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2. 22. 선고 2019가단519992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E'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의류·가방·악세사리 제조업, 의류·가방·신발·악세사리 도·소매 및 수출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피고는 백화점, 아울렛 등의 대규모 점포(이하 '백화점 등'이라 한다)를 운영하는 회사들과 사이에, 피고가 생산한 의류·가방 등을 백화점 등에 공급하여 위 운영회사들이 이를 판매한 후 그 판매수익에서 일정액의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판매대금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백화점 내에서 판매 업무를 수행할 인력은 피고가 파견하기로 하는 내용의 특약매입 거래계약을 체결하였다.

다.

피고는 특약매입 거래계약에 따라 백화점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판매하기 위하여 원고들과 사이에, 원고들이 백화점 내 지정된 매장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재고를 관리하며 그 대가로 피고로부터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직영수수료용 판매위수탁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들은 피고와 위와 같은 계약을 체결하고 매장관리자(매니저)로 근무하였고, 그 근무기간 및 근무한 매장은 아래와 같다.

라.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원고별 또는 시기별로 보증금, 기본수수료, 매출수수료율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고, 나머지 내용은 동일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원고들은 비록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탁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탁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갑 제3 내지 9, 12, 14 내지 21호증, 을 제6, 8, 9, 13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증인 H의 증언, 증인 I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백화점 등에 입점한 피고의 매장에서 상품판매 및 재고관리를 담당할 매장관리자를 모집하여 판매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으로 계약관계를 지속하였으며, 매장관리자와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경우 그 매장을 운영할 매장관리자를 다시 모집하여 판매위수탁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백화점 내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여 왔다.

나)

원고들이 이 사건 계약에 따라 피고의 상품 판매 관련 업무를 하는 영업장소는 특정 백화점 등의 매장으로 지정되어 있고, 근무시간은 백화점 등의 영업시간과 동일하다.

다)

원고들은 피고가 지정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였고, 피고가 행사기간 및 할인율을 정하여 할인 행사를 진행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하였으며, 원고들이 임의로 상품을 할인하여 판매하거나 할인율을 정할 수는 없었다.

라)

피고는 원고들에게 기본수수료와 매출실적에 따른 변동수수료로 구성된 판매수수료를 지급하였는데, 판매위수탁계약 체결 시 정하는 기본수수료와 매출수수료율은 원고별로 같지 아니하고, 원고들이 지급받은 수수료 액수는 원고들 상호 간은 물론 매출실적에 따라 매월 차이가 있었으며, 피고가 원고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 상한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마)

피고는 원고들 매장의 인테리어 비용, 사은품 비용, 부자재 비용을 부담하였고, 원고들에게 각종 비품이나 작업도구를 무상으로 제공하였다.

바)

피고는 원고들의 상품판매 관련 업무를 보조할 인력을 제3의 파견업체로 하여금 채용토록 한 다음 원고들의 매장에 그 인력을 파견하여 근무하게 하였고, 위와 같은 인력(이하 '판매보조직원'이라 한다)에 대한 인건비는 피고가 부담하였다.

사)

원고들이 판매내역을 내부전산망(POS시스템)에 매일 등록함에 따라 피고는 각 매장의 재고현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피고는 부정기적으로 용역업체를 통하여 원고들 매장에 대한 재고 조사를 실시하였다.

아)

피고는 원고들의 휴무 일정을 확인하였고, 휴대전화 메시지나 내부 인터넷공지(그룹웨어) 등을 이용하여 업무와 관련된 각종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보고를 받거나 매출을 독려하기도 하였다.

자)

피고는 원고들에게 경쟁업체의 매장 사진을 촬영하여 보내도록 하였고, 매주상품에 대한 의견, 고객들의 반응을 기재한 주간 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하였으며, 매장에서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도 하였다.

차)

피고는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의 특정 재고물품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도록 지시하였고, 위 지시에 따라 원고들이 해당 매장으로 피고가 지시한 물품, 수량을 보내기도 하였다.

카)

원고들은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고,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

2)

위 1)항의 인정사실, 앞서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과 개별적으로 협의한 후 원고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정해진 것이다. 이 사건 계약에서 원고들에게 위탁된 매장, 보증금, 기본수수료 및 매출수수료율 등은 원고별 또는 시기별로 그 내용이 달랐다.

