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외국어 학원업, 교육 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전국 각지에 ‘C’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피고와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1. 9. 1.부터 2016. 8. 31.까지 강남 C(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에서 영어강사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3,960,2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비록 용역계약의 형식으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용역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이다.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판 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채택한 증거, 갑 제5 내지 7호증, 을 제1 내지 14, 16 내지 21, 26 내지 32, 3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계약서의 명칭은 ‘용역계약서’이고, 이 사건 용역계약 제5조 라항은 원고의 신분에 관하여 ‘원고는 개인사업자로서 사용종속 관계하의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퇴직금을 일체 지급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학원의 운영과정에서 종합교육계획을 수립하고(제3조 다항), 원고는 피고의 종합교육계획에 따라 강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나, 그 외에 피고가 원고의 구체적인 강의 내용 등을 지시하거나 감독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를 포함한 강사들은 수강생들에 대한 강의 업무만을 담당하였고, 피고는 별도로 매니저 등 직원을 두어 수강생들과 관련한 행정업무를 처리토록 하였다. 피고는 강사들이 강의할 과목과 강의 내용, 교재 등을 결정함에 있어 기본적으로 강사들의 의견을 듣고 정하였고, 강사들은 피고와 협의를 통하여 담당 과목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강의를 신설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강사들에게 피고가 제작한 교재를 사용할 것을 강제하지 않았고, 원고 역시 피고 학원에서 출판한 교재 외에도 본인이 제작한 부교재 등을 채택하여 수업에 사용하였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인터넷 동영상 강의 제작 업무를 일방적으로 지시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강사 채용 공고에서 근무조건으로 ‘오프라인 강의 후 C 인강 촬영 및 출판 활동 가능’이라고 명시한 점,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과 별도로 주식 회사 D와 동영상 강의 제작 계약을 체결하고, 인터넷 동영상 강의 서비스 제공의 대가로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일방적인 지시에 따라 인터넷 동영상 강의를 제작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원고의 출․퇴근 시간을 지정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를 비롯한 강사들은 본인의 강의시간에 맞추어 출근하고 강의를 마친 후에 자유롭게 퇴근하였고, 강의시간 외의 시간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피고는 분기별 학사일정을 정한 다음 강사들로부터 희망하는 강의 시간과 강의실을 취합하여 강사들에게 최종적인 강의 시간과 강의실을 배정하였다. 원고가 피고가 정한 강의 시간에 피고가 정한 강의실에서 강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같은 시설 내에 여러 강의가 예정되어 있어 불가피한 규제로 보이고, 배정된 사항에 대하여 변경을 원하는 강사의 경우 피고에게 요청하면 협의를 통해 강의 시간과 강의실을 조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위 사실만으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근무 시간과 장소의 구속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수강생들은 피고가 지정하는 강사의 강의에 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강사의 평판이나 커리큘럼 등을 바탕으로 자신이 선호하는 강사를 좇아 강의를 선택하여 수강하였다. 원고는 시간급에 강의시간을 곱한 보수를 받은 첫 3개월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강의 수강생들이 납부한 총 수강료 중 일정 비율의 금액을 보수로 지급받았으므로, 원고의 보수는 오로지 원고의 수강생 수, 즉 수강료 실적에 따라 결정되었고, 피고로부터 별도로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지 않았다.
원고의 경우 해당 과목 총 수강료 중 이 사건 용역계약에 정해진 40%의 비율로 계산한 보수를 지급받았는데, 강사들이 지급받는 보수 비율은 강사의 인기도나 수강생수에 따라 강사별로 35%에서 50%까지 달리 책정되기도 하였다.
원고가 받은 보수는 수강생 수에 따른 증감이 있었는데, 2011. 9.부터 2016. 8.까지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적게는 1,836,800원(2011. 12.)부터 많게는 20,450,387원(2014. 7.)까지 약 11배가 넘는 차이가 난다.
