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중구 B 지하 C호에 있는 D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일반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포함한다)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18. 1. 2. 위 사업장에서 일식요리사로 근무하던 근로자 E에게 해고일로부터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한 채 해고하면서 30일분에 해당하는 통상임금 2,738,8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하였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과 E은 합의하에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임에도 피고인이 E을 해고하였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해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이 법원의 판단
해고 등에 관한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로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관계의 종료를 뜻하고(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참조),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은 다시 근로자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인 '사직(辭職)'과 근로자와 사용자의 합의에 의한 근로계약의 해지인 '합의해지(合意解止)'로 나눌 수 있다.
합의해지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게 된 경위, 사용자 측의 퇴직권유나 종용의 방법, 강도 및 횟수, 권고에 응하지 않을 경우의불이익 정도, 경제적 이익의 제공 여부, 의사표시 전후의 근로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의원면직에 관한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다255910 판결의 취지 참조).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E은 2017. 2. 20.부터 피고인이 운영하는 일식점에서 월급 300만 원을 받고 일식요리사로 근무하였다.
피고인은 일식점의 매출이 감소함에도 E이 이 정도 매출이면 충분하다고 말하고 다닌다거나 피고인의 사업장 운영에 불만이 있다는 이야기를 다른 직원으로부터 듣게 되었다.
피고인은 2018. 1. 2. 21:00경 E에게 "서로 마음이 안 맞는 것 같으니 다른 일자리 알아보시고, 저도 다른 사람을 구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였고, 이에 E은 "알겠습니다. 저도 자리를 알아보겠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그 후 E은 인터넷 등을 통한 구직활동을 하였으며, 피고인도 구인활동을 통해(E은 피고인이 신규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을 진행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였다) 2018. 1. 4. 신규직원을 채용한 다음 같은 날 21:00경 E에게 "사람을 구했으니, 내일까지만 일하세요."라고 말하였고, E은 이에 대하여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E은 다음 날인 2018. 1. 5. 정상근무 후 자신의 주방도구 등을 챙겨 피고인의 일식점에서 퇴사하였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E에게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말을 한 번 하였을 뿐이고, 당시 피고인이 했던 말의 내용이나 어조 등에 비추어 퇴직을 적극적으로 종용하거나 강요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당시 피고인은 E이 응하지 않을 경우의 불이익에 관하여 언급한 바가 전혀 없고, 어떠한 불이익이 예상된다는 정황도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E은 피고인으로부터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말을 들은 후 2018. 1. 12. 피고인에 대하여 '부당해고'를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때까지 피고인에게 어떠한 형태로든 항의하거나 이의를 제기한 바 없었던 점, ④ 결국 E은 근로관계 종료에 관한 피고인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고, 특히 피고인으로서는 당시 E과의 근로관계를 합치된 의사에 의해 해지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일 뿐 일방적으로 E을 해고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⑤ E이 2018. 1. 12. 피고인에 대하여 '부당해고'를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18. 2. 6. 퇴사사유를 '해고'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하였던 점 등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E을 해고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이고,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해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제1항과 같은바, 제4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근수(재판장) 이원신 김우정
각주1) E이 2018. 3. 7. 피고인에 대하여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재차 진정을 제기하였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2018. 3. 22. 및 2018. 4. 4. 다시 '행정종결(위반없음)' 의견으로 내사지휘를 건의하였으나, 결국 검사가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