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2. 10.부터 2021. 7. 9.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2018. 10. 5. 결혼중개업을 영위하는 원고 회사에 커플매니저로 입사(이하 ‘이 사건 입사’라 한다)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피고와 임원 영입계약 및 입사지원금 약정(이하 통칭할 경우 ‘이 사건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을 발췌하면 아래와 같다.
원고는 이 사건 약정에 따라 피고에게 2018. 10. 8. 영입계약금 30,000,000원에서 세금 3.3%를 공제한 29,010,000원을 지급하였고, 2018. 11. 9., 2018. 12. 10. 및 2019. 1. 10. 입사지원금 6,000,000원씩 지급하였다.
그런데 피고는 2019. 5. 14.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피고는 2018. 10. 20. 원고 회사에 입사하면서 원고로부터 입사일부터 24개월 동안 재직할 것을 조건으로 영입계약금 30,000,000원을, 18개월 동안 재직할 것을 조건으로 입사지원금 18,000,000원을 각 지급받았음에도 의무재직기간을 충족하지 못하고 2019. 5. 14.에 퇴사한 사실, 피고가 위 각 재직기간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원고에게 위약금으로 영입계약금 30,000,000원의 120%인 36,000,000원을 지급함과 아울러 입사지원금 중 미충족 의무재직기간에 대한 일할계산 부분을 반환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약정금으로 47,000,000원[= 위약금 36,000,000원 + 11,000,000원(= 입사지원금 18,000,000원 × 11/18개월(*))]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 2019. 5. 15.부터 2020. 4. 19.까지인바, 원고는 그 중 11개월분에 대해서만 청구하고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첫째, 이 사건 약정은 ‘피고가 의무재직기간 동안 근무를 계속하지 못할 것’을 약정금 발생의 조건으로 정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약정 체결 당시 인바운드(Inbound) 디비(DB, Data Base, 결혼정보업체의 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의 인적사항 등에 관한 정보를 의미한다)를 제대로 보유하고 있지 않았음에도 피고에게 마치 충분한 인바운드 디비를 바탕으로 높은 인바운드 매출[회사 내부의 고객 정보 등을 이용하여 회원을 모집하여 발생시키는 매출을 말한다. 반면 ‘아웃바운드(Outbound) 매출’은 커플매니저의 지인이나 커플매니저의 인지도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여 발생시키는 매출을 말한다]을 달성할 수 있을 것처럼 허위로 고지하였다. 또한 원고 회사에는 기본적인 서류심사를 할 직원을 비롯한 필수인력이 없었고, 원고는 일방적으로 인센티브율을 하향 조정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입사 당시 원고로부터 기본급 지급 없이 매출액(세금 3.3% 공제) 중 35%를 인센티브로 지급받기로 하였는데, 원고 회사의 여건상 도저히 정상적인 매출을 발생시킬 수 없어 부득이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각 의무재직기간을 충족하지 못한 채 중도에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원고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피고가 의무재직기간 동안 근무를 계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조건을 성취한 것이므로, 민법 제150조 제2항에 의하여 그 조건은 성취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둘째, 이 사건 약정은 근로자인 피고가 일정한 의무재직기간 이상 근무하지 아니할 경우에는 사용자인 원고가 지급한 영입계약금의 120%를 위약금으로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약정에서 위약금으로 정한 영입계약금 30,000,000원의 120%인 36,000,000원 중 30,000,000원을 초과하는 6,000,000원 부분은 근로계약의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의 체결을 금지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셋째, 원고는 결혼정보업체인 주식회사 C(이하 ‘C’이라고만 한다)에서 커플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던 피고에게 원고 회사가 인바운드 디비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원고 회사로 이직할 경우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으므로 고액의 인센티브를 수령할 수 있다고 거짓말하였다. 이에 속은 피고는 C에게 위약금 9,670,000원을 지급하고 퇴사하여 원고 회사에 입사하였고, 이 사건 입사 당시 원고와 인센티브율에 관한 업계 관행인 인바운드 매출 50%, 아웃바운드 매출 25%를 적용하지 않고 아웃바운드 매출 및 인바운드 매출 구별없이 일률적으로 35%를 적용하기로 약정하였다. 만일 원고가 피고를 기망하지 않았다면 피고는 원고와 적어도 원고 회사의 기존 인센티브율(인바운드 매출 30%, 아웃바운드 매출 40%)을 적용하기로 약정하였을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의 기존 인센티브율에 따라 지급받았을 인센티브 금액과 실제로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인센티브 금액 사이의 차액 상당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한편 피고가 원고 회사의 기존 인센티브율을 적용하였더라면 지급받았을 인센티브 금액은 79,242,273원이고, 원고가 피고에게 실제로 지급한 인센티브 금액은 64,570,226원이므로, 그 차액은 14,672,047원(= 79,242,273원- 64,570,226원)이다. 따라서 설령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약정금을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한 24,342,047원(= 위 14,672,047원 + 위 9,670,000원)의 손해배상청구권으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약정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원고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이 사건 약정이 정한 조건을 성취하였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민법 제150조 제2항은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당사자가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킨 때에는 상대방은 그 조건이 성취하지 아니한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종전 근무처인 C에서 인센티브율을 아웃바운드 매출에서 대해서는 40~50%, 인바운드 매출에서 대해서는 15~33%를 적용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런데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 갑 제15호증, 갑 제16호증, 갑 제27호증, 갑 제2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약정이 정한 조건의 성취로 인하여 이익을 받을 당사자로서 신의성실에 반하여 조건을 성취시켰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소형 결혼정보업체이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약정 체결 당시 원고가 C이나 D회사 등과 같은 다른 대형 결혼정보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인바운드 디비와 비교하여 적은 양의 인바운드 디비를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인다(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피고는 이 사건 입사 당시 원고로부터 임원 영입계약금과 입사지원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가 인바운드 디비의 규모에 대하여 허위로 고지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약정 체결 당시 작성된 임원 영입계약서나 입사지원금 약정서에는 원고가 보유하고 있던 인바운드 디비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고, 원고의 실제 대표자인 E과 피고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상으로도 인바운드 디비의 구체적인 규모(고객 수 등)에 관한 언급을 찾아볼 수 없다.
