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27. 선고 2019가단5221720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 한국수출입은행(이하 ‘피고은행’이라 한다)은 1976. 6. 21. 수출입 등 대외경제협력에 필요한 금융제공을 목적으로 설립된 은행이다.

(2)

원고는 2007. 12. 28. 입사하였고, 피고 B은 2006. 9. 18. 입사하였다가 2019. 11. 7. 퇴사하였으며, 원고와 피고 B은 2016. 1.부터 2016. 5.까지 피고은행의 C팀에서 함께 근무하였다.

나.

원고의 형사고소 및 피고은행에 신고

(1)

원고와 피고 B은 2016. 5. 10. 회식 후 2016. 5. 11. 00:24경부터 같은 날 04:39경까지 호텔에 함께 투숙하였다(이하 ‘2016. 5. 11.자 사건’이라 한다).

(2)

원고는 위 일시경 피고 B이 술에 만취한 원고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성관계를 가졌다는 범죄사실(준강간)로 피고 B을 고소(서울남부지방검찰청 2016형제37991호, 이하 ‘이 사건 고소’라 한다)하였는데, 피고 B은 2016. 9. 19. 증거불충분하여 혐의 없다는 불기소결정을 받았고 이에 원고가 항고(서울고등검찰청 2016고불항 제11604호)하였으나 2016. 11. 11. 항고기각 결정을 받았다.

(3)

원고는 2016. 5. 13.경 피고은행에 이 사건 고소의 범죄사실과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8. 7. 6.경 피고은행에 피고 B 등을 상대로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하였고, 피고 B은 2018. 8. 9.경 피고은행에 원고를 상대로 성희롱 신고를 하였다.

다.

피고은행의 징계처분

(1)

피고은행은 2016. 5. 11.자 사건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였고 2016. 12. 22. 원고를 견책하는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이라 한다).

(2)

피고은행은 피고 B의 성희롱 신고에 따라 외부기관에 사실관계 등에 대하여 조사위탁을 하였는데, 2019. 1. 21. 개최된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는 2016. 3. 15.경 및 2016. 5. 10.경 회식자리에서의 원고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의결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은행은 원고를 인사위원회에 회부하고 2019. 2. 15. 원고에 대하여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2차 징계처분’이라 한다).

라.

관련 사건의 경과

(1)

원고 및 D(원고의 배우자)은 피고 B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위자료의 지급을 구하는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단5004402호)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8. 1. 23. ‘피고는 원고 D에게 1,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한다. 원고 D의 나머지 청구 및 원고 A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는 판결<1>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에 불복하여 원고 및 D이 항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8나13003호) 및 상고(대법원 2019다233737호)하였으나 2019. 4. 26. 항소 및 2019. 7. 25. 상고가 기각되어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2)

원고는 피고은행을 상대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징계무효확인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61673호)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1. 7. 16.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에 불복하여 원고가 항소(서울고등법원 2021나2028028호) 및 상고(대법원 2022다209949)하였으나 2022. 1. 18. 항소 및 2022. 5. 12. 상고가 기각되어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8, 9호증, 을가 제16 내지 24, 30, 34호증, 을나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과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피고은행의 다음과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은행은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3,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①

피고은행은 사업주로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3조에 따라 근로자에 대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할 주의의무가 있다. 그런데 피고은행은 성희롱 예방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아 피고 은행 내 성희롱 발생을 방지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성폭행의 피해자인 원고를 비난하는 소문이 피고은행 내에 유포되도록 방치하여 원고로 하여금 2차 피해를 입게 하였다.

②

피고은행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에 따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지체 없이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하고 피해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피해근로자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피해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런데 피고은행은 원고가 성폭행 피해사실을 신고하였음에도 즉시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지 않았고 원고에 대한 병가 또는 유급휴가 등 적절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원고에게 부당하게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을 하였다.

