매년 200억 원 이상의 재정지원금을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운송수입금을 한 곳에 모은 다음 버스 회사의 운행 실적에 따라 이를 배분하고, 무료 환승에 따른 운임 손실을 지원해주는 것을 내용으로 할 뿐 버스 회사에 일반적인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제도가 아니다. 이 사건 범행은 피해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새로운 자금을 차입하여 실행되었으므로 서울특별시에서 지원받은 공적 자금을 유용한 범행으로 평가할 수 없다. 서울특별시 감사담당관 N 역시 D을 고발했던 사건에서 "이 사건 범행이 서울특별시에서 지원해준 지원금을 사용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진술하였다(변호인이 제출한 증 제32, 33호증).
여기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유영근(재판장) 신동주 배인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