원고가 받은 보수는 강의 내용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오로지 원고의 수강생 수, 즉 총 수강료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점에서 원고가 받은 보수가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학원 강사가 수강료의 일정 비율을 보수로 받는 경우에도 근로자성이 인정된다고 주장하면서, 대법원 2018. 3. 29.자 2017다291760 판결(그 원심판결인 서울고등법원 2017. 11. 14. 선고 2017나2019966 판결), 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을 들고 있으나, 위 각 사안은 학원 강사가 수강료의 일정 비율을 보수로 받기는 하였으나, 학원이 수강생들의 수준에 따라 여러 반을 개설한 다음 강사에게 담당할 반을 지정해 준 사안이어서, 원고가 원고를 선택한 수강생들로 이루어진 반에서 강의하고 그 반의 총 수강료의 일정 비율을 보수로 받는(원고의 수익창출이 원고 자신의 개인 역량이나 인기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 한다.
이 사건 용역계약 제10조 가항에 의하면, 원고를 비롯한 강사들은 사전에 피고의 동의를 얻고, 온․오프라인 강의, 교육 컨텐츠 제공․제작․개발 기타 이와 유사한업무수행계약을 동종․유사 업종 업체와 체결하거나 위와 같은 사업을 할 수 있었다. 강사들은 피고와 겸업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한 후 타 업체에서 강의하거나 인터넷 강의를 제작할 수 있었으므로, 강사들이 다른 일에 종사하여 수입을 얻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아니하였다.
한편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강의 업무 외에 강의 전후에 이루어지는 스터디그룹의 구성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도록 지시하였다고 주장한다.
피고가 원고의 수강생들에게 스터디 장소를 제공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피고로서는 스터디 운영이 학원 홍보의 수단이 되고 더 많은 수강생을 모집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강사들의 스터디 운영을 독려할 유인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① 원고 역시 스터디 운영을 통하여 수강생들을 관리함으로써 수강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일 수 있었고 이는 원고의 수입과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으므로, 스터디 그룹 운영이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점, ② 원고와 같이 토익 과목을 강의하는 강사들 중에서도 스터디 그룹을 운영하지 않는 강사들도 있었던 점, ③ 원고가 피고에게 스터디를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피고가 임의로 수강생들에게 원고의 토익 과목에서 스터디가 운영되는 것으로 홍보하여 원고에게 스터디 그룹 운영을 강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피고의 일방적인 지시에 의하여 스터디 그룹의 구성 및 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스터디 그룹의 운영 여부는 강사들이 자신만의 교수법이나 수강생 확보 전략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강사들은 스터디 운영, 강의 관리 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스스로 조교를 선발하여 채용하고 자신들의 업무를 보조하게 하였다. 강사들은 주로 피고 학원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하고 있던 학생이나 자신의 수강생 중에서 조교를 선발하였고, 같은 팀 소속 강사들이 조교의 급여를 분담하였다.
위 조교 급여 외에도 노트북, 마이크 등 강의에 필요한 물품이나 교재 인쇄비용 등은 강사들이 스스로 부담하였다.
피고는 E라는 강사 평가시스템을 통하여 수강생들로 하여금 익명으로 강사들의 강의를 평가하게 하였다. 강사들은 이를 통해 자신의 강의에 대한 수강생들의 반응이나 만족도를 파악하고, 강의의 개선 및 발전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었으므로 위 평가시스템 자체를 근로자성 인정의 징표로 삼을 수는 없다. 또한 피고가 위 평가에 나타난 수강생들의 수업만족도를 바탕으로 강사들과의 월례 미팅에서 강의 내용을 지적․간섭하거나, 강사들에게 어떠한 이익이나 불이익을 주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피고는 강사들에게 강사의 품위와 이미지에 맞는 의상을 착용하고 학원 내에서 강사 명찰을 패용할 것을 공지하였는데,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강사들에게 근무상의 지시나 통제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특별히 피고가 강사들의 복장을 이유로 제재를 가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이 사건 용역계약 제6조 가항 각 호의 해지사유는, 용역계약이나 위임계약에서도 정할 수 있는 내용으로 보이는 점, 같은 조 나항에서는 원고가 해지할 수 있는 사유도 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강의계약 제5조 다항에 의하면, 원고는 결강 시 본인의 책임에 따라 제3자로 하여금 강의용역을 대신 제공하게 할 수 있고, 그 제3자에 대한 보수를 직접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 이 사건 강의계약 제13조 다항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가 무상으로 대여하는 장소, 설비, 기계 외의 소모품을 직접 구입하여 조달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과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소득에 대해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회사 대표이사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원고를 피고 회사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내사 종결하였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가단5197520
판결선고
2021. 3. 30.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