③

피고은행은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을 하면서 원고에게 징계의 사유, 이의신청 방법 등에 관하여 고지를 하지 않았고,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고소에 대하여 불기소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이 사건 1차 징계처분에는 위와 같은 절차적 및 실체적 하자가 있어서 무효이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2차 징계처분을 하였는데, 이 사건 2차 징계처분은 거짓증거 또는 신빙성 없는 증거에 터 잡은 것으로 하자가 중대하여 무효이다. 원고는 부당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으로 직장 내에서 성희롱 가해자로 등으로 낙인찍히는 등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

(2)

피고 B은 “원고가 성폭행 가해자이다. 회식 중 남자 중요부분을 만지고 무릎에 올라가 키스를 하려고 했다. 원고가 피고 B과 합의 하에 호텔로 갔으며 원고가 더욱 적극적이었다. 원고가 남편과 불화하여 의도적으로 사건을 만들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피고은행 내에 유포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고 성희롱을 하였다. 한편 피고은행은 피고 B의 사용자로서 피고 B이 피고은행의 사무집행과 관련하여 저지른 위와 같은 불법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위자료 1,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피고은행의 불법행위 책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들 및 을가 제3호증의 1, 을가 제4 내지 12,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은행은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성희롱 예방 지침을 마련하고 성희롱 예방을 위한 업무의 처리와 성희롱 관련 고충에 대한 상담·처리를 위하여 고충전담창구를 두고 있으며 2013.경 이전부터 성희롱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하였는데 원고도 위 고충전담창구에 신고를 한 사실, ② 원고의 신고를 받은 피고은행은 위 지침에 따라 성희롱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2016. 5. 11.자 사건의 사실관계를 조사하였는데, 위 소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라 개최된 성희롱 심의위원회는 2016. 6. 16.경 이 사건 고소에 대하여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정 등을 고려하여 내부심의 및 징계절차를 유예하기로 결정한 사실, ③ 피고 B에 대한 불기소결정이 확정된 후 피고은행은 2016. 12. 6. 성희롱 심의위원회를 다시 개최하고 이 사건 고소에 대한 수사결과와 피고은행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내용을 종합하여 2016. 5. 11.자 사건은 성희롱 사건이 아니라고 의결하고 2016. 12. 9.경 원고에게 심의위원회 심의결과를 통지한 사실, ④ 피고은행은 위 조사 및 심의과정에서 심의위원들로부터 비밀유지 서약서를 징구하고 피고 B 및 원고의 근무 장소를 변경하는 등 남녀고용평등법 및 위 지침에 따른 피해자 보호 등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은행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3조 및 제14조에 따른 직장 내 성희롱의 예방을 위한 교육 및 성희롱 금지를 위한 조치를 소홀히 하였다거나 원고의 성희롱 신고에 대하여 조사를 지체하고 원고에 대하여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거나 성희롱 발생사실을 신고한 원고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은행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에 절차적 또는 실체적 하자가 있거나 무효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각 징계처분에 대하여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만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은행에 대한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2)

피고 B의 명예훼손 등 불법행위 및 피고은행의 사용자 책임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채택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고소의 범죄사실과 내용을 피고은행에 신고한 이후 2016. 5. 11.자 사건에 대하여 원고를 비난하거나 원고에게 책임이 있다는 등의 소문이 피고은행 내에서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을나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 B은 원고의 피해신고에 따라 피고은행으로부터 피고 B이 2016. 5. 11.자 사건과 관련하여 원고에 대한 허위소문 등을 유포하였다는 사유로 2018. 11. 12.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 B은 피고은행을 상대로 징계무효확인청구의 소(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가합104120호)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9. 11. 15. ‘제출된 증거 등만으로는 피고 B이 소문을 퍼뜨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위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갑 제7, 14, 15, 16, 18 내지 22호증의 각 기재 및 원고 주장과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 B이 피고은행의 구성원들에게 원고 주장과 같은 허위소문을 유포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직장 내 성희롱을 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다른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세창

각주1) 원고 및 D의 청구 중 피고 B이 원고와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D의 배우자로서의 권리가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일부가 인용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