한편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E이 이 사건 입사 무렵 피고에게 “오시자마자 가입시킬 디비는 충분히 있습니다.”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위와 같이 인바운드 디비에 대하여 다소 과장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하였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가 실제로 보유하고 있던 인바운드 디비(원고는 2018. 10.경 기준으로 시스템상 정회원 수는 7,912명, 준회원 수는 약 26,60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가 절대적인 기준에서 피고가 의무재직기간을 충족하지 못할 정도로 부실한지 여부와 상대적인 기준에서 동종 업계의 다른 결혼정보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인바운드 디비와 비교하여 얼마나 빈약한지 여부를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
원고는 광고를 외부 광고업체에 맡겨 처리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기대한 만큼 광고 집행이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가 의도적으로 광고 집행을 적게 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예산 부족 때문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또한 설령 원고 회사에 기본적인 서류 심사를 하는 직원이 부족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피고의 매출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원고가 2018. 10.경부터 피고를 비롯한 입사지원금을 받은 커플매니저의 인센티브율을 매출액에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35%로 지급하던 것을 매출액에 따라 17~35%로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한 사실은 있으나, 이러한 원고의 인센티브율의 변경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에 위반된다는 점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 입증이 없고, 위와 같은 인센티브율의 변경이 피고가 원고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을 사회통념상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에까지 이르게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로서는 피고가 원고 회사에 입사한 후 활발한 영업활동을 하여 높은 매출을 발생시키면 그 중 일정 부분을 원고의 이익으로 가져갈 수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로부터 위약금과 입사지원금을 지급 내지 반환받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피고가 의무재직기간을 충족하지 못하게 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 사건 약정 중 약정금 지급 부분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을 말한다(제2조 제1항 제4호). 한편,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참조). 또한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위약 예정의 금지를 규정하는 취지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불이행한 경우 반대급부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에 더 나아가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면 근로자로서는 비록 불리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그 근로계약의 구속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을 것이므로 위와 같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액 예정의 약정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가 퇴직의 자유를 제한받아 부당하게 근로의 계속을 강요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근로계약 체결시의 근로자의 직장선택의 자유를 보장하며 불리한 근로계약의 해지를 보호하려는 데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참조).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20조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피고가 실질적으로 원고의 지휘,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이에 관한 피고의 구체적인 주장, 입증이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피고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의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갑 제19호증, 갑 제20호증, 갑 제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추론할 수 있는 다음의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약정 체결 당시 원고가 보유 중인 인바운드 디비에 관하여 피고를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잘못된 전제에 선 것으로서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는 소형 결혼정보업체이므로, 피고로서는 원고가 다른 대형 결혼정보업체와 비교하여 적은 양의 인바운드 디비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고 보인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피고에게 인바운드 디비에 대하여 다소 과장되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서서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하다.
피고는, 원고가 원고 회사에서 커플매니저로 근무하였던 F, G, H 에 대해서도 피고와 마찬가지로 인바운드 디비 등에 관하여 허위로 고지하는 등으로 기망한 후 F 등이 의무재직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하자 F 등을 상대로 약정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부당한 행태를 반복해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민사소송에서 원고는 전부 또는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받거나 상대방으로부터 일정 금원을 지급받고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를 기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따른 약정금으로 4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19. 12. 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7. 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위 약정금에 대하여 피고의 퇴사일인 2019. 5. 14.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으나, 위 약정금채무는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서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이행청구를 받은 다음날부터 지체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79. 6. 26. 선고 76다1205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전에 피고에게 약정금을 청구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 중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