나)

이 사건 계약 제6조에 따른 원고들의 업무는 '피고가 위탁한 물품에 대한 판매, 물품에 대한 재고관리 및 판촉과 관련된 부수업무, 고객관리 및 이와 관련된 부수업무,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로써 피고가 위탁한 업무'로 정해져 있다. 원고들은 위 계약에서 정한 업무 범위 내에서 근무하였고, 원고들이 피고의 지시에 따라 위 계약에서 정한 업무 범위를 넘어서거나 위 계약과 무관한 업무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가 계약의 범위 내에서 브랜드의 통일성 확보 및 매출실적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에서 한 조치(경쟁업체의 매장 사진 촬영, 주간보고서 작성 등)를 들어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피고가 원고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판매 가격, 할인 판매 대상, 할인 가격을 최종적으로 정하고, 원고들에게 상품의 진열방식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기는 했다. 그러나 피고는 피고가 가진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모든 매장에서 동일한 상품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고, 제품의 소유자로서 재고 발생이나 마진율에 따른 손해의 최종적인 책임을 부담하므로 원고들이 마진을 고려하지 않고 판매 금액만을 증가시키기 위해 저가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도 있다. 또한 브랜드의 통일적 관리 및 제품의 품질 유지를 위해 백화점 위탁판매가 전국 백화점에서 같은 방법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어 상품의 진열방식에 대한 피고의 관여가 불가피한데, 이를 통해 피고의 제품에 대한 매출이 높아지면 그만큼 원고들의 수익이 증진되는 면이 있다. 따라서 피고가 제품의 판매 가격 및 할인 가격을 정하고, 상품의 진열방식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근로관계를 전제로 한 지휘, 감독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라)

피고는 내부전산망을 통해 원고들의 매출 실적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는 이 사건 계약상 상품이 판매될 때까지 그 소유권이 피고에게 있고, 매출 실적에 따라 원고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피고가 상품의 정확한 매출 실적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조치로 보인다.

마)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출 목표를 제시하고 매출 목표 달성을 독려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원고들의 매출 실적은 곧 피고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원고들과 피고 모두에게 밀접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가 매출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원고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이나 불이익을 부여한 사실도 없다. 또한 피고가 매출 목표를 제시하거나 목표 달성을 독려한 것은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이 백화점 등에서 퇴출되는 것을 막거나 원고들과 이 사건 계약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들의 매출 목표 달성은 이 사건 계약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전제가 되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매출 목표 달성을 지시하고 독려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 대한 지휘, 감독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바)

피고가 매장간에 재고상품을 이동할 것을 지시하였던 것은 사실이나, 원고들의 매장에 공급되는 상품은 여전히 피고에게 그 소유권과 처분권이 있고, 피고는 각 매장에 공급한 상품들이 적시에 판매되고 재고로 남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이러한 매장간 재고상품 이동은 위와 같은 필요성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

원고들은 피고가 백화점 소속 직원을 통해서 원고들을 관리·감독하고, 업무지시를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백화점의 직원들로부터 근태관리나 업무지시를 받은 것은 피고와 백화점 등 운영회사 사이에 체결된 특약매입 거래계약에 따른 것이고, 원고들이 운영하는 매장이 백화점 내에 위치하고 있는 특성 때문이다. 백화점의 직원이 피고의 직원이나 근로자가 아님이 분명한 이상, 원고들이 백화점의 직원으로부터 근태관리나 업무 지시를 받은 것을 피고로부터 받은 것과 같게 평가하기는 어렵고, 백화점 내 매장에는 원고들을 관리·감독하는 피고 소속 직원이 상주하지도 않았다.

아)

원고들의 근무 장소인 백화점 내 매장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라, 이 사건 계약 체결 시 개별 원고와 협의한 후 원고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백화점 등의 영업시간(개점시간부터 폐점시간까지)에 맞추어 근무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백화점 등과 별도로 체결한 특약매입 거래계약에 따라 백화점에서 피고의 매장을 운영하기로 함에 따라 원고들의 근무 장소가 백화점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다.

