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1. 2. 선고 2018나13751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14. 3. 경부터 C대학교 D대학원의 대우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사람이고, 피고는 C대학교의 교수로 C대학교 D대학원장으로 재직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의 형사 고소 및 민사소송 제기 경위 등

(1)

C대학교 D대학원의 대학원생 2명은 익명으로 2015. 2. 23. 학교 측에 탄원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탄원서에는 "2014. 4. 4. D대학원 신입생 MT에서 피고가 원고의 팔과 손을 불필요하게 만지고 원고가 피하자 '내 살을 싫어한다'라고 말하는 등 원고 등에게 반복적으로 성희롱을 하였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2)

원고는 위 2014. 4. 4.의 신입생 MT 직후는 물론, 위 두 학생이 익명으로 학교측에 피고의 성적 언행 등에 관하여 진정을 접수한 2015. 2. 23.까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없었으나<1>, 진정으로 문제가 제기된 이후인 2015. 3. 3.경 원고도 교내 성상담센터에 피해 사실을 고발하였고<2>, 2015. 6. 2.경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3)

그리하여 C대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피고에 대한 위 고발사실 등에 관한 조사를 마치고 2015. 6. 18. 아래의 징계 사실에 대하여 피고에게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4)

한편 수사기관은 2015. 6. 3.경 언론 보도를 통해 피고의 추행 내용을 인지한 후 원고에게 연락하였고, 2015. 6. 19. 원고로부터 고소장을 제출받았다.

다.

피고에 대한 관련 형사 사건의 진행 경과

(1)

원고의 피고에 대한 고소 내용 중 "피의자는 2014. 4. 18. 23:00경 서울 마포구 L에 있는 M 횟집에서 E의 F 원장, K 부장, 고소인과 식사를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와 위 F이 작별인사를 하면서 고소인과 허그를 하려는 것을 보고 뒤로 물러나면서 거부하는 고소인에게 '둘이 끌어안아!'라고 하면서 두 팔로 고소인과 위 F이 마주보고 끌어안게 한 후 벗어나려고 하는 고소인을 팔과 몸으로 막아 고소인으로 하여금 강제로 위 F를 껴안도록 강요하였다"는 강요 부분에 관하여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이 내려졌고, 2014. 4. 4.의 MT에서의 위 강제추행 부분에 관하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고단8489호로 공소가 제기되었다.

(2)

위 법원은 2018. 2. 14. 피고에 대한 강제추행의 공소사실 중 일부만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에 대하여 벌금 7,000,000원을 선고하였으나, 위 1심 판결에 대하여 피고와 검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노753호로 항소하였고, 위 항소심 법원은 2018. 10. 26. 강제추행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에 대하여 피고를 징역 4월, 집행유예 2년에 처하고, 80시간의 성폭력치료강의수강,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5년간 취업제한을 명하는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 내지 11호증, 을가 1 내지 1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1. 당사자의 주장 요지'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위 기초사실, 기초사실에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2014. 4. 4. 신입생 MT에서 있었던 피고의 강제추행 범죄사실에 대하여 위 1. 기초사실의 다.의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항소심에서 유죄판결이 선고된 사실, ② 2014. 4. 18. 식사자리에서 있었던 사건에 관하여 원고가 피고를 형사 고소하였으나,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처분(혐의없음)을 받은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으나, 이는 처분시를 기준으로 강요죄로서 피의사실에 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보일 뿐이고, 다른 증거에 의하여 위 사실을 인정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데, 피고는 위 사건에 관한 수사절차 및 징계절차에서 원고가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완력을 행사하였다는 부분은 부인하였으나, 'F이 원고에게 허그를 시도하려는 순간 피고가 두 사람의 어깨 뒤쪽 등 부분을 손으로 가볍게 툭 밀듯이 허그를 시키려 했다'고 진술하여 일부 사실은 인정한 점, 또한 원고가 2015. 1. 30. 피고와 통화를 하면서 위 식사자리에서 피고의 성희롱 행위를 탓하는데도 피고는 원고와 F이 친한 관계로 알았다는 말만 할 뿐 원고 주장의 성희롱 행위를 부정하지는 않은점, ③ 피고는 원고가 전임교수를 시켜주지 않는 것에 대한 서운함과 연구실을 반납하라는 요청에 대한 반감으로 피고를 모함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1. 기초 사실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학생들의 익명제보로 학교 내에서 피고의 성적 언행 등에 관한 문제가 제기된 점, 원고가 형사 고소 및 민사소송 제기에 이르게 된 경위, 원고가 전임교수로 임용되지 못하더라도 C대학교에서 대우 전임교수로 근무가 예정되어 있었는데, 피고에 대한 악감정만으로 향후 자신의 경력이나 교수직 상실 위험을 감수하면서 뒤늦게 피고를 모함하기 위하여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을 제기할 이유가 없는 점 등을 모두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

