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 10. 선고 2019가단5127002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법무법인 C이 2014. 11. 14. 작성한 2014년 증서 제31호 약속어음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2.

이 법원이 2019카정30446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19. 6. 7.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인가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4. 9.경 피고가 운영하는 미용실에 스텝(보조)으로 고용되어 근무하면서 피고로부터 미용기술교육을 받고 2016. 7.경 스텝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승격되어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4. 11. 14. 피고를 수취인으로 하여 액면 금 3,000만 원, 지급기일 2018. 12. 30., 발행지·지급지·지급장소 각 서울시로 된 약속어음(이하 '이 사건 약속어음'이라고 한다)을 발행하였다.

다.

법무법인 C은 2014. 11. 14. 원고와 피고의 촉탁에 따라 이 사건 약속어음금의 지급을 지체할 때에는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하는 취지의 2014년 증서 제31호 약속어음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고 한다)를 작성하였다.

라.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거나 투자한 미용실에서 근무하다가 2017. 6.경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4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스텝으로 근무하는 동안 미용기술교육을 받는 대신 5년 동안 피고의 미용실에서 근무하고 그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 3,000만 원을 배상하여야 한다는 피고의 요구에 따라 5년간 근무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면서 그 담보로 이 사건 약속어음을 발행하고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따라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 사건 공정증서는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 교육하고 원고는 매월 50만 원씩 60개월(5년) 간 피고에 의해 지출된 교육비용 3,000만 원을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되, 약정한 근무기간 5년이 경과하면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로 작성된 것이므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이 불허되어서는 아니된다고 다툰다.

나.

판단

(1)

근로기준법 제20조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은 취지는, 근로자의 근로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바로 일정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을 미리 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강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위 조항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다만, 그 약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인 경우에는, 그러한 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불과한 정도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까지 고려하여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며, 약정 근무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위와 같은 약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약정까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2)

먼저 이 사건 약속어음의 원인관계가 원고 주장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미용기술교육을 받는 대신 5년 동안 피고의 미용실에서 근무하고 그 이전에 퇴직하는 경우 3,000만 원을 배상하기로 약정한 것이라면, 이러한 약정은 원고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미리 정한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한 것이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전형적인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 예정에 해당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3)

나아가 이 사건 약속어음의 원인관계가 피고 주장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직접 교육하고 원고는 피고에 의해 지출된 교육비용 3,000만 원을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되, 약정한 근무기간 5년이 경과하면 피고가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약정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러한 약정 역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 것이므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가)

앞에서 본 기초사실과 갑 제1호증 내지 갑 제4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갑 제1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약속어음 발행 당시 원고의 나이, 사회경험, 피고용자와 사용자라는 원고와 피고의 관계 등에 비추어 원고가 피고와 대등한 관계에서 피고 주장의 약정이 이루어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② 원고로서는 교육을 받고 스텝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승격하거나 미용실에서 계속 근무하기 위해서는 피고 주장의 약정을 거절하기 곤란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 약정이 주로 원고의 자발적 동의에 의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점, ③ 피고의 미용기술교육은 원고를 교육시켜 직원으로 활용하려는 피고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한 측면도 있으므로, 그 과정에서 비용이 지출되었더라도 이를 원고가 전적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피고가 우선 부담하여 상환청구권을 가지는 것이라고 할 수 없는 점, ④ 원고에 대하여 이루어진 교육 동기·경위 및 목적, 교육기간 및 내용 등과 원고가 근무하면서 받은 급여 수준에 비추어 보면 피고 주장의 약정에서 정한 근무기간과 상환하여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 있다고 할 수 없는 점, ⑤ 피고 주장의 약정은 비용 상환의무 부담과 면제 약정이라는 그 형식과 달리 실제로는 원고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 시 피고에게 상환의무를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일정 기간 계속 근무할 것을 강제하는 수단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

(나)

이러한 사정을,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계약을 금지하여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 제20조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 주장의 약정은 실질적으로는 원고로 하여금 그 의사에 반하여 일정 기간 계속 근무할 것을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 것에 해당하여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4)

따라서 이 사건 공정증서의 기초가 된 이 사건 약속어음의 원인관계가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고홍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