자)

피고는 원고들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을 통제하지 않았다. 피고의 직원들이 매장에 방문하거나 전화를 하여 원고들의 출근 여부를 확인한 것은 매장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영업점검의 일환으로 보이고, 원고들은 백화점 등의 개점시각과 폐점시각을 준수하면 직접 매장에 상주할 필요가 없이 판매보조직원에게 매장의 업무를 맡기고 본인의 개인적인 용무를 보는 것도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은 이 사건 계약에 '을이 3회 이상 결근한 경우'를 계약해지사유로 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들의 근태를 관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들의 구체적인 출·퇴근 시간을 통제하지 않았던 점, 원고들이 3회 이상 결근하였다는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불이익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판매위수탁계약을 해지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근태를 관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차)

피고의 직원이 원고들의 휴무 일정을 취합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판매 직원이 장기간 자리를 비우면 판매활동이 중단될 위험성이 있는 여름 휴가 등에 한정된 것이고, 그 경우에도 피고가 원고들의 휴가 자체를 승인·불허한다거나 휴가 사용여부를 직접적으로 통제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카)

피고가 파견업체로 하여금 판매보조직원을 원고들의 매장에 파견하여 근무하게 하였고, 위 판매보조직원에 대한 인건비를 부담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이 추천하거나 원고들의 면접을 거친 자가 판매보조직원으로 채용되었고, 그 채용 과정에 피고가 관여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피고는 채용 이후에 원고들로부터 이력서를 전달받았을 뿐이다). 또한 판매보조직원의 근태 관리나 업무 지시는 원고들이 하였고, 피고가 판매보조직원들의 출·퇴근이나 휴가 등에 관여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피고가 2018. 5.경부터 2019. 12.경까지 판매보조직원의 출근 여부를 확인한 적이 있기는 하나, 이는 매장관리자가 판매보조직원을 근무하게 한 사실이 없음에도 근무한 것처럼 피고를 기망하여 피고로부터 인건비 상당을 편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일로 인해 피고가 판매보조직원의 실제 근무 여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한시적인 조치로 보인다).

타)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기본수수료 명목으로 1,800,000원을 지급받기는 했으나, 이는 원고들이 해당 매장의 운영 및 관리라는 위탁계약상의 의무 이행에 대한 최소한의 대가로 볼 수 있고, 기본수수료와 변동수수료를 합한 판매수수료 자체는 원고들의 판매실적의 결과에 따라 지급되었다. 이에 실제로 지급된 판매수수료는 원고별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원고가 지급받은 월별 판매수수료 간에도 상당한 편차가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에게 기본수수료를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판매수수료가 원고들이 피고에게 제공한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진 금원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파)

원고들에게 피고의 취업규칙과 복무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마찬가지로 원고들에 대한 징계에 관한 피고의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피고가 원고들을 징계한 적은 없다. 또한 원고들의 판매실적이 부진하다거나 피고의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직접적으로 불이익한 조치를 하였다거나 계약기간 중 판매위수탁계약을 해지하거나 담당 매장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하)

피고는 원고들과 달리 자신의 계산으로 매장을 마련하여 피고와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대리점주들에 대하여도 내부전산망, 휴대전화 메시지, 메신저 등을 이용하여 업무와 관련된 공지사항과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상품 진열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재고상품 이동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는데, 앞서 본 원고들에 대한 관리방식과 대리점주에 대한 관리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원고들의 경우 백화점 내 매장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므로 백화점 운영회사의 통제를 받는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뿐, 원고들이 개인사업자인 대리점주와 달리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거) 앞서 본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종속성 및 전속성의 정도가 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상, 원고들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고용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사정들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위탁판매업무의 본질과 무관하게 임의로 정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의 노무제공 실질을 제대로 반영한 것일 여지가 크다.

너) 원고들과 마찬가지로 피고와 판매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맡았던 J, K, L이 제기한 퇴직금 체불 진정사건에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은 위 J, K, L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각주1) 피고는 매장관리자들과 '직영수수료용 판매위수탁계약 또는 '중간관리자용 판매위수탁계약'이라는 2가지 방식의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각 계약은 매장 운영비용의 부담주체 및 범위와 판매수수료의 지급체계에 관한 부분만 차이가 나고, 그 밖의 내용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