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9,658,703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4.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립된 정부출연연구기관이고, 원고는 2012. 7. 2. 피고에 계약직 운전원으로 입사하여 차량운전업무를 수행하여 온 근로자이다.
원고는 입사 이래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만 설시한다)의 근로계약 및 연봉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피고의 보수규정, 보수·수당지급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한편 피고는 연봉계약서, 보수규정 등에 따라 원고에게 매월 기본연봉, 성과연봉, 중식보조비, 교통보조비 등을 지급하여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에게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을 법정기준에 따른 금액보다 부족하게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16. 1. 1.부터 2018. 12. 31. 사이에 발생한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 중 미지급한 29,658,703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의 업무는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단속적 업무로서 피고는 원고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원고의 근로형태 등에 비추어 원고에게 불이익이 없으므로 위 계약은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임금에는 근로기준법의 규정에 의한 수당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가 작성한 차량운행일지는 신빙성이 없어 이를 기준으로 원고의 연장·휴일·야간근로시간을 산정할 수는 없다.
2015년도 연봉계약 체결 당시 원고를 제외한 다른 근로자들의 연봉 인상률은 3.8%였으나 원고의 연봉 인상률은 15%였는바, 이는 피고가 원고와 포괄임금약정을 전제로 연봉계약을 체결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령 원·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지 않았거나 무효라고 한다면, 원고는 포괄임금약정을 전제로 지급받은 추가 임금인상분 합계 17,618,401원을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원고의 근로시간
차량운행일지에 기초하여 근로시간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5호증, 을 제5, 6, 7,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서식에 따라 매일 차량운행일지에 차량 운행시각 및 운행내역, 주행계기표시, 운전자, 동승자를 기록한 다음 담당 부서장에게 결재를 올렸고, 담당 부서장이 결재를 마친 후에는 원고가 아닌 피고가 위 문서를 보관하여 왔던 점(이에 비추어 보면, 일부 차량운행일지에 담당 부서장의 결재가 존재하지 않아 차량운행일지를 믿을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② 위와 같이 차량운행일지의 기재 내역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며, 피고의 요구에 따라 업무상 매일 반복적으로 작성되어 관리되었을 뿐 아니라 차량운행일지의 작성은 원고에 대한 근태관리에 있어 필수적인 자료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작성한 차량운행일지와 시간외근무수당신청서(원고가 차량운행일지와는 별도로 작성하여 제출한 문서로 피고는 이를 확인하여 원고에게 시간외수당을 지급하여 왔다) 사이에 근무시간이 불일치하는 부분이 일부 존재하기는 하나, 대부분 10분 내지 20분 정도에 불과하여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점(시간외근무수당신청서에 차량정리시간을 더 산정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인다), ④ 피고는 원고가 차량운행일지의 부실기재로 인하여 징계위원회에 회부되기도 하였으므로 위 문서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위와 같은 사유로 징계를 받지는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운행내역을 과다 또는 축소하여 작성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차량운행일지 기재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퇴근시간인 18:00 이전에 차량 운행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은 경우(원고가 운전업무를 수행하였던 피고의 대표자가 외부일정 후에 바로 자택으로 복귀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에는 그 때부터 18:00까지의 시간은 근로시간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에 소정근로시간이 09:00부터 18:00 라고 명시되어 있는 점, ② 원고가 18:00 이전에 차량 운행업무를 종료 하였으나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의 시간이 원고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놓여 있는 시간이라고 보이는 점(원고는 언제라도 피고 대표자의 호출에 응답할 준비를 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가 위와 같은 사유를 들어 원고를 징계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18:00 이전에 차량 운행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18:00까지는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작성한 차량운행일지를 기준으로 원고의 근로시간을 산정한다면, 원고는 운행일지상의 차량운행시간만큼만 근로를 제공한 것이 되어 근로계약에서 정한 8시간의 근로도 제공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 대표자의 출·퇴근 및 공식적인 외부 일정에 따라 차량을 운행하였으므로, 출·퇴근 시간 사이에 계속하여 대표자의 호출을 대기하는 등으로 실질적으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있었던 점, ② 원고는 대표자의 호출을 대기하는 상태에서 차량의 이상여부 점검, 주유, 차량 내외부 세차 등의 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정규직 직원들의 지시에 따라 우편처리나 문서수발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던 점(피고의 사무실 내에 원고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기도 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운행일지상의 차량운행시간에만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및 동법 시행령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한편, 그러한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 여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비록 개별 사안에서 근로형태나 업무의 성격상 연장·야간·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된다고 하더라도 기본급과는 별도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을 세부항목으로 명백히 나누어 지급하도록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급여규정 등에 정하고 있는 경우는 포괄임금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만약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57852 판결, 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1일 8시간, 주 40시간의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명시하였던 점, ②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연봉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연봉 외에 연차수당 등의 법정수당 및 복리후생비를 지급할 수 있으며, 지급방법에 대하여는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고, 피고의 보수규정 제18조는 '직원이 연장근무, 야간근무 또는 휴일근무를 하였을 때에는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하여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작성한 차량운행일지는 원고에 대한 근태관리에 있어 필수적인 자료로서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차량운행일지에 따라 원고의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용이하다고 할 수 있는 점, ④ 실제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매월 시간외근무수당신청서를 작성받아 시간외수당을 지급하기도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이나 주장하는 사정(2015년도 연봉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피고의 다른 근로자와 비교하여 높은 연봉인상률이 적용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의 산정
원고의 통상시급
갑 제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6. 1.부터 2018. 12.까지 피고로부터 매월 별지 표의 '기존임금'란 기재와 같은 기본연봉, 성과연봉, 중식보조비, 교통보조비를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기본연봉, 성과연봉, 중식보조비, 교통보조비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월별 통상시급은 별지 표의 '통상임금(시급)'[= (해당 월 기본연봉 + 성과연봉 + 중식보조비 + 교통보조비) ÷ 209시간]란 기재와 같다.
원고의 연장·휴일·야간근로시간
갑 제5,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16. 1.부터 2018. 12.까지 원고가 연장 및 휴일근로한 시간은 별지 표의 '실근로시간분 임금'란 중 '연장+휴일 근로수당 시간수'란 기재와 같고, 야간근로한 시간은 별지 표의 '실근로시간분 임금'란 중 '야간근로수당 시간수'란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구체적인 수당액
월별 연장·휴일근로수당은 '해당 월 통상임금 × 1.5 × 연장+휴일근로수당 시간수'로 산정하며, 월별 야간수당은 '해당 월 통상임금 × 0.5 × 야간근로수당 시간수'로 산정한다.
위 방법에 따라 산정할 경우 각 월별 연장·휴일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은 별지 표의 '실근로시간분 임금'란 중 '재계산분'란 각 기재와 같고, 여기서 원고가 기지급받은 시간외수당, 즉 별지 표의 '기지급분'란 기재 금액을 공제하면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월별 연장·휴일·야간근로수당은 별지 표의 '소계'란 각 기재와 같다. 따라서 피고가 미지급한 연장·휴일 야간근로수당의 합계액은 별지 표의 '합계'란 기재와 같이 29,658,703원이 된다.
피고의 상계항변
피고는,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이 사건 채권과 상계한다고 항변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의 연봉을 15% 이상 인상해 주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위 항변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9,658,703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0. 4. 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0. 4. 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