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12. 19. 선고 2019가합42394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8. 12. 17.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2019. 1.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월 2,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불교도의 수행과 포교능력 향상을 위한 종교시설의 설치 및 운영, 포교사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하는 재단법인이다. 한편 피고는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사업으로서, 특수주간신문인 'C'과 월간잡지인 'D' 등 정기간행물을 발행하고 있다.

나.

원고는 E언론에서 근무하다가 2017. 6. 30. 정년퇴직 하였고, 2017. 11.경 피고의 C 경력기자 모집공고에 따라 입사 지원을 하여 2017. 12. 20.경 면접을 실시하였으며, 그 무렵 원고와 피고와 사이에 C의 편집, 취재 등을 업무내용으로 하여 2018. 1. 1.부터 근무하기로 하며 급여는 임금과 수당 합계 월 2,500,000원으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이 체결되었다.

다.

이에 따라 작성된 2017. 12. 20.자 근로계약서에는 '표준근로계약서(기간의 정함이 없는 경우)'라는 제목 하에 근로기간에 관한 기재는 없이 '근로개시일 : 2018. 1. 1.부터'라고 기재되어 있다(이하 '제1계약서'라 한다).

라.

한편 원고는 2018. 2. 20.경 피고의 재무과장 F으로부터 '표준근로계약서(계약직)'이라는 제목 하에 '근로계약기간 : 2018. 1. 1. ~ 2018. 12. 31.'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계약서 1장에 서명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에 응하여 서명을 해주었다(이하 '제2계약서'라 한다).

마.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는 2018. 1. 1.부터 피고의 C 편집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8. 12. 17.경 피고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8. 12. 31. 기간만료로 종료된다'는 내용의 통지를 받았다(위 통지문은 2018. 11. 20.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되었으나 원고는 이를 송달받지 못하다가 2018. 12. 17. 피고 측으로부터 직접 전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9호증(가지번호 모두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와 피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합의하였으므로 제1계약서는 실체에 맞게 기재된 것이고,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당시 65세 정도까지 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 후 F이 원고에게 재무 편의상 필요하다며 제2계약서에 서명하여 줄 것을 강하게 요청하여 원고는 F의 말을 믿고 비진의 표시로서 제2계약서에 서명을 하였고, F도 원고가 제1계약서를 유효하게 작성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원고의 제2계약서 서명이 비진의표시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할 것이어서 제2계약서는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가 제2계약서에 기초하여 2018. 12. 17.에 한 통지는 기간만료의 통지로서 효력이 없고 그 실질은 일방적인 근로계약 종료의 의사표시로서 해고처분에 해당한다. 그런데 위 해고처분은 정당한 해고사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무효이다.

2)

피고는 원고 재직 중 '사무부서 운영규정'(이하 '피고의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개정하여 정년제도를 신설하면서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는바, 이는 위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원고에게 피고의 운영규정 상의 정년제도의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다.

3)

따라서 피고의 해고처분은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9. 1. 1.부터 원고의 복직시까지 미지급 입금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이 사건 근로계약은 1년 계약직으로 근무기간이 2018. 1. 1.부터 2018. 12. 31.까지로 정하여졌으나, 그 후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계약기간이 착오로 '2018. 1. 1. ~ '라고 잘못 기재되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제2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8. 12. 31. 기간만료로 종료하였다.

2)

또한 피고의 운영규정은 만 61세를 정년으로 정하고 있는바, 설령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원고는 2018. 6. 7. 만 61세가 되어 정년에 도달하였으므로, 이로써 피고와의 근로관계는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3.

해고 무효확인청구에 대한 판단

가.

정년 관련 소의 적법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회사의 인사규정에 의한 당연해직사유인 정년을 지났다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해고 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 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하는 것이고(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24511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떄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경우에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기득 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하여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취업규칙의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느냐의 여부와 근로자에게 불이익 하느냐 여부는 그 변경의 취지와 경위, 해당 사업체의 업무의 성질, 취업규칙 각 규정의 전체적인 체제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취업규칙에 정년 규정이 없던 사업장에서 연령을 특정하여 정년규정을 신설한 경우, 당해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정년제 규정이 신설되기 이전에는 위와 같이 특정된 연령을 넘더라도 별다른 제한 없이 계속 근무할 수 있었으나, 그 정년규정의 신설로 인하여 특정된 연령을 넘어 더는 근무할 수 없게 되었다면 이와 같은 정년제 규정의 신설은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45376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갑 제13, 16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피고의 운영규정에 정년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가 2018. 6. 2. 이를 개정하면서 일반 총무원의 정년을 만 61세로 하는 정년규정을 신설한 사실, 동 부칙에서는 이사회의 결의를 득한 날부터 이를 시행하기로 하였을 뿐 그 적용에 관한 경과규정을 두지는 않은 사실, 원고의 생년월일은 G인 사실이 각 인정된다.

앞서 살핀 사실 및 그 인정근거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의 운영규정은 피고의 일반직원인 종무원에 관한 급여, 복무규율, 징계 등 근로 조건에 관한 준칙을 담고 있는바 이는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피고가 피고의 운영규정에 정년규정을 신설함에 있어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득하였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② 정년규정 신설 이전에 피고가 만 61세를 정년으로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도 없어 이는 근로 조건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된다고 보이는 점, ③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이 2018. 1. 1. 개시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2018. 6. 2. 개정된 피고의 운영규정의 정년규정에 따르면 원고는 위 규정 시행 후 불과 5일 만에 정년에 도달하여 5개월 남짓 근무한 상태에서 2018. 6. 7. 퇴직하게 되는바, 이는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할 것인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개정 취업규칙 상의 정년규정은 원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운영규정 중 정년규정이 원고에게 적용됨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해고 무효확인청구는 적법하다.

