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아래 표 '계약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같은 표 '소속'란 기재 지사 내지 부서에서, 같은 표 '담당 업무'란 기재와 같은 피고가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의 추심업무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81,363,985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 15.부터, 원고 B에게 40,564,184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6. 15.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각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17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비록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청구취지 기재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이다.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원고들이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한편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들의 근무지였던 피고 중앙지사 및 종로지사, 동서울지사 영업관리팀의 업무형태와 관련하여 영업관리사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이 이루어졌다는 등의 증명책임은 근로자성을 주장하는 원고들이 부담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채택한 증거, 갑 제6, 9 내지 14, 16, 19 내지 25호증, 을 제12 내지 14, 16, 18, 19, 24호증의 각 기재 및 증인 E의 일부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 회사에는 크게 채권자들로부터 채권추심을 수임하거나 신용조사를 유치하는 영업직과 그 채권을 배당받아 직접 채권을 추심하는 추심직 등으로 업무가 분화되어 있는데, 원고들은 영업관리사로 피고 회사와 사이에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 단위로 위임계약을 갱신하고 있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서(갑 제2, 3호증)의 명칭은 '위임계약서(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서'라 한다)'이고, 이 사건 위임계약서 제2조 제1항 및 제2항은 원고들의 신분에 관하여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신용정보법」 제27조 제2항 제2호에 의거하여 채권추심업무를 하도록 한 독립사업자로서 본 계약에 의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자유로이 수행하고, 피고 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며, 위임직 채권추심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피고 회사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실제로 원고들을 포함한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에게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업관리사인 원고들은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과 달리 채권의 수임 및 회수실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수수료만을 지급받았을 뿐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지급받은 바 없다. 수수료 자체는 원고들의 채권 수임 여부 및 그 사건을 배당받은 담당 추심직원에 의한 채권회수 실적에 연동하므로 실적에 따라 상한과 하한 없이 지급되었고, 이에 실제로 지급된 수수료는 원고별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개별 원고가 지급받은 월별 수수료 간에도 상당한 편차가 있다(원고 A이 지급받은 수수료는 적게는 2,163,870원부터 많게는 33,984,935원까지 15배가 넘는 차이가 있고, 원고 B은 1,380,000원부터 13,331,860원까지 약 10배의 차이가 난다).
위 수수료는 근무내용이나 시간과 관계없이 오로지 채권 수임 여부 및 추심결과물인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산정되었다는 점에서 원고들과 같은 영업관리사들이 받은 수수료가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갖는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원고들이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원고들의 영업 실적을 관리하고 실적이 우수한 영업관리사에 대하여는 포상을 실시하기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심실적에 관하여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피고가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실적이 우수한 영업관리사에 대하여 포상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를 근로계약관계로 보는 경우에만 설명이 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의 영업 실적을 관리한 것은 수수료 액수가 정확한지를 정산·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볼 수도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실적을 관리하였다고 하여 업무 수행 과정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피고가 실적이 저조한 영업관리사들에 대하여 아래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은 당번을 적게 배정하거나 위임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었다고 볼 증거도 없다.