○

2014. 4. 4. 20:30부터 23:00경 사이에 서울 종로구 H 주택에서 개최된 C대학교 D대학원 신입생 MT에서, 피고는 원고의 어깨를 갑자기 팔로 감싸듯이 끌어안고, 다른 자리로 옮겨간 원고를 따라가 갑자기 손으로 원고의 목 뒷부분을 잡고, 원고의 옆에 가까이 다가가 손으로 옆구리를 만지거나 꼬집고, 다시 자리를 옮긴 원고의 옆에 다가가 갑자기 원고의 팔을 비비고 원고의 점퍼를 올려서 손으로 원고의 손목과 손등을 비비며 꼬집었으며, 이에 원고가 큰 소리로 '왜 이러냐'고 하면서 피고의 손을 뿌리치자 피고는 'A 선생님은 내 살 닿는 걸 싫어해'라고 말한 다음 주위의 신입생들에게 '얘들아 오늘은 A선생님과 잘 거니까 우리 둘이 잘 방을 따로 잡아 놔라'라고 말하였다.

○

2014. 4. 18. 원·피고는, C대학교 D대학원과 업무에 관한 양해각서를 작성한 사이인 E와 후속 협력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해 E의 F 원장 등과 만나서 식사를 하면서 회의를 하였는바, 그 자리에서 피고는 20:00경 '원고가 마음에 들어서 어찌 해보려고 했다가 거절당하였다'고 말하고 F가 '외롭다'고 하면서 '원고가 첫사랑을 닮았다'고 하자 피고가 원고에게 'F와 사귀라'고 말하면서 'F의 술을 한 잔 따라주라'고 하였으며, 모임을 마치고 식당 밖으로 나온 후에는 피고가 원고와 F를 양쪽에서 밀어서 서로 마주보고 끌어안도록 하였다.

나.

관련 법리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협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제12조에서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의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다. 위 법에서 규정한 '직장 내 성희롱'의 전제 요건인 '성적인 언동 등'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 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나아가 위 규정상의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두22498 판결 참조).

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위자료 액수

(1)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인정사실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발언 및 행동들 중 강제추행 이외의 행위들 역시 원고의 직장 내 상급자인 피고가 원고에게 직장 내 상급자로서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 금지한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피고의 발언 및 행동들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2)

위와 같은 피고의 강제추행 및 성희롱으로 인하여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로서는 이를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피고가 대학교수이자 대학원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으면서 후배교수인 원고를 추행하고 성희롱하여 원고에게 깊은 성적 모욕감을 준 점, 전임 교수 임용을 바라는 원고로서는 당시 대학원장인 피고의 성희롱 등에 단호하게 대처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초기에 사과하는 듯한 언행을 하다가 학교의 진상조사 과정에서 다시 적극 부인하고 오히려 원고의 개인적 불만에 의한 문제제기라고 주장함으로써 원고의 정신적 고통이 더욱 커진 점, 원고의 나이, 성별, 직업, 이 사건 성희롱 및 강제추행의 태양, 횟수, 정도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위자료의 액수는 7,000,000원으로 정한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각 불법행위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4. 4. 18.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8. 1. 3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현(재판장) 남준우 이진희

각주1) 원고는 그 이유에 관하여 피고와의 오랜 친분관계, 학교 내에서의 피고의 지위 및 영향력, 원고의 본인의 향후 교직생활 등을 고려하여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각주2) 원고는 익명의 학생들의 진정 이후에 위 진정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오히려 진정인들의 신분이 노출되거나 여러 학생들이 증인으로 출석을 요구받는 등 학교 측의 업무처리가 부당하고, 피고의 부적절한 언행이 반복된다고 판단하여 비로소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