나.

해고처분이 정당한지 여부

1)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앞서 든 사실 및 그 인정근거들과 갑 제6, 7, 10, 11, 12, 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제1계약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①

제1계약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될 무렵 작성되었고, 2부 작성되어 원·피고 각 1부씩 보관하였으며(한편 원고와 피고는 제1계약서 외에 수당계약서도 별도로 작성하였는데 수당계약서 역시 2부 작성되어 원·피고 각 1부씩 보관하였다), 원고는 2018. 1. 30.경 고용노동부에 고용보험 실업인정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제1계약서를 첨부하여 제출하는 등 제1계약서가 유효하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여기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제2계약서는 2018. 2. 20.경 피고의 재무과장 F의 원고에 대한 서명 요구에 의하여 원고가 서명을 함에 따라 작성된 것인데, 1부 작성되어 피고가 보관하였을 뿐 원고에게 교부된 바 없다. 또한 위 작성시기는 원고가 고용노동부에 고용보험 실업인정 신청서를 제출한 뒤의 시점으로 원고가 제1계약서가 유효함을 전제로 위 신청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으로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제2계약서가 제1계약서를 대체한다거나 계약기간이 변경하려는 의도로 제2계약서에 서명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③

F은 이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은 1년 계약직으로 체결한 것인데, 증인이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H 자문위원에서 요청하여 H 자문위원이 스스로 만든 계약서 양식을 이용하여 원고로부터 서명을 받은 후(제1계약서) 이를 증인에게 제출하였고, 제1계약서를 받아보니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서 형식으로 잘못 작성되어 있어, 증인이 직접 다시 계약직 근로계약서(제2계약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서명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이에 원고가 제2계약서를 훑어보고 피고의 이사장 방에 들어가 면담을 하고 나온 후 제2계약서에 서명을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그러나 F은 피고 내에서 피고의 이사장 I의 비서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증인 F의 증언 외에 위 증언에 부합하는 다른 증거를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증인 F의 증언은 믿기 어렵다.

④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제1계약서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제2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여 그 기재대로 근로계약의 내용을 대체 또는 변경하려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의 재무 편의상 제2계약서의 작성이 필요하다는 F의 요구에 따라 제2계약서 내용대로 그 효력이 발생한다는 인식 없이 형식적인 서류로 생각하고 서명하여 준 것이라 할 것이므로, 제2계약서의 기재대로 효력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2)

근로관계 종료의 법적 성격 및 해고의 정당성 여부

가)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의 법적 성격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제2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기간의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가 종료하였을 뿐 해고처분을 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제2계약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하여는 위에서 살핀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근로기간 만료의 통지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해고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이하 2018. 12. 17.자 기간만료 통지를 '이 사건 해고처분'이라 한다).

나)

이 사건 해고처분의 정당성 여부

피고의 운영규정은 징계사유로서 '1. 재단의 제 규정을 위반하거나 종무원의 본분에 배치되는 행위가 있을 경우, 2.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폭언, 중상모략, 사기, 횡령, 공갈, 기물파괴, 공무집행방해 등 총무원의 위신을 실추하는 행위가 있을 경우, 3. 재단의 합법적인 인사명령, 행정명령과 지시를 거부하고, 재단 대표자를 상대로 민, 형사간 소송을 제기하여 재단의 위신을 실추시킬 경우, 4. 정당한 이유나 상급 기관에 보고 없이 2주 이상 주임지를 이탈하였을 경우, 5. 재단의 합법적인 인사명령을 무시하고 후임자에게 사무인계를 거부하는 경우, 6. 재단을 위해할 목적을 가진 단체를 설립하거나 그러한 단체에 일원으로 가입한 경우'를 정하고 있고(피고의 운영규정 제32조), 징계의 종류로서 면직, 감봉, 경고를 정하고 있으며(같은 규정 제33조), 종무원에 대한 불이익 처분을 결정할 때에는 상벌심사위원회의 상벌결정서에 의하고, 상벌심사위원회 위원은 종무회의 의결로서 구성한다고 정하고 있다(같은 규정 제34조, 제35조).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한 이 사건 해고처분의 징계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위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준수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결국 이 사건 해고처분은 정당한 해고사유 없이 행해진 것으로 무효라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해고 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4.

임금 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는 이 사건 해고처분으로 인하여 2019. 1. 1.부터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였으며, 원고가 이 사건 해고처분 당시 임금으로 매월 2,50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처분에 따라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2019. 1. 1.부터 원고의 복직 시까지 월 2,5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전부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이효은 정지원

각주1) 피고는 피고의 운영규정 상의 정년제도를 원고의 청구 기각사유로 주장하고 있으나, 이하에서 살피는 바와 같이 정년에 도달한 사정은 확인의 이익의 문제로서 소 각하 사유에 해당하므로, 소의 적법여부와 관련하여 살핀다.

각주2) 다만 원고는 65세 정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하였음은 앞서 살핀 원고의 주장 내용과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