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정한 '당번제도'에 따라 피고 회사가 지정하는 날에 피고 회사가 지시하는 당번 업무(피고 회사에 걸려온 전화 중 채권추심 의뢰 전화를 연결 받거나 추심 의뢰 내방고객을 응대하여 상담을 통하여 추심사건을 위임받고, 당일 광고우편물을 발송하는 업무)를 담당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① 위와 같이 당번 업무를 통하여 수임한 영업수수료도 영업직이 개별적인 영업활동을 통하여 수임한 사건의 수수료와 같은 비율로 지급되므로, 영업직 입장에서는 개별적인 영업 노력 없이도 계약 체결의 우선권을 부여받을 수 있는 당직 업무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점, ② 이에 각 지점에서는 지사장이 추심의뢰 전화 등을 일정 직원에게만 연결시켜 편파적으로 일정 직원에게 우선적으로 계약 체결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영업직 모두에게 공정한 계약 체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당번의 자격 및 지정에 있어 각자 나름의 기준을 마련하여 공평하게 운영하고 있는데, 원고들이 소속된 지사에서도 영업직의 당번자격에 대하여 일정 기준을 정하여 당번의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의 기준을 마련함과 동시에 당번 업무를 구체적으로 정하여 통일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당번제도 운영은 영업직에게 공평하고 공정한 수임의 기회를 제공하고 당번 업무의 균질적 수행을 위한 방안 또는 그 기준으로 보일 뿐이고, 이로써 원고들에게 출퇴근 시간을 강제하거나 업무 내용, 방법 등을 지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감독으로 주장하는 내용 중 일부는 관계 법령 등에서 요구하는 것이거나 건전한 채권 추심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볼 수 있고, 다른 내용은 위임계약에서도 가능한 일상적 준수사항으로 볼 여지가 있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사무실 내 자리를 마련해 주고, 책상, 컴퓨터, 해당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는 전산 아이디(ID), 전화기 등을 제공하였으며, 원고들이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전산시스템에 업무수행 과정을 입력할 것을 요청받았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피고가 원고들의 위임업무 처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편의 제공이나 관리를 벗어나 원고들의 업무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피고는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 등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고(이 사건 위임계약서 제4조 제2항은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독립사업자로서 제1항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회사로부터 업무시간, 업무방법, 업무장소에 관하여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과 관련하여 특별히 간섭하거나 원고들에게 불이익을 주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피고의 사무실에서 전산시스템에 접속하여 영업 실적 및 업무수행 과정을 기록할 것을 요구받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앞서 본 바와 같이 이는 관계 법령 등에서 요구하는 내용이거나 건전한 채권 추심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 혹은 위임계약에서도 가능한 일상적 준수사항에 해당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업무수행 과정을 전산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기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들에 대하여 출·퇴근, 연장근로 등에 대한 지시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산시스템을 이용하는 업무수행이라는 측면에서 보더라도 원고들에게 출․퇴근 시간 또는 연장근로가 실질적으로 강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회사가 영업관리사에게 신입 전문위원 직무능력향상교육, 영업노하우전수를 위한 교육을 하거나 신용관리사자격증을 취득하도록 독려한 사실이 있긴 하나, 이는 피고 회사의 업무 자체가 신용정보법의 적용을 받고 있으므로 불법적인 채권추심이나 개인 신용정보의 누출 등을 방지할 목적으로 법에서 정한 규제나 제한을 숙지함으로써 업무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 회사가 책상, 개인별 전산 아이디, 전화기 등을 제공하고, 채권관리시스템을 마련하여 영업직에게 개인별로 등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여 접속한 다음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추심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신용정보법에서 정한 신용정보전산시스템에 대한 제3자의 불법적 접근을 방지하고(제19조), 타인의 신용정보 등의 업무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며(제42조), 이를 위반할 경우의 민, 형사상의 책임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거나 위임업무 수행에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방편에 불과할 뿐이므로, 이를 두고 피고 회사가 구체적, 개별적으로 원고들의 업무를 지시, 통제, 감독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 회사는 영업관리사들에게 겸직을 제한하지 않았고(이 사건 위임계약서 제2조 제3항은 '위임직 채권추심인은 「신용정보법」 제27조 제4항에 따라 채권추심업종을 제외한 다른 업종에 겸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다른 업무나 개인 사업을 영위하는 채권추심인이 다수 있었으며, 원고 A 역시 피고 회사에서 영업관리사로 활동하는 기간 동안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주식회사 F에서 근로소득을 얻었고, 원고 B 또한 주식회사 G의 보험설계사로 근무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을 포함한 영업관리사가 오직 피고 회사 업무만을 수행하였다거나 피고 회사에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들은 소득에 대해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소결론
결국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퇴직금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연주
각주1) 원고 A과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 내용이다. 원고 B도 피고와 위 계약기간을 제외하고 이와 동일한 내용의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
각주2) 민법 제683조는 ‘수임인은 위임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위임사무의 처리상황을 보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금융감독원의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 제29조 제1항은 ‘금융회사 등은 채권추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채무자에 대한 소재파악 및 재산조사, 추심업무 착수 전 안내사항 통지, 채권에 대한 변제 요구, 변제금 수령 등 일체의 추심활동이 전산으로 기록․관리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9가단5310910
판결선고
2021. 7. 8.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