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9. 선고 2019가단524737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1. 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70%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주로 미국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수강생들에게 필요한 강의 등을 제공하는 'C'(이하 '원고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면서 2018. 8. 22.경 피고를 강사로 채용하였다. 피고는 같은 날부터 원고 학원에서 영어로 화학 및 생물 과목을 가르치는 강의를 하고, 원고로부터 보수로 시간당 7~8만 원을 지급받았다.

나.

원고와 피고는 2019. 1.경 피고의 보수를 인상하기로 하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1)

피고는 피고용인(employee)이 아닌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의 지위를 가진다.

2)

계약기간은 2022. 9. 10.까지로 한다.

3)

만일 피고가 기간만료 전 일방적으로 그만둘 경우 원고에게 1억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4)

원고는 피고에게 보수로 시간당 8만 원(강의당 수강생 1명 기준)을 지급한다. 수강생이 1명 추가될 때마다 시간당 1만 원을 추가 지급하되, 시간당 15만 원을 최대한도로 한다.

다.

그런데 피고는 2019. 6. 13.경 갑자기 그만두었다.

[증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2호증의 1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피고는 이 사건 계약기간 만료 전 갑자기 일방적으로 그만두었는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위약금 1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갑자기 그만두면서 수강생들에게 예정된 강의를 제공할 수 없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원고는 업계에서 수년간 쌓아온 명예와 신용이 훼손되는 손해를 입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1,000만 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따라서 이 사건 계약상 위약금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여 무효이므로, 원고의 위약금 청구는 이유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의 부당한 처우로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바, 원고의 손해배상 청구도 이유 없다.

3.

판단

가.

피고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즉, 계약서의 문구보다 근로제공의 실질에 따라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갑 제9호증의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D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피고의 무효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는 2018. 8. 22.경 원고 학원에 채용될 당시부터 다른 학원(E)에서 강사로 재직하고 있었고, 원고도 이를 알고 있었다.

2)

피고의 강의 장소가 원고 학원이고, 강의 시간도 사전에 정해지기는 하였지만, 이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내용의 필연적 귀결일 뿐이므로, 이를 피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징후로 보기는 어렵다.

3)

더욱이 원고가 강의 일정을 일방적으로 정해서 피고에게 통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 1)항의 이유로 피고가 원고 학원에서 강의를 할 수 있는 일정에 맞추어 피고의 강의 일정이 정해졌다.

4)

피고는 정해진 강의만을 하면 될 뿐 일정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따라서 가령 수업이 없음에도 출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5)

피고는 2019. 3.말경 위 다른 학원을 그만두었으나, 이는 피고 스스로의 선택(원고 학원에서 강의를 더 많이 하기 위함)에 따른 것이었다.

6)

피고는 원고의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고,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나.

피고의 위약금 지급의무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자신이 그만둔 것은 정당한 사유(원고의 부당한 처우 등)가 있다고 주장하나,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만, 이 사건 계약상 위약금 약정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는바, 원고와 피고의 각 지위, 이 사건 계약의 목적 및 내용, 피고의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예상되는 원고의 손해액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1억 원의 손해배상예정액은 과다하므로, 이를 3,500만 원으로 감액함이 상당하다.

다.

위자료 인정 여부

원고는 위약금과 별도로 위자료의 지급도 구한다.

그러나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경우 다른 특약이 없는 한 채무불이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손해가 예정액에 포함된다. 즉, 계약 당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 예정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손해를 발생시킨 원인행위의 법적 성격과 상관없이 그 손해는 예정액에 포함되므로 예정액과 별도로 배상 또는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74270, 274287 판결 참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약금 3,5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9. 11. 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현경

각주1) 피고가 원고 학원에서 강의를 하였던 2018. 9. ~2018. 12.의 원고 매출액 합계 1억 9,903만 원에서 피고가 그만둔 후인 2019. 9. ~2019. 12.의 원고 매출액 합계 9,182만 원을 뺀 금액에다가 원고의 영업이익율(약 33%)을 곱한 금액이 약 3,500만 원 정도인 점 등을 참작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